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순이는 처음에 집에 들어 올때부터 윗송곳니 양족이 모두 끝이 부러져 있었다.
크게 아파하지 않고 잘 먹고 그래서 그동안은 신경쓰지 않았는데
얼마전부터 송곳니 옆쪽 이빨들이 녹아내리는 흡수성 치아병변이 시작었다.
내가 사는 곳은 고양이의 치과진료를 볼수 있는 곳이 없어서
서울까지 전철타고 이동장에 복순이 넣고 다녀왔다. 다음날 보니 어깨에 피멍이 들었더라.
엑스레이 상으로 보니 부러진 송곳니 안쪽이 다 곪아서 얼굴앞쪽까지 고름이 찼다는데
그동안 아픈내색을 한번도 안했다...내가 무심했던걸까...
총 6개의 이빨을 발치하고 겸사겸사 피검사와 엑스레이까지 찍고나니 백만원이 넘는 비용이 나왔다.
큰돈이지만 아직 6살인 젊은 복순이가 앞으로 더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게 하려면 어쩔수 없는 지출이다.
그렇게 살게 해주겠다고 데려왔으니까......
미미의 세 아가중 가장 겁이 많은 동이.
겁이 너무 많아서 맛있는걸 줘도 먹으러 나오질 않는 녀석이라
암수 구분조차 할수가 없었는데, 얼마전부터 커다란 수컷냥이가
동이에게 교미하려고 하는것을(동이는 실다고 울고 불고 ㅜ..ㅜ) 발견하고
기대도 안하고 포획을 시도했는데, 정말 기적처럼 잡혀줘서
중성화 수술하러 병원갔더니...2.5키로의 작은 몸, 이제 7개월령의 동이는 벌써 임신이 된 상태였다.
임신 초기 일때는 그대로 자궁절제를 한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했다면.......
수술후 4일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동이가 오늘 멀리서 목격되었다.
그래..너라도 조금 편하게 살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않을까.
콧등에 찢어진 상처가 심했던 순둥이 노랭이는 약도 지어먹이고 해서 상처가 많이 나았다.
캔두개 닭가슴살 두개에 약을 섞어서 먹으라고 주고 사무실에 잠시 들어왔는데
이녀석이 바로 따라 들어왔다. 벌써 다 먹을 시간이 아닌데 왜그런가 가서 보니
뎅이가(2.5키로의 작은 암컷 고양이)가 노랭이의 캔그릇을 차지 하고 있었다.
자기 밥 빼았겼다고 나한테 와서 이른거....이런게 순하니 그렇게 매일 얻어 맞고 다니나 보다 ㅠ..ㅠ
이달은 뭔가 바쁘다.
월초에 동생생일이라 납골당에 다녀왔고(음식싸들고 두시간거리를 전철과 버스로 간다), 복순이 데리고 서울 병원에 다녀왔고, 뎅이와 동이의 중성화 수술을 했고, 강연회 다녀오고, 새로운 position에 응시해서 틈틈히 토익공부 하고, 또 뭐가 있었나? 써놓고 보니 별거 없는데 왜이렇게 마음이 바쁠까. 아..아버지 집 정리도 이번주에 해야하는 구나. 그리고 다음 주말에는 토익시험이다. 면접도 아마 이달 안에 일정이 잡힐듯 싶다.
할일 없을때는 지겨워서 책읽기가 귀찮더니, 공부해야 해서 책을 못읽게 되니까
책이 마구 읽고 싶어진다. 뭐지 이건...
책은 못읽고 사들이기만 잔뜩 사들였다. 일전에 강연회가서 정희진 책을 무조건 권당 만원에 팔길래 샀는데,
정희진 씨가 이거 사서 알라딘에 슈퍼바이백으로 파세요~ 하기에 진짜 빵터졌다. 네 그러겠습니다!
읽지도 않으면서 책만 사들였다.
토익, 면접 끝나고 , 아버지 집 정리하고, 정신 좀 차려지면 읽어야지.
책장에 책이 쌓이면 가슴이 답답하다. 얼른 읽고 팔자.
집사가 만들었을 것이 분명한 문구. 어찌나 공감이 되는지.
이때쯤이면 주변이 좀 정리 될듯 싶어, 애인과 펫박람회에 가보기로 했다.
아..그리고 오늘 발견한 또하나의 공감 100개짜리 트윗.
이제 정말 공부해야지. 책을 펴라. 책을 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