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느 님의 서재글에 사람의 일에는 눈물이 잘 나지 않는데
동물관련해서는 잘 울게 된다는 글이 있었다.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 어지간한 사람일에는 '공감'이 되질 않는다.
어제 카페에서 꼬리가 잘린 이제 막 한달된 아기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치료비가 없어서 그냥 안락사를 시키겠다는 구조자의 글이 올라오고.
카페가 발칵 뒤집혔다.
카페지기가 긴급하게 운영자와 구조자에게 연락을 해서
아이를 협력병원으로 이송.
꼬리가 잘린채 맨뼈가 다 드러나있고,
뒷다리 양쪽 모두 골절.
거기에 척추손상.
일부러 꼬리를 자르고, 바닥에 패대기를 쳤을것으로 추정.
살린다 해도 자율적으로 배변 불가. 기립 불가.
빈아....
아가야....
이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너를....
사람때문에 이런 고통을 겪었는데도
사람 손길에 잠이 들고, 눈을 맞추고 눈키스를 보내는 너를....
자율배변 못한다고
걸을수 없다고
죽일수는 없었다.
아가. 이제 묘생 한달.
어떻게든 살아보자. 꼭 살아보자.
하나님 뜻으로 일제 강점기를 겪어야 했고
하나님 뜻으로 분단 국가가 되었다는 말을
하는것도 모자라
잘못한게 없다는 사람을 총리로 지목하더니
결단코 꼭 총리로 만들겠다고 하는 나라에서.
도무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이 나라에서.
이깟 고양이 하나쯤 어찌되든 무슨 큰일일까 싶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이럴꺼면 차라리 죽였어야 한다.
그자리에서 고통없이 죽였어야 한다.
나는 사람에게 점점더 공감하기가 힘들어 질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