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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 - 30대에 다시 시작하는 위안과 희망의 일기쓰기 안내서!
스테파니 도우릭 지음, 조미현 옮김 / 간장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42살, 아이 둘 딸린 아줌마다.
불이 나면 제일 먼저 들고 달려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할만큼 큰 재산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내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써온 일기장들이다. 어려서부터 귀가 얇아 남의 말을 잘 들었던 나는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이 참 좋은 습관이라는 말때문에 꾸준히 써 온 듯하다. 바쁘거나 힘들면 더욱 길게 써 졌던 일기,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았다가 일기 길게쓰고 '공부'를 마무리 하기도 했다.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면서도 틈틈히 일기를 썼고 지금은 학창시절처럼 매일은 아니지만 속상한 일이 있거나 힘들거나 해결을 꼭 해야만 되는데 마음 정리가 잘 안되는 일이 있으면 일기를 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일기장을 덮을때는 마음 결정이 되어있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나의 일기장은 문제해결을 할 수 있고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일종의 해우소 역할을 해왔다.
일기쓰기가 참 좋은 습관이라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말씀 때문에 시작한 일이 지금 나에게는 소중한 습관이 되었는데, 정작 나는 초등학생의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 해 줘야 일기쓰기를 잘 하도록 만들까를 늘 고민한다.
그러다가 "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말 큰 화두를 남겨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총 5개로 나눠져있다. 첫번째 장은 "시작하기"
일기를 쓰는 이유, 목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기는 자신을 만나는 일, 내면의 대화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았던 표현은 "새로운 생각이 일어날 수 있고, 또 내마음이 편하게 쉴 수 있는 방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얼마나 기가 차게 적절한 표현인가? 일기를 쓸 수록 내 마음이 쉴 수 있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넓은 방을 얻는 것이다. 하루 20분의 작업으로 나만의 방이 만들어진다니 얼마나 훌륭한 작업인가?
두번째 장은 '마음껏 창의적으로"
21세기의 화두는 "창의"이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행복한 것도,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배움이 짧더라도, 권력과 재물이 없어도 창의적이기만 하면 행복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는데, 일기쓰기 역시 "창의적인 작업"이어야 한다.
먼저 자신과 약속을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20분은 글을 쓰겠다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장소를 골라 몸과 마음을 풀어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어떠한 형식이나 간섭도 필요없이 화이트보드에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호기심을 억누르지 말고, 검열하거나 수정하지 말며 자신과 솔직하게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세번째 장은 "사실을 쓴다는 것"
일기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실만으로 우리는 감동을 영원히 간직할 수는 없다.
사실에다 몇 가지 세부사항을 더해야만 한다. 즉 물을 와인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사실을 성찰하고, 사실에 대한 자신의 인상을 엮을 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역사의 기록처럼 개인의 일기도 변할 수 없는 사실의 기록이라 착각을 하고 "행동"위주의 무미건조한 사실을 나열한다. 그러다보니 일기쓰기의 매력을 잊게 되고 건조한 작업이 지루해지게 되는 것이다.
네번째 장은 "일기 속의 삶"
일기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하며 쓰지 않아도 되는 글이다. 오직 나만이 보는 글이다. 즉 일기속의 사생활이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내가 지금 있는 장소, 시간, 날짜, 날씨, 주변 소리, 생각, 감정, 몸으로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정확히 쓰다가 자유롭게 연상하며 쓰다 보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그것은 일기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더 잘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다섯번째 장은 "모두 하나로 엮어"
이 책을 마무리 하는 장이다.
일기쓰기는 꾸준히 쓰기만 하면 우리 자신의 삶을 놓친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해 주는 훌륭한 습관이다. 일기쓰기가 숙제처럼 느껴지지도 않고, 그저 즐거울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일기쓰기는 감정적인 해방, 창의성, 문제 해결이라는 커다란 선물도 준다고 한다.
이 책의 첫머리에 "이 책을 활용하는 법"이라는 특이한 코너가 있다.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순전히 당신에게 달렸다. 그러나 내 나름대로 한 번 제안을 해보자면, 이러는 편이 어떨까 싶다. 우선 여느 책을 읽듯이 죽 읽어나가다가, 만약 책 여기 저기에 적혀 있는 어떤 연습과제가 발목을 붙잡아 당신을 현실로 끌어당긴다면 거기서 그냥 멈추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멈추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책에 담긴 생각들과 여러가지 멋진 이야기들을 전체적으로 감상해보라. 그러고 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훨씬 더 개인적으로 읽어나가라. 당신이 원하는 모든 연습과제를 직접 해보면서, 당신이 원라는 보조에 맞춰, 당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말이다.(P 9)
처음엔 작가의 오버라고 생각했다.
책을 어떻게 활용하든지 그것은 책 읽는 사람의 방식이지 굳이 활용방법을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뭐가 있을까 했다.
하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을수록 작가가 권하는 방식을 자꾸 떠 올리게 되었다. 한 번 쭉 읽어보고 나서 각 장마다에 있는 연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펜을 잡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이 이렇게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실제로 일기쓰기 강좌를 열었고, 그 경험과 수강생들의 글때문이다.
"되돌아감", 이 책의 화두였다. 이 책을 읽는 방법도 되돌아감이지만, 일기를 통해 삶의 되돌아감도 포함되어 있다.
작가가 권하는대로 아마 연습과제를 하면서 되돌아보고, 또 연습과제를 하고 되돌아보면서 지속적으로 이 책을 내 옆에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