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고 싶은 벽 가지고 싶은 창
최유리 지음 / 미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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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을 일상 창작자라고 표현하는 저자 최유리씨가 6년동안 궁리해온 벽과 창 꾸미기 샘플(ㅎㅎ)을 제공하고 그것을 참고로 우리 자신의 벽과 창을 연출할 수 있게 영감을 주는 월&윈도 꾸미기에 관한 아이디어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집이란 공간에서 그저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줄로만 인식되었던 벽과 창에 뚝딱뚝딱 꼼지락 꼼지락 무언가를 만들어 붙인다.
게다가 장롱이나 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패브릭들을 놀리지않고 커튼이나 가리개로 변신시킨다.

어느 날은 마음에 드는 천과 천테이프 등을 조합해 월포켓을 만들어 집안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소품들을 그것이 자주 사용되는 곳의 벽면에 넣어둘 수 있도록 수납 아이디어도 제시해준다.


비교적 큰돈 들이지 않고 동네 철물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수 있는 소도구를 이용한 개성있는 벽과 창과 문의 연출은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줄 기분전환 용의 인테리어가 충분히 되고도 남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두돌된 아이의 엄마라는 점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를 업고 작업하고 있는 사진 하나로 아이 엄마인 내겐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무언가가 전해져 왔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없으면 결코 알 수 없었던 '나'와 만나가는 것 그리고 '나'를 찾아가는 것을 놓지 않는다는 의미.
육아는 행복이지만 '여자'로서 살기보다 '엄마'로 살기에 큰 비중을 요구하기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지칠 때가 많다. 그런 때 그 우울감이나 고달픔을 집안을 둘러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만든 무엇인가로 채워 넣으며 작은 즐거움을 발견해나간다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어주지 않을까.
우선 내가 뭔가를 했다는 것에 뿌듯할 것이고 같이 사는 가족들 역시 집이라는 공간이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추억이 깃든 소품이나 사진을 벽에 걸어두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패브릭이나 사용하지 않는 천을 이용해 개성있는 작품 만들어보다가 기분 내키는 날이면 나만의 벽면 전시회를 열어보는 것, 카페처럼 좋아하는 패브릭이 바람과 햇살에 하늘거리게도 하기도 하고 시판 타이포그래피 스티커 혹은 윈도 마카를 이용해 창문 꾸미기 등 귀차니즘인 사람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래서 이 책은 나처럼 집에 변화는 주고싶은데 손이 많이 가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DIY나 인테리어, 바느질 등 어느 것 하나 좀 한다 싶은게 없지만 그럼에도 누구 못지않게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란다.

책을 펼치면 예뻐서 보는 즐거움이 있는데다 저자의 간단 간단한 글 속에 삶에 대한 철학도 엿볼 수 있어 그 가볍지 않음 역시 좋았다.


'사실 별 볼일 없는 것 같은 시시한 일상을 빛나게 하는 건 아주 사소한 아이디어와 유쾌한 실천이 아니던가.' (187P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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