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8일에 쓴 글

영화평 (스포일러 주의)

영화 머니몬스터: 한국인들이 대기업 직원과 미국 금융기업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재미동포라 그런지 한국어가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유창하다. 머니 몬스터보고 든 첫 생각은 한국 국력이 세지긴 세졌다는 것이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와 미국 월가점령시위의 영향을 받아서, 미국 금융자본에 대한 미국 민중들의 불신이 오락 금융방송 머니 몬스터 진행자 조지 클루니를 통해 표현되었다.

영화 터널: 세월호 참사가 생각나는 영화. 세월호 유가족들과 달리 하정우의 아내 배두나는 하정우가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구조를 바란다며 개발을 가로막는 사람으로 몰리고 개발 재개 합의 서명을 반강제로 하게 된 게 안타까웠다. 하지만 구조에 무책임했던 정부와 건설자본과 언론이 구조된 하정우에게 다가올 때 하정우가 구조대장을 통해 한 욕설이 정말 와닿았다.

영화 밀정: 덕혜옹주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사실 일부를 가지고 만든 것 맞다. 허나 일본군 장교 다까끼 마사오(박정희)의 딸이 통치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사드배치를 강행해서 정부의 강고한 지지자였던 상주 김천 주민들마저 돌아서고, 집권 내내 가진자 외국자본과 친한 자들을 위한 정책만 펼친 상황에서 한때 조선인 경찰로서 독립운동 탄압하던 반동, 기회주의자가 독립투사로 변신해서 실제로는 성공하지 못했던 테러를 성공시키는 걸 보면 정말 통쾌할 만하다. 또한 본의 아니게 독립운동을 돕게 된 조선인 경찰이 있었다고는 한다. 테러가 아닌 대중운동이 진정 사회를 바꾼다고 믿지만,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는 중이지만, 여전히 생각만큼 사회운동이 성장하는 것 같지 않아서 갑갑할 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조금이라도 위안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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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헤겔 논리학의 비판적 정복은 긍정적인 모든 특성을 조심스럽게 보존하면서도 신비한 ‘순수 사유‘나 ‘신적 개념‘에 대한 숭배를 제거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의해 이뤄졌다. 헤겔 이래로 어떤 철학체계도 헤겔의 논리학을 ‘비판의 도구‘로 사용한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 어떤 체계도 관념론의 환상을 유지시키는 객관적 조건에 대해 혁명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념론의 환상을 유지시키는 객관적 조건은 바로 인간의 실질적이고 활동적인 능력이 대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소외돼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사회적 인간의 활동적 능력을 뜻하는 모든 보편적(사회적) 힘이 대다수의 개인으로부터 독립해 있으면서, 외적 필연성은소 그들을 지배하는 힘, 소수의 사회집단, 계층, 계급에 의해 독점돼 있는 힘으로 나타나는 상황을 말한다.

헤겔의 사고개념을 실질적이고 비판적으로 정복하는 유일한 길은 소외된 세계인 상품-자본의 세계에 대해 혁명적이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신비주의적 난센스‘, ‘신학의 유물‘ 등과 같이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못하는 모멸적 어구로 단순히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헤겔 사고 개념의 객관적, 관념론적 환상을 실제로 설명할 수 있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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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자본주의 - 체제를 바꿔야 기후변화를 멈춘다
조너선 닐 지음, 김종환 옮김 / 책갈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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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7일에 쓴 글

조너선 닐의 ˝기후변화와 자본주의˝ 읽고 있다. 책에서 ˝부시˝라고 쓴 글은 ˝트럼프˝로 바꿔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2장 대안에너지 고민하는 내용을 보면, 이를 응용할 수 있는 지역으로 중국의 고산지대인 티베트자치구나 사막 많은 서부지역을 언급하는데, 이 지역은 사실상 내몽골 자치구, 닝샤회족자치구, 신장위구르자치구나 칭하이성 등이다. 이 지역은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고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지만, 현재 중국 정부가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으로 향하는 일대일로의 거점이며, 석유나 면화 등 자원이 많은 지역이다. 실제로 내몽골자치구는 ˝베이징의 발전소˝로 불릴 정도로 풍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가 많다. 문제는 이 지역 개발 및 소수민족 통제를 위해 이주한 한족들이 대부분의 발전의 혜택을 입는다는 것인데, 소수민족과 한족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친환경적인 공장, 발전소를 세우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이 더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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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내몽골자치구에서는 몽골족들이 중국정부의 몽골어 수업 축소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이 시위가 일어난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차별 문제가 있다.

그래서 2011년에 <노동자 연대(당시 명칭 <레프트21)>에 보냈던 내몽골 몽골족 반정부 시위에 관한 글을 첨부한다. 독자편지로 보냈는데, 정식 기사로 채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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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만에 분출한 네이멍구 몽골족의 반정부시위
https://wspaper.org/m/9758

한 몽골 유목민의 죽음이 중국 소수민족 중에서도 제일 독립운동이 약했던 몽골족들을 저항에 나서게 했다.

내몽골[네이멍구] 자치구는 중국 내에서 석탄과 희토류 생산량이 많은 지역이라, 중국의 4대 공업도시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석탄은 베이징 전력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서 ‘베이징의 발전소’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네이멍구의 경제 발전은 평범한 몽골족들에게 이익을 주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필수적인 자원이 있는 이 지역을 통제하고자 한족들을 강제이주시키면서 몽골족들을 쫓아냈고, 이익 역시 대부분 한족들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석탄개발 과정에서 유목민족인 몽골인들 삶에 필수적인 목초지는 파괴됐고, 유목민들은 도시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몽골 유목민 메르겐은 바로 이러한 탄광 개발로 목초지와 가족의 삶이 파괴된 것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다 석탄 운반 트럭을 가로막았고, 한족 트럭 운전사는 그를 향해 돌진했다. “몽골족 목숨 몇 푼”이라는 망언까지 했다.

메르겐의 죽음에 분노한 몽골인들은 지난 23일부터 6일 동안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특히 24일엔 시린하오터시 정부 청사 앞 시위에 학생 등 2천여 명이 참가했다. 몽골족의 대규모 시위는 30년 만에 처음이다.

상당히 놀랍다. 내몽골은 몽골족의 인구가 20퍼센트 이하고, 중국 정부가 독립운동을 차단하기 위해 ‘공산당에 협력한 몽골족’들을 미화하는 영화를 만드는 등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유학 시절 내가 만난 외몽골인은 “내몽골의 몽골족들의 민족의식이 매우 낮다” 하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톈안먼

한편 중국 정부는 이집트 혁명처럼 이 시위가 국가에 대한 도전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히 억압하고 있다. 내몽골 전 지역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제하고 수도인 후허하오터우에 공안과 무장경찰을 파견하고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특히, 6월 4일 톈안먼 항쟁일이 다가오기 때문에 더 경계하는 듯하다.

물론 중국 정부는 강력한 국가통제력으로 ‘저항’을 진압하는 데 성공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 위기와 온갖 차별로 억눌려 왔던 중국 인민들의 저항을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이다.

1989년 톈안먼 항쟁 당시에 당시 억압받던 위구르족 학생들이 항쟁지도부에 같이 참가해서 중국 정부에 저항한 것처럼 투쟁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민족 간 차별 정서가 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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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2020-09-13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0년 9월 9일 수요일에 나왔다. 그리고 오랜만에 지면상에 실렸다.

👉 [독자편지] 네이멍구 중국어 수업 확대 반대 시위 — 소수민족 탄압하는 중국
https://wspaper.org/m/24452

최근에 중국 네이멍구자치구(내몽골자치구, 이하 네이멍구)는 지난달 새 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그간 몽골어로 가르치던 ‘중국어’ 과목을 중국어로 가르치는 ‘어문’(국어) 과목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과 후년부터는 각각 도덕·법치(정치)와 역사 과목도 기존 몽골어에서 중국어로 수업언어를 바꾸기로 했다. 교과서는 중국 당국이 펴낸 통합 국정교과서를 사용한다.

이미 2017년과 2018년에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자치구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러한 이중언어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남부에서도 소수민족 언어의 사용이 줄어들었고, 홍콩의 초등학교에서도 수업 시간에 광둥어 사용이 금지됐다.

몽골족들은 이 정책이 사실상 몽골어 사용을 못하게 하는 정책이라며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몽골족 학부모들과 자녀들은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교사들과 언론인, 유명 연예인들도 반대한다. 독립국인 몽골국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도 연대시위가 일어났다.

이것은 2011년 중국 정부의 민족차별 정책과 환경파괴에 항의하던 몽골족 목동 메르겐의 사망으로 인해 촉발된 대규모 시위 이후 최대 규모이다.(2011년 6월 2일자 본지 기사 ‘30년 만에 분출한 네이멍구 몽골족의 반정부시위’ 참조) 그 이후에도 몽골족들의 시위는 끊임없이 일어났었다.

소수민족 탄압
중국 정부는 이번 시위를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로 규정한다. 그리고 시위 참가자들에게 현상금을 걸고, 지역 공산당원들에게 학생들의 등교 할당까지 부여했다. 심지어 공안국장은 최근에 네이멍구와 몽골족이 거주하는 닝샤회족자치구를 방문하면서 강한 시위 진압 의지를 보였다. 아무래도 신장위구르자치구에도 몽골족이 거주하고, 티베트인과 몽골족 모두 같은 티베트 불교를 믿는다는 점에서 시위의 확산을 경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중국 정부에게 네이멍구는 석탄과 희토류 등 자원이 풍부하고, 베이징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지역이기에 중요하다.(또한, 몽골족 인구가 몽골국보다 더 많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매우 예민하다. 일본 제국주의가 중국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내몽골의 “독립”을 지지하며, “괴뢰 정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던 몽골족들을 끌어들여 자치정부를 세웠다. 이 때 공산당이 펼친 정책은 국민당을 타이완으로 몰아낸 1949년 혁명 이후, 중국의 다른 소수민족 정책의 기본이 됐다.

(한편, 러시아 볼셰비키의 지원을 받아 독립을 쟁취한 몽골은 중국 군벌·국민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 했던 스탈린의 정책 때문에 내몽골의 독립을 지지할 수 없었다.)

따라서 나는 네이멍구 몽골족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그리고 몽골족들의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 네이멍구는 물론 중국의 다수 민족인 한족 노동자 계급의 지지가 중요하다. 네이멍구의 한족들도 몽골족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의 난개발과 황사와 같은 생태 파괴, 코로나 사태는 물론, 최근에 네이멍구에서 발생한 흑사병으로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혁명적 사회주의자인 엥겔스는 영국 노동자계급이 약한 이유로 아일랜드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영국 정부의 관점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리고 일부 한족들도 소수민족의 독립을 반대할 수는 있어도,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차별을 지지하지는 않기 때문에 연대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개혁개방 이후 일어난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고 민주주의 확대를 요구한 1989년 텐안먼 항쟁 때도 위구르족 우얼카이시가 주요 학생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반면, 소수민족 탄압은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중국의 경제적 불평등은 미국을 능가하고 공산당 지배계급과 노동자 계급 간의 차이는 극명하다. 최근 중국 정부의 행보를 보면 우주정거장이나 고속철도, 항공모함을 만드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소수민족은 물론 한족의 다수 노동계급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는 점이 갈수록 더 드러나고 있다.
 

1960년대 위구르족들이 주로 거주하던 신장위구르자치구 농촌지역을 배경으로 쓴 소설인데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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