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주요 민족인 위구르족과 중앙아시아 관련 책을 주로 보다가 중국 정부의 신장 통치의 주축인 한족 거주민들의 삶에 대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구 중국 국민당 군인들이 죄수로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대신 신장의 농업과 석유시추 같은 산업과 더불어 위구르족 반란 진압을 하게 된 ‘생산건설병단‘이 된 ‘오랜 신장인(老新疆人)‘과 석유공사 노동자와 그 자녀들, 그리고 후대에 이주한 한족 이주민들을 세 부분으로 나누고 그들의 삶을 분석했다. 그리고 신장 한족들은 중국정부의 의존성이 크고, 마오쩌둥 시절의 ˝철밥통˝과 같은 안정된 질서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한 신장 위구르족들이 중국 정부의 강한 감시를 받는 것 못지않게, 신장 한족 거주민들 역시 ˝배신˝에 대한 우려로 신장 내에 여러 혜택을 주는 대신, 중국 본토(내지内地)로 이주나 해외유학 혹은 사업을 위한 여권 발급에 제약을 준다는 점도 언급한다. 비록 신장 한족 거주민(특히 병단과 석유회사 노동자인 한족과 그 자녀들) 위구르족들을 교육하고, 변경인 신장의 ˝건설자(constructor, 建设者)˝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정부의 억압도 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저자는 신장에 이주한 지 얼마 안된 간쑤성 출신 한족 노동자들이 ˝자신들은 ‘건설자‘가 아니다. 그저 빨리 돈 벌고 고향집에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일화를 보여준다. 이에 신장 출신 상관인 한족은 그들이 ˝건설자로서의 마음가짐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 하는 장면도 나온다. 지난해에 코로나 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직전에 신장의 한족들이 고향으로 돌아간 사례가 부각된 것을 보면 위 사실을 잘 증명하는 것 같다. 게다가 코로나 19는 신장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따라서 중국정부에 모종의 위기가 발생하면, 특히 중국 본토인 내지(内地)의 중국노동자운동이 활발히 이뤄진다면, 신장 한족 거주민들 역시 자신들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더 쉬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