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 너는 아!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8
존 케인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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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을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읽어주는 방법. 둘째, 혼자 읽게 하는 방법. 셋째, 놀면서 같이 읽는 방법. <나는 오, 너는 아!>(북극곰, 2020)는 세 번째에 해당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일단 표지의 색부터 눈길을 끈다. 앞표지의 하늘색과 뒷표지의 핑크색, 책등의 노란색, 그리고 보라색 당나귀까지. 뭔가 상큼하고 즐거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명료한 색감은 내지에서도 이어진다. 원색의 바탕색에 큼직하게 쓰여진 글씨를 보며 책과 함께 게임을 시작한다.

 

독자는 첫 페이지부터 책의 지시에 따르게 된다. 한장 한장 넘길수록 게임은 복잡해지고 ? 이게 뭐였더라?”하며 앞장을 뒤적이게 된다. 그리고 끝까지 게임을 끝내고 나면 웃음과 함께 다시 앞으로 가게 된다.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을 즐거운 책과의 놀이이다. 물론 내가 바보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기분 좋은 놀이임에는 틀림없다. 아마 아이들에게는 더욱 신나는 놀이가 될 것이다. 혼자서 하면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읽기 좋은 책이다.

 

, 주의사항.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 무척 시끄럽거나 정신없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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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룰라와 왕소심 렌카
폴리 호옌 지음, 비니 탈립 그림, 박원영 옮김 / 찰리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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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룰라와 렌카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운명 같은 사이죠. 하지만 신기하게도 닮은 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답니다. 이 사실은 표지 그림에서도 알 수 있어요. 룰라와 렌카의 모습은 정말 하나도 똑같은 점이 없답니다. 좋아하는 것도 달라요. 룰라는 뜨거운 여름을, 렌카는 추운 겨울을 좋아하고, 룰라는 강아지를, 렌카는 고양이를 더 좋아합니다. 룰라는 청소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지만 렌카는 정리정돈의 여왕입니다.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둘은 제일 친한 친구니까요.

 

  이렇게 친한 두 친구가 싸울 일이 있을까요? 사건이 일어난 그날도 시작은 다른 날과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룰라가 전날 빌려간 색연필을 돌려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걸 알고 렌카가 화가 나기 전까지는요.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와 싸우고 난 다음에 아이들은 어떤 감정이 생길까요? 룰라와 렌카는 배가 아픈 것 같고, 아침마다 늑장을 부리던 룰라가 부지런을 떨 만큼 신경을 씁니다. 학교에서도 활동적인 룰라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지만 소심한 렌카는 혼자가 되기도 하죠. 몸에 가시가 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아무도 내 얼굴을 보지 못하게 숨고 싶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처음 닥치는 갈등의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룰라와 렌카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쳐 나가게 될까요?

 

  이 책은 룰라와 렌카가 번갈아가면서 화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각자의 감정과 이유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독자들은 양쪽을 다 이해하고 상황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야기하는 화자가 분명히 구분되어 안내가 되진 않아 순간적으로 헷갈릴 수는 있으나 룰라와 렌카의 성격을 생각하면서 읽다 보면 말하고 있는 친구를 알아채게 됩니다.

 

  결국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나와 다른 친구에게서 발견하는 즐거움입니다. 나와 다른 친구들은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게 해줍니다. 물론 친구랑 함께 노는 게 혼자 노는 것 보다 훨씬 좋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사실이고요. 중요한 건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이 아니라 함께라는 사실이니까요. 지금 친구에게 다가가서 한번 이야기 해볼까요? “우리 같이 놀까?”라고.

 

  글 작가 폴리 호옌은 발표한 소설 3편 모두가 카네기상 후보로 오를 만큼 실력 있는 소설가입니다. 네 번째 책이자 처음으로 쓰는 동화책인 이 책에서 작가는 두 소녀의 심리를 잘 묘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두 친구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 가는지 잘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두 친구의 성향을 잘 나타내 준 그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한몫을 했습니다. 그림만 보아도 두 친구가 얼마나 다른지, 또 어떻게 화해했는지, 두 친구가 속한 학교와 가정은 어떤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친구와 싸우고 속상해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함께 읽어보고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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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하는 소녀 엘라 메이 빨간콩 그림책 3
믹 잭슨 지음, 안드레아 스테그메이어 그림, 브론테살롱 옮김 / 빨간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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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익숙한 상황을 벗어나기 싫어하는 것이죠. 반면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시도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보기 좋기도 합니다. 창의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죠.

 

  <거꾸로 하는 소녀 엘라 메이>(믹 잭슨/빨간콩,2020)의 주인공 엘라는 호기심 많고 개성 강하며 새로운 것을 끝까지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입니다. 이는 표지와 면지에 그려진 엘라 메이의 모습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어느날, 엘라 메이의 엄마는 새로운 요리를 주면서 한번 도전해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건 정말 멋진 일이야라고 말합니다. 엘라는 그 생각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거꾸로 걷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만약 우리 아이들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다면 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아마 대부분이 장난 그만하지 못해!”라든가 똑바로 걸어라든가 아이들의 행동을 잘못된 것으로 보고 고치려고 하지 않을까요? 이 지점에서 엘라의 엄마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엘라의 엄마는 먼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건 정말 멋진 일이야라고 이야기 할 줄 아는 어른입니다. 엘라가 거꾸로 걷기 시작했을 때도 엘라의 행동을 막으려 하지 않고 스스로 그만둬주기를 기다려줍니다. 거리에서 거꾸로 걷는 아이를 위해 거울을 대 주고 한술 더 떠 같이 거꾸로 걸어주기도 합니다. 아이의 엉뚱한 행동을 함께 해주는 엄마. 정말 멋진 어른이지 않나요?

 

  아이들은 호기심에 엉뚱한 행동을 합니다. 그럴 때 어른들의 반응은 정말 중요합니다. 어른들의 생각에 정상적이지 않을 수 있는 행동을 충분히 하고 싶은 만큼 하고 끝낼 수있도록 기다려주는 어른이 되기는 쉽지 않지만 이상적이긴 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에 그려진 엄마의 모습처럼 말이지요. 아마 이런 엄마와 함께 자란 엘라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엘라가 어른이 되었을 때 자기와 똑같은 아이들을 보면 어떤 행동을 할까요? 이런 선순환은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좋을 일이 될 것입니다.

 

  <거꾸로 하는 소녀 엘라 메이>는 처음에는 아이에 초점을 맞춰서 보기 시작하지만 읽고 난 후에는 엄마의 행동에 집중하게 되는 유쾌한 그림책입니다. 엘라와 엄마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서 보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남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한 한번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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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 - 2020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세계숲 그림책 11
리처드 T. 모리스 지음, 르웬 팜 그림, 이상희 옮김 / 소원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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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한 한걸음

 

여기 밤에도 낮에도 흐르는 강이 있습니다. 어느 날, 곰 한마리가 그저 궁금해서 강을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그러다 곰은 강에 빠지게 되는데 개구리가 곰의 머리 위로 뛰어오르면서 엄청난 모험에 빠지게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친구가 없어 외로웠던 개구리는 강 밑에서 거북이들이 올라왔을 때 사실은 친구가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렇게 곰과 동물 친구들은 강을 따라가면서 비버, 너구리, 오리를 더 만나게 되는데 각 동물들은 새로운 만남으로 이제까지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너무나 신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저마다 따로따로 살아왔던 동물들이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이 책의 포인트입니다. 동물친구들이 이런 즐거움을 얻게 된 것은 그리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강을 따라 흘러갈 용기를 냈을 뿐입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해서는 한걸음 내딛어 보는 게 필요한 거겠죠.

 

각자의 개성과 함께 있을 때의 균형

 

글작가 리처드 T. 모리스는 이 책을 음양 무늬를 보다가 각자의 '개성'과 함께 있을 때의 '균형'에 대한 영감이 떠올라서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 속 주인공들처럼 삶이라는 강에 자신을 맡기고 성큼 배에 올라타 볼 것, 개성이 다른 이들과 힘을 합치고 함께 모험을 떠나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놀랍게도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질 거라고 말입니다.(글작가 노트 )

 

그림에서 느껴지는 야호! 신난다

 

이 책의 전체적인 색감인 푸른색은 독자가 동물친구들과 함께 강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림 작가 르웬 팜은 곰이 강에 빠진 후 동물친구들을 차례차례 만나는 장면들은 조심스럽게 잔잔하게 그려냅니다. 하지만 모든 동물들이 통나무 하나에 올라타서 폭포를 만난 장면은 동물 하나하나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느껴지게 했습니다. 모두가 폭포에서 떨어지려는 찰나를 그린 전체 컷에서는 롤러코스터 꼭대기에 서 있는 것 같은 무서움과 설레임이 담긴 숨 멈춤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동물들의 표정이 즐거움에 넘치고 서로를 붙잡아주면서 함께 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은 "야호, 신난다!"라는 글로 압축되어 나타납니다. 앞으로 이 동물들은 밤낮으로 흐르는 강물을 따라 함께 신나게 살아갈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느낌은 앞면지의 흑백 그림 속 듬성듬성 숨어있는 동물들의 모습과 뒷면지의 컬러풀한 그림 속 함께 모여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비교 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처음 표지를 봤을 때의 느낌은 처음 만난 동물들이 서로 나오지 못하고 숨어 있는 거라 생각되었는데 다 읽고 난 후 보니 마치 신나게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읽어주기 좋은 책

 

이 책의 전개 방식은 존 버닝햄의 '검피아저씨 시리즈'<, 우리 기차에서 내려>를 생각나게 합니다. 반복되는 구조는 독자가 다음 장면을 상상하면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책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는 도구가 됩니다. 각 동물들의 특징과 장면을 표현하는 의태어, 의성어들이 많이 등장하고 시인 이상희 작가의 운율 있는 번역이 그 느낌을 더욱 살려주고 있어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은 책입니다. 삶에 대한 완벽한 은유를 도전적인 글과 인상 깊은 그림으로 그려낸 이 책은 2020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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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책 - 제1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대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99
서지연 지음, 제딧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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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서평대상 서지사항

잃어버린 책 / 서지연 글, 제딧 그림. - 웅진주니어, 2019.

143p. : 삽화 ; 22cm.

ISBN 978-89-01-23151-8 : 10000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하기 전에 책은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귀중품이었다. 인쇄술의 발명 이후 대중화된 책을 통해 지식을 쌓고 생각을 기른 사람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시민혁명을 일으켰다. 전자기기가 발명되고 디지털 시대가 오자 책은 위기를 맞았고 그런 책을 지키려는 사람들도 생겼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나쓰카와 소스케, 아르테, 2018), <죽음>(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19)과 같이 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이야기들도 나왔다. 제1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인 <잃어버린 책>(서지연, 웅진주니어, 2019)도 잊혀진 책과 자유롭고 싶은 어린이 이야기다.

 

 

미용실 집 딸 용미는 요즘 아이들과 달리 학원에 다니지 않고 책을 좋아한다. 용미 친구 한나는 학원투어를 다니고 엄마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아이다. 가출을 결심한 용미를 처음에 말리던 한나는 충동적으로 가출에 동참하게 된다. 버스에서 잃어버린 책을 찾으러 분실책 보관소에 가게 된 용미와 한나는 주인에게 버려져 재로 변할 위기에 처한 책속 주인공들을 만나게 된다. 책 속 주인공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책의 마녀를 만나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두 친구의 모험이 시작된다.

책에 등장하는 ‘책의 마녀’는 책 표지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책의 마녀의 마법에 빠지면 도서관과 서점을 넘나들며 책을 고르고, 사 모으고, 끊임없이 읽으면서 책에 빠져들게 된다. 이 책에서 분실책 보관소는 환상의 세계로 가는 출입구 역할을 한다. 그 세계에서 용미와 한나는 빗자루 대신 첼로를 타고 날아다닌다. 거인(트롤)과 바바야가(마귀할멈)를 만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글자를 이용한다. 책의 편에 서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고 현실로 돌아온 두 친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는 성장을 이룬다.

 

 

작가는 이 책에서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나는 용미를 통해서 책의 위기와 독서를 권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또한 한나를 통해서 엄마가 만든 시간표대로 생활하느라 힘든 우리 아이들을 대변한다. <잃어버린 책>의 장점은 등장인물을 통해 <클로디아의 비밀> <샬롯의 거미줄> <사자와 마녀와 옷장>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꼬마마녀> 등 어린이책의 명작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 인터넷, 유튜브보다 더 재미있는 ‘책 읽는 즐거움’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영화 <토이 스토리>의 ‘앤디’가 내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우디’에게 느꼈던 감정을 책 친구에게서 찾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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