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보다 요리였어 - 신의 직장을 벗어나 주방에서 찾은 진정한 꿈과 행복
안주원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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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박수를 쳐주고 끄덕거리고 있으니 계속 가던 길을 걸어 가고 있었지만 매일 무료함과 열등감에 시달렸다.

그렇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탄탄히 포장되고 쭉 뻗은 길을 벗어날 용기가 당장 부족했다.'

 

뭐 그리 주변에서 박수를 쳐주지 않더라도 남들이 가는 길이니까 초, 중, 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 낳고 매일 비슷한 일상에 기분 전환이라며 백화점이며 여기저기 인터넷 쇼핑몰 서핑?을 하다 월말이면 카드 결제액에 놀란다. 일도 한 두해 하다보면 처음엔 긴장 되고 설레던 게 조금씩 익숙해지고 그렇게 몇 해동안 지겨운 구석이 있긴 해도 요즘 직장 구하기 힘들다는데 그나마 다닐 수 있으니 나름 남들이 들어오고 싶어하는 곳이니 그만 두지 말아야지 하며 사는 일인.

벌써 몇 년 전부터 "언젠가 간단히 밥을 먹을 수 있는 커피숍 하나 할거야." 라는 꿈은 꿨지만

5년 뒤엔 하겠다 했는데... 어느새 그 5년 뒤가 되어도 그대로인 삶을 살고 있는 일인...ㅎㅎ

정신없이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요리책을 펼쳐 들고 한 장 한 장 요리 사진들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하루의 피로가 조금씩 조금씩 풀리는 듯한 편안함을 느낀다. 때론 완성된 요리 사진의 예술적인 색감에 감탄을 넘어 왠지 모를 희열마저 느끼는 나로서는 이 책의 저자 안주원씨가 하고 있는 이야기가 남의 얘기 같지 않고 나같은 누군가가 과감히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기로한 이야기라 읽으면서 신이 났다.

게다가 구글이라는 남들의 부러움과 인정을 받는 직장을 그만뒀으니 오죽할까.

 미국 코넬대에서 공부하고 구글에 입사하기까지 구글을 그만두고 요리사의 길로 접어들기까지

고민하고 결정하고 시행하는 과정이 솔직하게 기록돼 있는 점도 좋았다.

직장맘이다보니 집이나 직장에서 짬을 내서 책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을 잡으니 책장이 그렇게 잘 넘어갈 수가 없더라.

 

 

무엇보다 무슨 무슨 회사, 무슨 무슨 브랜드나 사람들의 인지(인정) 보다 하고자 하는 것의 내용과 진정성을 중요시 했고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열심히 하는 자세에 감동했다.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일보다 몇 배 육체적으로 힘들 수 있는 요리사의 길을 걷기로 한 그녀의 결정에 힘찬 박수와 응원을 보내며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딴짓들에 대해, 내 오랜 꿈에 대해 되돌아 보고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다.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 오늘 무얼 할래.'라는 대학시절 지은이의 친구 질문은 어떻게 보면 진부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내 일상에서도 문득 떠오르곤 하였다.

앞으로도 외관도 아름답지만 내용물은 더 아름다운 요리, 철저한 위생관리 하에 만드는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 먹을 사람을 생각해서 요리를 만들고 서비스까지 모두가 요리라는 마음을 잃지 않는 요리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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