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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 - 아프리카의 위대한 힘
스티븐 런딘.밥 넬슨 지음, 김마림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물을 길러가기 위해 매일 5km를 걸어가야 하며, 그 물조차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아닌 곳. 3분에 1명의 어린이들이 단지 갈증으로 숨지는 곳. 세계 최빈국. 그런 혹독한 자연환경과 기아, 빈곤, 질병, 내전 등의 최악의 사회환경을 갖춘 곳, 아프리카. 그럼에도 아프리카인들의 강인한 생존력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의 강한 정신력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정신력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그런 힘든 삶이 기른 그들의 정신력을 배우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아프리카인들은 그 정신력을 우분투라고 부른다. 우분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협동애’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서구의 언어로 풀어서 쓰면, ‘존중과 신뢰, 그리고 포용,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힘‘으로 번역할 수 있지만. 사실 우분투의 모습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말이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우리가 갖고 있던 정신.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안다고 할 정도로 우리는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 이웃의 기쁜 일과 슬픈 일, 힘든 일을 보면 내 일 같이 도와주려고 했던 정신이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책의 표지는 우선 너무나 멋지다. 아프리카의 거친 환경 속에서의 강인한 생명력을 화려한 색채와 강한 대비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정말 멋진 그림이다. 아프리카의 삶을 예상했는데,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미국에서의 직장생활이 배경이다.
존은 회사 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한 덕분에 결국 승진을 해서 팀장이 됐다. 그러나 그는 상사로부터 실적에 대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 동료들은 그를 팀장으로서 존중하지도 않고 열심히 일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존은 그들을 불신하고 동료들은 그를 무시한다. 이런 팀원 간의 불화로 실적은 저조하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인다.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가족과도 마찰을 빚는다. 그때 아프리카에서 온 사이먼이라는 신입사원이 자기 일처럼 존을 도와준다. 호감을 느낀 존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차츰 알아가고 신입사원의 정신이 우분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분투 정신을 회사 경영에 접목시키기로 한 결과, 그는 상사의 신뢰도 회복하고, 팀원들과도 화합해 결국 좋은 실적을 이룩한다는 이야기다.
동기 부여가 잘 되지 않는 팀원들, 신뢰가 없는 상사와의 마찰이 어디 이곳뿐인가. 결국 우분투의 정신을 회사 경영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분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우리는 하나로 뭉친 팀과 훨씬 더 향상된 실적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나와 남의 일을 구분 짓지 않는 마음, 고맙다는 마음으로 인사의 문을 열어라, 사람 그 자체를 포용하고 존경하라.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나누어라.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경계가 미움이 되지 않도록. 해보는 마음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되도록. 자신의 믿음을 실현시킬 방법을 찾아라. 모든 사람의 인간성을 조건과 편견없이 받아들여라. 다른 사람의 어깨를 두드리는 것이 우분투의 시작이다. 과도기를 잘 활용하라 그러면 위대한 순간이 온다. 다른 사람과 긴밀하게 연결된 속에서 내 안의 생명력을 찾아라. 항상 나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라.(14~207쪽) 이것이 내가 이 글을 읽으며 찾아낸 우분투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몇 가지 더 세심하게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비판 한 가지를 적겠다. 솔직히 여기에 적힌 게 진짜 아프리카의 우분투인지는 모르겠다.. 존중, 신뢰, 포용... 서구에서 인간관계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건 죄다 같다 붙인 인상이 강하다. 무슨 말인지 예를 들어 설명하면, 헤밍웨이 쓴 [싯다르타]를 읽는 느낌이라고 할까. 서구의 언어와 관점으로 해석해서 만들어낸, 그래서 인도의 진짜 고타마 싯다르타가 아닌 듯한 느낌. 서구의 우분투 같은 그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