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ove 리무브 Vol.5 : 벨기에 - 2026
비파이브크루 편집부 지음 / 비파이브크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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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데엔 여행만한 게 없다. '여행'이라는 이름 아래 설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거리는 중요치 않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환기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 그래도 아무런 정보 없이 떠나기에 두렵다면, 여행 잡지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Re:move(리무브)》는 (주)비파이브크루 출판사에서 발행되는 여행·라이프스타일 매거진으로 이번 2026년 봄호 Vol.5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해외 특집을 통해 벨기에와 오키나와, 하노이, 멕시코 등의 지역을 담아낸다. 각 여행지들의 유명 관광지는 물론 여행자라면 빼놓을 수 없는 식도락 부분까지 알찬 정보로 가득하다. 초콜릿과 맥주, 감자튀김이 먹고 싶은 벨기에, 다양한 고래와 상어가 가득한 수족관이 있는 오키나와 등 읽으면서 가고 싶은 여행지의 리스트들이 자연스럽게 업데이트 된다.

무엇보다도 여행 중 숙소에서 금고가 털려 내게는 좋지 않은 추억으로 남은 베트남 하노이에 대한 글을 읽다가 호안끼엠 호수 앞 좌판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친구와 함께 콩카페 테라스석에 앉아 코코넛커피를 마시던 장면이 스쳐지나가며, '그럼에도 좋았었다'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모든 여행의 순간이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좋은 순간은 꼭 있기 마련인가보다.

《Re:move(리무브)》에서는 해외 여행지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지도 다루고 있는데, 천안·익산·전북·이천 등 다양한 로컬 트립을 소개한다. 멀리 가지 않아도 좋을 만큼 서울의 멋진 스팟들에 대한 소개는 물론, 반려인이라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내 사랑스러운 반려동물과의 동반 여행에 대한 정보도 놓치지 않고 모두 챙길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다채로운 색감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장소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담긴 수많은 사진들은 읽는 내내 눈을 즐겁게 만든다. 그에 맞는 적절한 묘사와 여행지에 얽힌 설화와 같은 검색하지 않으면 쉽게 알 수 없는 정보들을 함께 나열하고 있어 여행지가 한껏 친화적으로 다가온다.

날씨가 많이 더워져 여름 휴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올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가야될지 모르겠다면, 《Re:move(리무브)》에서 그 힌트를 얻어보면 좋을 것 같다. 다음 창간 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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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얼굴
이충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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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을 부러워하는 때가 찾아오곤 한다. 나에게 결핍이라 느껴지는 것을 타인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삶을 살면 행복하지 않을까란 상상을 더하며. 이런 부러움의 감정이 엄마와 딸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

책 «너의 얼굴»은 교통사고로 얼굴을 잃어버린 '나'가 자신의 비참한 삶을 되돌아보며 시작된다. 예술가로서 성공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가정을 이루지 못했으나 '나'에게는 누구보다 눈부신 딸, 파라가 있다. 생기 있는 파라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바라보던 '나'는 비슷한 시기에 교통사고로 인하여 혼수상태에 빠진 파라의 얼굴을 이식 받게 된다. 그토록 열망하던 눈부신 그 삶의 조각을.

모르겠어. 나는 세상에 또 다른 내가 필요해서 널 낳았을까. 난 늘 너에게 말했어. 언제나 네 옆에 있을 거라고. 과거의 모든 게 다 없어졌으니 이게 세상엔 우리 둘만 남았다고. 듣는 사람도 믿지 않는 얘기가 거짓말인데, 그게 거짓말에 대한 진짜 정의일 텐데, 넌 그 말을 믿은 거니? (p. 320)

«너의 얼굴»은 예술가로서의 '나', 엄마로서의 '나', 그리고 여자로서의 '나'의 이야기를 통해 한 사람의 내면에 담겨 있는 열등감을 표현한다. 그 열등감이 마음을 괴롭히는 순간마다 등장하는 파라의 존재는 빛나 보일 수밖에 없다. 하고픈 말을 당당히 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좇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존재는 '나'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간다. 설사 그것이 자신에게서 나온 딸이라 할 지라도.

파라는 지금 본래의 자신이 되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행복의 정의를 찾은 파라가 부러웠다. (p. 199)

'나'는 파라의 얼굴을 이식 받으면서 하나가 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 파라의 얼굴을 받음으로서 그 찬란했던 순간을 이어받는다는 생각과 함께. 나라면 사랑하는 딸의 얼굴을 받을 수 있었을까? 얼굴이 사라져 이식이 시급하다는 상황을 제외한다면, 결코 그 얼굴을 받을 수 없을 것만 같다. 물론 결핍되어 있던 부분이 채워진 삶을 살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을 것 같으나 결국 그 삶을 채우는 것은 나의 본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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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 - 33년 차 저널리스트, 우아하고도 단단하게 인생을 건너다
신예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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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발레'라고 대답하기엔 아직은 부끄러운 3개월차 발린이지만 취미 발레인들에게는 통하는 것이 있는지 누군가의 발레 이야기에는 나도 모르게 관심이 간다. 발레를 시작하기에 앞서 수많은 취미 발레 후기를 찾아보면서 발레를 배울 생각에 몹시 기대하고 흥분했던 순간들을, 책 《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을 통해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발레'라는 단어만 보아도 설레는 건 취미 발레인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책 《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은 33년차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온 저자 신예리가 은퇴 후 발레를 시작하며 깨달은 것들에 대해 말한다. 발레를 시작하기에 쉰다섯이라는 나이가 걸렸던 것을 시작으로 몸에 집중하며 천천히 한 동작씩 해내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그가 보낸 삶을 되돌아본다. 발레를 통해 자신의 첫 기자 생활을 되돌아보고 그 치열했던 삶에서 그의 마음에 있었던 그 불씨를 다시 꺼내어 본다.


앞으로 살다가 또다시 넘어지는 순간이 닥쳐오더라도 마냥 두려움에 떨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넘어져봐야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훌훌 털고 일어나야만 더 강해질 수 있으니까. _p.52


쉰다섯이라는 나이에 발레를 해도 될지 고민하고 더 나이 많은 수강생이 있음에 위안을 받았다는 문장을 보며 내가 발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떠올랐다. 우연히 자신이 하고 있는 취미를 반짝이며 말하는 사람을 보게 되었고, 나도 그만큼 몰입할 수 있는 취미를 찾고 싶었다. 오래전 '언젠가 발레를 배워야겠다'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지금이 아니면 평생에 발레를 배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서른,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좋은 나이면서 잘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드는 나이. 그렇게 나도 발레를 시작하였다.


여전히 몸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안 되는 동작이 더 많지만 분명한 건 매일 아주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거다. 그거면 됐다. 오랫동안 끈질기게 하는 건 자신 있으니 느리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어딘가엔 분명 도달해 있을 테니까. _p. 102


《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를 읽으며 발레를 배워가는 과정이 낯설지 않았다. 그동안 바른 자세를 취하지 않았던 내 일상을 반성하고, 동작을 온전히 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노력들에 대한 칭찬을 들었을 때의 기분 좋은 것들에 대해 공감되었다.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여전히 거울을 통해 다른 발메(발레메이트)의 동작을 따라하고, 순서를 제대로 못 외워 동작이 꼬여 우아함을 찾아볼 수 없음에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라는 선생님의 칭한 한마디 때문이다. 오늘을 시작으로 다음 수업에는 해내면 되니까.


좋아서 시작한 발레이기에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게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는 걸 목표로 삼아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한 한 오래오래 해보려고 한다. _p.223


발레의 매력에 빠지면 쉽게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중간에 잠시 쉬는 한이 있더라도 발레는 계속 하게 된다는 수많은 취미 발레인들의 말처럼 나도 오랫동안 그 매력에서 빠져 나오고 싶지 않다. 좋아하는 곡에 맞춰 완벽한 동작을 해낼 수 있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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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 - 오리여인의 365일 만년 달력
오리여인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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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캐롤이 울려퍼지고

크리스마스 트리 위 전구들이 반짝이는 것을 보니

벌써 2021년을 보낼 시간이 다가 온 것 같다.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유독 빠르게 지나간 듯한 2021년과

또 어떤 새로운 일들이 벌어질까 궁금한 2022년의 사이에서

만나게 된 《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



미리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마냥

귀여운 상자 안에는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먼슬리 플래너와

다꾸를 위한 아기자기한 스티커,

그리고 2022년은 물론 매년 사용할 수 있는

만년 데일리 달력이 들어 있었다.





언제봐도 귀여운

몽글몽글한 오리여인의 일러스트.




오리여인만의 동글동글한 일러스트와 더불어

따스하고 감성적인 글귀들은

그 날 그 날 달력을 넘길 때마다

기분 좋게 만들어 줄 것만 같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일정을 정리하고 관리하며 잊어버렸던

손 끝에 묻은 종이의 촉감과

사그락 거리는 소리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다음 날은 어떤 그림이 나를 반겨줄까,

어떤 글로 마음을 어루어만져줄까,

자꾸 궁금해져서 넘기고만 싶어진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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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 개정 증보판
고수리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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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낱장의 여름 이불을 정리하고 톡톡한 이불을 꺼내 덮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게 내 체온에 의해서만 포근해진 이불 안. 조금의 온기가 가져다주는 소소한 행복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직접적인 촉감으로 느낄 수는 없어도, 마음속 한켠에서 몽글몽글 피어나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 고수리 작가의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를 읽는 시간은 톡톡한 이불만큼이나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나는 그날의 하얀 눈처럼 담백하고 따뜻한 글을 쓸 것이다. 손가락으로 몇 번을 지웠다가 또 썼다가. 우리가 매일 말하는 익숙한 문장들로 싸박싸박 내리던 그날의 눈처럼. 담담하게 말을 건넬 것이다. 삶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위로의 말을. _ 책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모두의 삶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바라보는 시각이 참 좋다. 고수리 작가만이 가진 그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참 좋다. 두 번째 에세이였던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를 먼저 읽고선 글자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토닥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뭇 흥미로웠다. 잠들지 못하는 밤마다 써 내려간 글들을 모아 처음으로 엮었다던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을 이후에 만나니 오히려 절제되지 못한 외로움과 스스로를 위한 위로를 보내는 그 이야기들이 더욱 와닿았다.

시간이 흘러 더럽고 무섭고 힘들고 슬픈 어른들의 세계를 알게 된 후에는, 이제 우리가 다른 누군가를 지켜주려 한다. 온 힘을 다해 지키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우리 모두는 산타클로스가 된다.

산타클로스는 있다. 이 세상에 사랑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산타클로스는 있다.

_ 책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p. 111

종종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다 보면 정지되어 있는 듯한 한 풍경에 녹아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상한다. 바쁘게 책장을 넘기며 공부하는 사람,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 스마트폰 속 재밌는 영상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어린 사람… 그 사람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며 그들만의 사정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실제로 정말 그럴지 아닐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이 발칙한 상상을 나만 하는 것은 아니었나 보다.

고수리 작가는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에서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비롯해 자신이 만난 사람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풍경을 글 속에 담아낸다. 내가 겪은 일, 내 주변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사람 사는 풍경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만든다. 저마다 가진 이야기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질 때의 흐뭇함,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를 읽으며 마음이 저절로 따뜻해졌던 이유는 그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도, 당신도,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했지만 사실은 모두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동질감이 들어서.

예전의 나처럼, 그리고 청년처럼. 어둠 속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괜찮다고. 다만 잠시만 그곳에 머무르라고. 어둠 속을 걷다 보면 어딘가에서 당신을 이끌어줄 빛을 만날 거라고. 어둠 속이 너무 희미해 잘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으니까. _ 책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p.184

위로의 온기가 가득한 가을밤, 글 하나에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다는 건 정말 좋다.

그 따스한 온기로 오늘 밤은 좋은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꿈에는 달빛이 가득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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