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주영헌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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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니면 나는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걷는사람

주영헌 시집

 

택배. 내가 주문했지만 항상 반가운 선물

그중에도 단연 책이 최고이다. 

책을 받고 나서면 유난히 기분좋은 책이 있다.

책이라 함은 물론 내용이 중요하지만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처럼

표지가 이쁘든, 책갈피가 이쁘든, 속지가 이쁘든 뭔가 끌리는 것이 있으면

책에 애착이 더 많이 간다. 

가끔 아끼고 아껴서 늦도록 읽을때도 있다. 

겉모습에 집착하는 나의 나쁜 습관으로 많은 책을 잃어봤는데도 고쳐지기가 않는다. 

포장을 뜯고 책을 쫙하고 훑어 보는데 비닐봉투가 하나 떨어진다. 

시인이 가장 좋아하는 문구를 넣은듯한 책갈피가 4개나 들어있다. 

나도 좋다. 

 

책을 읽는 내내 좋은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인지 

기대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좋다. 

시를 어떻게 읽어야 좋은지 잘 모른다. 

그치만 좋은건 안다. 

그림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내집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이 좋은거라고 하는것 처럼

시도 내가 좋으면 좋은거다. 

좋다. 

잘 읽힌다. 

어렵지 않다. 

 

힘은 어디에서 오나요 p20

시도 좋았지만 배경에 나오는 노란 말풍선이 나의 시선을 잡는다. 

무언가 써줘야 할것 처럼 자꾸만 쳐다보게 된다. 

손바닥으로  쓱 해본다. 

무언가 만져질것 처럼

 

빨래하기 좋은 날 p86

 

날이 좋아서

 

아픔과 슬픔, 아쉬움까지 툭툭 털어 / 빨래줄에 널었습니다. 

 

채 털어 내지 못한 감정들이 / 눈물처럼 바닥에 떨어져 어두운 얼룩을 남기지만

 

괜찮습니다, / 금세 마를 테니까요

 

날이 좋아서 / 이번에는

 

한나절도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좋다. 시의 구절구절이 와 닿는다.

빨래줄에 널었고

눈물처럼 떨어져 얼룩이 남지만

그마저도 금세 말라 버릴것이다. 

물웅덩이가 져서 조금 흉터는 남을 수 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훈장처럼 나에게 자랑이 될때가 있을 겁니다. 

그치만 나의 슬픔과 아픔, 아쉬움은 한나절은 더 걸리것 같습니다.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고 나에게 굳은살을 만들어 줄것이기에 

견뎌 볼랍니다. 

나에게도 오늘은 빨래하기 좋은 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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