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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평점 :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과연 어떤 내용을 전해줄까?하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하지만 점점 읽으면서 흥분되고 흥미롭고 설레는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p.25 독자 분들께 중에서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적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변화의 토대는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학급당
학생 수가 현격히 줄어서 비판적 창의적 수업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고,
대입에서 수시전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80퍼센트에 육박할 만큼 정성평가가 확대되었으며,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덮쳐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시험은 정체의 늪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경부고속도로가 될 것입니다.
-p.26~27 독자 분들께 중에서
독자 분들께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 나가기에
앞서
몇 가지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첫째, 이 책이 말하는 새로운 시험이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시험입니다….
둘째,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시험은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시험과 양립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닙니다….
셋째,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시험은
지금의
우리 교사들이 충분히 다룰 수 있습니다. ..
위의 내용은 책을
완독한 뒤에 다시 읽어보니
가장 정리가 잘 된 부분이고,
저자가 이에 맞게 잘 서술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p.39 시작하며_대한민국 공교육을 탈출하는 교육학자의 아이들
중에서
나와 인터뷰를 마치며 학부모들은 하나같이
“우리 교육, 과연 바꿀 수 있을까요?”라고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교육학자인 이들마저 회의감을 느낄
정도로 대한민국 교육은 곪을 대로 곪아 있다.
그나마 이 아이들은 탈출할 수 있는 여건이라도
되니까 탈출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선택지조차 가지지 못한 수많은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여전히 대다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탈출은 꿈도 꾸지 못한 채
학교 안에서 고통 받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런 식의 교육에 너무 익숙해져 고통조차 느끼지 모하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순응한 상태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더 암담한 상황이다.
이 책의 첫 번째
사례는 한국의 엘리트 출신의 교육학자의 자녀들도 대안학교
등 일명 ‘탈출’이라고 불리는
기존 공교육이 아닌 다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실정을 소개하고 있다.
교육학자들 조차 한국의 교육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자녀를 위한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을 알 수
있어서 안타까운 부분이다.
이러한 사례는 교육학자의 일면으로
더욱 한국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롭다.
-p.45 아이를 안 낳는 이유? 교육비가 무서워서! 중에서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고 있다.
2015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그러니까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는 고작 1.24명에 머물렀다.
그나마 2014년 1.2명대로 회복한 것인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곧 다시 1.1명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 학급에 70명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바글거렸던 30여 년 전에 비해
학급당
학생 수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현재 약 5000만 명인 우리나라
인구가
2026년 5165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2050년에는 4632만 명으로 줄어들고
2100년에는 2222만 명으로 거의 반 토목이 날 것이라 전망했다.
가히 세계적인 수준의 인구 감소속도다.
추락하는 대한민국 인구에는
날개가 없다.
인구는 한 나라의 사회, 경제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구가 절반으로 쪼그라든다는 것은
곧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를 지택하고 있는 틀 자체가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2050~2100년은 먼 미래가
아니다. 지금의 어린이, 청소년 세대가 맞닥뜨릴 현실이다.
예전에 라디오를 들으면서 낮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에서
내 놓은 정책이 불임부부 지원이 있었다.
그 예산조차 어마어마해서 놀랐는데,
문제는 막대한 세금으로 지원을 했음에도 출산률이 저조했다는 것이다.
누가
내 놓은 정책인지는 모르겠으나
실적도 없이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는 셈이 되었다.
불임을 걱정하고 불임부부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과연 그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교육비를 낮추고 육아를
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을
과연 정책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진정 모르는 걸까.
저자는 출산장려금을
통해 출산율을 낮추려고 했던 사례를 소개하면서
교육의 변화야말로 출산율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p.51 아이를 안 낳는 이유? 교육비가 무서워서! 중에서
앞에서 보았듯이, 출산율을 낮추는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교육 시스템이다.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공교육이 주범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교육 시스템을 먼저 건드려야 한다.
문제의 원인도, 문제의 답도 모두 교육에 있다.
우리 사회의 미래, 우리 모두의 미래는 지금 교육에 달려 있다.
낮은 출산률에 대한
다양한 대책 중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리는 내용이다.
1년 동안 한 지역에 살아야 지원되는 금액 지원 등
돈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과감한 교육정책의
변화가 필요함을 언급해 설득력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변화에 부수적으로 따라올 내용이 상당히 산재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p.60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의 가성비는? 중에서
오늘날 가장 쓸모 없는 기술이 되어 버린
반복적 인지기술,
취업에 가장 불리한 능력이 되어 버린 중하위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
지식과 정보에 대한 수용적 학습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를 통해 기르고 있는 것이 바로 반복적
인지 기술
그리고 중하위 수준의 문제해결 능력이다.
학생들은 사회가 더 이상 욕하지 않는 능력을
치
열하게 갈고 닦는 헛수고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취업이 되지 않을 수밖에.
이싱거 박사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지금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능력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1.국제적 트렌드와 과제에 대한 지식과 관심
2.개방성과 유연성
3.자존감과 회복탄력성
4.커뮤니케이션과 대인관계 관리
“국가는 이 능력들의 중요성을 신속히 인식하고
국민이 이를 갖추도록 적극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21세기에는 그런 국가만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p.80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의 가성비는? 중에서
이싱거 박사는 지금의 이 시대에 필요한 능력으로
국제적 트렌드와 과제에 대한 지식과 관심,
개방성과
유연성, 자존감과 회복탄력성,
커뮤니케이션과 대인관계 관리를
꼽았다.
이 능력들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알파고 등장 이후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단순기술직의 소멸이 예상되고,
알파고 등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있는 공감능력을 가진 직업이 대두될 것이라는
전망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이에 반해 지금도
다양한 시험과 자격증에 매진하면서
스스로 생각할 시간 없이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교육의 변화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기도 한다.
-p.140 교실에 스마트폰을 허한다면? 중에서
도구는 사용하기 나름이다.
도구의 효과를 제대로 내려면 먼저 주변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디지털
기기가 종이 교과서와 같은 학습도구로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
지금과
같은 일방적 수업은 안 된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이 참여하고 몰입하는 수업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디지털 기기의 원래 목적을 찾고, 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수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교사가 지도해주면
딴짓을 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부분이다.
단순히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딴짓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염려보다는
일반적인 수업이 되지 않도록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p.157 수능은 실패했다 중에서
1956년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벤저민 블룸은 아이들의 인지 발달을 위해
필요한 교육 목표를 단계별로 분류했다.
이 분류에
따르면 ‘기억’은 가장 하위 단계, ‘창조’는 가장 상위 단계이며,
그
사이에 ‘이해’, ‘응용’,
‘분석’, ‘평가’가 차례로 위치해 있다.
당연히 상위
단계에 있을수록 사고력과 연관성이 깊다.
그런데 수능은 하위 단계와 훨씬 더 연관성이 깊다.
사고력을 평가하겠다면서 그 존재 이유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수능은 완전히 실패한 시험이라는 사실을.
-p.162 수능은 실패했다 중에서
마주르 교수는 이렇게 경고했다.
“아무리 교육
방식이 바뀌어도 시험이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시험은 킬러가 될 뿐입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소리 없이 학생들의 배움을 죽이는 킬러 말입니다.”
그렇다 아무리
교육 개혁을 한다 한들
지금의 대입시험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면
학생들의 배움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학생들의 배움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입시험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p.168 새로운 대안, 새로운 평가 기준 중에서
IB는 비교과활동이라
할 수 있는 CAS도 최종평가에 포함된다.
교과과정의 일부이므로
학교의 관리하에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을 짜서 실행하도록 되어 있다.
학년별로 적절히 시간을 분배하도록
정해져 있어서
점수만을 노린 무성의한 벼락치기는 통하지 않는다.
학부모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IB 교과과정에서 내가 거듭 강조하고 싶은 장점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나라는 수능이면, 수능, 내신이면 내신, 논술이면 논술,
비교과활동이면
비교과활동, 다 따로 해야 한다.
반면 IB 교육과정은 그 자체가 수능이자 내신이자 논술이자 비교과활동이다.
학교생활에
충실하면 자연스럽게 이 모두를 다 잘하게 되는 셈이다.
덕분에 우리나라처럼 수능, 내신, 논술, 비교과활동을
다 따로따로 준비하고
학부모까지 동원되어 진을 빼는 일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
학교가 이 커리큘럼대로만
따른다면 공교육 정상화는 시간문제일 것이다.
IB와
IGCSE가 과목 구성이나 시험 방식이 서로 조금씩 다르고
더구나 IGCSE는 본격적인
대입시험은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이 둘의 교육 철학은 일맥상통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평가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철학에 따라 교과과정의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실패한 수능을 대체할 수 있는 시험제도를 소개하고 있으며,
미국의 SAT도 그다지 좋은 제도가 아님을 비판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하는데 소진하지 말고
선진국에서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제도를 가져오는 방법을 제시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렸다.
독자들로부터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각 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점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p.201 새로운 시험 - 과학 중에서
학습은 위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용적 학습이 선행되어야 비판적 창의적 학습이 가능한 것이 결코 아니다.
수용적
학습을 하다 보면 언젠가
비판적 창의적 학습을 해도 되는 시기가 오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창의적 학습과
수용적 학습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은 신체의 근육과 비슷한 면이 많다.
근육을
키우려면 영양분 섭취와 운동을 병행해야 하듯,
생각하는 힘을 키우려면 지식의 흡수와 생각하는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퇴화하듯,
생각하는
연습을 지속하지 않으면 생각하는 힘이 퇴화된다.
-p.220 새로운 시험 - 지식론 중에서
지금까지 본 과목들은 그 명칭이나 내용은
다르더라도
우리 국가교육과정에 있는 과목들과 유사한 것들이다.
그런데 IB 교육과정에는 완전히 생소한 과목이 하나 있다.
바로 지식론이다.
철학의 인식론과 가까운데 IB 과목으로서는 일반적으로 ‘지식론’이라 불린다.
지식론은 ‘지식의
본질’과 ‘안다는 것’의
개념을 탐구하는 과목이다.
IB 본부는 ‘지식의 본질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안다고 여기는 것들을 우리가 어떻게 아는지에 대해
학생들이 숙고하도록 한다’라고 이 과목을 설명한다.
-p.225 새로운 시험 - 지식론 중에서
지식론 수업의 주도권은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있다.
그래서
지식론 교사의 역할은 독특하다.
핵심은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사는 어떤 내용을 전달하려는 욕심을 완전히 내려놓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
학생들의
생각을 자극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때로 학생들의 토론을 가만히 지켜보기도 한다.
지식론 교사가 되는 데는 전공의 제약이 없다.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지식론 교사들이 모여 교과과정을 개발하기도 하고
수업 개선방안을 토론하기도 한다.
전
세계의 지식론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적인 연수도 있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사이트도 있다.
-p.233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게 먼저다? - 일본은 이미 시작한 시험 혁명 중에서
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사회 개혁도
사회 구성원에게 달려 있다.
따라서 사회 개혁을 수행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들을
교육 개혁을 통해 길러
내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생각이다.
2013년 IB 본부와
협정을 체결한 후,
문부과학성은 IB를 확산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실시했다.
첫째, IB 교육과정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확보하고 훈련시켰다.
둘째, 일본 대학들이 대학별
전형에서 IB 성적을 인정하도록 했다.
셋째, IB에 대한 정보를 일선 학교들에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넷째, IB 교육과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한 핸드북을 발간했다.
다섯째, 일본어로 된 IB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이 다섯째 방안은 IB 도입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일본이 국가적으로 IB를 도입한 이유를 소개하고
일본에서 성공을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이루고 있는 점을 보면
사회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가능한 점을 알 수 있어서 고무적이었다.
무엇보다 일본어로 IB 수업을
받고 시험을 치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점까지 언급하고 있어서,
한국에 적용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p.240 채점의 공정성이 흔들린다? - ‘객관식=객관성’인 것은 아니다 중에서
IB와 IGCSE는 채점의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까?
IB의 채점 방식을
살펴보자. IGCSE도 전체적으로 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IB 본부인 IBO는 스위스에 있지만 채점 본부는 영국에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학생들이 작성한 답안지는 모두 채점 본부로 보내진다.
채점 본부는 답안지들을 스캔해
다시 세계 여러
나라의 채점자들에게 온라인으로 보내다.
채점자 한 명에게 배당되는 답안지의 개수는 약 100개다.
채점 과정에서 공정성을 위해 IB가 취하고 있는 정책은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채점자는 해당 과목에 전문 지식과 IB 관련 경력을 가진 교사들 중
신청을 받아 선발된다…
둘째, 전체
답안지 중 몇 개를 뽑아 미리 채점하고,
이를 토대로 샘플용 답안지를 만든다…
셋째, 모든
답안지는 교차 채점을 한다.
넷째, 학생이나
교사는 채점 결과에 불만이 있을 경우 재채점을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
-p.246 채점의 공정성이 흔들린다? - ‘객관식=객관성’인 것은 아니다 중에서
만약 수능이 IB보다 난이도가 낮은 시험이라면,
IB 문제를 잘 푸는 학생들은 수능
문제를 보고 “이것쯤이야”하며 술술 풀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나는 IB교육과정에
있는 교사들과 한국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수능
문제는 하나의 정답을 골라내기를 요구하는 데 비해,
IB문제는 자신의 교유한 생각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를
요구한다.
둘째, 수능은
하루에 모든 과목을 몰아서 단시간에 치르는데 비해,
IB는 하루에 한두 과목씩 몇 주에 걸쳐 시험을
치른다.
셋째, 특히
수학 과목의 경우,
수능은 단순한 계산 능력이 평가 기준에 포함되는데 비해,
IB는 공학용 계산기 사용 능력이 평가 기준에 포함된다.
-p.258 우리나라 교사들로는 안 된다? - 신발 신은 원숭이의
우화 중에서
국가교육과정이 완전히 바뀌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
교사도 학생도 현재의 국가교육과정을 잘 이행하기만 하면 되지
왜 들들 볶느냐고 반발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우화가 있다. …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고통스럽겠지만 원숭이들의
신발을 과감히 벗기는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신발 없이 다니게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발이 아프겠지만 결국 다시 굳은 살이 생겨
원숭이들은 원래대로 신발 없이 살게 될 것이다.
원숭이가 신은 신발은 지금의 국가교육과정인
셈이다.
원숭이의 신발을 벗겼듯 지금의 국가교육과정을 과감히 사라지게 하면
당장은 교사도 학생도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교사는 자신의 교육권을 자연스럽게 발휘하게 될 것이고,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될 것이다.
우리 발에 억지로 신겨져 있는 지금의 국가교육과정.
새로운 시험이야말로 이 불편한 신발을 벗겨 줄 최선의 도구다.
이 부분은 모두
독자들이 가질 수 있는 의문점을 풀어주고 있어서
저자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제는
말로만 하지 말고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과감한 교육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교육과정 중
독자들마다 생각하고
동의하는 과정은 다를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다양한 교육제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부지부식간에 힘들지만 그대로 따라갔던 우리의 과거 모습과
현재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우리 자녀의 자녀들이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틀 내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다.
또한 남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교육제도를 따라 학원에 보내고 있는 부모에게 경각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으로부터 한국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부모들이 인지하고,
교육전문가들과 정치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앞으로
어떤 교육개혁이 이루어져야 사교육을 줄이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자신의 뜻을 펼쳐 낼 수
있을지 고민이 시작된다면 좋겠다.
다양한 과목마다
적용되면 좋은 점을 소개하고,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근거로, 오랜
기간 한국의 교육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읽는 동안 흥분과 설렘이 상존하는 독서라
유익했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저자의 주장을 정리해 본다.
“나는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시험을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다.
교육 개혁의 최우선 목적은 어디까지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다만, IB나 IGCSE 같은
새로운 시험을 도입해 교육 개혁을 하게 되면
이것이 사교육을 상당히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교육혁명은
시험 혁명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p.264)”
그리고 선거
공약에 대한 비판 부분도 있다.
“교육 공약에
정작 ‘교육’이 없다.
교육
비용을 줄이고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일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핵심인 교육의 질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각 정당들이 내세운 소위 교육 공약이라는 것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실현된다
해도 교육은 바로 서지 못할 것이다. (p.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