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
오윤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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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에 있는 해인사에 몇 번 간 적이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일부러 갔었는데,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인 국보 팔만대장경판이 있기 때문이다. 해인사에 가도 대장경판을 직접 볼 수는 없고, 장경판고의 문살 사이로 겨우 실루엣만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세계가 인증한 우리나라 문화재라고 아이에게 설명하며 고려시대 유물이 오늘날까지 건재할 수 있는 기적은 여러 사람의 노력 덕분이었다고 살을 붙여 주었다. 그 중에서도 김영환 대령의 높은 문화인식 수준을 얘기 해 주며 그분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인민군 토벌이라는 이유로 공중 폭격당해 지금 우리가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얘기 해 주었다. 알아야 한다고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고 말해 주었다.
하지만 아이가 "팔만 대장경에는 무슨 내용이 새겨져 있는거야?"라고 물었을 때 "부처님 말씀이겠지"라고 얼렁뚱땅 말해버리고 나니 나의 무지가 아프게 와 닿았다. 무슨 내용인지 한 번 알아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드디어 그 기회가 왔다. 

 

  1993년부터 고려대장경 전산화를 위해 고려대장경연구소 설립에 참여하고 20여년 연구해 오신 오윤희라는 분께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 책 "대장경, 천년의 지혜를 담는 그릇"을 내 놓으셨다. 천년. 어마어마한 세월이잖는가? 그 세월동안 사라지지 않고 우리 곁에 있어준 대장경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뿌듯함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책은 대장경에서 장(藏)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는 藏이라는 한자를 감출 장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그릇이라는 의미로서 설명을 해 줬다.  대장경은 금구옥설,  '금으로된 입에서 나오는 옥 같은 말씀' 즉 부처님의 말씀을 담는 그릇이라 해석한다. 말씀이라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지만, 그 말씀을 담는 그릇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졌음을 알려주고 있다. 즉, 문자가 생기기 전의 선사시대에는 아난이라는 부처님의 제자에게 말씀을 담아 두셨고, 부처님이 열반하자 아난에게 담겨져있던 말씀은 가섭과 오백성중에게 옮겨지면서 집단의 그릇에 담기게 되었다. 그러다가 사람과 사람  관계 사이에 문자라는 외부의 그릇이 생겨나면서 소리를 통해, 귀를 통해 직접 소통하는 일과 글자의 매개를 통해 빛과 눈으로 소통하는질에는 질적인 차이가 생겨나게되었다. 게다가 목판 인쇄술이 등장하면서 부처님 말씀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파격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고려시대, 목판 인쇄술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도 부처님 말씀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했던 것이다.

  서기 1011년 고려 현종 2년 대장경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장경을 천년의 대장경이라고 하는데, 이때 처음 새긴 대장경을 초조대장경이라 부르고 해인사에 보존되어 있는 팔만대장경을 재조대장경이라 부른다. 그리고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만들어진 교장, 이 세가지를 모두 묶어 고려대장경이라 칭한다. 이러한 고려대장경이란 그릇에는 부처님의 말씀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도와 서역에서 저술한 문헌도 포함되어 있고, 그리스 철학과 불교 철학 사이의 토론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부처님의 힘을 빌어 외세의 침범을 이겨내려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 좁은 나의 지식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한 자 한 자 새길때마다 세 번의 절을 하고  새겼으며, 오탈자가 없고, 한 사람이 새긴 듯 똑같은 글씨체라는 대장경에 대한 자랑이 잘 못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조대장경은 송나라 개보대장경을 엎어놓고 새겼으며, 재조대장경은 초조대장경을 엎어놓고 새겼으니 글씨체를 자랑할 것 같으면 중국 대장경을 자랑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 고려 대장경의 제대로 된 자랑이라고 한다면 중국 대장경보다는 정교하게 교정을 보아서 오탈자가 적다는 점이고, 대각국사 의천과 고려인들이 직접 수집한 장서들의 내용을 담은 교장의 편찬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들은 일본 학자들이 이름 붙인대로 속장경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의천은 부처님의 말씀인 삼장에다가 고려인이 직접 모은 오천권 규모의 장소, 주석서를 모아 목판에 새겼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숭유억불정책에 따라 불교의 모든 것을 부정하기에 이르자 일본에서 달라고 조르면 버리듯이 대장경 인쇄본을 넘겨버렸고, 일본은 이 인쇄본을 소중하게 보존하고 연구해 왔다. 대장경에 대한 연구는 일본의 연구에 기초한다고 하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대구 부인사에 있다가 불타버린 초조대장경의 인쇄본이 일본 남경사에서 대량으로 보존되어 있었기 때문에 팔만대장경과 비교 연구가 가능했다고 한다. 이미 사라져버린 대각국사 의천의 교장은 없어졌다고 해서 무관심하게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고려인들의 정신이 숨어 있는 교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여야 이 소중한 문화에 대한 무형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다.

사람에게서 목판으로, 목판에서 금속활자로, 금속활자에서 디지털로 금구옥설의 그릇이 바뀌는 순간이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나처럼 고려대장경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고, 잘 못된 자만으로 민족성만을 고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계화된 문화속에 대한 민국의 문화를 제대로 심기 위해선 우리가 좀 더 많이 알고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가르치는 작업이 필요하다.

  20년 넘는 긴 세월을 고려 대장경을 위해 애쓰신 오윤희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솔직히 책은 진정 어려웠다. 불교에 문외한인 내가 불광출판사 책을 선택해서 읽은 것이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읽다가 다시 돌아가서 읽고, 또 다시 돌아가서 읽기를 몇 번씩 반복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끝까지 다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읽으니 전보다 이해되는 부분이 늘어났다.

 한 분의 오랫 연구 결과를 공짜로 먹으려는 심보가 나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도 오윤희 선생님의 말씀을 연구하듯이 곱씹어 읽으면 대장경이라는 바다에서 흘러다닐 글자들의 여정을 조금이라도 깨우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오늘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책은 재미로 읽을 때도 좋지만 뭔가 알기 위해 읽을 때가 더욱 신난다는 점이다.

이 책 "대장경, 천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은 정말 신나는 경험을 제공해주는 멋진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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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대한제국 100년 후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공감코리아 기획팀 지음 / 마리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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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국가적 큰 행사 중 하나가 바로 G20 정상회의 개최였다.
올림픽, 아시안 게임, 월드컵 등 전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할때마다 우리나라는 "변방의 조용한 나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로 발돋움해왔다.
이번 G20 정상회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잘 모르지만 세계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또 한 계단을 올라섰다고 말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감코리아에서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맞아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 위해 10월 한 달동안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각계 명사 20여명을 초청하여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대한민국 제 2의 도시, 부산에 살고 있는 나는 그런 사실도 전혀 몰랐다. 다시 한 번 문화적 괴리감을 느끼며 이 책을 펼쳐들었다.

  여러사람의 글이 실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질때의 좋은 점은 순서를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글을 찾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제일 먼저 읽은 글은 조정래 선생님의 글이다.
조정래 선생님의 "허수아비춤"을 작년에 무척 재미나게 읽었다.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업의 반사회적, 반인간적인 작태를 극명하게 나타내었던 그 소설을 읽으며 대한민국의 장래는 결국 "올바른 기업경영"에 달렸겠구나 생각했었다. 역시 기업의 투명 경영을 실현하고 납세의 의무를 첮저히 지켜서 복지사회 건설을 하자는 말씀을 하셨다. 백성을 굶주리게 했던 왕은 몰락했다는 말씀을 통해 국민의 행복을 지켜줄 수 있는 정부, 국가가 되길 당부하셨다.

   "사람마다 꽃이 필 때가 다를 뿐 언젠가 꽃은 반드시 판다. 초조해하지 말고 준비하고 기다리면 된다."
한비야, 그녀는 가슴뛰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 중의 하나이고, 대한민국의 많은 청소년들이 그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어릴적부터 세계를 가슴에 품고 살았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유연성을 깨달았던 그녀의 삶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세계를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듯하다.

 주철환 PD의 세종대왕 찬양론.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조하신 밑바탕에는 "측은지심"이 깔려있었다.
백성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고귀한 마음이 창조성과 어울어져 세계 최대의 발명품 "한글"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국민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자 하는 마음을 위정자들은 배우라. 세종대왕에게서...

   이태석 신부의 삶을 조명한 "울지마 톤즈"의 제작한 구수환 부장. 작년에 이 영화를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진정으로 고귀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 준 영화의 제작자로서 "나눔"의 소중함을 우리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나는 나눌 것이 없는 것만 같았는데
   그러고 보니 나눌 것이 넘치도록 많았습니다.
   나누면서 제가 더 풍요로워짐을 느낍니다."

세계 10위의 경제적 부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조금씩 나누면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며 사는 "가난한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너무나 큰 울림이 되어 대한민국을 완전히 정리 해 준 한마디 "번호대기표" 제도.
기다리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투명하고 공개적이며 타당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동의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투명한 나라, 공정한 나라. 대한민국이 가야할 좌표를 가장 뚜렷하게 나타낸 글이었다.

   잘 못 끼어진 단추를 무시하면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야된다는 것을 우리 국민, 위정자들, 기업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평상시 알고 있었던 분도 있었지만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어 더욱 반가웠고, 그들의 논리가 정연하고 가슴을 울려 행복했다. 가보지 못한 강의의 내용이 이렇게 책으로 나오니 "문화 소외 지역" 국민으로서 정말 고맙다. 이러한 문화 전달의 시도가 대한민국을 문화 컨텐츠 강국으로 만들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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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 - 30대에 다시 시작하는 위안과 희망의 일기쓰기 안내서!
스테파니 도우릭 지음, 조미현 옮김 / 간장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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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2살, 아이 둘 딸린 아줌마다.
불이 나면 제일 먼저 들고 달려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할만큼 큰 재산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내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써온 일기장들이다. 어려서부터 귀가 얇아 남의 말을 잘 들었던 나는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이 참 좋은 습관이라는 말때문에 꾸준히 써 온 듯하다. 바쁘거나 힘들면 더욱 길게 써 졌던 일기,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았다가 일기 길게쓰고 '공부'를 마무리 하기도 했다.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면서도 틈틈히 일기를 썼고 지금은 학창시절처럼 매일은 아니지만 속상한 일이 있거나 힘들거나 해결을 꼭 해야만 되는데 마음 정리가 잘 안되는 일이 있으면 일기를  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일기장을 덮을때는 마음 결정이 되어있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나의 일기장은 문제해결을 할 수 있고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일종의 해우소 역할을 해왔다.

  일기쓰기가 참 좋은 습관이라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말씀 때문에 시작한 일이 지금 나에게는 소중한 습관이 되었는데, 정작 나는 초등학생의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 해 줘야 일기쓰기를 잘 하도록 만들까를 늘 고민한다.

그러다가 "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말 큰 화두를 남겨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총 5개로 나눠져있다. 첫번째 장은 "시작하기"

일기를 쓰는 이유, 목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기는 자신을 만나는 일, 내면의 대화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았던 표현은 "새로운 생각이 일어날 수 있고, 또 내마음이 편하게 쉴 수 있는 방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얼마나 기가 차게 적절한 표현인가? 일기를 쓸 수록 내 마음이 쉴 수 있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넓은 방을 얻는 것이다. 하루 20분의 작업으로 나만의 방이 만들어진다니 얼마나 훌륭한 작업인가?

 

  두번째 장은 '마음껏 창의적으로"

21세기의 화두는 "창의"이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행복한 것도,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배움이 짧더라도, 권력과 재물이 없어도 창의적이기만 하면 행복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는데, 일기쓰기 역시 "창의적인 작업"이어야 한다.

먼저 자신과 약속을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20분은 글을  쓰겠다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장소를 골라 몸과 마음을 풀어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어떠한 형식이나 간섭도 필요없이 화이트보드에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호기심을 억누르지 말고, 검열하거나 수정하지 말며  자신과 솔직하게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세번째 장은 "사실을  쓴다는 것"

일기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실만으로 우리는 감동을 영원히 간직할 수는 없다.

사실에다 몇 가지 세부사항을 더해야만 한다. 즉 물을 와인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사실을 성찰하고, 사실에 대한 자신의 인상을 엮을 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역사의 기록처럼 개인의 일기도 변할 수 없는 사실의 기록이라 착각을 하고 "행동"위주의 무미건조한 사실을 나열한다. 그러다보니 일기쓰기의 매력을 잊게 되고 건조한 작업이 지루해지게 되는 것이다.

  네번째 장은 "일기 속의 삶"

일기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하며 쓰지 않아도 되는 글이다. 오직 나만이 보는 글이다. 즉 일기속의 사생활이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내가 지금 있는 장소, 시간, 날짜, 날씨, 주변 소리, 생각, 감정, 몸으로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정확히 쓰다가 자유롭게 연상하며 쓰다 보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그것은 일기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더 잘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다섯번째 장은 "모두 하나로 엮어"

이 책을 마무리 하는 장이다.

  일기쓰기는 꾸준히 쓰기만 하면 우리 자신의 삶을 놓친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해 주는 훌륭한 습관이다. 일기쓰기가 숙제처럼 느껴지지도 않고, 그저 즐거울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일기쓰기는 감정적인 해방, 창의성, 문제 해결이라는 커다란 선물도 준다고 한다.

 

이 책의 첫머리에 "이 책을 활용하는 법"이라는 특이한 코너가 있다.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순전히 당신에게 달렸다. 그러나 내 나름대로 한 번 제안을 해보자면, 이러는 편이 어떨까 싶다. 우선 여느 책을 읽듯이 죽 읽어나가다가, 만약 책 여기 저기에 적혀 있는 어떤 연습과제가 발목을 붙잡아 당신을 현실로 끌어당긴다면 거기서 그냥 멈추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멈추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책에 담긴 생각들과 여러가지 멋진 이야기들을 전체적으로 감상해보라. 그러고 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훨씬 더 개인적으로 읽어나가라. 당신이 원하는 모든 연습과제를 직접 해보면서, 당신이 원라는 보조에 맞춰, 당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말이다.(P 9)

 

 처음엔 작가의 오버라고 생각했다.

 책을 어떻게 활용하든지 그것은 책 읽는 사람의 방식이지 굳이 활용방법을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뭐가 있을까 했다.

하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을수록 작가가 권하는 방식을 자꾸 떠 올리게 되었다. 한 번 쭉 읽어보고 나서 각 장마다에 있는 연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펜을 잡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이 이렇게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실제로 일기쓰기 강좌를 열었고, 그 경험과 수강생들의 글때문이다.

"되돌아감", 이 책의 화두였다. 이 책을 읽는 방법도 되돌아감이지만, 일기를 통해 삶의 되돌아감도 포함되어 있다.

작가가 권하는대로 아마 연습과제를 하면서 되돌아보고, 또 연습과제를 하고 되돌아보면서 지속적으로 이 책을 내 옆에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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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5 : 심리편 - 마음을 유혹하는 심리의 비밀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5
김세라 지음, 조명원 그림, 이어령 콘텐츠크리에이터, 손영운 기획 / 살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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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는 직업때문에 심리학 책을 많이 읽었다. 교대 다닐때도 교육심리학, 아동심리학, 행동심리학, 인지 심리학 등 많은 공부를 했지만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심리를 몽땅 알 수는 없었다. 심리학이라는 것은 수학보다 어려운 학문임에는 분명하다. 어려우니까 공부하지 않고 그냥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서 심리를 모른척 하는 것은 큰 죄를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동들의 행동을 보고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하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기때문이다. 나뿐 아니라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타인의 심리를 아는 것은 행복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어령 선생님께서 교과서 넘나들기에 심리편을 구성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첫 장에서는 심리학에 대한 정의를 자세히 하고 있다.

 

  "심리학은 의식 현상뿐 아니라 인간의 행동을 주된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고, 일차적으로는 말그대로 마음의 이치를 밝히기 위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자체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도구로서의 심리학의 위상을 알려주어 아동들에게도 심리학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 준다. 심리학이라고 하면 인문학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하는 오류를 가질 수 있는데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 심리학에서 심장을 중요하게 여겼던 일화를 소개함으로써 심리학은 과학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한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부터 시작하여 에릭슨,로렌츠,파블로프,스키너 등 일반인들도 몇 번은 들어본직함 실험 일화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이론을 설명 해줌으로써 심리학 이론의 흐름을 알게 해 준다.

그리고 일상생활에 관련된 각종 컴플렉스, 심리 이용 마케팅 등의 일화는 심리를 앎으로써 윤활유 뿌려진 듯 부드러운 대인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무엇보다 5편 심리편이 좋았던 이유는 실사 사진이 많이 들어가있다는 것이다. 물론 작가가 재창작해내는 그림도 좋지만, 인물의 모습이나, 포스터가 나에게 있어 더 깊이 각인 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어령 선생님께서 컨텐츠 크리에이터로서 계획한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는 총 5권으로 이루어져있는데 나는 이 중 2권만 읽었다. 그러고 나니 나머지 3권, 디지털, 문학, 과학도 무척 궁금하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인류가 축적한 지식의 기초를 알려주고, 어른들에게는 지식의 융합시대에 어울리는  T자형 인간이 될 수 있는 좋은 거름을 주는 멋진 컨텐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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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2 : 경제편 - 경제를 바라보는 10개의 시선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2
최성희 지음, 정상혁 그림, 이어령 콘텐츠크리에이터, 손영운 기획 / 살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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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을 잘 못 읽는다.
만화라는 것은 그림도 보고 글도 읽어야 완벽하게 이해를 하는 쟝르인데, 나는 주로 글만 읽는다. 그러다보니 글을 읽다가 다시 돌아와 그림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고, 남들보다 재미나게 읽지 못한다. 그래서 만화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데 요즘 아이들은 만화를 무척 좋아한다. 도서관, 서점에 가 봐도 아이들은 만화를 읽느라 바쁘다. 학습만화라는 명칭 아래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만화들을 들쳐보면 내용에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만화에 대한 불신을 잠식시키는 책도 가끔씩 만나지만,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강탈한다고 느낄때도 많다. 이어령 선생님께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입장에서 디지털, 경제, 문학, 과학, 심리 등 5개분야에 대한 지식을 만화책이라는 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만화책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른이 읽어도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먼저 경제편을 살펴보자.

요즘처럼 경제라는 단어가 중요했던 시대가 있었던가?

매일 자고 일어나면 "경제"라는 단어가 뉴스에서 흘러나오고, 우리의 행복과 불행이 경제에 매달려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행복의 수단이 돈이라고 믿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돈을 벌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몰염치한 사람도 부쩍 늘어간다. 경제라는 것이 궁금해 책을 펼쳐보지만 어렵기만하고 이해할 수 없어 책을 덮어버리고 만다.

그런 사람은 이 책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경제편"을 읽어보시라.

글쓴이의 말처럼

  "누가 어떤 가치와  신념으로 어떻게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었는지 밝혀냄으로써 과연 그 결과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 주는" 책이다.

먼저 경제가 무엇인지 개념을 명확하게 해 준다. 그리고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부터 시작하여 국부론이라는 책이 나오게 된 시대적 배경, 개인적 소신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일반적 개론서처럼 무턱대고 이론을 소개 하는 것이 아니라 법정이라는 흥미로운 상황을 빌려온다.

어느 시대, 어느 학자이든 이론의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고, 그 이론으로 인하여 현대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가공의 판사, 검사, 변호사들이 나와 학자들을 피고로 세워 기소도 하고 변론도 한다.

각 이론의 양면을 아주 쉽게 설명해 놓았다. 한 가지 이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 어떤 이론이 생겼으며 각 이론 중에 어떤 학설을 선택해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

사실 나는 경제학에 대해서는 완전 무지한 사람이어서 사회 시간에 배운 몇 몇 학자 외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학자들이 많이 나와서 배움의 희열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신선했다.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간 중간에 심리와 경제, 문학과 경제, 패션과 경제 등등 경제와 관련된 일상생활의 사소한 이론들도 소개 해 주어서 찾아 읽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뒷편에는 핵심노트가 있어 본문을 읽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넘나들며 질문하기'코너가 있어 경제에 대해 보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훌륭한 토론주제가 될 수 있을 듯 하여 귀한 교육자료를 얻은 기쁨까지도 얻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알아야 할 지식은 산더미같지만, 또 다른 지식을 파생하기 위한 기초 토대는 반드시 습득되어야 한다. 어려운 이론만을 아이들에게 갖다대기 보다 알기쉽게 설명하고, 접근하기 좋은 만화형태도 바람직하단 생각을 갖게 해 준 이어령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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