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으로 배우는 경영전략 워크북 - 현장에서 통하는 경영전략 만들기
가와세 마코토 지음, 현창혁 옮김 / 케이펍(KPub)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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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의 사명은 무엇인가,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을 위한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의 성과는 무엇인가, 우리의 계획은 무엇인가(5쪽) 이 책은 피터 드러커의 다섯 가지 경영원칙으로 시작하고 있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의 내용은 이 다섯 가지 내용의 변주다. 즉, 저 다섯 가지 경영원칙을 포함한 경영전략을 세우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자 내용이다.

 

저자는 전략을 고전적 전략과 활력을 불어넣는 전략으로 나누고 있다. 흔히 우리는 정교하고 합리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수립해야 하고 계획은 치밀하고 세밀하게 체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경영환경 때문에 이제는 1년 내내 계획을 수정하고 현장에서는 무리한 계획에 쫓겨 변명으로 일관된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것은 악순환된다. 고전적 전략과 달리 기업을 살리는 전략은 미션을 바탕으로 한다. 회사 전체의 살아 있는 언어로 사원 모두가 이해하고 존중하며 회사가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사원들의 행동에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혼다 소이치로의 ‘행동 없는 이상은 무의미하다’(11쪽)이나 이부카 마사로(소니)의 ‘성실한 기술자의 실력을 최고로 발휘하게 할 수 있는 자유롭고 즐거운 이상적 공장’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가상의 인물(이현준, 김민혁)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다. 소설책 읽듯 따라가다 보면 현장에 강한 전략, 활력을 불어넣는 전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건설, 화학, 기계, 전기, 정보통신, IT, 에너지, 은행, 증권, 유통 등의 100여 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전략 워크숍을 진행해온 저자가 실제로 경험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매우 실제적이면서도 구체적이다. 어떤 도구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사용하며, 무엇을 검토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쉬워서 실용적이고 편리해서 효율적이다.

 

경영전략 트레이닝 워크숍에 참가한 주인공들이 3가지 핵심을 배우고 3단계 프로세스로 크게 구분한 실행계획, 그리고 10회에 걸친 미션실습을 통해서, 어떤 도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순서로 경영전략을 만들어 가는지를 배운다. 우리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세 가지 핵심과 3단계 프로세스를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1단계에서는 전략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법을 배운다. 프레임워크, 지피지기, PEST, 가치사 슬, 세그먼트, 포트폴리오 분석 등을 유의깊게 보아야 한다.

 

2단계는 회사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서 배운다. 즉, 어떤 회사로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우리의 고객은 누구이며,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페르소나, UMP, 비전을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3단계에서는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 사업계획서에 관한 내용이다. 4P(스토리 브랜드, UMP 가격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의 마케팅전략과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서 돈의 흐름과 핵심 사업의 키드라이버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이어서 현장에 강한 사업계획서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전략맵, 공수로 구분된 목표, 로드맵, 검토 방법에 대해서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비전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리더가 되기 위한 전략을 통해서 움직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그 전략은 5쪽에 제시된 다섯 가지 경영원칙을 좀 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하도록 만든 ‘살아 있는 전략’이다. 에필로그에서는 자율과 창조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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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 - 아프리카의 위대한 힘
스티븐 런딘.밥 넬슨 지음, 김마림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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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물을 길러가기 위해 매일 5km를 걸어가야 하며, 그 물조차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아닌 곳. 3분에 1명의 어린이들이 단지 갈증으로 숨지는 곳. 세계 최빈국. 그런 혹독한 자연환경과 기아, 빈곤, 질병, 내전 등의 최악의 사회환경을 갖춘 곳, 아프리카. 그럼에도 아프리카인들의 강인한 생존력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의 강한 정신력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정신력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그런 힘든 삶이 기른 그들의 정신력을 배우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아프리카인들은 그 정신력을 우분투라고 부른다. 우분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협동애’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서구의 언어로 풀어서 쓰면, ‘존중과 신뢰, 그리고 포용,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힘‘으로 번역할 수 있지만. 사실 우분투의 모습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말이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우리가 갖고 있던 정신.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안다고 할 정도로 우리는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 이웃의 기쁜 일과 슬픈 일, 힘든 일을 보면 내 일 같이 도와주려고 했던 정신이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책의 표지는 우선 너무나 멋지다. 아프리카의 거친 환경 속에서의 강인한 생명력을 화려한 색채와 강한 대비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정말 멋진 그림이다. 아프리카의 삶을 예상했는데,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미국에서의 직장생활이 배경이다.

 

존은 회사 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한 덕분에 결국 승진을 해서 팀장이 됐다. 그러나 그는 상사로부터 실적에 대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 동료들은 그를 팀장으로서 존중하지도 않고 열심히 일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존은 그들을 불신하고 동료들은 그를 무시한다. 이런 팀원 간의 불화로 실적은 저조하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인다.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가족과도 마찰을 빚는다. 그때 아프리카에서 온 사이먼이라는 신입사원이 자기 일처럼 존을 도와준다. 호감을 느낀 존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차츰 알아가고 신입사원의 정신이 우분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분투 정신을 회사 경영에 접목시키기로 한 결과, 그는 상사의 신뢰도 회복하고, 팀원들과도 화합해 결국 좋은 실적을 이룩한다는 이야기다.

 

동기 부여가 잘 되지 않는 팀원들, 신뢰가 없는 상사와의 마찰이 어디 이곳뿐인가. 결국 우분투의 정신을 회사 경영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분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우리는 하나로 뭉친 팀과 훨씬 더 향상된 실적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나와 남의 일을 구분 짓지 않는 마음, 고맙다는 마음으로 인사의 문을 열어라, 사람 그 자체를 포용하고 존경하라.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나누어라.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경계가 미움이 되지 않도록. 해보는 마음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되도록. 자신의 믿음을 실현시킬 방법을 찾아라. 모든 사람의 인간성을 조건과 편견없이 받아들여라. 다른 사람의 어깨를 두드리는 것이 우분투의 시작이다. 과도기를 잘 활용하라 그러면 위대한 순간이 온다. 다른 사람과 긴밀하게 연결된 속에서 내 안의 생명력을 찾아라. 항상 나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라.(14~207쪽) 이것이 내가 이 글을 읽으며 찾아낸 우분투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몇 가지 더 세심하게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비판 한 가지를 적겠다. 솔직히 여기에 적힌 게 진짜 아프리카의 우분투인지는 모르겠다.. 존중, 신뢰, 포용... 서구에서 인간관계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건 죄다 같다 붙인 인상이 강하다. 무슨 말인지 예를 들어 설명하면, 헤밍웨이 쓴 [싯다르타]를 읽는 느낌이라고 할까. 서구의 언어와 관점으로 해석해서 만들어낸, 그래서 인도의 진짜 고타마 싯다르타가 아닌 듯한 느낌. 서구의 우분투 같은 그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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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파워 - 성공의 룰을 다시 써라
클레어 십먼 & 케이티 케이 지음, 이정민 옮김 / 따뜻한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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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회사에서 CBS 라디오 ㄱ의 기록을 제안했다. 그 방송이 7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적어도 나는 6시 30분에 출근해야 했다. 수많은 직원 중에서 나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기회를 주겠다고 한 것이 고맙기는 했지만 솔직히 나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더구나 나의 희생(?)을 너무나 당연시여기는 상사와 직장동료들이 너무나 얄미웠다. 새벽 4시부터 8시까지 독서 2시간과 운동 2시간을 습관처럼 매일 하고 있던 나는 도저히 이 제안을 맡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거절하자니 상사의 압박, 게다가 나의 처신에 따른 연봉과 위치가 걱정이 되었다.

 

핑크파워는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지침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사람, 자신의 삶을 위해서 연봉과 평판은 어느 정도 희생할 각오를 한 직장인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독자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나와 같은 남성 중에도 삶과 일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일단 이 책의 논의를 살펴보기 위해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하면,

1장에서는 유연근로제를 주장하기 위해 핑크파워, 여성의 위치를 제시하고 있다. 근거로, 여성을 많이 고용한 회사일수록 더 많은 이윤을 낸다. 불황기에도 여성은 안정추구성 덕분에 이윤을 낼 수 있다. 또한 여성 특유의 조화력으로 관리능력이 뛰어나다. 또한 여성은 소비력이 남성에 비해 크므로 마케팅을 좌우하는 영향과 능력이 크다. 회사는 능력 있고 경험 많은 여성을 잃어버리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므로 타협을 하게 된다. 불황기일수록 여성은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유연근로제)을 찾게 되는데(26~50쪽 ) 여성은 이런 형태의 일을 원한다는 것이다(2장)

 

1장~2장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과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알아보았다면, 3장에서는 여성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저자는 그것이 유연근무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삶이 여성의 감성적인 삶에 비추어볼 때 좀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그 방법으로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고 있다. 4장~7장부터는 여성이 좀 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죄의식 버리기, 남에게 맡기기, 한계 설정하기, 타협하기, 직장에서 효율적으로 시간 보내기, 성과 자랑하기, 전략적 화술, 직장 내 분위기 바꾸기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 책의 유연근무제를 지지한다. 일과 삶의 균형과 조화를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비판적으로 읽을 사람들을 대변해서 몇 가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저자는 유연근무제와 단축근무를 의식적으로 혼용하고 있다. 주5일 40시간 9시 출근, 6시 퇴근의 근무를 주4일 40시간으로 유연하게 근무하려면 9시 출근, 8시 퇴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임금은 동일하게 그러면서도 9시 출근, 3시 퇴근의 주당 4일의 25~30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을 비판하는 사람은 이 점을 비판할 것이다.

 

둘째, 직장 내 팀워크 문제다. 모든 직장인의 출근시간과 점심시간, 퇴근시간을 정해놓은 이유는 단순히 직장인들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 함께 모여서 업무를 하고 의논을 하고 같이 쉬는 건 나름대로 업무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더 나은 업무성과는 팀원들 간의 일치된 단결력이라는 조직문화에서 나온다. 이 책의 저자들은 직장 내 시간의 80%는 ‘일하는 척’ 하는 쓸 데 없는 시간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본인들의 회사생활을 너무 일반화시킨 듯싶다.

 

셋째, 위화감 문제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었을 때, 주5일을 쉬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주6일 일하는 근로자들이 상당히 있다. 게다가 그들은 대개 열악한 업무환경에 처한 경우다. 그들은 주5일 아니 주4일 30시간 일하는 사람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연봉도 주5일 40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높다면? 실제로 공무원 유연근무제를 바라보는 일반 직장인들의 시각이 곱지 않았던 점은 이 때문일 것이다.

 

넷째, 똑똑한 얌체들에 관한 비판이 초점을 이룰 것이다. 왜 그들은 멀리 보지 못하는가? 그들이 지금의 고비를 넘기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면 연봉과 자유시간이 더 많은 위치에서 유리한 협상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들은 왜 남에게까지 피해를 주면서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가 하는 비판이 제지될 수도 있다. 자신의 유연한 시간을 위해서 NO라고 말하고 다른 이에게 맡기라고 했는데, 모든 이들이 ‘똑똑한 얌체’가 되면 누구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 그들도 NO라고 말하고 3시에 가버릴 텐데 .

 

다섯째, 기본적으로 그들은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마인드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경비절감에 대한 그들의 이해는 직장인의 남는 시간까지 포함한다. 또한 그들 스스로 그런 자리를 포기함으로써 CEO들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까지 스스로 박차버린다. 그런 상황에서는 회사와 나는 영원한 적일 수밖에 없으며 회사의 제안에 대해 ‘나는 당신의 노예가 아니에요’라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만다.

 

여섯째, 왜 자꾸 남성과 여성을 편 가르는가? 이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뛰어난 업무 관리 능력과 감정 조화 능력에 대한 엄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저자는 DNA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은 진화심리학이고 진화심리학은 아직 엄밀한 논증이 되어 있지 않다.



나는 유연근로제를 지지한다. 또한 여성의 힘을 믿는다. 나는 남성이지만 유연근로제를 내 삶과 일이 조화롭게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은 비록 여러 가지 비판 받을 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의 주장처럼 유연한 근로제가 우리 대한민국의 회사에도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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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김용만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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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BS1에 [광개토태왕]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아버지가 즐겨 보시는 편이라 나도 꽤 관심을 갖고 시청하고 있다. 사실 고구려는 나에게 너무나 생소하다. 예전 [주몽]과 [태왕사신기]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 때도, 별로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 이유는 2000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적인 거리감과 기록이 많지 않아 신뢰 있는 연구에 대한 부족함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은 실증적이고 합리적인 연구를 통해 꽤 설득력을 갖고 있으며 고대사에 대한 내 지평을 열어주었다. 이 분야의 기념비적인 저작이 될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

 

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광개토태왕을 우리에게 소개한 가장 중요한 사료인 광개토태왕비와 호칭, 그리고 연대 오차 문제를 다루고 있다. 광개토태왕은 조선시대까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잊혀진 영웅이었다. 또한 남한은 신라, 북한은 고구려라는 이상한 반공논리에 의해 고구려에 대한 연구가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광개토태왕비문의 실증적, 논리적 연구를 통해 정복왕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광개토태왕비문이 일본 군대에 의해 학계와 세간에 알려진 뒤 비문 해석에 관한 논란은 꽤나 흥미롭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광개토태왕의 치세에 관한 성격이다. 그의 치세는 남으로는 백제와 신라, 가야에 이르고, 북으로는 동부여, 거란, 후연에 이르는 거대한 제국을 완성했다. 그의 호칭 ‘태왕’은 왕을 능가하는 공식 명칭으로 황제에 비견되는 말이다. 그리고 그 성격을 광개토태왕비문과 삼국사기 간의 연대오차 1년을 통해 증명해내고 있다.

 

3장은 광개토태왕의 치세가 고대사에 미친 영향과 조력자를 살필 수 있다. 장군총, 덕흥리 고분, 무용총(나는 춤(무용)이 아니라 격투기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등을 통해 그 시대를 좀 더 엿볼 수 있고, 광개토태왕의 진정한 계승자 장수왕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사실 장수왕이 있었기에 광개토태왕의 업적은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광개토태왕의 치세는 남쪽 신라, 백제, 가야, 삼한, 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한반도를 넘어 북중국 일부까지 지배하였다. 중앙집권적 율령체계를 통해 이후 한반도의 국가모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또한 불교의 전파도 크게 미쳤다.



나는 역사서든, 역사교양서든 좋은 저작의 조건으로 ‘~ 때문에’ 라는 구절이 많은 책을 좋은 책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역사란 단순히 사실(史實)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실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논증(때문)이다. 좋은 역사서란 그런 논증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광개토태왕비문의 해석을 논증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이 책은 일반인과 학자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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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사회문화사 - 정부 권력과 담배 회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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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가 쓴 [담배의 사회문화사] 우리 역사 속 담배와 흡연의 역사를 두루 살펴본 책이다. 강 교수는 이미 커피, 축구, 어머니, 자동차, 전화, 룸살롱 등의 주제에 대해 한국의 문화사회사를 써온 바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도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미시 소재의 역사 서술이 갖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이 책도 그 점을 피해간 것 같지는 않다.

 

담배에 관한 여러 문헌과 신문기사 등을 통해 담배를 둘러싼 시대별 다양한 이슈와 흡연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을 흥미롭게 보여주면서 동시에 담배를 매개로 우리 사회의 자화상도 그려내고 있다



흡연권과 혐연권의 문제에서, 저자는 은근히 혐연권을 지지하고 그것은 책 전반에 걸쳐서 나타난다. 그 자화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분류해내는가를 온전히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지 않고 저자의 의견이 편집방향으로 작동한 것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228~230쪽).

 

담배의 사회문화사는 보기에 따라서 책 한 권에서 여러 가지를 뽑아낼 수 있고, 그것이 매력인 책이다. 어떤 이는 이 책에서 담배와 권력, 그리고 그 권력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 권력관계라 함은 단순히 담배인삼공사와 일반 국민간의 담뱃값 인상과 세금 징수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의 흡연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양담배 회사와 외화유출을 막으려는 국민을 불모로 한 파워게임까지 뜻한다. 뿐만 아니라 왜 유독 여성의 흡연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켰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또 흡연자와 혐연자 간의 갈등 문제까지 포함한다. 담배의 사회문화사를 읽을 때, 권력관계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다.

 

또, 어떤 이는 통시적으로 한국의 담배 역사를 살펴볼 수도 있다. 조선시대에 이미 조선은 남녀노소 모두 담배를 피울 만큼 골초 국가였다는 점, 이것이 외국인(언더우드 여사, 하멜표류기)의 눈에 어떻게 비쳤는가도 흥미로울 수 있고, 이러한 담배 열풍이 일제강점기와 건국을 거치면서도 사그라지지 않고 미제 양담배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는 점. 이후 정부에 담배 사업을 전담하는 전매청이 만들어지면서 "세금 걷는 재미"에 빠지고 담배 소비를 늘려가는 동시에 양담배를 배격하는 움직임도 보인다는 것, 이후 전매청과 흡연자 사이의 세금 징수와 담뱃값 인상에 대한 갈등이 불을 붙고, 거기에 양담배 회사의 기상천외한 판촉활동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후 금연운동이 거세지면서 정부와 담배회사, 그리고 흡연자들을 어떻게 압박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즉, 시대별로 어떤 패러다임이 그 시대를 지배했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신문이나 여러 가지 문헌에 나타나는 문체나 시각을 중심으로 이 책을 살펴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시도로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다. 앞으로 놓치기 쉬운 소재를 한 역사가 많이 출간되었으면 한다. 많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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