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무 생각하는 숲 18
김향이 글, 한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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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동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수상 작가 김향이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 BIB 국제 원화전 황금사과상 수상 화가 한병호


한국을 대표하는 두 작가가 들려주는 화합과 공존의 메시지.


사랑나무, 연리지에 대해 들어 본 적 있으신가요?



2013년 여름, 창경궁 궁궐숲학교에서 한 몸이 된 사랑나무를 본 적이 있어요.

동궐 내 옛모습이 많이 훼손되고 사라진 궁이 있던 자리에 나무를 많이 심어 숲이 우거지게 되니

창경궁 동궐 쪽에서 숲학교 프로그램도 생긴 거죠.

사진 속 두 나무는 회화나무와 느티나무의 연리지인데요,

연리지가 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해요.

그래서 연리지는 인내를 상징하기도 한답니다.





제목 때문에 누구라도 끌리게 될 것만 같은 <사랑나무>.

글밥이 얼마 되지 않아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겼는데요,

책장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좀 큰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는 것.


 
지난 주, 학교 스토리텔러단 모임이 있어서 갔다가,

준이랑 찬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내년부터 고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토리텔링 도입에 대해 검토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현재는 1~2학년을 대상으로만 어머니 책읽어주기가 실시되고 있거든요.)

고학년 아이들에게 이런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들 각자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누군가는 작가의 의도대로 자연의 이야기를 통해 참고 견디며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분명 문학적 감성이 뛰어난 아이는 단순히 나무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부모들을 떠올릴 수도 있을테고,

부모와 자기 자신의 관계, 혹은 친구와 자신의 관계를 그리며 듣기도 할 것 같아요.





 수목원의 나지막한 언덕에 수목원의 자랑거리로, 보는 이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

소나무 한 그루가 살았어요.

봄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누군가 소나무에게 말을 건넵니다.

앞으로 신세를 지게 될 거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소나무와 등나무의 만남.


등나무는 소나무의 몸을 휘감으며 기대 살기 시작하고,

소나무는 몸이 답답했지만 어쩔 수 없이 등나무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죠.




 소나무를 타고 몸을 키워가던 등나무가 어느 봄날,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더니,

수목원에 꽃구경 온 사람들이 모두 아름답다며 칭찬을 하자

우쭐해진 나머지 제 잘난 맛에 줄기를 사방으로 뻗어 버려요.


급기야 소나무 껍질이 갈라지고 터져도 등나무는 점점 더 소나무를 파고 드네요.

힘들다고, 나 좀 살려 달라는 소나무의 아우성에 

"가만히 서 있는데 뭐가 힘들어요! 남에게 기대 사는 저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라고

쏘아 부치는 등나무.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고는 고마움도 잊은 채,

그만큼의 위치까지 오로지 자기 힘으로 오른 것이라 착각하고 사는 우둔한 인간의 모습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네요.

이 세상 사람들 짐이 아무리 무거워보인다 해도, 내가 지고 있는 짐이 제일 무거운 거라고 굳게 믿고 

자기가 제일 힘들고, 제일 불행하고, 제일 위로받아야 할 존재라 생각될 때...

여러분은 없으신가요?




귀찮고 썩 내키지 않았지만, 그냥 등나무를 받아들여주었던 소나무였는데

이기적인 등나무로 인해 소나무는 기운을 잃게되요.

급기야 시름시름 앓다가 등나무가 바라던대로 목숨을 놓게 되었죠.


소나무가 남긴 수많은 솔방울들이 등나무 눈에 가시 방울이었어요.

'죽을 거면서 솔방울은 왜 저렇게.......'

모진 등나무의 독백에 마음이 너무 아파 오네요.




죽은 소나무에 기대어 잠만 자던 등나무에게 누군가 찾아와요.

죽은 소나무 뿌리를 이끼가 뒤덮고 고사리도 우거졌고요,

나무껍질 사이로 지네가 파고들고, 버섯이 자라 달팽이도 불러들여요.

딱정벌레, 거미, 거기다 나무를 쪼아 둥지를 파는 딱따구리까지...

 

침입자라고 생각되었던 이들의 등장 후, 도리어 등나무는 아주 귀한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소나무는 죽었지만, 죽은 후에도 자기 몸을 내주어

더 많은 이웃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다는 사실을...




소나무와 등나무의 첫 만남에서도 보였던 방울들.

등나무가 흘린 눈물 방울이 죽은 소나무에 스며듭니다.

그 결과,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런 걸 반전이라 해야할까요?

천하대장군감이라 칭찬을 들었던 소나무는 이미 고목이 되었지만,

그가 남긴 솔방울에서 싹이 튼 거예요.

등나무가 소나무를 처음 만났을 때 딱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었죠.


모진 마음 씀씀이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던 등나무가 어린 소나무 싹을 보더니

죽은 소나무가 살아 돌아온 듯 반가워하네요.

가뭄 들면 목이 탈까 마음 졸이고

홍수 나면 쓸려 갈까 몸이 달면서 안타깝게 소나무 싹을 지켜보기만 하는 등나무예요.


죽은 소나무에 미안한 마음 때문에 어린 소나무마저 괴롭히게 될까봐 조심스러웠겠죠.


그러나, 눈보라가 몰아치던 어느 밤

위기의 순간에 어린 소나무에게 줄기를 뻗어 감싸준 등나무.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흔들리던 어린 소나무는 등나무 덕분에 힘든 순간을 잘 넘길 수 있었어요.

이렇게 두 나무가 부대껴 껍질이 벗겨지는 고통은 옹이로 남았고,

따로 또 같이 어우렁더우렁 살아 낸 세월은 꽃으로 피어났답니다.



 그림이 정말 따뜻하지 않은가요?

그림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만이 아니라, 당당히 문학의 한 장르라고 하죠.

단순해 보이는 그림책이지만, 삶의 깊이있는 문제를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좋아서 한 몸이 되어 가정을 이룬 부부도 이런 연리지가 되어가는 과정 중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옹이들을 만들 것이고,

자식의 입장에서 내 부모를 생각해 봐도 부대껴 살아온 세월 속에서

부모 자식 간에 참고 견디며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듯 해요.


세월과 아픔을 견디고 하나가 되자

함께 살아 낸 세월은 꽃으로 피어났다...

수려한 김향이 작가님의 표현과 한병호님의 그림 덕분에

<사랑나무>의 여운은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습니다.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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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이다 1 -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일공일삼 85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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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이다 ①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 출판사 : 비룡소

 글 : 김남중

그림 : 강전희​


책 받자마자 손에 쥐고는 저녁 먹는 시간조차 우리 준이를 멈출 수 없게 만든 <나는 바람이다>.

좋아하는 불고기를 앞에 두고도 접시보다 책에 더 눈이 가는 걸 보면

엄~~청 재미있나 봅니다.

어떤 책 속에 푹 빠져 있을 때, 다른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엄마도 느낌 아니깐~~~!

먹으면서 보겠다는 걸 가만 두었습니다.
 ⁠워낙에 속독을 하는 아이라, 결국 식탁에서 다 읽어 버리더라고요.

그리고선 반응이 아주 가관입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2권에서 계속 이어집니다>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상황이지요. ㅎㅎ

알아보니  이 책은​ 현재 4권까지 나와 있더라고요.

그 중 1권만 읽었으니 한창 재미있을 때 멈춰버린 저 기분,

아...얼마나 착잡할까요?

당장 2권을 주문하라며...난리~난리~났습니다.​

 



 ⁠ 그래서 저도 바통을 이어받아 <나는 바람이다>를 읽게 되었어요.

2004년 <기찻길 옆 동네>로 창비 '좋은책어린이책' 대상을 받았고,

2006년에는 <자존심>이란 책으로 올해의 예술​상을 받으신 김남중 작가님.
 ⁠ 작가의 말 맨 마지막 문장은 '바람이 불었다' 로 끝나는데요,

작품의 제일 앞 문장이 바로 이 짧은 문장이네요.


 ⁠바람이 불었다.

 스스로 대양을 향해 나간 조선의 바닷가 아이 이야기지만,

바닷가에는 언제나 바람이 불죠.

이 책은 바다의 이야기랄 수도 있고, 바람의 이야기랄 수도 있겠네요.

김남중 작가님은 세계사의 절반이 바람 속에서 생겨났다고 했고,

한국을 지나왔을 나가사키의 북풍을 맞으며 주인공과 첫 문장, 마지막 문장을 생각해 냈다고 해요.​


⁠⁠주인공은 해풍이.

 이름에서부터 작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바다와 바람의 만남, 한낱 여수 바닷가에 사는 가난한 어부의 아들이

홀란드(네덜란드)에서 온 하멜을 만나게 되는 장면입니다.

허구지만, 하멜과 동인도회사 관련한 내용들은 역사적 사실에 근접한 듯 합니다.

하멜, 하면 하멜의 표류기를 떠올리게 되죠.

실존했던 인물이기에 왠지 해풍이마저도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란 착각에 빠지게 되네요.



 ⁠⁠큰 빚을 남기고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로 인해,

해풍이네 집은 무척 어려워진 상황인데요

하멜과 작은 대수와의 만남은 해풍이에게 의지할 누군가를 얻게 된 계기가 되었답니다.

동인도회사의 선원으로 대형 상선을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도중 태풍을 만나

제주도에 표착하게 된 하멜과 그 일행들.

본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했으나 전라도 여수로까지 원치않는 유배​를 가게 되었죠.

그들의 거처에 찾아가 배로 일 년을 가야 도착할 머나먼 홀란드, 라는 나라에 대해 듣게 되는 해풍이.

하멜이 들려주는 홀란드 이야기는 해풍이 입을 다물지 못 하게 만드네요.



 ⁠작은 대수와 형 동생이라 부르며 가까워진 건 해풍이만이 아니었어요.

아버지의 빚 때문에 아버지 뻘 되는 홀아비 김씨에게 억지로 시집을 가야할 형편에 놓인 해풍의 누나도

작은 대수와 사랑에 빠졌거든요.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한 해풍이는 아는 척 하지 않고 몰래 집으로 돌아갔죠.

이런 상황과 인물들의 심리를 이해할만큼, 그리고 거기에 빠져들만큼 우리 준이가 컸구나 싶으니

기분이 참 야릇했습니다.



 ⁠⁠빚 때문에 풍비박산될 뻔한 해풍이네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탈출을 결심한 작은 대수가 항아리에 가득 담긴 돈을 해순이에게 주었거든요.

홀란드 춤을 추며 어릿광대 흉내를 내기도 하고, 구걸도 하며 모았던 돈 중에서

큰 배를 사고 남은 돈 대부분을 사랑하는 해순이에게 준 것이예요.



⁠글도 무척 재미있지만, 이런 그림들이 또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주는 것 같아요.

그림 덕분에 현장감이 느껴지더라고요.

큰 배를 타고 여수에서 탈출한 하멜 일행은 생각지 못 한 밀항자를 발견합니다.

이렇게 작은 바닷가 소년의 머나먼 바다 여행, 바람 여행이 시작되는가 봅니다.




 ⁠ 한 배를 탔지만, 일본의 어느 섬에 도착해서는 하멜 일행과 헤어지게 된 해풍이.

여기서 또 하나의 우리 역사를 발견하게 되네요.

1597년 정유재란을 일으켜 조선에 쳐들어간 일본인들은

조선의 도기 기술자들을 포로로 끌고 갔고,

이들은 일본에서 도예촌에 모여 살며 조선말을 하고 조선 음식을 먹고 조선 옷도 입게 해 주었다죠.​

어찌 보면 자치 구역을 보장해 준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격리 조치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낯선 일본에서 조선인 도공들을 만나게 된 해풍이.

그러나 수시로 ​일본인 관리들의 감시를 받는 곳이므로

그곳에선 위험부담을 안고 해풍이를 숨겨줍니다.


 ⁠ 해풍이를 유달리 따르는 연수를 따라갔다가

해풍이를 숨겨주기로 했던 마을의 촌장이 기리시딴 임을 알게 되었는데요,

첨에 저는 아무 설명도 없이 갑자기 기리시딴, 이란 단어가 툭 튀어 나와 고개를 갸우뚱 했답니다.

알고보니 크리스챤을 지칭하는 일본어 발음이었나봐요.

 이 때만 해도 순교 당한 선교사들이 많을 때이고, 연수와 촌장 일행은 비밀리에 신앙을 갖고 있었죠.

​​

 ⁠기리시딴에 대한 논란으로 해풍과 연수 남매가 팽팽하게 대치된 상황에

별안간 무사들이 들이닥치네요.

어쩜 좋아~ 이런 중요한 순간에 이야기가 끝나 버렸으니,

우리 준이 소파 위에서 어쩔 줄 모르고 데굴데굴했던 모양입니다.

 책을 읽고나서 하멜 일행의 실제 이야기가 궁금해져 검색을 해 봤더니

여수엔 하멜등대, 하멜전시관도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언제 기회가 되어 여수 여행 하게 된다면 준이 데리고 꼭 한 번 들러 보고 싶네요.

<나는 바람이다> 덕분에 우리 역사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될 것도 같아 무척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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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네버랜드 클래식 45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경미 옮김, 조디 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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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 <빨간 머리 앤>


 영문 원제는 <Anne of green gables>

한글 제목으로는 <빨간 머리 앤>으로 번역된 이 책은,

수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 많은 소녀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작 중 명작인데

처음 이 책을 받고는 우리 준이도 관심을 보일까 궁금했었어요.

 

 
 글밥도 상당하고, 책 두께 역시 만만치 않았던 <빨간 머리 앤>을

재미나게 보고는 개학 후, 친구랑 바꿔 읽을 책 가져오라는 알림장 문구에

주저함 없이 이 책을 가방 속에 넣어간 것을 보면

소녀 뿐 아니라 소년들에게도 상상력 풍부한 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던 모양입니다.

 

 


영문 원제는 앤이 살았던 초록지붕 집을 가지고 초록지붕 집의 앤, 이라고 했고

한글 제목으로는 앤, 하면 떠오르는 빨간머리를 붙여 빨간 머리 앤...이라고 했네요.

두 가지 제목 모두 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수식어긴 하죠.

 

 


 '상사력을 발휘할 범위가 더 넓거든요.' 라는 저 한 마디만으로도

앤이 얼마나 개성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인지 짐작이 가능할텐데요,

여자라면 죄다 무서워하는 매슈 커스버트가 왠일인지

브라이트 강 역에서 저렇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앤을 보고는 초록지붕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요.

 

 
 이 책의 저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1874~1942)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 클리프턴에서 태어났대요.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는 재혼을 하게 됨에 따라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밑에서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몽고메리는

15살에 지역 신문에 처녀 시가 실릴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했다고 해요.

몽고메리 본인이 고아와 다름없는 처지였고, 주근깨투성이에 깡마른 소녀였기에

작품 속 주인공 앤과는 무척 닮은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답니다.

 

분명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라지만, 닮아도 너무너무 닮은 구석이 많았던

몽고메리와 앤.

 

1904년 어느 봄날, 어릴 때 쓰던 수첩에서 발견한 한 줄의 문장을 바탕으로

자신과 무척 닮은 소녀의 이야기를 썼고,

불행하게도 이 원고를 받아주는 출판사가 한 군데도 없어 출간을 단념했다가

2년 뒤 보스턴에 있는 출판사에 투고를 하여 드디어 책으로 출간이 되었답니다.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된 이후에도 독자들의 호응이 좋아 후속편들을 쓰기도 했고,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제작되어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네요.

 

 
 앤은 일손을 도울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고 했던 초록 지붕 집에 실수로 보내진 아이예요.

1904년 어느 봄날, 몽고메리가 발견했다던 수첩의 메모는 바로 이런 문장이었지요.

 

'어떤 농부가 양자를 삼기 위해 남자아이를 고아원에 부탁했는데, 일이 잘못되어 여자아이가 오게 되었다.'

 

몽고메리가 어릴 적, 독신인 남매가 사는 이웃집에 어린 조카딸이 와서 사는 것을 보고 쓴 것으로,

그 아이를 보며 '저 애는 고아가 아닐까?' 생각을 했던 것이었는데

그것이 바탕이 되어 작품 속 주인공은 몽고메리 자신과 무척 흡사한 캐릭터로 탄생이 된 것이예요.

 

초록지붕 집엔 마릴라 커스버트라는 독신 여성과 그녀의 오빠 매슈 커스버트가 함께 살고 있었고,

커스버트 남매는 남자아이를 입양하고 싶어 하다가

실수로 초록지붕 집에 오게 된 앤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지요.

 

영문 제목에서처럼, 초록지붕 집에서 살게 된 수다쟁이 앤이 커스버트 남매와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삶의 이야기에 우리 준이도 따뜻한 감정을 느꼈던 걸까요?

그랬으니 친구들과 바꿔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어릴 적에 읽었던 <빨간 머리 앤> 생각이 나요.

저는 금x출판사에서 출판한 <빨간 머리 앤>을 읽으며 소녀의 감성에 푹 빠졌었는데요,

2015년, 아들과 다시 읽어 보는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클래식 양장본도

명작의 깊이를 음미할 수 있는 제본과 삽화 등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굳이 국어공부, 논술공부, 시험 점수와 연관짓지 않아도

명작을 읽는 것 자체가 주는 즐거움과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요.

소녀 이야기라 소년들은 별로라 하지 않을까 했던 엄마의 마음은 기우 그 자체로

역시나 명작은 시대와 대상을 초월하여 사랑받는 모양이네요.

 

이런 컬러 삽화가 책 속에 서너 페이지 삽입이 되어 있는데요,

종이 질이 얼마나 좋은 지 몰라요.

이런 책을 소장할 수 있어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지금은 준이가...몇 해 후에는 우리 찬이가 또 읽게 될테니까요.

 

 많은 책을 다 소유할 수 없기에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보는데요,

이런 명작은 소장하고 싶어지잖아요.

 


어떤 실수로 인해, 남자아이를 기다리던 초록지붕집으로 보내진 앤이

커스버트 남매 앞에서 절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네요.

마차를 타고 초록지붕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그토록 그녀를 설레게 하던 행복감이

무참히 짓밟힌 순간...

 

 
 그러나, 그들이 진짜 가족이 된 후에는

공부를 하러 멀리 떠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마릴라 커스버트 곁에서 초록지붕 집을 지키겠다는 빨간 머리 앤의 말에

마릴라는 "네가 내게 새 생명을 준 것만 같다."며 고마워 하네요.

 

 

 우리 삶 속에서 내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경우

종종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행복을 찾고 행복을 만들어가는 앤의 모습을 통해

큰 도전을 받게 됩니다.

 

책 마지막 장에서 앤이 남긴 한 마디가, 너무너무 명언이네요.

 

"하나님은 천국에 계시고, 세상은 공평하도다."

 

안 그래도, 이번 주일  우리 목사님 설교 중 송명희 시인의 예화를 인용하셨는데,

사지가 비틀어진 몸으로 어렵게 시를 써 나가는 송명희 시인께서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없지만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라는

잊지 못할 명구를 쓰셔서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하셨죠.

 

어제, 준이네 학교에서 학급 내 왕따 문제로 일이 좀 있었던 모양인데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내 아이가, 아니 준이 반 친구들 모두가

앤이 가진 특유의 상상력으로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앤은 온전히 자신만의 그 상상력 덕분에 도저히 마음을 줄 것 같지 않은 배리 할머니에게조차 사랑을 받게되었잖아요.

기발한 생각으로 이런저런 일을 꾸미는 앤의 모습에서 아들 준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했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랑한 앤의 열정이 내 아들에게도 있음..하는 욕심도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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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자 초등 국사과 세트 5-2 - 전3권 (2015년) - 국어.사회.과학 초등 완자 시리즈 2015년
비상교육 편집부 엮음 / 비상교육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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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의 선생님 완자, 그 옆에 지켜보는 엄마.. for 사랑하는 아들, 준!

 


 애들 학교 개학한 지 닷새째, 개학 후 한 주 학교생활을 잘 마치고 주말을 맞이하네요.

오늘은 완자로 우리 아들 국수사과 1단원 공부했던 것들을 전체적으로 점검해 본 날.

비상교육에서 만든 초등문제집 완자의 타이틀이 '내 옆의 선생님' 이잖아요.

아들 옆에 '내 옆의 선생님 완자' 가 있다면, 그 옆에 엄마가 있습니다.

 

sally_special-2

 

<완자 국어>


 엄마가 채점한 것을 놓고, 간식 먹는 아들 앞에 앉아 오답 써놨던 문제들을 다시 한 번씩 물어봤어요.

엊그제 학교 수업시간에 <마당을 나온 암탉> 영화를 보여주셨다고 하던데,

준이는 공연으로도 보고 영화로도 보았기에 더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었죠.

그러나, 막상 서술형 문제의 경우 질문에 써 놓은 답을 보면 두루뭉실하기도 하고 모호하기도 한 것들이 종종 있네요.

신경이 곤두섰다가 족제비는 커녕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잎싹이 내뱉은

"후유, 잘못 들었나 봐." 에 드러나는 잎싹의 마음을 써 보라고 하니 우리 준이의 대답은

불안하다

 

sally_special-23

 후유~하고 안도의 한숨까지 쉰 마당에 불안할 건 뭔지?

직간접 경험을 통해 공감 능력이 탁월해질거라고 생각했던 엄마는 이런 때 살짝 멘붕입니다.

 

 

 객관식 문제라든지 간단한 서술형 문제에서는 크게 어려워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 했어요.

단원평가 결과도 우수한 편이었고요.

 

 


 그러나, 서술형과 논술형 문제에 있어서는 맞았다고 동그라미를 쳐 주기엔 다소 애매한 답들이 있네요.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럴 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기에서 이런 훈련이 되었어야 하는데,

제대로 손 봐 주지 못 하고 잔소리하는 걸로만 듣고 넘긴 게 아닌가 싶어요.

애들 일기 쓴 거 보면 이런 식이 많잖아요.

 

어딜 다녀왔다..재밌었다.

무얼 했다...기뻤다.

생각과 느낌을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표현해 보는 훈련은 일기 쓰기할 때 좀 더 다듬어 보면 좋겠단 생각을 해 봅니다.

 

<완자 수학>


 완자 수학문제집 풀면서 "어려워~어려워~"를 무슨 후렴구 부르듯 반복했던 아들,

역시나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습니다.

 

실수로 2를 쓰지 않아 틀리기도 하고, 기약분수로 만들어야 하는데 여전히 약분이 가능한 상태로 놔 두기도 하고..

이렇게 틀린 문제는 채점한 즉시 다시 확인해 보도록 하는 편이에요.

오답노트 작성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특히나 틀린 게 많아질수록 적기 귀찮아지는 게 오답노트잖아요.

아들의 이런 감정, 엄마도 느낌 아니까~!

 

 


 서술형 문제의 답은 이런 게 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애가  답을 구해내는 것은 분명 무리가 없는 걸 알지만,

이유를 설명해 보라고 하면 정답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문장을 답으로 써 놓으니까요.

 

 


 이렇게 원리를 메모해 놓고, 뒤쪽 채점을 하다보니 이런 상황이 또 나타나

저는 그냥 이 말을 두 번 적어 주었네요.

완자 들춰보다가 엄마가 뭔가 메시지 써 놓은 것 보면서 이미지 연상되어

시험 볼 적에 이게 이미지로 떠오를 수 있길 바라면서요.

 

brown_and_cony-94

 


 한참 단위 빠트리고 쓰는 걸 지적했더니, 그나마 단위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게

장족의 발전이네요.

그러나, 문제에서 묻는 게 길이인지, 가격인지, 무게인지 이런 것들을 잘 보아야지만

그에 맞는 단위를 써서 퍼펙트한 답을 쓸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준이에게도 문제 읽을 적에 밑줄 긋고, 동그라미 치면서 끊어 읽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해 봅니다.

 


 틀린 것에만 코멘트를 달면, 지적으로밖에 생각이 안 들 수도 있겠다 싶어서,

잘 한 것도 함께 칭찬 멘트 남겨 봤어요.

우리 준이가 자릿수 맞춰 쓰는 걸 좀 어려워라 했거든요.

계산이 잘못된 곳을 찾아낸 것도 일단 신기합니다.

잘못된 계산이라는 저런 식으로 계산하여 버젓이 오답을 쓰기도 했던 아이가,

그걸 찾아내 제대로 자릿수 맞춰 계산을 하고, 소수점 찍는 위치까지 정확하게 했다는 게

진정으로 대견하고 기특했네요.

 


 엄마의 칭찬, 다시 한 번 날려줍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죠.

 

 

<완자 사회>


 초등완자의 특징 중 하나가 개념 그래픽이예요.

교과서 개념을 이런 식의 그림으로 한눈에 들어오게 해 주더라고요.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의 차이점을 점선 따라 반 접어서 앞뒤로 보면서 게임하듯 서로에게 퀴즈를 내 봐도 좋겠죠.

 

 


 5-2학기부터 사회 과목에 한국사가 시작되기에,

 사실 요즘 저는 한국사 대비가 안 된 아들을 보며 조급한 맘도 들어요.

주변에 역사 수업을 장기적으로 듣고 있는 친구들이 많으니

그런 수업도 안 듣고, 그렇다고 한국사 관련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닌 아들이

5-2학기 사회 공부를 어려워하진 않을까 염려도 되고요.

 

그런데, 완자 사회를 채점하면서 '정답지를 보고 푼 걸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아들이 풀어 놓은 성적이 꽤나 훌륭했답니다.

1번 문제처럼 틀린 게 간혹 나오니, 직접 풀었다는 게 믿겨지더라고요. ㅋㅋ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시대를 선사시대라고 한다고,

준이가 써 놓은 답을 조금 수정하고 보완해서 설명해 주고 넘어갔지요.

 

준이가 본격적으로 역사를 배우기 전에, 엄마도 이런저런 루트를 통해 역사공부를 하고 있었는데요

준이 완자 채점하면서 복습도 되고 깔끔하게 정리도 되고 그러네요.

 


 채점을 할 적엔 언제나 엄마가 되어 어떻게든 맞았다고 점수를 후하게 주기보다

엄한 선생님이 되어 다시 한 번 짚어보게 표시를 해 두는 편이예요.

 

 


 마냥 맞았다고 동그라미 해 놓고 넘어갈 수 없는 모호한 정답들은 꼭꼭! 짚어줘야

준이에게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게 되겠지요?

 

 


 준이가 쓴 답 중에 고조선의 법처럼 우리 반의 법을 정해 보잔 문제에

말을 안 들으면 남는다

에 빵 터져 버린 엄마. %ED%98%B8%ED%83%95%20%EC%9C%A0%EB%A0%B9

 남아서 어쩌자는 걸까요? 반성문 쓰는 것? 교실 청ㅇ소 하는 것?

설마하니 남는 것 자체가 벌인 걸까요? ㅋㅋㅋ

 


 개념그래픽 통해 보았던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지,

특별활동 코너를 이렇게 풀어 놓은 거 보고 깜짝 놀랐네요.

 

cony_special-18

 너, 완전 A+ 이로구나~!!!

 

 

<완자 과학>


국수사과 중에, 준이가 느끼는 이번 학기 난코스는 바로 과학이랍니다.

어렵고 지루하고 따분한 과목에 이런 그림이라도 좀 팍팍 들어가줘야 숨통이 트이죠.

 

 


 내 아이에 맞게 문제집을 플렉서블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언젠간 그런 시대도 오지 않을까요?)

이렇게 어렵다 느끼는 과목엔 저런 개념 그래픽을 좀 더 많~이 넣고

문제는 꼭 필요한 개념을 이해하고 해결해 낼 수 있는 정도로만 집어 넣고 싶네요.

 

 

 앞서 채점한 과목들에 비해 과학은 특히나 후두둑 비가 많이 내렸거든요.

문제를 이래저래 꼬아서 묻고 또 묻고 하기보다는 개념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수준의 문제들로만 만들어 주고싶으나,

학교 진도에서 요구하는 수준이란 게 있을테니

지금 당장은 틀린 문제들의 개념을 다시 잡아 보도록 하는 게 최선책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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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숲으로 - 박형권 창작 동화 햇살어린이 31
박형권 지음 / 현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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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다녀왔더니 빈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택배 봉투.

안에 뭐가 들었을까 설레는 맘으로 꺼내보니, 현북스에서 보내 준 <메타세쿼이아 숲으로>라는 책이었네요.

 

 

 

 

 우리 준이, 한 번 책을 잡더니 도저히 멈출 수 없다며 식탁에서도 책을 놓지 못 하더라고요.

그렇게 재밌냐고 물었더니 너무 재미있다고...

그래서, 저도 내용이 너무 궁금해지길래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짬짬이 책을 읽어 봤지요.

 

 


처음에 책을 손에 쥐었을 때, 이 표지 그림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다시 표지 그림을 보니

 시간 여행을 하는 신태민과 삼촌이 만난

2101년의 에코재단 주변 풍경이 떠오릅니다.

 

정작 책 속에는 단 한 장의 그림도 없이, 오로지 글만 있는데도

우리 준이 엄청난 흥미를 느끼며 푹 빠져들더라고요.

워낙에 속독을 하는 아이라, 책 한 권 읽는 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승용차로 이동할 적에 주로 라디오를 듣는 우리 준이.

어느 날 자동차를 타고 가다 라디오를 켰는데, 미래의 누군가가 준이에게 말을 건다면 얼마나 놀라울까요?

주인공 신태민은 이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에프엠 108메가헤르츠에서 자신을 '아빠'라 부르는 메아리를 만나게 되거든요.

다급하게 도움을 청하는 메아리의 안타까운 목소리는 결국

태민이와 삼촌을 2101년으로 이끌고, 그곳에선 두 사람을  예언서의 구원자들로 맞이합니다.

미래의 자연과 환경이 어떤 모습일지 막연히 상상만 해 보았는데,

책을 읽으며 작가가 묘사하는 2101년의 자연 환경 모습에 대해 읽으며

이런 장면들을 영화로 제작해도 무척 흥미진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름다운 숲과 강이 펼쳐지고, 숲에는 각종 곤충들이 가득차 있는데,

그 아름다워보이는 자연환경에 아이러니하게 상공엔 정체 모를 원반들이 날아다니고...

구원자의 신분으로 에코재단 안으로 잠입하는 태민 일행은 왠지 지구를 살려내기 위해 애쓰는

수호천사 같은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딱 sf 영화 느낌이 물씬나는 그런 책이었어요.

지금 수학이나 과학 시험점수에 연연해하는 아이와 엄마에게

무엇을 위해, 왜 공부를 해야 하는 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도 같아요.

초등 6학년 신태민이 <시간물리학>이란 놀라운 저서를 남기고,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로 하여금

과학 공부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는 동기부여가 될테니까요.

 

 

 

 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우리의 자연환경은 인간과 공존해야 할 친구임을 되새기고,

자연환경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 주네요.

 

개학 전부터 좋은 책 읽고 2학기 문제집으로 국어 공부하다가

독서감상문 문제가 나오니, 바로 이 책 <메타세쿼이아 숲으로>에 대해 간단한 독서감상을 써 놓은 아들.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며 학교에 들고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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