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노조 연대기도
<본 기도문은 지난주 2021년 12월 24일 향린교회 사회부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서 ˝고난 받는 이웃과 함께 하는 현장예배˝를 드릴 때 방문한 세종노조 농성장에서 김재원 본인이 낭독했습니다.>
하느님. 올해에도 예수님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비록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생태위기로 생겨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퍼졌기에 예전 같지는 않지만,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여기 계신 세종호텔 노동자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서 호텔을 방문한 손님들을 맞이할 당연한 권리조차 빼앗겼습니다. 회사에 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통한 ‘문자 해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사측이 내세운 해고 사유란 것도 황당합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이유도 모자라서 외국어 시험과 재산 기준도 해고사유가 되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여기 계신 노동자들 중에는 전에는 세종노조의 집행부처럼 거리나 직장에서 쪼끼를 입는 일은 자신과 거리가 멀다고 여기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던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 통지를 당했습니다. 심지어 자식이 태어난 날 해고 통보를 받은 노동자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년퇴직을 불과 몇 개월 앞둔 노동자들도 이 자리에 있습니다.
회사측은 유대인 대중 정서를 핑계로 예수님을 죽인 본디오 빌라도마냥 노동자들에게 매정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노동자들의 정당한 저항에 대해 직장 폐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저희 향린교회 교인들은 이러한 회사측의 행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종호텔노동자들의 싸움이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