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미얀마˝가 과연 이상적인 사회주의 사회였을까-안광획의 민플러스 기사에 대한 반론
김재원(경상대 대학원 정치경제학과 박사수료. 프닉스 연구위원)
안광획 4.27시대연구원 편집기획위원(이하 존칭 생략)은 민플러스 기사 ˝[긴급진단] 미얀마 사태에 대한 고찰 – 단순한 반독재 민주화 시위로만 볼 수 있는가?˝에서 아웅산 수치 정부 이전의 미얀마 군사독재 정권인 ˝사회주의 버마(미얀마의 영어 표현)˝를 서방에 비판적이고 중국정부와 우호적인 반제국주의 정권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아웅산 수치가 민주화운동 중에 서방의 지원을 받았고, 집권 후에도 대통령 위에 군림해서 서방에서조차 비판을 하는 등,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었다. 또한 군부와 마찬가지로 로항야 학살을 지지한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군사쿠데타를 옹호했다.
이에 대해 나는 반론을 제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나는 군사독재 정권인 ˝사회주의 미얀마˝가 이상적인 사회주의 정부였다는 안광획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다. ˝사회주의 버마˝ 정권은 군부가 지배계급으로 군림하고, 중국과 인도에 의존해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점에서 여느 후발 자본주의 국가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리고 군부 지도자의 자녀들이 특혜를 누리면서 동시에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기까지 했다.
미얀마인들은 이러한 군부에 맞서서 1988년, 2007년에 대규모 저항을 벌였다. 비록 군부는 이를 진압했지만(아웅산 수치는 이를 묵인했다), 민주화를 염원하는 미얀마인들의 염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군부는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한 아웅산 수치의 민족민주동맹(NLD) 정부에 권력을 이양해야 했다.
그래서 지난주 KBS 시사프로그램 <특파윈보고 세계는 지금> 에서 인터뷰한 미얀마의 어느 대학 한국어과 학생이 ˝2007년에 10대를 군사정권을 경험했다면서 다시 군사정권이 돌아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지극히 정당하다.
그리고 안광획이 지적한대로 아웅산 수치가 ˝국가 고문˝으로서 미얀마의 대통령 위에 군림하고, 군부와 함께 미얀마인들과 달리 불교를 믿지 않는 로힝야족 등 소수민족 탄압을 하며, ˝사회주의˝하고 거리가 먼 억압적인 중국정부와 우호관계를 맺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반독재 항쟁에 참가하는 미얀마인들이 아웅산 수치의 위선에 대해 무비판적인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아웅산 수치에 비판적일 여러 소수민족 운동 단체들조차 군사쿠데타에 반대하고 있다.(《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일부 소수민족 단체들은 지금도 중국정부로부터 전략과 무기 지원을 받는다. 미얀마군 장성 상당수는 이들에 맞서는 과정에서 자신의 경력을 키웠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줄이고 경제 자유화를 추진하고자 아웅산 수치와 타협했다고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중국정부가 군부 쿠데타를 무조건 지지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반갑게도 일부 미얀마인들이 자신들이 그동안 소수민족 탄압에 침묵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안광획과 마찬가지로 미국 제국주의 등 서방이 진심으로 미얀마인들의 투쟁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광획과 달리 미얀마 군부를 사실상 두둔하는 중국 정부가 진정 ˝반제국주의 투쟁˝의 동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위구르족에 대한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나는 위구르족들을 ˝재교육˝ 미명하에 강제수용소에 가둘 정도로 소수민족의 저항을 두려워하는 중국 정부가 진정 미얀마 군부와 아웅산 수치의 로힝야족 학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로힝야족을 포함한 소수민족과 미얀마인들이 단결해서 군부에 맞서는 것을 중국정부는 더더욱 원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거주하는 중국의 주류 민족인 한족들이 위구르족 저항을 진압하기 위해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반 중국인들과 달리 신장 밖으로 이주는 물론 해외이주조차 통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억압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서서 주류민족인 미얀마인과 소수민족의 연대 현상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더욱 피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맞서는 총파업과 더불어 이러한 소수민족과 미얀마족의 연대야말로 단순히 미얀마 민주주의 향상 뿐만 아니라, 중국의 한족 우월주의로 억압받는 소수민족 문제 해결의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중국정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19를 빌미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이주민과 난민, 유색인종 탄압을 벌이는 미국과 유럽 등 ˝민주주의˝ 정부에 맞서는 많은 세계 민중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반제국주의˝적인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미얀마인들의 군부쿠데타에 맞서는 투쟁을 진심으로 지지하며 승리하기를 원한다.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raw_pg.aspx?Gb=3&CNTN_CD=A000272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