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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책 - 제1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대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99
서지연 지음, 제딧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6월
평점 :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잃어버린 책 / 서지연 글, 제딧 그림. - 웅진주니어, 2019.
143p. : 삽화 ; 22cm.
ISBN 978-89-01-23151-8 : 10000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하기 전에 책은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귀중품이었다. 인쇄술의 발명 이후 대중화된 책을 통해 지식을 쌓고 생각을 기른 사람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시민혁명을 일으켰다. 전자기기가 발명되고 디지털 시대가 오자 책은 위기를 맞았고 그런 책을 지키려는 사람들도 생겼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나쓰카와 소스케, 아르테, 2018), <죽음>(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19)과 같이 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이야기들도 나왔다. 제1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인 <잃어버린 책>(서지연, 웅진주니어, 2019)도 잊혀진 책과 자유롭고 싶은 어린이 이야기다.
미용실 집 딸 용미는 요즘 아이들과 달리 학원에 다니지 않고 책을 좋아한다. 용미 친구 한나는 학원투어를 다니고 엄마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아이다. 가출을 결심한 용미를 처음에 말리던 한나는 충동적으로 가출에 동참하게 된다. 버스에서 잃어버린 책을 찾으러 분실책 보관소에 가게 된 용미와 한나는 주인에게 버려져 재로 변할 위기에 처한 책속 주인공들을 만나게 된다. 책 속 주인공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책의 마녀를 만나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두 친구의 모험이 시작된다.
책에 등장하는 ‘책의 마녀’는 책 표지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책의 마녀의 마법에 빠지면 도서관과 서점을 넘나들며 책을 고르고, 사 모으고, 끊임없이 읽으면서 책에 빠져들게 된다. 이 책에서 분실책 보관소는 환상의 세계로 가는 출입구 역할을 한다. 그 세계에서 용미와 한나는 빗자루 대신 첼로를 타고 날아다닌다. 거인(트롤)과 바바야가(마귀할멈)를 만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글자를 이용한다. 책의 편에 서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고 현실로 돌아온 두 친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는 성장을 이룬다.
작가는 이 책에서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나는 용미를 통해서 책의 위기와 독서를 권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또한 한나를 통해서 엄마가 만든 시간표대로 생활하느라 힘든 우리 아이들을 대변한다. <잃어버린 책>의 장점은 등장인물을 통해 <클로디아의 비밀> <샬롯의 거미줄> <사자와 마녀와 옷장>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꼬마마녀> 등 어린이책의 명작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 인터넷, 유튜브보다 더 재미있는 ‘책 읽는 즐거움’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영화 <토이 스토리>의 ‘앤디’가 내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우디’에게 느꼈던 감정을 책 친구에게서 찾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