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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의 두 얼굴 - 현명한 당신도 몰랐던 건강검진의 불편한 진실
마쓰모토 미쓰마사 지음, 서승철 옮김 / 에디터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도서후기] '건강검진의 두 얼굴'
- 현명한 당신도 몰랐던 건강검진의 불편한 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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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마쓰모토 미쓰마사
옮긴이 : 서승철
펴낸곳 : 에디터
발행일 : 2018년 9월 1일 개정판1쇄
도서가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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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건강검진과 관련된 독특한 내용의 책을 접했습니다.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직접 제공받은 책인데요. 일본인 의사가 일본 의료현장에서 체감한 경험을 기준으로 집필한 도서로 <건강검진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건강검진은 대부분 쓸모 없는 과잉진료행위'라는 것이죠. 지금까지 의약품 과잉 처방 얘기는 많이 접했지만 건강검진이 과잉진료란 얘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이 책은 2010년에 일본에서 처음 출간되었지만 출간된지 5년이 지난 시점에 저자가 되돌아 보니 '대사증후군 검진'과 같은 최근 동향과 최신 정보 등 추가해야 할 사항이 많아 보여 2016년에 개정증보판을 내게 되었답니다.
저자는 1943년 오사카 출생으로 홋카이도 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후 40여 년을 의료계에서 활동한 현역 의사입니다. 저자는 적은 의약품과 적은 비용으로 치료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는데요. 양의사이면서도 한방약도 환자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사용한답니다. 의료활동에 힘을 쏟는 것 외에도 웃음과 긍정적인 사고가 치료에 좋다는 내용으로 많은 강연을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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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개정증보판 서문>과 <머리말>로 시작하여 <차례>를 거쳐 <제1장. 건강검진을 통해 의료를 생각하다>, <제2장. 국가나 언론, 의사에게 현혹되지 않으려면>, <제3장. 나를 전율케 한 무서운 일본의 의료>로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맺음말. 건강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독이다!>, <역자 후기. 건강검진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으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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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증보판 서문>과 <머리말>에서부터 강렬한 문구로 시작됩니다. '과학적 근거 없는 대사증후군 검진', '장수하려면 건강검진 받지 마라'가 바로 그것인데요. 저자는 대사증후군 검진이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된 기준치로 인해 검진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상 있음' 결과를 받아 들고서는 더욱 불안한 마음에 '정밀 검사'를 받게 된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대체 이 나라 일본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라고 하고 있습니다. 검진비가 점차 증가되어 건강보험 재정의 지출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 국민들도 쥐꼬리만한 연금에서 의료비를 쥐어짜내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전국의 의료기관은 정부에 무척 고마워 하고 있답니다. 일본도 건강검진비를 일정 부분 건강보험에서 지원을 하는가 봅니다.
저자는 건강검진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이 더 단명하더라는 데이타가 있을 정도로 장점 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라고 단언합니다. 그것은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먹지 않아도 될 약을 먹게 된다는 것과 받지 않아도 될 수술을 받게 된다는 것, 그리고 가장 큰 단점으로 부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정상에 해당하는 기준치가 서양인을 기준으로 설정된 기준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동양인에게는 맞지 않다고 하네요. 예로 혈압 수치를 들고 있는데요. 140에 80이라고 하면 고혈압으로 중병에 걸린 사람처럼 난리법석인 경우가 흔하답니다. 콜레스테롤, 요당, 혈당, 골밀도 수치들로 마찬가지라 하구요. 하지만 고혈압은 병이 아니라 합니다. 신경 쓰이는 정도의 혈압이 큰 병을 일으킬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답니다. 이건 저자가 40년에 걸쳐 10만여명을 진찰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 하구요. 고혈압상황에 따라 수치들이 오르내릴 수 있고 체질에 따라 적정 수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답니다. 이 대목에서 약간 멘붕이 올거 같았었죠.. 고혈압은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책 본문부는 이러한 서론부의 주장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각 파트별로 자세히 설명하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 많았던 지질검사(콜레스테롤)에 대한 부분을 집중해서 보았죠. 저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 높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360까지도 정상이라고 하는 학자도 있다는군요. 일본에서 콜레스테롤 정상치라 하는 220㎎/㎗란 수치는 일본인보다 심장질환이 6배 많은 백인들을 대상으로 설정된 것으로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설정된 수치이므로 400이나 500이면 모를까 일본인에게 220까지가 정상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는겁니다. 동양인이란 범주에서 보면 한국인도 마찬가지란 얘기겠죠. 저자는 지금까지 상식처럼 알고 있는 내용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참 어렵더군요. 직장에서 건강검진 받으라는 걸 거부하긴 그렇고.. 검진은 받되 그 결과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단순 참고사항으로 받아들여야 할 거 같습니다. 책 뒷부분에도 그러는 것이 건강에 훨씬 좋다고 하구요. 사실 건강검진 받다 보면 형식적이란 느낌 많이 들던데 여러모로 그게 정답인거 같습니다.
책에 따름 어떤 검사를 하든 자신만의 기준치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기준치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기준 수치일 뿐, 자신의 기준 수치는 아니라는 것이죠. 게다가 사람마다 적정 기준치에 차이가 있답니다. 그러기에 한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면 안되고 지속적인 변화여부를 관찰하는게 중요하답니다. 더우기 의료기관별 시설과 측정방법에 따라서도 측정수치에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흔하기에 동일한 기관에서 동일한 시설과 측정방법으로 지속 측정하는게 보다 낫다고 하네요. 여튼, 의약품은 적게 복용할수록 좋고 수술보다는 자연치유가 좋다고 합니다. 혹 암에 걸렸다 하더라도 수술과 항암치료로 고통스럽게 1~2년 살다 가는 것 보다는 고통없이 하고 싶은대로 마음 편하게 3~4년 살다가 가는게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수뢱된 사례들을 보니 참 그렇네요. 뭐 물론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에 맞는 사례들로만 선정되어 수록되었겠지만요.
이처럼 책은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건강에 대해 불안해 하며 살기 보다는 차라리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게 더 낫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건강검진 내용을 보면 굳이 알 필요없는 세세한 것까지 알려주어 비교적 문제 없는 사람들도 환자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심지어는 스스로 자가치유가 가능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합니다. 황당한 건 조기 검진으로 인해 치료를 받다가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경우이죠.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보면 암치료는 받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건강검진에 의존하지 말고 건강을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합니다.
제 보기에 이 책은 건강검진은 물론이거니와 의료행위라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여지를 주기에 건강한 삶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한 것 같습니다. 건강 에세이를 표방하는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닌 것 같기에 참고로 알아 두면 좋을 내용이라는게 적절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