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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2 : 경제편 - 경제를 바라보는 10개의 시선 ㅣ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2
최성희 지음, 정상혁 그림, 이어령 콘텐츠크리에이터, 손영운 기획 / 살림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만화책을 잘 못 읽는다.
만화라는 것은 그림도 보고 글도 읽어야 완벽하게 이해를 하는 쟝르인데, 나는 주로 글만 읽는다. 그러다보니 글을 읽다가 다시 돌아와 그림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고, 남들보다 재미나게 읽지 못한다. 그래서 만화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데 요즘 아이들은 만화를 무척 좋아한다. 도서관, 서점에 가 봐도 아이들은 만화를 읽느라 바쁘다. 학습만화라는 명칭 아래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만화들을 들쳐보면 내용에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만화에 대한 불신을 잠식시키는 책도 가끔씩 만나지만,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강탈한다고 느낄때도 많다. 이어령 선생님께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입장에서 디지털, 경제, 문학, 과학, 심리 등 5개분야에 대한 지식을 만화책이라는 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만화책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른이 읽어도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먼저 경제편을 살펴보자.
요즘처럼 경제라는 단어가 중요했던 시대가 있었던가?
매일 자고 일어나면 "경제"라는 단어가 뉴스에서 흘러나오고, 우리의 행복과 불행이 경제에 매달려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행복의 수단이 돈이라고 믿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돈을 벌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몰염치한 사람도 부쩍 늘어간다. 경제라는 것이 궁금해 책을 펼쳐보지만 어렵기만하고 이해할 수 없어 책을 덮어버리고 만다.
그런 사람은 이 책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경제편"을 읽어보시라.
글쓴이의 말처럼
"누가 어떤 가치와 신념으로 어떻게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었는지 밝혀냄으로써 과연 그 결과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 주는" 책이다.
먼저 경제가 무엇인지 개념을 명확하게 해 준다. 그리고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부터 시작하여 국부론이라는 책이 나오게 된 시대적 배경, 개인적 소신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일반적 개론서처럼 무턱대고 이론을 소개 하는 것이 아니라 법정이라는 흥미로운 상황을 빌려온다.
어느 시대, 어느 학자이든 이론의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고, 그 이론으로 인하여 현대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가공의 판사, 검사, 변호사들이 나와 학자들을 피고로 세워 기소도 하고 변론도 한다.
각 이론의 양면을 아주 쉽게 설명해 놓았다. 한 가지 이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 어떤 이론이 생겼으며 각 이론 중에 어떤 학설을 선택해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
사실 나는 경제학에 대해서는 완전 무지한 사람이어서 사회 시간에 배운 몇 몇 학자 외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학자들이 많이 나와서 배움의 희열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신선했다.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간 중간에 심리와 경제, 문학과 경제, 패션과 경제 등등 경제와 관련된 일상생활의 사소한 이론들도 소개 해 주어서 찾아 읽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뒷편에는 핵심노트가 있어 본문을 읽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넘나들며 질문하기'코너가 있어 경제에 대해 보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훌륭한 토론주제가 될 수 있을 듯 하여 귀한 교육자료를 얻은 기쁨까지도 얻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알아야 할 지식은 산더미같지만, 또 다른 지식을 파생하기 위한 기초 토대는 반드시 습득되어야 한다. 어려운 이론만을 아이들에게 갖다대기 보다 알기쉽게 설명하고, 접근하기 좋은 만화형태도 바람직하단 생각을 갖게 해 준 이어령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