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감 DSLR 카메라 필터 입문
윤재진 지음 / 꽃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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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DSLR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필터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는 거 같다. 그나마 많이 아는 것은 카메라 살 때 많이 끼워주는 UV 필터 정도인 거 같다. 물론 그것도 카페 같은 데나, 출사 나가서 얘기를 나눠 보면, 제대로 알고 쓰시는 분은 많지 않았다. 나 역시도 많은 필터를 접해 본 것은 아니라, 그 지식이 많다 할 수 없다.


그래서 가끔 사진 관련 책에 필터가 나오면, 주의 깊게 읽어보는데, 아쉬운 점은 대부분 사진 몇 장과 단편적인 얘기로 끝나 거나, 파트 하나 정도로 간단히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좀 자세히 알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았다.


그리고 전에 몇 번 필터 관련 리뷰 기회가 있어, 그때마다 내 능력의 폭을 넓히고 싶어, 다양한 응용을 선보이고 싶었지만, 아는 게 미천해서, 결국 기존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내가 제대로 사용한 것인지 의문이 되기도 했으나, 이에 대한 정답 또한 얻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마침 내 눈에 딱 들어온 책이 있었다. 그동안 이런 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바랬던 주제를 다룬 책이 나온 것이다. 프로 풍경 사진작가인 윤재진 포토그래퍼의 '촉감 DSLR 카메라 필터 입문'이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아는 UV 필터뿐만 아니라, 실제 풍경에 많이 사용되는 CPL, ND8, ND64, ND1000, ND32000, SGND, Natural Night, 원형, 사각 필터 등을 다룬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보통 필터 관련해서는 한 가지 필터에 대해 다루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전체적인 비교가 쉽지 않다. 게다가 사진작가가 달라지면, 많은 사진을 참고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으나, 작가마다 사진 스타일도 달라지고, 필터 활용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필터를 비교 학습하는 데는 그리 좋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윤재진 작가의 작품들로 한정되어 나오는 만큼, 필터의 활용법이나 필터의 차이를 좀 더 면밀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사실 내가 원했던 것도 이렇게 많은 필터 활용 사진을 모아서 보는 것이었다. 단편적인 사진 예로는 필터 전반을 확실히 알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촉감 DSLR 카메라 필터 입문'에는 많은 사진이 나온다. 이와 함께 사용한 필터 종류와 함께 ISO 값이나, F값, 셔터 스피드가 함께 적혀 있으므로 실제로 필터 사용해서 찍어 볼 때 좋은 참고 자료가 되어준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필터 사용법과 사용 노하우, 필터의 구조뿐만 아니라, 촬영 장소나 촬영 시간대, 계절에 따른 촬영 노하우 등도 어렵지 않은 말로 편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 책 속에 사용하는 필터는 NISI 제품만을 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NISI 필터를 광고하는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이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필터 사용법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타사 제품도 동일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그리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내 경우, 오히려 NISI 제품에 대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떤 성능을 보여주는지 전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블로그에서 필터 리뷰 몇 번 해봤지만, 필터는 써보지 않고는 잘 모른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메이커들은 더욱 그 정보를 얻기 힘들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NISI 필터 필드테스트와 같이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해주는 측면도 있다 생각한다.


아무리 포토샵과 같은 후보정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도, 처음부터 사진을 제대로 멋지게 찍지 않으면,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기는 힘들다. 특히 풍경은 사진가가 할 수 있는 연출의 폭이 크지 않고, 시간대, 계절, 장소 등 제한되는 면이 많은데, 그 제한을 필터가 좀 더 넓힐 수 있게 도와준다. 필터만 잘 알아도, 사진가에게는 아주 쓸만한 무기를 득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CPL 필터 하나만 알아도 구름 색이 달라지고, ND 필터를 알면, 물결을 아름답게 또는 구름을 멋지게 연출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촉감 DSLR 카메라 필터 입문'은 사진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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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 - 영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고픈 당신을 위한 39가지 방법
매트 스리프트.리틀 화이트 라이즈 지음, 김지윤 옮김 / 더숲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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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나 영화에 아무런 소질이 없다고 해도, 누구나 한 번쯤은 배우가 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어 보는 상상은 해봤을 것이다. 과거에는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이건 진짜 허황된 망상에 지나지 않았고, 상상을 했던 본인들도 이걸 잘 알고 있기에 그냥 꿈으로 끝났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비싼 촬영 장비, 조명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으로도 영화를 만들 수 있고, 내가 배우가 되어 연기를 할 수 있다. 심지어 개인이 SF 영화를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만들기까지 한다. 과거에는 TV에서만 볼 수 있는, 뉴스나 평론, 각종 정보 프로그램, 다큐 방송도 개인이 하는 시대가 됐다. 아니 TV 방송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영상들이 넘쳐난다. 유튜브가 세상을 바꾼 것이다.


나 역시도 오래전부터 내가 상상하는 이야기로 영화나 애니로 만들고 싶었다. 전에는 막연한 상상이었으나, 이젠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가 되어, 좀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영상이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으며, 영상을 만들기 위한 어느 정도 지식은 갖춰야 한다. 학창시절 웨딩 비디오 촬영 알바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곳 사진 부장에게 배운 한 두시간 만의 촬영 기법만으로도 엄청나게 달라진 영상을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아예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면, 머리만 아프고, 시간만 낭비한다. 기본적인 노하우 조금만 알아도, 그런 몸 고생, 시간 고생은 줄일 수 있다.


바로 이때 요긴한 책이 바로 '당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이다.

영화 제작을 배우려면, 영화가 종합 예술인 만큼, 알아야 할 것들이 다방면으로 참 많지만, 이 책은 영화 제작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이고, 꼭 필요한 것들 만을 다룬다.


책 구성도 영화 찍기 전 준비 단계부터, 촬영, 후반작업 순으로 일반적인 영화 촬영 순서로 되어 있고, 맨 뒤 파트에는 예산 짜기, 촬영 스케줄, 장비 체크리스트, 스토리보드 등 영화에 꼭 필요한 문서와 도움 되는 사이트를 정리해 놨다. 책 부피도 실제 내용은 170페이지도 안 되는 만큼, 단숨에 읽을 수 있으며, 꼭 필요한 전문 용어만 사용하고 있어 내용 이해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톡톡 간단히 건드릴지라도,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언급된 거 같다.


그리고 곳곳마다, 유명 영화와 배우에 관련된 에피소드 또는 관련 사례를 담고 있어서, 친밀감도 주고, 머릿속에 관련 영상이 그려져, 이해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 각 파트 앞부분에 나오는 배우나 감독의 명언도 재미있는 부분이며, 여러 번 곱씹게 한다.





책 속에는 단순화된 각종 일러스트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영화 제작 이해를 돕고,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게도 해주며, 자신이 생각해 뒀던, 장면을 이입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만든다.





중간에 나오는 Watchlist도 도움이 되는 볼거리다. 요소별로 도움이 되는 중요한 영화 리스트가 제공하며,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는지,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당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이 책 하나로 영화 제작의 모든 것을 마스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영화 제작에 대한 전반을 단숨에 훑을 수 있게 해주고, 제대로 된 기본 방향을 잡아 준다. 무엇보다 그저 막연하기만 했던, 나만의 영화가 책을 보고 나면, 좀 더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고, 이를 문서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 영화를 만들지, 말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린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유튜브에 더욱 퀄리티 좋은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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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 이펙티브 C# - 더 강력한 C# 코드를 구현하는 50가지 추가 전략과 기법, 2판
빌 와그너 지음, 김명신 옮김 / 한빛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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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하려면, C, C++, JAVA, C#, 파이썬 등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보통 프로그래밍 언어 입문서 하나 정도는 완벽히 봐줘야 한다. 입문서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수준이라면, 얼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if문, for문, 메소드, 클래스를 간단히 이용하는 정도에서 조금씩 상속과 추상 클래스와 같은 개념도 사용하고, 인터페이스, 람다식 등 좀 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 윈도우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윈폼이나 WPF에 대해서도 익히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프로그래밍의 내공이 쌓이면 쌓일수록, 의문이 하나 둘씩 쌓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 문법에 나오는 방법이 과연 최선인지? 이 방법으로도 가능하고, 저 방법으로도 가능한데, 어떤 것이 맞는 건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효율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유지 보수를 대비한 적절한 프로그래밍 방법은 어떤 것인지?처럼 프로그래밍 언어의 문법적 사용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다.


개발 현장에서는 일정으로 인해, 대부분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이런 의문을 스스로 풀어볼 시간이 없다. 괜히 이런 문제를 붙잡고 있게 되면, '여기가 연구소냐'하고, 핀잔 듣기 쉽다. 그렇지만, 이런 의문은 좋은 개발자로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귀찮다고, 그냥 넘어가고, 바쁘다고, 건너뛰면, 개발자의 스킬은 정체되고 만다.


그럼 무조건 시행착오도 겪고, 검색하며, 검증하고 그런 막대한 시간을 써서라도 해야 할까? 물론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그것도 능력이 어느 정도 돼야 가능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린 책이라는 막강한 도구가 있다. 최고의 전문가가 그러한 것들을 대신 연구하고, 최적의 길을 알려주고 있다.


C# 언어의 경우 그러한 역할을 해주는 책이 바로 빌 와그너의 'Effective C#'이고, 더 한 단계 나아간 책이 'More Effective C#'이다. 이 책들은 이미 많은 C# 개발자들이 봐왔던 책으로 그만큼 내용면에서 검증이 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책은 'More Effective C# 2판'이다. 이 책은 C#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를 말하고 있다. 즉 C#의 바른 사용법, 효율적인 사용법, 권장 사항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우선 책 구성을 보면, 데이터 타입, API 설계, 태스크 기반 비동기 프로그래밍, 병렬처리, 동적 프로그래밍, 글로벌 C#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이렇게 6파트에 50가지 아이템으로 되어 있다.


아이템을 몇 가지를 보면, '값 타입은 변경 불가능한 것이 낫다', '상속보다는 인터페이스를 정의하고 구현하는 것이 낫다', 'async void 메서드는 절대 작성하지 말라', '스레드를 생성하지 말고, 스레드 풀을 사용하라'와 같이 실제 프로그래밍에서 어떤 것이 좋은지, 그 이유와 잘못 사용 시의 문제점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2판은 C# 버전 7을 기반으로 설명했으며, 오래된 기능과 기존에 나온 책의 내용을 재구성한 면도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자동화 프로그래밍을 자주 하다 보니,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병렬처리, 멀티스레드 등에 고민이 많았었다. 어떤 방법을 쓰는 게 맞는지, 많은 시간을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도 명확한 답을 내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 마침 풀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고민을 깔끔히 해소해줬다. 

스레드풀 사용에 대해서도, 처리시간 그래프까지 잘 나와 있고, 생성할 스레드 수에 대한 어드바이스 또한 아주 요긴했다.




BackgraoundWorker 경우 전부터 인터넷 검색에서 그걸 쓰라고 해서, 쓰기는 했는데, 정확히 알지 못하고 쓰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BackgroundWorker의 자세한 동작과 어떤 이점이 있고,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고, 좀 더 폭넓은 활용에 대한 힌트도 얻었다.


아울러 그동안 습관적으로 써왔던 내 코딩 방법이 제대로 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왜 그렇게 쓰는 게 맞는지도, 그 이유와 함께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More Effective C#'은 그리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상당히 심도 있다. 그만큼 난도가 높은 책이다. 중급 또는 중상급 이상의 수준이다. C# 문법 지식이 확실하지 않으면, 내용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을 것이다. 부분적인 이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C# 문법 이해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혼란스러운 부분을 확실하고 깔끔하게 정리해주므로 꼭 봐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앞에서도 말했지만, '모어 이펙티브 C#'은 C# 전문가의 입장에서 C#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를 말하고 있기 때문에 발전적인 C# 사용법을 익히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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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을 생수병에 담으면 얼마에 팔 수 있을까? - 잘 팔리는 가격의 경제학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김정환 옮김 / 토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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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장사나 사업을 꿈꿔 봤을 것이다. 머릿속에 탑을 쌓듯이 커가는 모습도 그려 봤을 것이다. 구체적인 아이템 아이디어를 가진 경우는 더 생생한 그림을 그려봤을 것이다. 그런데, 항상 어려운 문제는 가격을 어떻게 정해야 좋은가 하는 것이다. 아닌가?

적어도 내 경우는 항상 그래왔다.


도대체 가격을 얼마로 정해야 물건을 파는 나도 만족하고, 사는 사람도 만족할까? 더 비싸게 팔아도 되는데, 멍청하게 너무 싸게 파는 거 아냐? 혹은 너무 비싸서 안 사면 어떡하지? 박리다매? 고가정책?

이러저러한 별별 생각을 다 해봤다.


그렇다고 아이디어 단계에서 소비자 대상으로 설문을 할 수도 없는 거고, 설령 그렇게 했다고 해도, 그것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 때문에 관련 경제책을 봐도 대부분, 수요, 공급과 같은 너무 교과서적인 얘기가 많거나, 사례만 주르륵 나열한 경우가 많았다. 그것도 아니면, 소비 심리 얘기였다. 실질적인 가격 결정에 대한 책은 그다지 보질 못했다.


내 경험과 생각을 이렇게 장황에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가격 결정이라는 문제에 고민을 많이 했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하소연하고 싶어서다. 


그런데 최근 생각지도 않은 '수돗물을 생수병에 담으면 얼마에 팔 수 있을까?'라는 제목도 좀 단순하고 두께도 별로 되지 않은 책에서 그동안 고민하고 궁금해왔던 많은 것들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일단 전체적으로 이 책을 설명하자면, 기본적으로 가격결정을 행동경제학이라는 시선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 인간 심리적인 측면을 토대로 앵커링 효과나 프로스펙트 이론, 서브스크립션 모델, 프레이밍 효과 등에 대한 다양한 가격 반응을 말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내가 오히려 이 책보다 더 어렵게 말하고 있는 거 같다. 이 책은 절대 절대 골치 아픈 경제서가 아니다. 아무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무척 쉽게 쓰인 책이다. 그만큼 번역도 잘 된 책이다.


'수돗물을 생수병에 담으면 얼마에 팔 수 있을까?'이 쉽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제목처럼 가격 결정에 대한 것을 직접적인 사례를 통해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돗물뿐만 아니라, 가구, 도시락, 커피, 유니클로, 맞선파티, 스키장, 100엔샵, 루왁 커피, 무료 잡지 등과 같은 많은 가격 결정에 참고가 되는 관련 사례가 잔뜩 들어 있다.


보통 이렇게 되면, 앞에서 얘기한 거처럼 사례만 나열된 책으로 끝나기 쉬운데, 이 책은 정확히 이러면 되고, 안 되고를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사례처럼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야 하는지를 확실히 집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아이템에 대한 가격 결정을 할 때, 책 속 사례 중에서 비슷한 것을 찾아 조건에 맞는지를 대조해보며, 어떤 정책을 펴는 것이 더 안전한지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내 경우 공짜, 무료, 공유 경제 그런 쪽 아이템에 관심이 높았는데, 책 속에 그러한 내용을 자세히 담고 있어서 아주 기뻤다. 소비자에게 공짜, 무료가 되려면, 공급자가 자선 사업가가 아닌 이상, 그에 상응하는 이득이 있어야 한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기에 그만큼 좋은 아이디어지만, 어디선가 수익은 내야 한다.


일단 책에서는 우리의 제로페이 사업과 같이 수수료 없는 중국 전자화폐 상황과 19세 무료 스키장 이벤트, 미슐랭 가이드 등의 예를 들며, 이러한 무료 비즈니스를 수익 형태로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눠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무료 비즈니스의 핵심과 주의점 또한 명확히 하고 있어, 이런 비즈니스의 큰 맥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공유경제 비즈니스, 무료 비즈니스 책에서는 주로 사회적 영향, 파급 효과를 많이 얘기하는데,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수익이 더 중요하다. 수익 창출 아이디어는 자신의 몫이지만, 최소 정리라도 되어 있었으면 했는데, 그런 답답한 부분을 이 책이 후련하게 해소해줬다.


물론 '수돗물을 생수병에 담으면 얼마에 팔 수 있을까?'에 나온 내용 그대로 다 된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 안 한다. 그러나 최소 이런 판단의 기준이라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 무척 고마움을 가지고 있으며, 재미도 있었고, 가격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아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 만큼 장사나 사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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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차홍규.김성진 지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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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진짜 재미있게 본 미술 책이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미술 100'이었다. 

서양 미술을 책 한권으로 다 꿰뚫어 주는 책이었다. 예술 사조의 흐름에 따라 시대적 문화적 배경도 잘 설명되어 있어,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서양 조각 이야기인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조각 100'가 나왔다는 소식에 도저히 안 볼 수가 없었다. 

이 책은 그리스 고졸기 시대의 쿠로스 상으로 시작해서, 고전기, 헬레니즘 시대, 로마 시대, 고딕 시대, 르네상스 시대,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조각, 근대 조각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조각 100'보면서 느낀 건, 내가 서양 조각에는 완전히 까막눈이었다는 것이다. 미술 쪽은 그래도 많이 주워듣고 본 것이 있었지만, 서양 조각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생소한 것들 천지였다. 기껏 아는 것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나 다비드 상, 정도가 그나마 책 속에 익숙한 작품 정도였다. 

 

그런데 그것은 미켈란젤로에 극히 일부분만 아는 것이었다. 다양한 노예상도 만들었고, 자신의 묘를 장식할 조각도 했다. 게다가 만들다만 조각들도 여럿이 있었다. 미완성 작품은 그가 어떻게 조각 작업을 했는지 엿볼 수가 있었는데, 마치 돌 속에서 튀어나오려는 모습 같기도 하고, 사람이 마법으로 인해 돌에 갇히는 모습 같기도 했다. 그만큼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조각 사진만을 단순히 담은 것이 아니라, 손실된 부분을 재현하거나, 사라진 색채를 복원한 사진들도 담고 있다. 그리고 조각은 3D 입체 조형물인 만큼, 한쪽 면만 본다면, 그건 확실히 그 작품을 제대로 본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에는 필요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찍은 사진이 있어서,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파르네제의 헤라클레스나 벨베데레의 아폴론의 뒷모습이 그 예이다.


책 속에 나온 작품들 하나하나 참 대단했다. 고졸기에 조각들은 어색하지만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리스 시대의 작품들을 보면, 과연 이게 기원전 4백 년, 5백 년 전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정교했다. 한참 뒤인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과도 그 차이를 모를 정도였다. 돌을 가지고, 유리 빛 살결도 표현하고, 힘줄과 혈관까지도 정교히 조각한 것을 보면, 당시 조각가들은 사람이 아닌 거 같다는 생각까지 한다. 

지금 이렇게 조각하라면, 과연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여러 조각 중 강렬한 인상을 준 것은 도나텔로의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상이다. 섬세하면서도, 추상적인 표현이 현대 작가의 작품이라 해도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감정 표현이 너무나 생생해서 이 작품을 보고 또 보게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흐르는 눈물까지 표현한 베르니니가 만든, 페르세포네의 납치라는 작품이다. 눈동자와 눈물, 움켜쥔 허벅지에 표현 모두가 너무 생생하다. 이걸 어떻게 대리석으로 만들었는지 그저 감탄만 나온다.


책을 보면서 같이 생각해본 것은 동양의 조각 문화였다. 확실히 동양에는 조각 문화가  적은 거 같다. 있어도 거의 대부분이 종교적 필요에 따른 불상이나, 석탑, 비석류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서양 조각과 같이 인간적인 면이 부각되어 있지 않고, 섬세함도 많이 떨어진다. 두 문화가 걸어온 길이 전혀 달랐기에, 어디가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만일 동양의 조각가가 인간 본연의 모습에 집중했다면, 어떤 작품이 나왔을까 궁금해진다.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조각 100'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책이었다. 이 책 한 권으로 멋진 서양 조각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저자들이 가이드가 되어, 쉬운 설명으로 조각의 미학적 특징, 작품의 집중 포인트 같은 것도 잘 알려주고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본 책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꼭 봐야 할 필독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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