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 기고] 팬데믹과 기후 위기: 노동자들이 불평등 확대와 상시적 재난에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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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집회에서 코로나 집단감염이 일어난 단 한 건, 지난해 8.15 태극기 집회 560명이 유일하다. 이 집회는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들이 참여했고, 마스크를 안 쓰는 등 방역수칙을 깡그리 무시했다는 점에서 예외적이었다. 그리고 이 500여 명이 집회에서 감염된 사람들의 전부다.

민주노총의 어떤 집회에서도 감염자가 없었고 다른 어떤 집회에서도 감염자가 없었다. 태극기 집회가 유일한 사례인데 이렇게 쳐도 집회 감염자는 전체 감염자 34만여 명의 0.16퍼센트다. 그러나 정부는 모든 집회에 금지 조처를 내렸다.

설사 집회에서 코로나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치자. 1908년 뉴욕의 여성 노동자들이 왜 굶고 있는데 파업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한 말이 있다. “우리는 일해도 굶고, 파업을 해도 굶는다”.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코로나에 더 위험하다. 올해 7월 가장 코로나가 가장 극심했을 때 서울 코로나 감염자의 35퍼센트가 직장 감염자였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월 취임 4년 연설문에서 이제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백신 접종이 끝나면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예견된 바이러스 변이 때문에 백신의 효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60~80퍼센트까지 떨어지는 것이 밝혀졌다. 전 국민의 80퍼센트가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효율이 80퍼센트이니 64퍼센트밖에 면역이 없다. 집단면역은 불가능한 것이다. 위드 코로나의 대표격인 영국에서는 매일 100~2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지금 시기는 ‘터널의 끝’이 아니다. 처칠을 인용하자면, “끝이 아니며 ‘끝의 시작’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시작의 끝’일 뿐이다”.

인구의 70~80퍼센트가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진짜 일상으로의 복귀하기까지는 앞으로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주기적 급증과 사망자 행렬도 계속될 것이다.

반복될 팬데믹과 기후위기

그런데 더욱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마지막 팬데믹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예상한 팬데믹 후보 목록 중 코로나19는 맨 마지막에 이름도 없는 8번째 질병(“질병 X”)이었다.

많은 질병학자들이 앞으로는 팬데믹 발생 주기가 더욱 짧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3년에 한 번씩 팬데믹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 학자도 있다.

문제는 팬데믹의 원인이다. 박쥐는 포유동물인데도 바이러스를 자신의 몸에 많이 지니고 있다. 포유동물로서 날아야 하니 신진대사율을 높여야 하고, 그래서 체온이 40도 정도로 높다. 많은 바이러스와 함께 공생할 수 있게 된 이유다.

원래 박쥐는 인간과 만날 일이 많지 않다. 그런데 거대 농축산기업들이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전 세계에서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것, 도시와 도시 사이에서 공장식 농장을 확대시키는 것과 비례해, 박쥐와 인간이 맞닥뜨리게 될 기회가 많아졌다. 인간이 키우는 가축은 밀집·밀접·밀폐된 ‘3밀 상태’에 있고, 이 속에서 바이러스는 최적의 변이와 번식의 기회를 갖게 된다.

자본주의적 공장식 축산업은 이미 신종플루와 조류독감으로 팬데믹의 근원이 될 능력을 보여 준 바 있다.

그런데 화석연료 기업과 더불어 거대 농축산기업들이 바로 기후 위기를 불러온 또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

상시적 재난의 시대

기후 재난이 궁극적으로 인류의 멸종을 불러온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혜성 충돌처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인류가 모두 한꺼번에 사망하는 이벤트가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호주와 유럽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규모가 커진 태풍과 허리케인, 심각해진 황사와 대기오염, 기후 위기로 인한 감염병 증가, 식량 위기 등 여러 기상 이변과 재난들이 늘어나고 희생자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자연 재난으로만 오는 것도 아니다. 팬데믹처럼 경제 위기로, 그리고 나아가 군사적 갈등 심화로 발전해 사회적 재난, 군사적 분쟁으로 찾아올 것이다.

정치인들과 기업가들의 팬데믹 대응이 철저히 무능했던 것처럼 앞으로의 기후 재난에 대해서도 이들은 모든 것을 해결할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코로나19, 기후 재난으로 가장 고통을 당할 사람들이 바로 노동자이고 그것을 진정으로 해결할 힘을 갖고 있는 것도 노동자들이다. 민중의 호민관으로서, 전 인류를 재난에서 보호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나서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신간 추천]

코로나19,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은 재난

마이크 데이비스, 알렉스 캘리니코스, 마이클 로버츠, 우석균, 장호종 외 지음, 장호종 엮음, 2020년 3월 31일, 208쪽, 12,000원,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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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김재원 > [마이리뷰] 미국의 이라크 전쟁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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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이십일년 시월 십팔일 ::: 2021 10 18 :::


      아프다는 것

카라바조, <병든 바쿠스>, 1593

사람은 누구나 몸이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이 병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 몸이 아파서 몸을 자유롭게 가눌 수 없다면 처량하다. 한때는 맘껏 걷고 달렸는데 하루아침에 그럴 수 없다면 얼마나 절망적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은 사람에게 다른 시야를 열어준다. 『아픈 몸을 살다』를 쓴 아서 프랭크는 질병이 삶을 전체로서 이해할 수 있게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삶을 넓은 시각으로 조망해내는 능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앓는 질병의 정체를 모른다면 이런 통찰은 어렵다.
아픔에 이름을 붙일 수 있어야 한다. 병명을 부를 수 없다면 질병을 받아들일 수도, 삶을 조망하기도 어렵다. 나는 간혹 희귀한 병을 앓는 사람들이 자기 병명을 알아냈을 때 슬픔 가운데도 일종의 안도감을 보여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철학자 니체는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렸었다. 두통을 포함한 만성적 통증이었다. 니체는 자신의 병을 명명했다.
“나는 내 통증에 이름을 주었다. 나는 그것을 ‘개‘라고 부른다.”
통증이 충직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며 눈에 띄는 개의 특질을 가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병명을 아는 것은 나름의 수확이다. 병의 이름을 부를 수 없다면 병의 노예가 된다. 하지만 내가 질병의 주인으로서 병을 명명할 수 있다면 호령할 수도 있다. 병을 내칠 힘이 날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바로크 화가 카라바조는 <병든 바쿠스>를 그렸다. 바쿠스의 안색은 좋지 않다. 입술과 눈두덩은 푸르스름하고 볼은 창백하다. 그는 나뭇잎 화환을 머리에 두르고 포도송이를 들고 있다. 바쿠스는 포도주의 신이다. 원래 넘치는 생명력으로 쾌락을 누리는 신이어야 맞지만, 카라바조의 바쿠스는 아픈 신이다. 아프지만 그는 미소 짓고 있다. 심지어 고개를 살짝 틀어 감상자에게 교태를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바쿠스는 화가의 자화상이다. 고아였던 카라바조는 밀라노에서 미술을 배우고 로마에 정착했다. 스물두 살에 화가는 심각한 병이 들었다. 말라리아와 간 질환을 앓았다. 그는 극빈자 구호 병원에 입원했고 이 무렵 <병든 바쿠스>를 제작했다. 아픈 자신을 거울에 비추고 관찰하여 그렸다. 그는 병을 이겨내리라는 걸 알았을까? 다행히 병을 이겼다. 하지만 다혈질적인 기질 때문에 걸핏하면 싸움에 휘말리면서 도망자로 살게 됐다. 그런데도 재능은 특출 나서 그림 주문은 끊이지 않았다. 바로크 화가 중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화가는 거의 없었다.
카라바조는 훗날 자신의 무절제를 후회했지만 삶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열정적으로 삶을 사랑했다. 아깝게도 그는 38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어쩌면 그는 잠시 병을 불러 세운 뒤 죽음을 미뤘던 것일지 모른다. 결국 말라리아로 사망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카라바조는 병의 노예로 살진 않았다. 그는 삶의 주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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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김재원 > [마이리뷰]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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