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장 서론, 2장 마르크스주의는 유럽 중심적 전통인가?



인종차별이 일상언어에도 갖가지 방식으로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인종을 다룰 때는 용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흑인‘이라는 단어를 피부색 때문에 차별을 겪는 사람들을 모두 지칭하는 말로 썼다 - P17

예컨대 미국의 라틴아메리카계, 프랑스의 아랍계, 독일의 터키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 P18

1989년 동유럽 혁명이 일어난 뒤로 유럽 정치에서는 인종차별이 부활해 성장하는 충격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주류 정치권 안팎에서 모두 그랬다. 비주류 - P19

정치권에서는 파시스트 정당과 인종차별적 정당이 성장해 선거에서 상당히 전진했다(특히 프랑스, 독일, 벨기에에서 그랬다.)
유럽공동체[유럽연합의 전신]의 통합 정도가 강해질수록 유럽은 ‘요새화된 유럽‘이 될 것이다. 즉 유럽의 문은 빈곤한 제3세계(옛 스탈린 체제 국가가 대부분 제3세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중에게 더 굳게 닫힐 것이다. - P20

1992년 4월에 일어난 로스엔젤레스 반란(센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애틀랜타 등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동조 시위가 벌어졌다)은 인종과 계급이 한데 모여 미국의 사회구조를 송두리째 뒤흔들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 줬다.
부유한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나라에 인종차별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보면, 인종차별에 맞서서, 가능하면 인종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행동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유주의 전통의 관점은 여전히 영향력이 강한데, 인종차별을 주로 태 - P21

(20쪽에 이어서)도의 문제, 즉 백인이 흑인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히는 문제로 다룬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백인이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교육하는 것이 된다. - P21

흑인 소수자를 서구 ‘수용‘국 사회에 동화시킨다는 자유주의의 오래된 목표는 다문화주의로 바뀌는 추세였다. 다문화주의는 사회를 여러 집단이 서로 섞일 수 없는 각자의 문화를 지키며 모여 사는 공간으로 봤다. 다문회주의는 이제 여러 집단이 저마다의 문화를 서로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사회를 다원주의적으로 재편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특히 다수자인 백인이 비유럽적 가치를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와 달리 더 급진적인 인종차별 반대 관점은 인종차별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의식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해결책은 정치적 투쟁 - P21

(22쪽에 이어서)에 놓여 있다. 그런 투쟁 속에서 흑인은 차별에서 해방될 것이다. 그렇지만 급진파 진영 안에도 분석과 전략 면에서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 ‘흑인 민족주의‘는 인종차별의 기원, 구조, 동역학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과 관련이 있으나 그건으로 환원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흑인 민족주의의 결론인즉, 흑인 해방은 오로지 백인 인종차별 반대자와도 별개로 조직된 흑인들 자신들만이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슨 인종차별은 자본주의의 산물이고 노동계급을 분열시켜서 자본주의 사회체제의 존속에 복무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인종차별은 단결한 노동계급이, 즉 공동의 착취자에 맞서 한데 뭉친 흑인, 백인 노동계급이 일으키는 사회주의 혁명으로만 철폐할 수 있다고 본다. - P23

흑인 민족주의 지식인들은 흔히 마르크스주의를 유럽 중심의 전통으로 본다. - P24

그로 말미암아 마르크스주의와 흑인 민족주의 사이에는 상당한 의견 충돌이 있다. 런던에 있는 인종관계 연구소와 가까운 사이인 미국인 학자 새드릭 로빈슨은 그 의견 충돌을 매우 체계적으로 연구해서 《흑인 마르크스주의》라는 책을 냈다. - P25

로빈슨은 마르크스주의가 그 기원 뿐 아니라 "분석(25쪽)에 쓰는 추정, 역사를 보는 눈, 관점" 면에서도 유럽적이라고 주장한다. - P26

문제는 로빈슨이 마르크스주의와 대립시키는 흑인 급진파 전통이라는 개념이 환상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 P26

로빈슨은 아프리카에서 일어났든 신세계[아메리카 대륙]에서 일어났든 흑인들이 차별에 맞서 벌인 투쟁은 모두 하나의 정체성이 형성되는데 기여했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정체성의 성격을 설명하는 부분에 가서 로빈슨은 극도로 모호해진닺 예를 들어. 로빈슨은 흑인 급진파 전통의 "주안점은 마음의 짜임새였다."고 말한다. 여러 투쟁 형태의 실질적 차이들이 모두 "정체성"이라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한 단어로 뭉뚱그려진다. - P27

신세계 노예 식민지 귀퉁이에 살던 마룬의(*1600년대 후반 카리브해 연안국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탈출한 흑인 노예를 지칭하는 말 마룬은 백인 노예주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외부와 단절된 오지에서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생존 노력, 아이티 혁명 등 노예 봉기 유럽의 식민지 팽창에 맞선 아프리카 나라들의 저항, 1960년대 미국 도시에서 벌어진 위대한 흑인 항쟁,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격리정책 철폐 투쟁, 게다가 흑인들 사이에서도 실제로 일어나는 충돌 등.(28쪽으로 이어짐.) - P27

그럼에도 로빈슨과 그 동료들이 제기한 문제는 남아 있다. 이 작은 책은 이 도전 과제를 수행하려는 노력이다.
나는 인종차별이 현대적 현상임을 보여 주려 애쓸 것이다. - P28

오늘날 우리가 인종차별로 인식하는 현상은 신세계의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아프리카인 노예노동을 체계적으로 사용한(28쪽) 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17-18세기에 처음 개발된 것이다. - P29

그리고 신세계 플랜테이션 농장의 노예 사용은 자본주의가 세계체제로 처음 등장하는 데서 중심 구실을 했다.
그러므로 오늘날 인종차별은 일자리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노동자 집단들 사이에 조성된 분열에서 발생한다. - P29

이런 분석에서 아주 중요한 정치적 결론 두 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첫째, 인종차별이 작동하면 흑인이든 백인이든 노동자 전체의 이익이 훼손된다는 것이다(30쪽) - P29

둘째 인종차별 반대 투쟁은 자본주의 자체에 반대하는 더 넓은 전투의 일부로서 차별받는 사람들의 해방을 지향해야 한다.

인종차별 분석은 계급을 출발점으로 삼는 분석이다. 이런 분석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 P30

그렇지만 나는 그 모든 질문에 확정적인 답을 내놓으려 하기보다는, 마르크스주의가 인종차별을 이해하고 그에 맞서 싸우는 데서 최상의 수단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 주려 애쓸 것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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