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것에 주목하고 또 의식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가 어떤 장애를 받아 충돌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지를 방해하는것, 의지를 가로막거나 대적하는 것, 다시 말해 싫증을 일으키거나 고통을 주는 것은 바로 느낀다.....다시말해 평안과 행복은 우리에게 소극적인 역할을 하고, 괴로움은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이미 이루어진 기쁨은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못하고, 반대로 괴로움은 예상보다 더욱 큰 아픔을 주게 마련이다. 이 점을 확인하고 싶거나 쾌락이 고통보다 뛰어나다거나 쾌락과 고통이 서로 상쇄된다는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 분명히 알고 싶다면, 다른 것을 잡아먹는 동물의 쾌감과 잡아먹히는 동물의 공포감이 어떻겠는가 비교해 보면 될 것이다. p80-81


모든 불행과 고통에 있어 우리에게 가장 효과적인 위안은 자기보다 더욱 비참한 자들을 바라보는 것이다........우리 개개인의 생애도 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투쟁이다....요켠대 인생이란 휴전 없는 싸움의 연혹이며 손에 무기를 든 채 죽게 되어 있다. p81

너무나 비인간적인 말이지만 또 그만큼 너무나 현실적으로 인간적이다.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까지는 아니여도,

그래...나는 저정도는 아니니까 뭐 괜찮아...라고 스스로 위안하게 되는건 불편하지만 사실이다.

대기의 압력이 없으면 우리 육신이 파열해 버리는 것같이 삶에 번빈과 실패와 노고라는 무거운 짐이 없다면, 지나친 방종으로 송두리째 파멸하거나 시한부 변덕과 사나운 광기와 어리석음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나 늘 얼마쯤의 걱정과 고뇌와 불행을 필요로 한다. 마치 배가 물 위에 떠서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서는 배에 무게 나가는 물체가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p82

나는 이 얼마쯤이 늘 궁금하다. 얼마쯤이 얼마쯤일까?

나라는 배가 가라 앉지 않고 세상위에 떠서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고뇌와 불행의 양을

내가 알수 있을까? 그리고 오케이! 여기까지! 이렇게 외치면 딱 거기까지만 실을수 있는건가?

세상에는 부러워할 만한 사람은 하나도 없는 한편 비참한 사람들은 헤아릴수 없을 정도이다. 인생이란 고된 투쟁으로 끝마쳐야할 부역에 지나지 않는다.

잠 시 이렇게 생각해 보라. 만일 인간의 생식행위가 생리적인 필요나 쾌락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고, 오직 철저한 계획과 생각 끝에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경우에도 인류는 아무 탈 없이 존속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누구든 세상에 태어나는 자식을 오히려 가엾게 여겨 그들에게 삶의 무거운 짐을 지우기 꺼려하지 않을까? 적어도 냉정한 마음으로 그 짐을 지울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주저 하지 않을까? p83-84

다른 나라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한국의 인구감소는 이런 영향도 적지 않을꺼라 생각한다. 돈 없어 고생하는 자신의 삶이 팍팍하니 좀 더 준비해서.... 좀 더 벌어서.... 이렇게 자꾸 좀더를 외치다 보니 아이 출산이 늦어지거나 한명만 계획하게 되는게 아닐지....

현명한 사람들은 누구나 향락보다는 오히려 고통이 없기를 바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재해를 조금이라도 막아보려 노력한다. 나도 젊었을 때는 대문에서 초인종이 울리면"야, 무슨 일이 있으려나 보다"하고 기대했지만, 나이가 들어 인생의 참모습을 알게 된 뒤로는 똑같은 초인종 소리가 두려움을 느끼게 항 "아, 무슨 골칫거리라도 생겼나?" 하고 혼잣말을 하게 되었다.p87


가난은 하류층의 끊임없는 채찍이며 권태는 상류층의 채찍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일요일은 권태를, 나머지 6일은 가난을 나타낸다. p91


만일 이 세계를 유일한 신이 창조했다면 나는 그런 신이 되라고 해도 되지 않을 것이다. 세계의 참상이 내 가슴을 찢을 테니까. p96


인류나 동물이나 그토록 떠들썩한 소동이 결국 식욕과 성욕이라는 두 가지 욕구에서 비롯되며, 여기에 부수적으로 권태가 따를 뿐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세 가지 식욕, 성욕, 권태로 생존의 눈부신 활극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p106



평생 독신으로 살다 갔다고 하니,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이지만 오빠라고 부를테다!

쇼펜하우어 오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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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0-2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6페이지의 구절이 특히 더 인상깊어요.

만일 이 세계를 유일한 신이 창조했다면 나는 그런 신이 되라고 해도 되지 않을 것이다. 세계의 참상이 내 가슴을 찢을 테니까.

아무개 2013-10-25 13:50   좋아요 0 | URL
제가 감히 생각하기론 쇼펜하우어가 비관적일수 밖에 없는 이유는
세상은 지옥이고 고통이 가득한 곳이라 인간은 늘 불행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인간은 그래서 참 부족하고 불쌍한 존재니까.....
인간에 대한 연민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비관주의랄까요.

Forgettable. 2013-10-2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7,96페이지는 제 밑줄과 동일하네요. 사랑에 대해서 엄청 냉소적인게 재밌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죠. 실연당했을 때 읽기 딱 좋은 ㅋㅋㅋ

아무개 2013-10-25 14:50   좋아요 0 | URL
마음이 늘 실연당한 상태인 저한테는 읽기 딱 좋은 책이되겠군요.^^:::

네꼬 2013-10-2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오빠라고 하셔서 버나드 쇼인줄 알고 웃었는데, 쇼펜하우어라니까... 더 웃겨요 ㅋㅋㅋ 아무개님, 이런 호칭 좋은데요!! (쇼 오빠도 좋아하실 듯)

아무개 2013-10-28 16:3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가요?
버나드 쇼는 네꼬님 글 보고나서야 생각났네요~

2013-10-30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