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대화 - 1997년 하노이, 미국과 베트남의 3박 4일
히가시 다이사쿠 지음, 서각수 옮김 / 원더박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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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리뷰] '적과의 대화'

- 1997년 하노이, 미국과 베트남의 3박 4일 -

 

 

 


 

 

 

지은이 : 히가시 다이사쿠

옮긴이 : 서각수

펴낸곳 : 원더박스

발행일 : 2018년 9월 10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최근 들어 남북관계에 다시 훈풍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작년만 해도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실험과 핵위협으로 전세계가 공포에 떨었었죠. 그런데 올해 들어 북한의 대외정책이 급변하여 경제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북한은 경제제재를 풀기 위해 핵포기를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죠. 어떻게든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좋은 결과로 귀결이 된다면 대화로 적대적인 대립 상황을 극복한 좋은 선례가 될 것 같은데요. 이와는 좀 다른 사례이지만 과거에 벌였던 전쟁을 피할 수 없었는지 전쟁 당시 해당국의 주요지도자들이 모여 토론을 한 적이 있답니다. 최근에 읽었던 <적과의 대화>라는 책에서 그 대화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베트남전쟁에서 서로를 적대 관계였던 베트남과 미국의 베트남전쟁 관련자 26명이 참여한 회담이랍니다. 여기에는 당시의 관료, 군인, 참모들이 모여서 나흘간에 걸쳐 회의했답니다.

 

 

 

 

저자는 국제 관계 분야의 전문가로 2004년까지는 일본 공영방송 NHK의 디렉터로 근무했답니다. 당시 베트남과 미국,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한국-미국-북한 등 다양한 분쟁 지역에 대한 스페셜 다큐멘터리를 기획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2012년에는 2년간 유엔 일본 대표부 참사관으로 근무했고 현재는 대학교수 겸 국제관계 연구소 부국장을 맡고 있답니다.

 

 

 

 

책은 <추천의 글/한국어판 서문/서장>으로 시작하여 <1. 대화이전 - '적과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2. 대화 첫째날 - 상대의 의지와 목적을 제대로 파악했는가?>, <3. 대화 둘째날① - 전쟁을 피할 길은 없었는가?>, <4. 대화 둘째날② - 확전의 결정적 원인은 무엇이었나?>, <5. 대화 셋째날 - 비밀 평화 협상은 왜 실패했는가?>, <6. 대화 마지막날 - 이 대화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후기/관련 연표/베트남 지도>의 순서로 책은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자별로 흘러간 토론의 순서대로 책은 편집되어 있는데 책에 기재된 내용은 비공개로 열린 나흘간 회의의 녹취록과 쌍방 대표자 인터뷰를 근거로 NHK스페셜 '우리는 왜 전쟁을 했을가? - 베트남 전쟁, 적과의 대화' 제작한 내용에서 밝힐 수 없었던 비화와 더욱 상세한 대화내용을 담았답니다.

 

 

 

 

먼저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베트남 지도와 관련 연표부터 봅니다. 일단 베트남 전쟁의 주무대와 시점별 발생 사건들부터 대충이라도 알고 읽어야 내용 이해가 훨씬 수월해 질거라 예상했기 때문이죠. 다 읽어본 뒤에 돌이켜 보니 지도는 그렇지만 연표만큼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 관련 연표는 일제가 패망한 1945년 8월 베트남독립동맹이 일제 봉기한 8월 혁명에서부터 시작합니다. 9월에는 호찌민이 베트남민주공화국 독립을 선언했다는군요. 이듬해 프랑스와의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1954년에 인도차이나 휴전과 제네바 협정이 조인되었답니다. 1956년에는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의 통일선거 협의 제안을 거부하여 베트남의 정세는 살얼음판을 변해갑니다. 1964년 조작이란 설이 난무하던 통깅만 사건으로 미국이 참전하게 되고 이듬해부터 폭격을 개시합니다. 하지만 1973년 파리협정을 시작으로 미국은 발을 빼기 시작하죠. 1975년에는 사이공이 함락되어 이듬해 베트남 통일국회와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 성립되어 통일이 완수됩니다.

 

 

 

 

책을 보니 베트남전쟁을 바라보는 베트남과 미국의 시각에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자세히는 몰랐지만 그런게 있다는건 알았지만 이정도로 커다란 간극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회담에 참여한 사람들 역시 회담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내용들도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꽤 흥미로운 부분이었지요. '적과의 대화', 다른 말로는 '하노이 대화'라고도 불린다는 이 회담은 1997년 6월 20일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 특별회의실에서 3박4일에 걸쳐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미국측 13명, 베트남측 13명이 참가하였는데 대부분 베트남전쟁 당시 정책 결정이나 전쟁 수행과 같이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사람들로 구성되었구요.

 

 

 

 

 

 

미국이나 베트남이나 아직도 베트남 전쟁의 내막을 국민들에게 세세하게 내보이기 곤란하고 들출수록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괴로와지는 그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전쟁을 피하거나 조기에 종결시킬 기회가 없었는지를 테마로 격론을 벌이게 됩니다. 그 와중에 많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게 되고 각자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전쟁을 바라 보고 있다는걸 알게 됩니다. 제 보기엔 미국측이 일방적이고도 편협된 시각이 많은거 같고 베트남측 시각은 그다지 잘못된거 같진 않았습니다. 베트남전쟁은 도미노이론에 근거하여 공산주의의 확산을 저지하겠다는 미국의 이념과 민족 통일과 민족 자결권을 찾겠다는 베트남의 신념이 충돌한 전쟁입니다. 서로 다른 목적을 지녔던 두 국가가 베트남 땅에서 치뤘던 전쟁이었기에 미국은 가해자에 가깝다 보여지고, 베트남은 피해자에 가깝게 보여지는 것 같더군요. 그들의 대화를 보다 보면 미국은 일본 제국주의의 그림자가, 베트남에게선 조선 혹은 대한제국의 모습이 투영되기까지 합니다. 침략자들이 침탈당한 자에게 너들도 잘못한게 많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회담 내용중에는 베트남 전쟁이 확산된 요인으로 두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는 1964년 8월 2일과 4일 미 구축함 매독스 공격(통킹 만 사건)으로 이로 인해 미국이 베트남에 대해 공격을 개시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다른 하나는 1965년 2월 6일 미 공군기지 쁠레이꾸 공격으로 이 사건으로 본격적인 개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사건을 바라보는 양국 참가자의 시작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더랍니다. 첫번째 사건에 대해 2일 공격은 양측 다 인정하는 공격이 맞지만 4일 공격은 미국의 조작이라는게 베트남 측의 시각입니다. 자신들은 공격한 적이 없다는 것이죠. 두번째 사건은 더욱 기막힌데 미국은 전쟁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있던 시기에 자국 기지가 공격을 받아 병사들이 다치고 죽게 되었기에 북베트남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서 전쟁 확산은 어쩔수 없었다는 시각인데 반해 베트남은 30여명 밖에 되지 않는 지역 부대가 당시 쁠레이꾸에 주둔하던 남베트남 정부군 사령부을 공격했었던 당시 흔하게 벌어진 베트남 해방과 통일을 위한 게릴라 공격중 하나였을 뿐이었다는 겁니다. 서로가 다른 전쟁관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던 부분이었죠. 이 외에도 많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만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회담 참여자들이 회담 마지막 날에 공유한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쌍방의 최저조건'은 다음과 같이 얘기됩니다. 그런데 이 목표를 말했던 맥나라마에게 응우옌칵후인이 이 목표를 언제 생각해내었는지 묻는데 그 대답이 걸작입니다. 그저께 밤이라네요.

 

<베트남측>

1. 미국의 폭격 중지와 미군 철수의 확약   2.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연립 정권 참가   3. 베트남 통일을 향한 절차와 조건의 확립

<미국측>

1. 미국인 포로 석방   2. 미공산주의 세력의 연립 정권 참가   3. 통일 베트남이 소련과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패권을 확대하는데 앞잡이가 되어 행동하지 않겠다는 확약

  

 

21세기 들어 세계는 증오와 폭력을 낳는 새로운 시대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이슬람과 미국,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등 지구 곳곳에서 험한 일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죠. 저자는 하노이 대화를 통해 전쟁 지도자들이 상대방의 의지와 눙력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으며 오인을 되풀이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러면서 태평양전쟁에 패한 일본 역시 지금까지 되풀이하고 있는 과오, '실패를 은폐하고, 원인을 규명하지 않으며,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라는 일본의 뿌리 깊은 병페에 대해 얘기를 합니다. 확실히 일본정부의 행태는 문제지만 그것을 인지하고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이 있다는게 신선하게 와닿았습니다.

 

 

 

 

이처럼 책은 분쟁을 피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길을 가야할지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게도 이러한 회담이 있었으면, 혹 앞으로라도 이런 회담이 개최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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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대담 - 좋아하는 것을 잘 만들면서 살아남는 방법
이용재 지음 / 반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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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미식대담'

- 좋아하는 것을 잘 만들면서 살아남는 방법 -

 

 

 

 

 

지은이 : 이용재

펴낸곳 : 반비

발행일 : 2018년 8월 27일 1판1쇄

도서가 : 18,000원

 

 

언제부터인가 '먹방'이란 말이 흔해졌습니다. 이 말은 '음식을 먹는 것을 내보내는 방송'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간에서는 인터넷방송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던데요. 최근에는 '혼밥', '혼술'이란 말도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함께 밥을 먹으며 정을 나누어 왔다지요. '식구(食口)'란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같이 식사를 한다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도서후기는 <미식대담>이라는 책으로 우리나라 요식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저자가 인터뷰 한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는 책입니다. 사장님이라고 표현했지만 책에서는 셰프, 파티시에, 바텐더, 블랑제, 바리스타, 소믈리에, 쇼콜라티에, 대표, 매니저, 수입상 등 여러가지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단어도 꽤 많이 볼 수 있었구요.

 

 

저자는 건축학을 전공하였지만 지금은 음식평론가로 활동 중인 분이랍니다. 음식비평을 주업으로 삼은지가 오래된 지는 잘 모르겠지만 '들어가는 말'에 기재된 글을 보면 네X버 오디오클립 '미식 대담'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걱 같습니다. 음식전문지에 한국 최초로 레스토랑 리뷰를 연재했다는걸 보면 평론계에 들어선지 오래된 것도 같긴 합니다. 저자 사진을 보면 예술계에 종사하는 분 같단 느낌이 들었구요.

 

 

책은 총 열개의 사장들과의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들어가는 말. 거리 두기와 궁여지책의 '아카이빙'>로 저자의 그간 과정과 생각을 언급한 후에 본문부로 이어지죠. 본문부에는 '메종 엠오(오쓰카 데쓰야 & 이민선 세프)', '주반(김태윤 셰프)', '광화문국밥(박찬일 셰프)', '바 틸트(주영준 바텐더)', '권숙수&설후야연(권우중 셰프)', '라 뽐므&에뚜왈(정웅도 대표)', '필리뽀&피(박이경 매니저), FJ코리아(정순나 매니저)', '쇼콜라디제이(이지연 쇼콜라티에)', '음식콘텐츠 전문 크리에이터(김옥현 에디터)', '트리토리아 챠오(이주하 셰프)'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맺는말 - '미식 대담' 첫번째 시즌의 교훈과 과제>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특이하게도 대담자들 대부분이 식품이나 음식과 관련된 전공을 수학한 사람이 아니란 점입니다. 불교학, 영화학, 역사학, 사회학, 경영학, 신문방송학을 학부에서 전공하였지만 관심 많던 요리의 길에 접어들었다더군요. 광화문국밥과 권숙수&설후야연, 이 두곳의 셰프만이 요리관련 전공을 받았던 분이라 합니다. 맺음말에서는 음식과 상관없는 분야에 상당 기간 종사하다가 전업한 이들을 가리켜 커리어 체인지(carrer change)라 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과자​나 케잌, 빵 종류를 좋아하질 않아서 그런지 그 분야 분의 대담 내용은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단어 자체를 이해 못하는게 많아서죠. 여성분들중에는 이 분야에 관심 많은 분들이 많은 듯 한데 저로선 그다지 눈길이 가질 않더군요. 앞에서도 얘기한 파티시에, 블랑제, 쇼콜라티에가 뭔지를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에 반해 한식과 주류의 경우에는 눈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참고로 책에서 처음 보거나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단어들에 대해 나름 정리해 봅니다.

 

셰프(Chef) : ​호텔이나 식당의 주방장

파티시에(patissier) : 과자나 케이크, 쿠키 같은 제과류를 만드는 사람

파티스리(patisserie) : 과자,케이크 제조 판매하는 제과점

블랑제(boulange) : 빵 만드는 사람, 제빵사

블랑제리(boulangerie) : 빵 만들고 판매하는 가게, 빵집

쇼콜라티에(chocolatier) : 초콜릿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쇼콜라트리(chocolaterie) : 초콜릿 제조 판매하는 가게, 초콜릿가게

글라스리(glacerie) : 아이스크림 만들고 판매하는 가게, 아이스크림가게

브리오슈(brioche) : 밀가루와 계란과 버터를 넣어 맛이 달고 크기가 작게 만든 빵

크루아상(croissant) : 버터를 듬뿍 넣고 살짝 구운 초승달 모양의 작은 빵 

바게트(baguette) : 겉껍질이 단단한 막대기 모양의 기다란 프랑스 빵

바타르(batard) : 굵기가 중간 정도의 프랑스 빵

캉파뉴(pain de campagne) : 바게트보다 수분이 적고 통밀, 호밀 등을 섞어 만든 프랑스 빵

비에누아즈리(viennoiserie) : 빈에서 비롯되어 19세기 중후반에 파리에서 인기를 끌고 자리 잡은 버터를 많이 쓴 빵

제누아즈(genoise) : 이태리 제노바에서 유래된 스펀지 모양으로 구운 케이크

자허토르테(sachertorte) : 빈에서 유래된 살구잼과 초콜릿을 입힌 케이크

마들렌(madeleine) : 둥글고 부드럽게 구워 만든 카스테라

피낭시에(financiere) : 피낭시에 소스를 넣은 볼오방 파이

 

 

최근 우리나라 자영업이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지요. 책에서도 요식업계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직접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대담자 분들 역시 절감하고 있던데요. 책에선 가게 운영을 중단한 경우도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질 좋은 식재료의 확보와 새로운 메뉴의 기획개발만큼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던 내용 중 하나는 '한식 천원 인상론'이었는데요. 그래야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의 복지를 높일 수 있고 요리와 음식의 수준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복지라는건 물가 수준과도 연관성이 있을텐데 단순히 음식 가격만 인상한다고 해서 종업원 복지와 음식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는 건 좀 단견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요식업계 가격 인상이 곧 전반적인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테니까요..

 

 

또 하나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9. 시대의 흐름과 콘텐트의 본질을 매개하기>라는 타이틀의 콘텐츠 크리에이터와의 대담 내용이었습니다. 이분은 음식, 요리분야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만들어 온 분으로 국내 최초의 라이선스 푸드 매거진의 편집장을 역임했고 여성지, 음식 전문잡지, 단행본 출간 등 요식업 관련 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신 분입니다. 음식 얘기보다도 음식 사진 촬영과 기사 작성, 편집에 대한 내용, 그리고 요리연구가에 대한 대담자의 이야기가 참 인상깊었는데요. 콘텐츠 개발,제작 업계도 부침이 심하다는군요. 그리고 예전에는 여성 요리연구가가 훨씬 많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남성 셰프들로 바뀌어진걸 생각해보면 한국은 편중된 시대 흐름을 쫒아가는 경향이 굉장히 큰거 같답니다.

 

 

책에는 요식업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다양한 분들의 생생한 대담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가게의 생존전략은 물론 직업 철학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대담자들로부터 다채롭게 핵심을 뽑아내는 것 같습니다. 물론 편집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요.^^ 맺는 말에 나오는 미식 대담의 교훈과 과제로 장기적 안목과 협업,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음식을 이해하려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내용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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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 - 개화와 근대화의 격변 시대를 지나는 20세기 초 서울의 모습 표석 시리즈 2
전국역사지도사모임 지음 / 유씨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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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

- 개화와 근대화의 격변시대를 지나는 20세기초 서울의 풍경 -

 

 

 

 

 

지은이 : 전국역사지도사모임

펴낸곳 : 유씨북스

펴낸날 : 2018년 9월 15일 1판1쇄

도서가 : 13,800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역사는 1392년 조선이 건국되면서 도읍지로 선택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서울이란 말은 원래 수도라는 의미의 말이었다는데 신라의 수도 서라벌(지금의 경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지요. 서울은 조선이 도읍지로 선택할 당시에는 한양(漢陽)이라 불리웠지만 태조 한양부(漢陽府)의 명칭을 한성부(漢城府)로 고쳤다 합니다. 아마도 한양에 천도하면서 한양도성을 축조하였기에 '한성'이란 말이 같이 사용되었던 같습니다. 일제치하에 들어서게 된 1910년에는 조선총독부 칙령에 의해 '한성'이라 불리던 조선의 도읍 명칭을 '경성(京城)'으로 개칭했었답니다. 이번 쓰고자 하는 도서 리뷰는 이러한 서울의 과거에 대해 쓴 책입니다.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라는 책으로 근대화 시기 당시의 서울의 모습들을 표석을 통해 되짚어보고 그 역사를 살펴보는 내용이죠. 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표석을 따라 경성을 거닐다>라는 일제 치하 당시 서울의 모습에 대해 쓴 책이 먼저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이 서적도 구해서 읽어보고 싶어지더군요.

 

 

책은 한 단체​의 이름으로 공동 저술되었습니다. 그 단체의 명칭은 <전국역사지도사모임>으로서 2015년에 시작된 현장에서 활동하는 역사지도사들의 전국 모임이라고 합니다. '역사지도사'라는 이름이 생소했는데요. 검색해보니 전국의 지자체에서 역사지도사 교육프로그램이 많이 조회되더군요. '문화해설사'와는 그 성격이 약간 다른 것 같습니다. 

 

 

책은 ​1~2부로 '근대국가로의 시대적 요구'와 '개화와 근대화의 한성 풍경'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각 다섯개 파트로 되어 있어 모두 열개의 길을 소개하고 있지요. 그 수록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많은 현장 조사와 검토, 정리를 하여 책에 수록하게 되었는지가 느껴졌습니다. 책에 수록된 10개의 길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강몽 길', '서양의학 길', '중등교육 길', '신문사 길', '여학교 길', '태화관 길', '용산 길', '심우장 길', '백화점 길', '대학로 길'.

 

 

 

 

책의 시작으로 나오는 <책머리에 - 격동하는 20세기 초 한성의 풍경>은 이 책의 성격과 목적, 전반적인 내용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줍니다. 먼저 출간된 <표석을 따라 경성을 거닐다>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 출판콘텐츠로 선정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ㅎㅎ 여튼, 그 책 출판 후 일년 반만에 이 책이 출간하게 되었다는군요. 많은 이들이 '표석시리즈'에 호응을 보내주고 있다던데 저도 그 중 한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책에는 근대화 시기 서울, 당시 명칭으로 한성의 다양한 길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길은 일반도로를 의미하는게 아닌거 같습니다. 근대화와 관련된  많은 건축물 자리들을 살펴 보면서 그 분포된 지역을 모아서 일대 지역을 부르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책에는 그 분포 지역별 길 지도가 각 파트 첫머리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만 모아 봐도 찾아가보는데 아무 문제 없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이러한 도서 기획 참으로 신선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가 들어온게 고종 때란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고종은 서양의 발달된 기술을 받아들여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이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것이 동양 최초라는건 최초란 사실은 의외였습니다. 조선보다 먼저 근대문물을 들였던 일본보다도 먼저 도입했다는게 믿기지 않았죠. 에디슨이 1879년 10월에 백열등을 발명한 지 7년 5개월이 되던 1887년 3월 6일에 경복궁 향원지에서 처음으로 전등에 불을 밝혔는데 이때까지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전기를 사용하지 않던 때였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자면 고종은 얼리어답터(Early adopter)가 아니었나 싶네요. 전화나 전차 역시 고종 때 도입되었고 그 도입 이유도 책에는 재미있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근대의학이 도입된 것은 19세기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현대의학에서도 극찬을 받는다 하는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으로 상징되는 의학체계가 있었고 전의감, 내의원, 혜민서 등으로 그 체계가 유지되어 왔습니다. 서양근대식 병원은 1885년 미국 선교사이자 의사인 알렌이 처음 설립한 '제중원(濟衆院)'으로, 알렌이 병원 건립을 건의하였고 고종은 알렌의 주도 아래 '광혜원(廣惠院)'을 설치하게 하였는데 12일 만에 '제중원(濟衆院)'으로 바뀌게 되었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국립병원이죠. 당시 병원은 지금의 헌법재판소 자리에 있었다는군요. 이 외에도 책에서는 조선시대 의료기관의 자리터와 근대식 병원의 자리터를 설명하면서 행정동 명칭의 유래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러한 지역명의 유래들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교육​기관들 중 많은 학교가 해방 후에도 명문학교로 이어져 왔습니다. 지금이야 고교평준화 정책으로 옛 명성이 희미해진 경기고등학교와 대한민국 최상층 학부라 일컬어지는 서울대학교가 대표적이죠. 원래 강북에 자리하고 있었던 경기고등학교는 서울도시 확장과 강남개발을 위해 정부가 강남으로 이전시켰습니다. 이전하고 남은 경기고 자리에 지금은 정독도서관이 자리하고 있지요. 그런데 그 정독도서관 자리가 예전에 혁명가들이 살았던 자리라고 합니다. 첫 혁명가는 '성삼문'이고 두번째는 '김옥균'이랍니다. 두 분은 같은 터에 시간차를 두고 살았지만 역성혁명에 실패하여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단 점에서 삶의 궤적이 많이 비슷해 보입니다만 김옥균의 능지처참이 후 몰수된 그의 집에는 최초의 관립 중학교가 세워졌답니다. 특이한 건 교명 자체가 '관립중학교'였다네요.ㅎㅎ 책에서는 이곳만큼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건과 인물, 터의 기능이 변화되어 온 곳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답니다. 아.. 김옥균의 능지처참이 행해진 이듬해 1895년에 갑오개혁으로 능지처참이 페지되어 김옥균의 처형이 조선의 마지막 능지처참 집행이었다고 합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왔던 부분은 여섯번째 파트인 <태화관 길. 요릿집이 된 순화궁>이었습니다.​ 생소한 궁 이름이었기에 더욱 그러한했었죠. 이곳은 진정한 주인이 차지할 경우 명당 중의 명당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흉지 중의 흉지가 되었던 땅이랍니다. 순화궁은 지금의 행정구역으로 보자면 인사동길 29 태화빌딩, 인사동길 25 하나로빌딩 자리에 있었던 궁이랍니다. 그 자리엔 중종반정의 공신이자 세종의 여덟번째 아들인 영응대군의 사위(능천부원군 구수영)가 살았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후 권력있는 자들에 의해 이어져 온 이곳은 세도정치 시기 때인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안동 김씨의 세도가 김흥근의 소유가 되었는데 이후 헌종의 후궁인 경빈 김씨 소유가 되었다가 그가 죽은 후 사당인 순화궁이 됩니다. 사당은 이듬해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빈집으로 남게 된 순화궁은 흥선대원군의 사위이자 을사오적 이완용의 형인 궁내부대신 이윤용이 하사받게 되었고, 이완용이 형으로부터 받아내어 이곳에 거주하였답니다. 이완용이 옥인동으로 이사한 후에는 순화궁 터에 새로 건물을 짓고 태화관이라는 여관으로 바뀌게 되고, 1년 뒤인 1914년에는 여관에서 요릿집으로 용도가 변경됩니다. 이러한 태화관에서 1919년 민족대표 33인이 모여 독립선언을 하지요. 이완용은 그러한 역사적인 현장을 소유하고 있기 부담스러웠는지 1921년 미국의 외국 선교부인 남감리회 여선교부에 매각합니다. 남감리회 여선교부는 이곳을 태화여자관으로 변경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는데 1939년에 순화궁을 헐고 3층짜리 현대식 건물을 신축합니다. 그런데 조선총독부에서 새롭게 지어진 태화사회관을 몰수하여 종로경찰서로 사용했답니다. 그 건물은 1980년에 도심 재개발사업으로 철거되었고  이후 빌딩이 들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답니다. 하나의 공간을 살펴보는데도 이렇게나 많은 일들이 있었답니다. 이처럼 서울 사대문 안의 공간들 중에는 역사성을 지닌 장소들이 참 많은 것 같은데요. 책에서는 이를 "공간은 하나지만 그 자리에 쌓여진 역사적 시간의 켜는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산이 흐르며 그 장소의 겉모습은 변할지 모르지만 장소가 내포하고 있는 역사의 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 말하고 있는데 무척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표석 사진들이 모아져 있습니다. 오가면서 봤었던 표석들도 많았지만 이런것도 있었구나 싶은 것도 많았죠.​ 시간 나는대로, 오가면서 보이는대로 틈틈히 살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씩 그냥 지나친 표석들도 있던데 이제부턴 기록부터 꼭 남겨야겠네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있는 무수한 역사적인 공간들에 대해 알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 아니 '표석을 따라 ~ 거닐다' 시리즈 모두 읽어볼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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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의 두 얼굴 - 현명한 당신도 몰랐던 건강검진의 불편한 진실
마쓰모토 미쓰마사 지음, 서승철 옮김 / 에디터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도서후기] '건강검진의 두 얼굴'

- 현명한 당신도 몰랐던 건강검진의 불편한 진실 -

 

 

 

 

 

 

지은이 : 마쓰모토 미쓰마사

옮긴이 : 서승철

펴낸곳 : 에디터

발행일 : 2018년 9월 1일 개정판1쇄

도서가 : 13,000원

 

 

 

 

얼마전 건강검진과 관련된 독특한 내용의 책을 접했습니다.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직접 제공받은 책인데요. 일본인 의사가 일본 의료현장에서 체감한 경험을 기준으로 집필한 도서로 <건강검진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건강검진은 대부분 쓸모 없는 과잉진료행위'라는 것이죠. 지금까지 의약품 과잉 처방 얘기는 많이 접했지만 건강검진이 과잉진료란 얘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이 책은 2010년에 일본에서 처음 출간되었지만 출간된지 5년이 지난 시점에 저자가 되돌아 보니 '대사증후군 검진'과 같은 최근 동향과 최신 정보 등 추가해야 할 사항이 많아 보여 2016년에 개정증보판을 내게 되었답니다.

 

 

저자는 1943년 오사카 출생으로 홋카이도 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후 40여 년을 의료계에서 활동한 현역 의사입니다. 저자는 적은 의약품과 적은 비용으로 치료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는데요. 양의사이면서도 한방약도 환자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사용한답니다. 의료활동에 힘을 쏟는 것 외에도 웃음과 긍정적인 사고가 치료에 좋다는 내용으로 많은 강연을 하고 있답니다.

 

 

 

 

책은 <개정증보판 서문>과 <머리말>로 시작하여 <차례>를 거쳐 <제1장. 건강검진을 통해 의료를 생각하다>, <제2장. 국가나 언론, 의사에게 현혹되지 않으려면>, <제3장. 나를 전율케 한 무서운 일본의 의료>로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맺음말. 건강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독이다!>, <역자 후기. 건강검진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으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개정증보판 서문>과 <머리말>에서부터 강렬한 문구로 시작됩니다. '과학적 근거 없는 대사증후군 검진', '장수하려면 건강검진 받지 마라'가 바로 그것인데요. 저자는 대사증후군 검진이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된 기준치로 인해 검진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상 있음' 결과를 받아 들고서는 더욱 불안한 마음에 '정밀 검사'를 받게 된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대체 이 나라 일본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라고 하고 있습니다. 검진비가 점차 증가되어 건강보험 재정의 지출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 국민들도 쥐꼬리만한 연금에서 의료비를 쥐어짜내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전국의 의료기관은 정부에 무척 고마워 하고 있답니다. 일본도 건강검진비를 일정 부분 건강보험에서 지원을 하는가 봅니다.

 

 

저자는 건강검진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이 더 단명하더라는 데이타가 있을 정도로 장점 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라고 단언합니다. 그것은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먹지 않아도 될 약을 먹게 된다는 것과 받지 않아도 될 수술을 받게 된다는  것, 그리고 가장 큰 단점으로 부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정상에 해당하는 기준치가 서양인을 기준으로 설정된 기준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동양인에게는 맞지 않다고 하네요. 예로 혈압 수치를 들고 있는데요. 140에 80이라고 하면 고혈압으로 중병에 걸린 사람처럼 난리법석인 경우가 흔하답니다. 콜레스테롤, 요당, 혈당, 골밀도 수치들로 마찬가지라 하구요. 하지만 고혈압은 병이 아니라 합니다. 신경 쓰이는 정도의 혈압이 큰 병을 일으킬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답니다. 이건 저자가 40년에 걸쳐 10만여명을 진찰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 하구요. 고혈압상황에 따라 수치들이 오르내릴 수 있고 체질에 따라 적정 수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답니다. 이 대목에서 약간 멘붕이 올거 같았었죠.. 고혈압은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책 본문부는 이러한 서론부의 주장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각 파트별로 자세히 설명하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 많았던 지질검사(콜레스테롤)에 대한 부분을 집중해서 보았죠. 저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 높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360까지도 정상이라고 하는 학자도 있다는군요. 일본에서 콜레스테롤 정상치라 하는 220㎎/㎗란 수치는 일본인보다 심장질환이 6배 많은 백인들을 대상으로 설정된 것으로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설정된 수치이므로 400이나 500이면 모를까 일본인에게 220까지가 정상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는겁니다. 동양인이란 범주에서 보면 한국인도 마찬가지란 얘기겠죠. 저자는 지금까지 상식처럼 알고 있는 내용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참 어렵더군요. 직장에서 건강검진 받으라는 걸 거부하긴 그렇고.. 검진은 받되 그 결과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단순 참고사항으로 받아들여야 할 거 같습니다. 책 뒷부분에도 그러는 것이 건강에 훨씬 좋다고 하구요. 사실 건강검진 받다 보면 형식적이란 느낌 많이 들던데 여러모로 그게 정답인거 같습니다.

 

 

책에 따름 어떤 검사를 하든 자신만의 기준치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기준치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기준 수치일 뿐, 자신의 기준 수치는 아니라는 것이죠. 게다가 사람마다 적정 기준치에 차이가 있답니다. 그러기에 한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면 안되고 지속적인 변화여부를 관찰하는게 중요하답니다. 더우기 의료기관별 시설과 측정방법에 따라서도 측정수치에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흔하기에 동일한 기관에서 동일한 시설과 측정방법으로 지속 측정하는게 보다 낫다고 하네요. 여튼, 의약품은 적게 복용할수록 좋고 수술보다는 자연치유가 좋다고 합니다. 혹 암에 걸렸다 하더라도 수술과 항암치료로 고통스럽게 1~2년 살다 가는 것 보다는 고통없이 하고 싶은대로 마음 편하게 3~4년 살다가 가는게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수뢱된 사례들을 보니 참 그렇네요. 뭐 물론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에 맞는 사례들로만 선정되어 수록되었겠지만요.

 

 

이처럼 책은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건강에 대해 불안해 하며 살기 보다는 차라리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게 더 낫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건강검진 내용을 보면 굳이 알 필요없는 세세한 것까지 알려주어 비교적 문제 없는 사람들도 환자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심지어는 스스로 자가치유가 가능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합니다. 황당한 건 조기 검진으로 인해 치료를 받다가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경우이죠.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보면 암치료는 받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건강검진에 의존하지 말고 건강을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합니다.

 

 

제 보기에 이 책은 건강검진은 물론이거니와 의료행위라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여지를 주기에 건강한 삶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한 것 같습니다. 건강 에세이를 표방하는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닌 것 같기에 참고로 알아 두면 좋을 내용이라는게 적절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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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 - 역사 속 한 끼 식사로 만나는 음식문화사의 모든 것
박현진 지음, 오현숙 그림 / 책들의정원 / 201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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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

- 한국인의 밥상을 차려낸 조선일보 인기칼럼 <아하! 이 음식>의 확장판 -

 

 

 

 

 

 

글쓴이 : 박현진

그린이 : 오현숙

펴낸곳 : 책들의정원

발행일 : 2018년 9월 25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많은 학자들이 인간의 욕구에는 다섯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전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매슬로우의 5단계설인데요. 이외에도 에리히 프롬 등 이론들이 있다고 하지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가장 근원적인 욕구는 생존욕구라 합니다. 옛날에는 먹는 것이 생존을 좌우했겠지만 현대에 는 먹는게 생존의 첫째 조건은 아닌거 같습니다. 음식을 깨끗하게 비우면 수준 떨어진다 보는 사람들 많은 것도 그렇고 그렇게 음식을 남겨서 쓰레기로 버려지는게 작금의 현실이기 때문이죠. 지금도 아사하는 지역이 존재하지만 그건 극히 예외적인 상황으로 치부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읽은 도서는 식품공학을 전공한 분이 우리나라의 음식들에 대해 기본적인 과학적 지식과 지리적 환경, 역사와 문화를 곁들여 집필한 도서로 2015년부터 조선일보의 칼럼 <아하! 이 음식>에서 연재되었던 내용들 중 일부랍니다. 저자 이름 옆에는 '쓰다', '그리다'란 말이 쓰여있는데요. 처음엔 일본사람인가 싶었죠.ㅎㅎ

 

 

 

 

책은 <프롤로그. 역사를 듬뿍 얹어 한 숟갈 입에 담다>, <1장. 기다림의 미학>, <2장. 바다가 건넨 선물>, <3장. 혼자여도 다채롭다>, <4장. 한국의 전통 음식을 찾아서>, <5장. 식품의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6장. 비슷하면서도 다른 듯한>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는 저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음식과 관련한 생각, 책에 대한 소회 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스시, 소바, 낫토가 한국에서 전래되었다고 한다는 점이죠. 본문에도 이에 대해 설명되고 있긴 한데 그 근거 설명이 좀 부족해 보입니다.

 

 

 

 

 

 

책에 수록된 내용들이 모두 흥미로운 것들입니다. 잘 알려진 내용도 있지만 이게 이랬던 거였나 싶은 내용들도 꽤 있습니다. 책에서 제일 처음 나오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와 묵은지 이야기 중 일본의 기무치가 그러했는데요. 우리의 김치는 엄청난 양의 유산균이 들어 있는 발효식품이지만 일본이 모방한 기무치는 발효식품이 아니랍니다. 일종의 김치 겉절이와 같은 형태랍니다. 흐흠.. 전 세계적으로 김치와 유사한 발효식품으로는 독일의 양배추로 만든 사우어크라우트, 네팔의 군드록, 일본의 쓰케보노 등이 있다는데 우리의 김치는 이들과는 다르게 고추 등의 향신료를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점이 다르답니다.

 

 

 

 

1장의 마지막 이야기에 나오는 프랜치 패러독스란 말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 했었는데요. 그건 건강식을 많이 하는 미국인보다 고지방과 고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치즈, 버터, 계란들을 많이 먹는 프랑스인이 심장질환 발병률이 적다는 역설을 말한답니다. 그 이유가 다량의 항산화물질인 페놀화합물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적포도주를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죠. 그런데 우리가 즐겨 마시는 막걸리에는 항암물질인 파네솔이 적포도주보다 25배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답니다. 누룩의 의학적 장점은 많이 알려져 있죠. 우리의 막걸리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기록이 있기에 오랜기간 전승되어 온 술이라 할 수 있답니다. 그러한 막걸리가 2001년에 들어서 막걸리 공급지역 제한제도가 폐지되어 품질 무한경쟁체제에 들어섰답니다. 2008년에는 해외에서도 막걸리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하구요. 그러기에 머지않아 프랜치 패러독스를 뛰어 넘는 코리안 패러독스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저자는 기대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음식 중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것이 있습니다. 김치가 가장 대표적이고 불고기와 비빔밥도 그에 못지 않다죠. 그 비빔밥에 대해서는 건강식으로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낸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지역별로 전래되어 온 비빔밥들을 설명해 주고 있는데요. 그렇게나 많은 지역에서 비빔밥이 전승되어 왔다는 것에 좀 놀라웠습니다. 익힌 콩나물이 들어간 전주비빔밥이나 육회를 넣은 진주비빔밥만 알고 있었는데 볶은 쇠고기를 넣은 평양비빔밥, 볶은 밥에 닭고기를 넣은 해주비빔밥, 생미역이나 톳, 방품나물 등을 고명으로 얹어 비벼 먹는 통영비빔밥, 제사 음식을 활용한 안동헛제사밥, 삶은 닭고기를 찢어 풋고추 등과 양념 콩나물을 비벼 먹는 함경도 닭비빔밥, 멍게를 숙성시켜 고추장 없이 참기름과 김가루로 비벼 먹는 거제 멍게젓갈비빔밥, 스님들이 산사에서 각종 야채들로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 각종 생산회를 나물과 초고추장과 비벼 먹는 회덮밥, 돕돌솥에 각종 재료를 넣고 뜨끈하게 먹는 돌솥비빔밥 등 다양한 비빔밥이 있답니다. 비빔밥은 최초로 한식을 세계화한 것으로 일본의 스시, 베트남의 쌀국수 등과 같이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책은 우리나라 음식의 많은 것들을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면 저자가 말하는 사실 중에는 근거가 좀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보인다는게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읽는데 이상하다거나 이해되지 않거나 할 정도는 아닙니다. 나름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죠. 식품공학을 전공한 저자가 쓴 글이기에 영양학 측면에서의 내용은 몇몇 군데 샘플로 확인해 본 결과 모두 어김없는 사실이었구요. 음식에 흥미 많은 분이 가볍게 읽기에 좋은 도서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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