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에 몽골제국에 관심이 많았기에 ˝옮긴이의 말˝ 의 이 문단 보고 충격을 받았다.

서구인들의 중앙유라시아 연구는 지적 호기심 못지않게 뚜렷한 목적을 갖고 출발했고, 이러한 현상은 현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확인된다. 예술사 분야에서 서양 문화의 흔적을 찾으러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몽골 제국에 대한 관심도 따지고 보면 근대 자본주의 형성 및 원인 규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몽골 제국과 계승 국가들이 멸망한 15~16세기를 기점으로 서양의 해상진출에 이어 근대 자본주의가 싹트기 시작하고, 몽골 제국의 세계 통합이 세계적인 통상 네트워크를 형성했으며, 몽골의 지배를 받지 않은 서구에서 근대 자본주의가 발생, 발전했다는 사실은, 서구 학자로 하여금 몽골 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한 현실적인 원인이 되었다. 최근 일부 미국 학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칭기스칸의 정복 활동과 세계 지배와 그 원리에 대한 과도한 가치 부여 역시 이른바 보편적 가치(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내세워 세계 지배를 정당화하는 미국의 국가 정책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과거 소련 사람들이 죽인 칭기스 칸을 미국 사람들이 살려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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