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대통령님
제르마노 쥘로 외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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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종일 울리는 전화기, 어려운 문제를 들고 찾아오는 사람들, 빽빽한 일정, 책상위에 쌓여 있는 서류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떠오르나요? 아마 큰 회사의 회장님이나 조직의 대표 혹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생각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매일매일 이런 상황 속에 있는 그 사람이 있습니다.

 

  ‘아주 가까운 이쪽 나라조금 먼 저쪽 나라사이에 있는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출근을 합니다.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 전화기에 불이 나기 시작합니다. 지하수 문제, 실업률, 결식 아동, 횡령까지 다양한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님 좀 이상합니다. 각 부서 장관과 자문위원들이 와서 해결방법을 얘기하는데도 별 반응이 없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설상가상으로 바로--호수에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그 호수는 이제까지 처리하기 곤란하거나 피하고 싶은 문제들을 모아 놓은 곳이기도 합니다. 괴물이 왜 생겨났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럼 대통령은 어떤 해답을 내놓을까요? 이런. 엄마에게 전화를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무섭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엄마의 반응이 더 심각합니다. 걱정은 그만하고 집에 와서 밥이나 먹자고 합니다. 대통령은 괴물이 진압되었다는 거짓 발표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엄마에게 가 버립니다. 과연 괴물은 진짜 없어진 걸까요? 대통령과 엄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며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고 그에 대한 권리가 생깁니다.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책임을 지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요즘 뉴스와 연관지어 보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

 

  요즘 그림책은 면지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도 앞·뒤 면지를 비교해서 보시면 재미있는 발견을 하게 될 겁니다. 마지막 이야기에 담겨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궁금하신 분은 바로 책을 찾아보시길.

 

  지은이 제르마노 쥘로와 알베르틴은 부부이며 함께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 권의 그림책을 펴냈고 작은 새2012년 뉴욕 타임스 올해의 최고 일러스트 상을 나의 아기2016년 볼로냐아동도서전 라가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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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 2
김채완 지음, 조원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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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 / 김채완 글, 조원희 그림. - 웅진주니어, 2017.

40p. : 삽화 ; 25cm.

978-89-01-21705-5 74800 : 12,000 

 

  우리가 흔히 가정에서 엄마 혼자서 짊어지고 있는 가사노동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을 예로 든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한권의 책을 더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채완 작가의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의 주인공은 아주 바쁜 엄마이다. 엄마는 첫 장면부터 장바구니를 든 채 바쁘게 뛰어다닌다. 너무 바빠 좋아하는 산책도 할 수 없어 고양이로 태어났으면 좋았겠다고 한탄하는 엄마의 모습이 짠하다. 우리 속담에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말이 있다. 정신없이 바빠 작은 도움이라도 받고 싶다는 의미일 텐데 이 책에서는 천연덕스럽게 진짜로 손을 빌려주겠다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고양이는 서툴지만 열심히 집안일을 하고 오랜만에 좋아하는 산책을 마친 엄마는 크고 싱싱한 고등어를 고양이에게 상으로 준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고양이는 본격적으로 집안일에 나서게 된다. 그런데 엄마가 이상하다. 고양이가 집안일을 해줘 시간이 남은 엄마가 여유를 부릴수록 고양이로 변하고 만다. 문제는 여기서 나타난다. 엄마가 고양이가 되어갈 동안 바쁜 아빠는 그걸 알아채지 못한다. 결국 고양이로 변한 엄마를 마주한 아빠. 이제 아빠가 변할 시간이다. 아빠는 집안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엄마. 이 가정의 행복을 찾아준 대가로 고양이는 계속 맛있는 고등어를 먹을 수 있고 엄마와 아빠는 함께 손을 잡고 산책을 다닌다.

 

  이 책은 고양이가 정말로 손을 빌려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재밌는 상상에서 시작된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색감을 살린 그림도 눈길을 끈다. 특히 노란색 고양이가 페이지마다 등장하며 따뜻한 느낌을 전달해주고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이해하는 장면에도 노란색 배경을 사용하여 행복한 결말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작가가 지친 엄마를 위해 쓴 그림책이라고 한다. 엄마를 위한 위로와 가족들에 대한 바람이 깃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중한 것은 사라지고 나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 돌이킬 수 없을 수 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자. 얘기하지 않는다고 힘들지 않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바쁜 엄마를 도와주는 슬기로운 가족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주말이 되면 쇼파와 한몸이 되는 아빠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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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를 돌려줘
권오준 지음, 전민걸 그림 / 한림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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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으로 바꿀 수 없는 것

 

비비를 돌려줘!/ 권오준 글, 전민걸 그림. - 한림출판사, 2017.

42p. : 삽화 ; 26cm.

978-89-7094-970-3 77810 : 13,000

 

  <비비를 돌려줘!>의 주인공은 닭이다. 그런데 책표지부터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뭔가 다른 새가 눈에 띈다. 색깔도 모양도 다른데 섞여있는 닭들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이들 사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어느 시골 농장에 욕심쟁이 암탉 한 마리와 착한 암탉 세 마리, 키 큰 수탉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욕심쟁이 암탉 한 마리는 그림에서도 바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뚱뚱하고 무섭게 생겼다. 욕심쟁이 암탉 꼬꼬는 닭장의 무법자다. 다른 암탉이 낳은 알도 빼앗아 가고 힘도 세고 심술꾸러기다. 하지만 꼬꼬는 병아리를 무척 좋아한다. 병아리를 얻기 위해 스무날 넘게 알을 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닭장 바로 옆에 멧비둘기 부부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그런데 그만 멧비둘기 알 하나가 꼬꼬의 둥우리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꼬꼬의 둥지에서 태어나버린 비비를 보고 멧비둘기 엄마는 자기 새끼라고 말해보지만 욕심쟁이 꼬꼬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 비비는 닭 모이도 먹지 못하고 심지어 날기까지 한다. 날기 시작하자 비비의 노란 털이 빠져버리고 꼬꼬는 더 이상 우길 수가 없어진다. 진짜 부모를 찾아 떠나버린 비비. 더 이상 심술을 부리지 않게 된 꼬꼬. 닭장 안에 평화가 찾아오고 어릴 적 추억을 찾아 비비도 찾아온다.

 

  이 책을 쓴 작가 권오준은 생태 작가이자 생태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오랫동안 새를 관찰하여 생태동화를 써왔으며 쓴 책으로는 <날아라, 삑삑아!>, <꼬마물떼새는 용감해>, <홀로 남은 호랑지빠귀>등이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실제 멧비둘기 둥지를 보고 생각했다고 한다. 멧비둘기 어미가 새끼에게 피전 밀크’(Pigeon Milk)를 토해주는 걸 인상 깊게 본 후 닭장에서 통통한 암탉 한 마리를 보는 순간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암탉 꼬꼬가 아무리 욕심을 부려도 자연의 섭리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또 멧비둘기의 생태적 습성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장점도 있다. 또 낳은 정 기른 정에 대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준다. 알과 둥지 얘기에서 빠지지 않는 뻐꾸기 얘기도 함께 나눠보면 좋을 듯 하다.  

 

  생태그림책들은 우리가 모르는 자연의 세계를 이야기를 통해 쉽게 전해준다. 아이들과 공부가 아닌 재밌는 자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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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엑스레이 한림 지식그림책 8
경혜원 지음 / 한림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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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습니까?”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환자는 좀 특이하다. 바로 공룡. 여기저기 아픈 공룡들이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는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책의 작가 경혜원은 공룡매니아다. “언제 처음 공룡을 알게 됐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공룡을 알게 되자마자 반해 버린 것은 확실합니다라는 작가는 공룡을 직접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공룡전문병원의 대기실. 간호사가 첫 번째 환자 이름을 부른다. “스테고 사우루스님,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다른 공룡들이 바보라고 놀려서 왔다는 스테고사우루스는 등에 붙어 있는 골판이 거추장스럽다고 한다. 엑스레이를 찍고 진단을 내리는 의사선생님. 느리고 답답하다고 해서 바보는 아니라고, 골판에는 핏줄이 지나가서 체온 조절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거라고 걱정을 덜어주는 말들로 위로를 건넨다. 다음으로 디플로도쿠스, 마이아사우라, 스테고케라스, 오비랍토르, 프로토케라톱스, 티라노사우루스가 진찰을 받고 엑스레이를 찍는다. 오비랍토르와 프로토케라톱스가 서로 자기 알이라고 우기며 싸우는 장면도 나오는데 알 엑스레이를 찍어 판결을 내려주는 의사선생님이 마치 솔로몬 같다. 이 책에서 특이한 것은 환자들이 말하는 증상들이 각 공룡들의 특징을 말해주고 엑스레이를 통해 공룡의 뼈를 보여주며 다음 장에서 각 공룡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림지식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을 보면 이 책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식전달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어렵지 않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높이 살 만하다.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의사선생님은 트로오돈. 작가는 트로오돈이 머리가 똑똑하고 환자를 따뜻하게 돌봐 주는 의사 선생님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간호사는 닭. 학계에서는 새가 공룡에서 진화했다고 생각했다. 공룡 학자 호너 박사가 공룡과 닮은 닭을 만들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니 궁금해지기도 한다.

 

  <공룡 엑스레이>를 읽고 흥미를 느낀 친구들은 경혜원 작가가 쓰고 그린 또다른 공룡 그림책 <특별한 친구들>(시공주니어,2014)<엘리베이터>(시공주니어,2016)에 나오는 공룡들도 비교해서 만나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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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고치는 할아버지 너른세상 그림책
김정호 글, 김주경 그림 / 파란자전거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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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망가진 책들을 보는 것은 속상한 일입니다. 많은 도서관에서 훼손도서 전시도 하고 책보수 동아리도 운영하면서 이런 책들을 살려보려 하지만 여전히 그 양은 줄어들지 않아요.

 

  책을 좋아하는 또책 할아버지는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습니다. 그런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곳은 당연히 도서관이죠. 날마다 도서관에 가서 책정리도 하고 책도 실컷 읽는 때가 할아버지가 가장 행복한 때입니다. 하지만 개구쟁이 아이들은 책을 함부로 보기도 합니다. “여럿이 보는 책이니까 더럽히면 안돼요~”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조용히 타일러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할아버지는 망가진 책들 걱정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던 중 내가 망가진 책들을 고쳐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책 고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망가진 책들을 고치기 시작했지요. 다시 태어난 책들이 늘어나면서 할아버지는 도서관에서 유명해졌어요. “책 고치는 할아버지다!” 모두 할아버지를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를 도와주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고친 책들은 꼬마도서관에 꽃히게 됐습니다. 할아버지는 오늘도 도서관에서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계시겠죠?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 난 책이 이세 히데코 작가의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청어람미디어,2007)입니다. ‘를리외르는 필사본, 낱장의 그림, 이미 인쇄된 책 등을 분해하여 보수한 후 다시 꿰매고 책 내용에 걸맞게 표지를 아름답게 꾸미는 직업을 말합니다. 예술제본이 발달했던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책고치는 할아버지가 전문적인 직업인으로 책을 고치는 건 아니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이에 못지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아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도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도서관을 운영하는 주체는 다양합니다. 공공일수도 있고 민간단체일 수도 있고 또 개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것만은 공통적일 것입니다. 요즘 책고치는 할아버지와 같이 진심으로 책을 사랑하고 도서관을 위해 노력해주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도움으로 도서관들도 더욱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의 노후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저도 동네 도서관에서 책 읽어주는 할머니’ ‘책 고치는 할머니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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