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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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황선미 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나쁜 어린이 표]가 제일 좋다. 100쇄 인쇄본답게. 필사도 해 본 작품이라. 남다르다. 

나는 이 작품이 별로 맘에 안 드는데. 아이들은 이 책이 가장 좋다고 한단다. 독서 수업하시는 분들에게 듣기로 이 책을 필사를 하고 나면, 아이들의 문장력도 높아진다고 한다(믿거나 말거나!)

그래서 내가 공부하는 창작모임에서도 [마당을 나온 암탉]을 필사중이다. 생각보다 주인공 잎싹에게 매료되지 않는다. 갇혀 있는 곳에서 밖으로 나오고 싶다는 설정부터 ~ 이야기에 빠져들어야 하는데. 자꾸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생각만 들고.

이 작품과 거의 흡사한 소재로, 이탈리아에 유명한 작품이 있단다. 제목까지는 못 알아보았고, 편집자 중에서 몇몇 분들은 알고 계신다고 한다.

비슷한 생각으로 작품을 낼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서울과 다른 저 세계 밖에서. 가끔은 놀랍기도 하고, 인간의 생각이 거기서 거기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잎싹의 모험기를 다 읽지 않아서, 그 녀석을 사랑하게 될지 아닐지는 미지수이지만. 내 컴퓨터 옆에서 주구장창 있을 놈이기에. 이렇게 몇 자 남긴다. 

황선미 선생님의 필체는, 입말체에 가장 빛이 난다. 그래서 이렇게 저학년 리스트를 추천한다. 
[나쁜 어린이표], [초대 받은 아이들], [울타리를 넘어서],  [처음 가진 열쇠] 등이다.

이 작품이 나는 가장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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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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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좋은 어린이책' 창작 부분 대상 수상작! 
 
『초정리 편지』는 한글의 우수성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훌륭한 역사동화입니다. 이제까지  역사동화는 따분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책이라면 역사동화도 어린이가 재미있게 읽을 것 같습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하기까지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정도의 시간의 흐름을 물 흐르듯이 풀어냈습니다. 

국어 교사답게, 장운이와 누이가 나누는 편지글과 장운이가 주변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제가 그토록 배우기 싫어했던 훈민정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책 속의 평민들이 쉽게 읽고 쓰는 걸 보고 한글이 얼마나 소중한 문자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창비의 '좋은 어린이책'이라서가 아니라, 참으로 문장도 깔끔하고 완성도도 높은 작품입니다. 세종대왕이 사가에 사는 딸에게 한글을 먼저 시험해 보랬다는 사료 하나로, 이런 생각을 해냈다는 것에 탐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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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불어요! 창비아동문고 224
이현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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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볼어요!』에는 어린이가, 어른이 생각하는 어린이가 아니구란 생각이 들었다. 그건 어른들이 바라는 어린이와 다르게 어린이 나름대로 철학과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출판사에서는 그런 의미에서「짜장면 불어요!」의 철학적인 세상보기에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우리들이 움직이는 성」과「3일간」에 애정이 갔다.  

「우리들이 움직이는 성」에서 주인공 현경과 상우는 어린이와 어른이라는 경계에서 헤매고 있다. 상우는 겉모습과 달리 포르노 잡지와 매체에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현경이는 퀸카인 상우를 남자친구를 두었지만 키스를 하려던 상우에게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 이처럼 아직 어린아이 같은 보송보송한 성에 대한 생각들을 특유의 관점으로 들려준다. 

「3일간」은 소설적 느낌이 강한 작품이었다. 마치 자전적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들의 이야기 방식으로 세 주인공의 시점을 어느 하나에 무게를 싣지 않고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한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가난한 아이는 주변인인 선생님, 친구, 이웃의 사랑으로 모든 것이 결말나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프다.

가장 난해했던 작품으로는「지구는 잘 있지?」였다. 지구 밖에서 지구에 있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인데, 쉽게 읽히지 않는다. SF를 싫어해서인지 몰라도 우선은 책장을 덮어두었다. 

각각의 작품은 다른 느낌,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이미 창비라는 매체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작가여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더군다나 단편 모음집으로는 첫 수상자인 걸로 기억된다. 대부분의 작품이 장편으로 당선되었던 것을 떠올릴 때 단편 하나하나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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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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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온 줄도 몰랐다!! 현실과 허구가 마구 뒤섞인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에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다. 지금 왜 장클로드는 가족을 살해하고, 거짓된 인생을 살았는가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다. 역시나! 그의 문체에서는 현실인지 사실인지 구분이 안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 중심에 엠마뉘엘 카레르식의 문체! 나 이 작가의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작가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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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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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첫 작품 <겨울아이>를 읽고 감동받았다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작가의 소설은 모두 엽기적인, 절대 아이들에게는 권해서는 안될 소설책이다.

<겨울아이>는 결국 성추행범이자 살인자가 아버지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콧수염>은 더하다. 아내를 놀려주려고 10년간 기른 콧수염을 잘랐지만 아내는 거짓말하지 말라며 우습게 넘어간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 모두, 그가 콧수염을 기른 적이 없다고 한다. 집을 나와 정처없이 떠도는 주인공은 자신이 미친 것인지, 주변 친구들이 자신을 조롱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영역에서 방황한다.

그의 소설은 곳곳에서 몽환적인 샛길로 새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교묘하게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 솔직히 엽기적이고 괴기담에 가까워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소설이 못된다. 그러나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의 기발한 상상력, 입답, 재치, 유머를 배울 필요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인기있다고 들었는데, 국내에서 잘 팔리지 않는 작가인지 그의 다른 소설들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P.S: 그래서 한때는 프랑스어를 배울 생각도 했었다. 유난히 다른 국가의 소설보다 프랑스 작가들의 소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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