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딱 두달동안 구입한 책이 무려 30여권에 이른다. 물론 HOW TO READ시리즈 16권을 한꺼번에 구매한 것도 큰 이유가 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일년에 평균70여권 정도밖에 못읽는 내가 단 두달동안 일년동안 읽을 책의 절반가까이를 구매한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미친짓같다. 물론 그중에는 소장해야 할 책들도 있지만 대출해도 무방한 책들도-이미 열권정도는 중고매장에 팔았지만- 많았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소유하는데 욕심이 커졌는지 모르겠다. 지적허영심이 커질수록 구매욕도 커지는것일까.
올해 목표는 HOW TO READ시리즈에서 니체 샤르트르 프로이트 다윈 융 마르크스 성경편을 꼭 완독하고 가능하다면 연관된 입문서와 원서를 읽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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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계획을 세우게 하는데 이 책 <인문학 공부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공부법도 중요하겠지만 내게 가장 필요했던것은 스스로 독서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었기때문에 늘 수박겉핥기식인 독서가 될수밖에 없었고 시간 돈 노력을 투자한것에 비해서 독서행위로 부터 얻는것이 별로 없었다. 한마디로 책 좀 읽네 하고 잘난척만 하고 있었던거다. 실제로 내 주위엔 책을 읽는 사람이 없다. 일년에 단 한권도 안 읽는 사람들 속에서 이런 '척'은 꽤 먹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내가 독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하고 스스로 자문해보았다.
가장먼저 떠오른 답이 정답 -솔직한 답-일것이다.
그 답은 '별달리 할것이 없어서'였다. 물론 별달리 할일이 없다고 누구나 독서를 하는것은 아니겠지만 게으르고 또 새로운것을 찾는걸 두려워하고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는것을 어색해하며 아는척 하기 좋아하는 나에게 편히 앉거나 누워서 혼자 책을 본다는것 만큼 쉽고 '척'하기 좋은 여가활동도 없기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목적없이 읽다보니 늘 제자리에 맴도는 독서력과 변하지 않는 나를 보며 '이건 정말 아니다 이렇게 읽는건 읽는게 아니고 단지 활자를 보고있는것 뿐이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회의감에 빠져있을때우연히 처음 방문한 서재에서-그분이 이글을 보신다면 자신의 서재인지 단박에 알아차리실꺼다-이책을 발견했다. 역시 우는아이 젖준다는게 맞는가보다. 한줄기 젖줄기,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을 찾은 느낌이었다.
시원찮은 독서력으로 과연 입문서나 제대로 읽어낼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문학 역사 철학 중에서 현재 내게 가장 흥미있는 분야는 철학이다. 혼자 공부하기에 벅찬 분야겠지만 우선은 도전해 보고 싶다. 혼자하는 공부이고 손을 이끌어줄 누군가도 없지만 그렇게 시도하는것 자체가 중요하다는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안될꺼라고 포기하지 말고 우선 행동으로 옮길것. 니체의 <짜라투스르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정신도 덕도 지금까지 수백번 시도하고 수백번 길을 잃었다. 그렇다 인간은 하나의 시도였다. 아! 그많은 무지와 오류가 우리의 몸이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그러므로 시도하지 않는 인간은 올바른 인간이라 할수 없으며. 인간 자체가 시도이므로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반복되는 일상의 허무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야 말로 인간의 본성이고 초인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인간의 본성을 공부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며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내 삶을 살아내는것, 힘들고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고 또 시도하는것 이것이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 내게 목적과 수단이 되었다.
돌볼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을 기르는 사람, 동물의 숫자에 집착하는 사람을 가리켜 애니멀 호더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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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읽지도 않고 방치한 채로 소유한 숫자에만 집착하다가는 북호더가 되겠다. 정신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