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휴대폰을 집어 들어 인터넷 기사를 읽는다. 간밤에 사건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지구 반대편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등등 새롭고 많은 소식들을 접하다보면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곤 한다. ‘세상엔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세상은 살아가기에 무섭고 두려운 곳이다!’ 여전히 내게 세상은 무섭고, 폭력적이며, 극적인 곳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나 통계학자이자 의사인 한스 로슬링은 자신의 저서인 《팩트풀니스》를 통해 세상이 흔히 하는 오해 10가지를 통계를 근거로 하여 풀어내고자 한다. “사람들은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추측하고, 학습할 때 끊임없이 그리고 직관적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참고한다. 그래서 세계관이 잘못되면 체계적으로 잘못된 추측을 내놓는다.(p. 28)” 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한스 로슬링은 지금까지 사람들이 세상을 잘못된 세계관으로 판단하고 있었으며, 그것은 사람들에게 세상이 무섭고, 폭력적이며, 가망이 없는 극적인 곳으로 인식되고 있었다며 문제점을 짚어낸다.

내 생각에 인간에게는 이분법적 사고를 추구하는 강력하고 극적인 본능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대상을 뚜렷이 구별되는 두 집단으로 나누려는 본능인데, 두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라고는 실체 없는 간극뿐이다. 우리는 이분법을 좋아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영웅과 악인, 우리 나라와 다른 나라. 세상을 뚜렷이 구별되는 양측으로 나누는 것은 간단하고 직관적일 뿐 아니라, 충돌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극적이다. 우리는 별다른 생각 없이 항상 그런 구분을 한다. (p. 62)

한스 로슬링은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10가지 오해를 각각 간극, 부정, 직선, 공포, 크기, 일반화, 운명, 단일 관점, 비난, 다급함 본능으로 구분지어 설명한다. 그동안 사람들이 어떤 것에 대해 판단할 때,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생각으로 인하여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는 세상에 대한 판단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던 우리는 세상을 두 가지로 구분 짓고자 하기도 하며, 세상에 대하여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기도 한다.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저편에서 들려오는 소식으로 인하여 세상 전체를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팩트풀니스》를 읽다 보면 사람들의 세계관에 ‘언론’이 끼치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높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언론학을 전공한 학생으로서 그 사실에 대하여 부정할 수는 없는 바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뉴스는 ‘완벽한’ 사실만을 전달하는 매체로 전해져 왔다.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게 되고, 그만큼 사실에 대한 사람들의 의심도 많아졌기 때문에 예전만큼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그렇게 높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뉴스는 사람들로 하여금 높은 신뢰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한스 로슬링은 무엇보다도 언론의 행동에 대해 지적한다. 언론학도로서 배운 뉴스가 가질 수 있는 가치들은 사실 그가 말하는 사실충실성(Factfulness)와 상충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어떤 한 사건이 뉴스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치들을 지녀야 하는데, 이것들은 꽤나 뉴스를 전해 듣는 사람에게는 자극적이고, 영향적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팩트풀니스》를 읽어 내려가면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뉴스로서의 가치가 때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그렇다면 진정으로 뉴스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생각에 허점은 없는지 꾸준히 점검해보라. 내 전문성의 한계를 늘 의식하라. 내 생각과 맞지 않는 새로운 정보, 다른 분야의 새로운 정보에 호기심을 가져라. 그리고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하고만 이야기하거나, 내 생각과 일치하는 사례만 수집하기보다 내게 반박하는 사람이나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나와 다른 그들의 생각을 오히려 세상을 이해하는 훌륭한 자원으로 생각하라. (p. 271)

우리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한다. 내가 하는 생각에, 타인이 보여주는 생각에,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정확하다는 확신을 내리는 것은 조금 위험한 생각이다. 심지어 완벽함을 추구하고 정교하다고 생각되는 ‘수치’ 속에서도 오류는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기 때문에 한스 로슬링은 자신이 제시한 10가지의 오해에 대한 해결책들을 각 장마다 정리하여 덧붙인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가 정말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다음 오해를 만나기 이전에 한 번 더 되짚는 과정을 더할 수 있다.

한 사람에게 오랫동안 존재해 온 세상에 대한 가치관이 이 책 하나로 쉽게 바뀔 수는 없다고 본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 후 그 사람이 알고 있던 지식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 혹은 더 단순하게 그동안 자신이 세상에 대해 크나큰 오해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나의 경험담이다. 책의 도입부에 언급되어 있는 체크리스트부터 낮은 점수를 받은 나로서는, 생각보다 세상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잘 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당신도 세상에 대해 그런 오해를 하고 있다면? 당신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책에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면, 책의 저자 한스 로슬링의 TED 강연을 먼저 보는 것도 추천한다.



"


여러 솔루션이 모두 그 나름대로 특정 문제를 훌륭히 해결할 수 있겠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솔루션은 없다.

따라서 세계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빵순이 2019-03-08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저기 카페 어딘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