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 미노스의 가족동화
미노스 지음 / 새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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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잠들기 전 엄마가 읽어주던 동화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다. 매일 매일 새로운 이야기들이 눈 앞에 펼쳐졌고, 나는 그 이야기에서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전 세계의 동화를 다룬 전집을 선물받게 되었다. 5번 넘게 읽을 정도로 내게는 너무 매력적인 이야기들이었다. 조금 더 자라게 되자 나는 자연스럽게 소설책을 집어 들었다.
  마법을 쓰고 사자가 말을 하는 등 동화의 판타지적 요소를 똑같이 담고 있는 소설들도 많았지만 불륜, 복수,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들로 이루어진 소설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교훈을 주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해 준 동화들은 서서히 내게서 잊혀져 갔다. 동화가 아니어도 세상엔 읽을 거리가 풍부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들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어서 좋을 것 같지 않은 이야기가 세상에 넘쳐납니다. 불화와 적개심과 증오로 가득 찬 이야기들… 이런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세상, 어떤 사람을 꿈꾸고 있을까? 식탁에서 젊은 부모와 자녀 간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지내고 있을까? 대화라는 것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공부 이야기, 돈 버는 이야기, 세상 못된 이야기 말고…….(<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작가의 말 中)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라는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는 그 어떤 책보다 멋있었다. 딸의 부탁으로 미노스 작가가 손녀를 위해 직접 만든 동화를 엮어 만든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만들어 들려주는 동화. 아빠 엄마가 아이들에게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 아빠가 읽고, 엄마가 들려주고, 아이가 같이 웃을 수 있는 행복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른 이야기와 아이 이야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동화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작가의 말 中)

  손녀를 위한 동화를 만들어 달라는 딸의 부탁으로 시작하였지만, 미노스 작가는 어렸을 적 자신의 동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딸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를  읽으면서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은 물론,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자라 엄마가 된 딸을 위해, 그리고 언젠가 자라 엄마가 될 손녀를 위한 미노스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19편의 동화들을 다 읽고 나니 왠지 추운 겨울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저는 무엇보다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사람의 첫 삶이 가족에서 시작되고, 가족의 품에서 생의 마지막을 마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족동화'라 해보았습니다.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작가의 말 中)

  미노스 작가는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를 '가족동화'로 이야기했지만, 19편의 동화를 읽으면서 '어른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 동심을 위해 쓰였지만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교훈을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사랑, 마음 가짐 등 어른들도 한 번쯤은 되돌아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미노스 작가는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어른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래를 보는 안경은 누구든지 갖고 있단다. 오늘 일어나는 일을 자세히 알고 있다면 내일 일어날 일은 누구든 당연히 알 수 있는 거란다. 그런데 사람들이 오늘 일은 안경으로 자세히 보지 않으면서 내일 일을 볼 수 있는 안경만을 찾는구나. 오늘 없는 내일이 없듯이, 내일은 곧 오늘이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란다.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미래를 보는 안경 中)

  불행한 생활이 시계를 빨리 가게 하고, 행복한 생활이 시계를 늦게 가게 했던 것은 아닙니다. 불행도 행복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 흔들리는 당신 마음일 뿐이었지요. 우리 시계마을은 당신에게 시계를 채워주며 마음을 바로잡도록 했던 것 뿐입니다. 우리 시계마을에서 행복했나요? 그렇게 마음을 행복하게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어디가서든 시계는 천천히 가는 법이고 젋어지는 법입니다.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랄랄라 시계마을 中) 

  사실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를 처음 집어 들었을 때, 가족'동화'라는 말때문에 유치하고 뻔한 책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었다. 어렸을 적 우리에게 무조건적인 교훈만을 주려고 했던 수많은 동화들처럼.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그 편견은 깨져버렸다.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순수함만을 강조하는 교훈들이 아닌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교훈들을 해주고 있는 미노스 작가만의 매력때문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잃어버렸던 '동심'의 일부를 찾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연말이 다가오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갔던 경양식 집을 다시 찾았고, 함께 밥을 먹으며 추억들을 떠올렸다.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를 읽는 동안 그 때, 부모님과 추억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었을 때, 내가 동화라는 이야기에 빠져있을 때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시절의 따뜻함을 간직한 채 2017년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가족의 사랑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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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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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상실의 시대>로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나온 것을 서점에서 보고 마음에 점 찍어두고, 친구가 생일 선물로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하자마자 <노르웨이의 숲>을 사달라고 말했다. 꼭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이루어진 <노르웨이의 숲>은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노르웨이의 숲>은 '와타나베'라는 청년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가장 친한 친구 기즈키의 죽음으로 청소년기를 끝맺은 와타나베는 어른이 되어 가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즈키가 살아 있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기즈키의 여자친구 나오코와 다시 관계를 맺으면서 그는 청년기에 돌입한다. 나오코와의 시간을 보내던 중, 나오코는 마음의 병으로 요양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한편, 와타나베는 수업을 같이 듣던 미도리와 친구가 된다. 와타나베는 늘 밝은 모습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미도리와 자신을 기다려달라고 말했던 나오코 사이에서 고민한다.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와타나베는 미도리의 아버지의 죽음과 나오코의 죽음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어디쯤 와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겨우 한숨을 돌릴 즈음 버스는 갑자기 서늘한 삼나무 숲 속으로 들어섰다. 마치 원시림처럼 높이 솟아오른 삼나무들이 햇빛마저 가려 어두운 그림자가 만물을 덮어 버렸다. 열린 창을 통해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더니 그 습기로 피부가 아플 정도였다. (<노르웨이의 숲> p.188)

  <노르웨이의 숲> 속의 등장 인물들은 대체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어딘가 결핍되어 있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담담한 듯이 이야기하는 주인공 와타나베 역시 가장 친한 친구인 기즈키의 죽음으로 소년기의 막을 내리면서 알 수 없는 공허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며, 그와 기즈키의 죽음을 공유하고 있는 나오코의 경우에는 초6때 경험한 언니의 죽음과 더불어 남자친구 기즈키의 죽음으로 현실과의 거리감을 느끼고 있던 상태였다. 늘 밝아 보였던 미도리 역시 뇌종양으로 죽은 부모님에 대한 상처를 안고 있었으며, 와타나베를 밤문화의 거리로 이끌었던 나가사와 역시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쉽게 정착하지 못하는, 무언가 결핍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런 등장 인물들을 통해 현대인들의 고독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그런 풍경을 바라보다가 불현듯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제각기 행복한 듯이 보였다. 그들이 정말로 행복한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보일 뿐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어쨌든 9월 말 기분 좋은 한나절에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고 그래서 나는 평소보다 더 외로움에 젖었다. 나 혼자만이 그 풍경 속에서 멀리 떨어진 것 같았다. (<노르웨이의 숲> p.165)

 

 

 

 

 

  와타나베는 삶과 죽음의 반복에서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다는 그 아픔과 상실감 속에서 그는 지독히도 아픈 성장통을 겪어내면서 성장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성장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그러나 거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인지 모를 곳을 향해 그저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어느 곳도 아닌 장소의 한 가운데에서 애타게 미도리를 불렀다. (<노르웨이의 숲> p.567)

  훗날 30대가 되면, 이 책을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 아직까지는 죽음을 가까이서 받아들인 적이 극히 드물 뿐더러 와타나베가 어찌보면 지금의 '나'보다 더 성숙해보였기 때문이다. 아직은 그가 느낀 그 공허함에 대해서 쉽게 공감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 집어들기 이전에, <위대한 개츠비>를 먼저 읽어야겠다는 다짐도 함께했다. 물론, 언급된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 놓고 들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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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이우일 지음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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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홀연히 떠나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잠시 머문다는 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하나의 로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도 그런 로망이 있다. 얼마 전, 가을의 제주도의 풍경을 담은 영상을 보고 더도 말고 딱 한 달만 저 곳에서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 걱정 없이, 좋아하는 책들을 잔뜩 쌓아 놓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느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나를 상상했다.

  나는 퐅랜이 좋다. 이곳의 삶도 다른 도시에서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나는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있다. 결코 사사롭다고 할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만한 것들이다. 그런 것들이 특별히 이 도시, 퐅랜이라서 더욱 좋거나 소중한지는 모르겠다. 그냥 어쩌다보니 이 도시에 나는 서 있다.

  <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은 오랜 서울살이를 뒤로 한 채 포틀랜드에서 이 년동안 거주한 저자 이우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포틀랜드(a.k.a. 퐅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북유럽이나 영국의 한 도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포틀랜드는 미국 오리건 주에 위치한 작은 도시였다. 저자 이우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퐅랜'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저자 이우일이 들려주는 퐅랜은 매우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도시이다.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지 않고 돌아다니고 수염, 타투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뚜렷한 취향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이다. 유명 인사들이 몰래 다녀가도 모를 이 도시에는 개성 있는 책방들과 빈티지 가게들이 퐅랜만의 정감을 대표하고 있다. 비가 오지 않는 5월~10월에는 화려한 불꽃놀이며, 다양한 재즈 공연 등 여러 축제들이 퐅랜을 활기차고 유쾌한 공간으로 꾸며주고 있었다.

 

 

 

 나는 작고 아담한 이 도시가 좋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크기가 안정감을 준다. 퐅랜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은 도시이고, 그래서 살아보니 정이 간다. 나와 도시를 조화시킬 수 있다는 느낌이다.

   <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에서 저자 이우일은 퐅랜에서의 일상들을 담은 일러스트들과 함께 특유의 담담하면서 재치있는 문장으로 퐅랜을 소개해준다. 마치 일기장을 보는 듯한 세세한 묘사들은 실제 내가 퐅랜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을 자아낸다. 이우일 작가가 말해주는 대로의 퐅랜이 내 머릿 속에 자연스레 그려진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전혀 다른 퐅랜만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도시 어디에서든 '땡스!(Thanks!)'를 외친다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고 있던 퐅랜 사람들은 앞문이나 뒷문으로 내리던 간에 '땡스!'라고 외치고, 신호등을 건너면서 자신을 위해 멈춰 준 운전자를 향해 싱긋 웃으며 '땡스!'를 외친다고 한다. 사소함에도 고마움을 느끼며, 퐅랜 사람들만의 정감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분 좋게 느껴졌다.

 

 

 

  <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과 같은 기분 좋은 여행 산문집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어 좋았다. 사진 대신에 작가 특유의 감성을 담은 일러스트들이 텍스트 사이사이에 놓여 있던 것도 매력적이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포틀랜드에 대해서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그 곳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덮고 나서 굳이 퐅랜이 아니어도 어디든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이왕이면 그 곳에서 오래 머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다. 그 곳이 어디든, 여행의 따뜻한 감성을 느끼고 싶다.


모든 것엔 끝이 있다.
끝이 있으니 우린 즐기며 살 수 있다.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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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내가 본 미래 -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마윈 지음, 알리바바그룹 엮음, 최지희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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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등장하고 난 뒤, 우리들의 생활은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저녁 장을 보기 위해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마우스 클릭 몇 번 만으로 싱싱한 재료들이 집으로 도착한다. 유명 지역의 특산물들을 구매하기 위해 차를 끌고 직접 가지 않아도 된다. 더 나아가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집까지 배송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인터넷의 발달은 '전자 상거래'를 가능하게 했고 우리는 집에서 컴퓨터, 스마트폰만 있다면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던 모든 물건들을 살 수 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아마존 직구', '아마존 배송'이라는 키워드의 게시글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알리바바 직구', '알리바바 배송'이라는 키워드의 게시글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두 키워드의 비율이 비등해졌다. 이제는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마윈, 내가 본 미래>에서는 마윈이 알리바바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전략에 대해 다루고 있다. 남들이 오늘을 보고 있을 때, 마윈은 앞으로의 30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히려 우리가 정말 우려해야 할 점은, 과거 방식에 대한 의존이라고 본다. 세계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앞으로 30년, 인류사회는 천지개벽과 같은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p.17)

 

  마윈은 알리바바가 하나의 대기업으로써 성장하는 데에 주목하기 보다는, 알리바바를 주축으로 하여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마련하고자 했다.  

 

마윈의 구상을 보면, 전 세계 중소기업과 기업인들을 위해 자유롭고 공정하며 개방된 무역 플랫폼을 구축하면 중소기업과 청년들이 국제시장에 더 편리하게 진입하고 세계경제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 (p.6)

 

마윈의 유통 생태계에서 무엇보다도 강조되는 것은 중소기업의 성장이었다. 그동안 80%의 중소기업들은 소외된 상태로 유지되어 왔는데, 이제는 80%의 중소기업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윈, 내가 본 미래>를 읽다보면, "알리바바는 '중국'이라는 특수한 내수시장을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내수 시장을 확보한 채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내의 시장에 조금은 적용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조금의 변형을 통해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소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마윈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젊은 세대'들에 대한 투자였다. 실제 알리바바에서는 60세대들이 70세대들에게 자리를 넘겨 주고 있었고, 더 나아가 80,90세대들이 그 다음 바턴을 이어 받을 수 있는 과정을 거쳐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들에게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청년들 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연구해야 함을 강조했다.

 

  세상에는 서른 차례나 거절당한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내가 했던 것이라고는 검프처럼 꾸준히 그 길을 갔고 성공하든 실패하든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실패하고 늘 다른 사람을 탓하면 그 사람은 영원히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늘 스스로를 돌아본다면 그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p.383) 

 

 

 

 

  <마윈, 내가 본 미래>는 주로 마윈이 국제 포럼이나 컨퍼런스 등에 참여하여 연설하고 강의했던 내용들을 엮어 편집한 책이다. 그러다보니 같은 내용이 반복되어 조금은 지루한 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반복되고,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에 대한 연구를 해야된다는 대목에서는 계속해서 '윽!'하고 찔렸다. 크고 작은 실패를 하고나서 그동안 나는 그 실패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 실패에 대한 원인을 나에게서 찾기 보다는 환경 탓으로 많이 돌렸던 것 같다. 같은 게 아니라 진짜 그랬다. 훗날 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의 원인을 내 자신에서 찾는 버릇이 필요할 것 같다. 
 
  <마윈, 내가 본 미래>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마윈의 기업 운영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
  2) 바뀐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길잡이가 되어 주는 책
  3)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도와주는 책

  시대가 많이 변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변해야 할 차례이다. 


  10년 후 필요한 것이라면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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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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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끔 깊은 물 속을 들여다보면 무서움을 느낄 때가 있다. 한없이 깊어져가 바닥이 어딘지도 짐작할 수 없는 그 곳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름이 돋기도 한다. 함부로 가늠할 수도 없는 깊은 물 속에, 잔잔한 줄만 알았던 수면 아래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다면 어두운 물 속의 공포는 더 심해질 것이다. 물이 주는 차가운 냉기 속에 숨어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겨울에 창백하게 얼어붙은 강물, 시커멓고 삭막한 절벽, 여름의 반짝거리는 강물, 푸르른 오아시스, 위에 먹구름이 끼어 있는 칙칙한 잿빛 강물……. 이 이미지들이 흐려지면서 하나가 되어 내 눈을 공격해 오자 머리가 어찔해졌다. 마치 내가 그 곳에 있는 것 같았다. 절벽 꼭대기에 서서 강물을 내려다보는 듯 그 끔찍한 전율, 망각의 유혹이 느껴졌다. (p. 23)

 

  언니 넬 애벗의 죽음으로 줄스(줄리아 애벗)은 어렸을 적 살던 벡퍼드로 돌아온다. 벡퍼드는 여성들의 자살 명소로 유명한 드라우닝 풀('익사의 웅덩이')가 있는 곳이었다. 수백 년동안 리비 시턴, 메리 마시, 앤 워드, 지니 토머스, 로런 슬레이터, 케이티 휘태커 등 많은 여성들이 벡퍼드의 웅덩이에서 죽었고 넬은 그 곳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었다. 넬의 죽음이 웅덩이와 관련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사건을 파헤치던 중, 넬 이전에 발생한 케이티의 죽음과 로런의 죽음과의 연관성을 밝혀내게 되었다.
  한편, 벡퍼드의 웅덩이에 좋지 않은 추억을 가지고 있던 줄스는 언니인 넬이 자살했다고 생각하며, 넬이 죽기 전 자신에게 연락했다는 사실을 무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넬이 자살이 아닌 타살을 당했다는 경찰들의 수사 결과를 듣고, 언니에 대한 생각을 곱씹기 시작한다. 이 마을의 웅덩이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줄스는 왜 언니를 계속해서 피했던 걸까.

 

 

 

 

 

 

 

 

 

  <인 투 더 워터>를 읽으면서 굉장히 많은 집중력이 필요했는데, 열 명이 넘는 화자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줄스, 리나, 션, 에린, 조시는 '나'로 등장하며 1인칭 화자로서 서술을 진행하는 반면, 니키, 마크, 헬런, 루이즈, 패트릭의 경우에는 '그'와 '그녀'로 등장하여 3인칭 화자로서 서술이 진행된다.그럼에도 그들은 주요 사건인 케이티와 넬의 죽음을 함께 바라보며 다른 시각을 내비친다. 두 개의 사건, 아니면 그 이상의 사건들을 함께 겪은 그들의 심리를 따라 가다보면 결국 엇물리는 부분이 생기게 된다.
  
  폴라 호킨스는 1인칭, 3인칭을 번갈아 사용하며 열 명이 넘는 화자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한다. '그','그녀'라고 지칭되는 인물임에도 그나 그녀의 심리는 1인칭 화자들 못지 않게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소설 제목이 <인 투 더 워터> 임을 감안한다면, 그들의 심리는 모두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잔잔한 수면 아래, 그들은 모두 추악한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케이티와 넬, 그리고 더 나아가 로런의 죽음을 열 명의 화자 중 경찰인 에린과 션이 풀어내는데 여기서 독자들은 마치 그들의 동료 경찰인냥 범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폴라 호킨스는 소설이 끝날 때까지 열 명의 화자들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놓칠 수 없도록 만든다. 

 

 

  한 편, 넬은 죽기 전 줄스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줄스는 넬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 이전에 그랬듯이 그 때도 여전히. 하지만 넬이 죽은 후, 벡퍼드로 다시 돌아온 줄스는 넬이 쓴 드라우닝 풀에 대해 읽게 되면서 서로의 기억이 잘못 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폴라 호킨스는 1993년 열 세살의 줄스와 2015년 성인이 된 줄스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들려준다. 오로지 줄스의 입장에서 바라본 넬을 묘사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쉽게 그들이 어떤 계기로 멀어졌는지 알기 어렵다. 잊고 지내고 싶었던 그 기억에 대한 오해와 왜곡이 사건의 발달이 됐음을 깨달은 줄스는 넬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1993년과 2015년을 넘나드는 교차 서술은 <인 투 더 워터>의 또 다른 묘미로 다가온다.

 

 

 

  이곳은 수백 년 동안 리비 시턴, 메리 마시, 앤 워드, 지니 토머스, 로런 슬레이터, 케이티 휘태커, 그리고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왜,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 그리고 그들의 삶과 죽음이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는 게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런 의문을 던지기보다는 입막음하고 침묵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침묵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의 인생과 벡퍼드의 웅덩이에 대한 이 비망록을 익사가 아닌 수영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것이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p.57)

  벡퍼드의 드라우닝 풀에서 죽은 희생자들은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15세기 마녀사냥부터 시작하여 불륜을 저질렀다면 벌을 받아야 하는 쪽은 여성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 작은 마을에 숨겨진 위선과 성적 욕망들은 여성들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갔다. 또 다른 여성들의오해를 불러 일으켰고, 억눌렸던 증오와 욕망들을 폭발시켰다. '사랑'이라는 수면 아래에 숨겨졌던 추악함.
  과연, 벡퍼드의 드라우닝 풀에서의 죽음은 끝이 날까. 마지막 책장을 놓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인물의 반전 행적에 대해 놀라게 되는 <인 투 더 워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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