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2 :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 -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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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교수의 돈황 답사 본편이다. 1권이 돈황으로 가기까지의 소개였다면, 2권은 돈황에 대한 직접적인 서술이다.

이 책의 1부는 돈황 막고굴을 두 차례 답사한 감상기로 첫번째 답사에서 아쉬웠던 유교수는 직접 답사팀을 꾸려 돈황만 다녀오는 4박 5일의 일정을 단행한다. 2019년. 1차 때 보지 못했던 제 45굴을 비롯하여 12개의 석굴을 보고 설명해준다. 답사에 앞서 충실히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여 이 책을 읽기만 해도 돈황 막고굴에 대한 아주 충실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사진도 풍부하게 실려서 좋은데, 다만 벽화를 찍은 사진 사이즈가 크지 않아,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가 없다는 점이 참 아쉽다. (독자의 욕심이 너무 큰가,,)안그래도 석굴 내 벽화를 찍은 사진이 선명하지 않을텐데,,ㅎㅎ

2부는 돈황문서를 가져간 사람들과 막고굴을 지킨 수호자의 이야기로 매우 흥미진진하다.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문화재 수집과 약탈은 가져간 사람들에게는 국가 및 학계의 칭송이 (부와 영웅 대접을 받는다) 이어지지만, 현지의 피해는 엄청나다. 보물을 도둑질해간 사람이라 도보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당시 청나라의 실정을 보면 오히려 세계 유력 박물관등에 소장됨으로써 결국 ‘돈황학’이 국제학으로 성립할 수 있게 되었다는 관점, 황폐해지고 유실될 수 있었던 보물들이 살아남았다는 아이러니도 동시에 느껴진다.(러시아의 오브루체프, 올덴부르크, 독일의 르코크, 영국의 오렐 스타인, 프랑스의 폴 펠리오, 일본의 오타니, 미국의 랭던 워너) 이에 못지않게 유물을 지키고 보호하려 노력해 온 수호자들(돈황 벽화를 모사하며 현대중국화로의 기반을 닦은 이정롱, 장태천, 상서홍, 조선족 화가 한락연)의 이야기는 눈물겹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매우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주인공의 시점에서는 통쾌한 내용들이 다른 사람의 시점에서는 얼마나 절박했는지.
(아..이제 그런 류의 영화나 소설을 그냥 재미로 보긴 글렀다.)

3부는 실크로드 관문으로서의 돈황 이야기로, 이어서 나올 3권(중국편 3)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3부에서 다루는 안서 유림굴도 매우 아름답고 막고굴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었다.

중국사는 우리나라 역사와 항상 같이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그 너머 유목 민족에 대해서는 정말 무지했었다. 마치 아시아에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만 있고, 그 사이 빈 공간이 있고, 유럽 쪽 몇 나라가 있는 듯 생각했었다. 글로벌이라는 용어가 무색하게도 아직도 이러한 인식의 단절은 이슬람세계 등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로 이어진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 너머, 땅은 이어지고, 거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일깨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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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튜울립 > 뒤라스의 말

1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모든 것의 변화도 빠르다. 다행이 나는 여전히 책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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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자리 #아니에르노#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소설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도서관대출 #laplace

202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책을 읽어보자고
지역 도서관 여러 곳을 검색했을 때 거의 모든 책이 대출중이었고, 이 책 딱 하나 남아있었다.
책이 있는 도서관이 멀어서 ‘상호대차 서비스’를 이용해서 가져온 책.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토해내 듯 글을 쓴다는 아니 에르노.
이 책 또한, 소설인지, 자서전적인 에세이인지, 가늠할 수 없다. 어디까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논픽션일까. 우리는 이 소설을 ‘소설’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인가.

중등교사자격증 시험에 합격하고 두 달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노동자로, 가난한 동네에서 작은 식료품점 겸 까페를 운영하던 아버지는 제대로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책이나 음악은 너한테나 좋은 거다. 난 살아가는 데 그런 거 필요없다”지만, 공부를 잘 하는, 자신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딸을 자랑스러워한다.
이 소설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아버지를 기억하는 방법을 찾은 딸의 시선에서 쓴 소설이다.

“얼마 전부터 난 소설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물질적 필요에 얽매였던 삶을 그리려고 할 때, 내겐 예술의 편을 들 권리도, 무언가 <굉장히 재미있다>거나 <감동적인>것을 만들 권리도없는 것이다.나는 아버지의 말과 행동과 취향, 그의 생애의 주요 사건들, 나도 함께한 바 있는 그 삶의 모든 객관적 표정을 모아 볼 것이다. 추억을 시적으로 꾸미는 일도, 내 행복에 들떠 그의 삶을 비웃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단순하고도 꾸밈없는 글이다. 과거 내가 부모님에게 편지를 쓸 때 핵심적인 내용들을 알리기 위해 사용했던 바로 그런 글 말이다. (p21)”

“그 말과 문장들은 내 아버지가 살았고, 나 또한 살았던 한 세계의 한계와 색채를 있는 그대로 그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서는 어떤 말을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법이 없었다.(p48)”

저자 아니 에르노는 1940년 생. 딱 나의 부모님 세대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버지는, 나의 조부모님 세대. 우리나라가 그랬듯,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은 전쟁의 와중에 생존이 목표였고 살아남은 후 자식의 미래는 다르기를 바라는 삶을 살았다. 이 소설의 아버지도 그러하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딸은, “내가 부유하고도 교양있는 세계에 들어갈 때 그 문턱에 내려놓아야 했던 유산을 밝히는 작업을, 난 이제 이렇게 끝냈다.(p125)”며 담담하게 부모님의 삶을 기술한다. 아주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소설을 읽으며 내내 나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친정엄마와는 종종 만나서 이런 저런 수다를 나누었지만, 아버지와는 그런 만남이 드물었는데, 지난 여름, 아버지에게 돌발 상황이 생기면서, 병원에 모시고 다니면서 예상치 않은 데이트를 여러번 가졌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랬듯이 참으로 열심히 살아오신 분. 어릴 때 아버지는 더없이 완벽한 남자 어른이었는데, 내가 성인이 되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단점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 단점은, 어려운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내기 위한 과정에서 습득된 것이었다. 나 또한 얼마나 많은 점이 부족한지..나의 아이들이 나중에 나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 지.

아니 에르노를 만나는 첫번째 책.
사랑받는 딸로 살아왔고 살아가는 공감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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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 - 찬란한 추억의 정원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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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단편문학은 캐서린 맨스필드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와 친구였고, 버지니아 울프가 질투한 글솜씨를 가진 캐서린 맨스필드. 지난 봄 ‘차 한 잔’이란 단편선집으로 그녀를 만났는데, 코호북스에서 단편선2집을 출간했다. 부제; 찬란한 추억의 정원 (표지가 진짜 근사하다!)

총 16편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2집 타이틀인 ‘프렐류드’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20세기 영국 문학의 선구자로서 새로 태어남을 알린 작품이라고 한다. 1918년 버지니아 울프 부부가 출판했다고. 열두 장의 에피소드가 실려있어 단편 소설 치고는 길다. 근교의 새 집으로 이사간 스탠리 버넬 일가의 모습이 여러 화자(어린 딸, 엄마, 이모, 아빠 등)의 눈으로 그려진다. 겉으로 보기엔 더없이 화목한 가족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슬아슬하다. 더불어 집을 둘러싼 온갖 들꽃들, 나무들이 조성하는 영국 근교의 풍경이 영화를 보듯 한 눈에 들어온다.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의 심리묘사는 정말 탁월하다. 평온한 일상을 무덤덤하게 그린 듯 하지만 미묘한 감정선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표현해낸다. 대부분의 작품들의 주인공은 여성이고 작가 또한 여성이라 더없이 섬세하지만 남성심리에 대한 이해도 그에 못지않다. 캐서린 맨스필드 자신도 불꽃처럼 살다 요절한 지라, 몇몇 작품 속에서는 작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의 작품이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토해낸 작품들이라 독자 또한 읽기 쉽지 않은데 나는 캐서린 맨스필드의 소설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한다. (단편선2집이 더 그런 듯 하다.) 제인 오스틴이 19세기 영국 사회를 보여주었다면, 캐서린 맨스필드는 20세기 초 영국 사회를 보여주는 것 같다.

캐서린 맨스필드의 작품 중 ‘가든 파티’가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역시!! 그 밖의 다른 작품들도 다 매력있었지만 ‘비둘기 씨와 비둘기 부인’, ‘미묘한 마음’이 특히 재미있었다. 왜냐하면..ㅎㅎ (궁금하면 읽어보시길..ㅎㅎ)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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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명사산 명불허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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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일 교수의 ‘우리 안의 실크로드’를 읽고 이어서 보면 좋겠다 싶어서 잡은 책.
이 책은 2018년6월, 저자가 참여한 서안- 하서주랑-돈황 명사산- 실크로드 8박 9일의 답사 여행을 토대로 저술한 책으로, 이 책을 길잡이로 직접 답사할 독자를 위하여 실제 일정표도 실려있다.
(1권에서는 돈황 명사산까지의 일정이 실려있다.) 그렇다고 단순한 여행기는 아니다. 유홍준 교수가 돈황을 방문하기 위해 찾아 본 수많은 책들이 인용되고, 그를 토대로 정리한 돈황의 역사가 실려있다. 저자의 답사팀은 건축가, 지리학자 등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책을 읽다보면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최근 왓차에서 중국 역사 드라마 ‘한무제’를 재미있게 시청했다. 가공된 스토리이긴 하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흉노족, 한무제, 위청, 곽거병, 이광 등이 책에서도 거론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로서는 한사군(요동지방)으로 익숙한 한무제가 기원전 119년, 하서주랑을 정복하고 ‘하서사군’을 설치했는데, 이 하서사군 지역에 중국과 중앙아시아제민족의 역사가 맞물려있다. 한나라에 밀려 서쪽으로 간 흉노족의 역사가 보다 상세하게 언급된다.

하서주랑에 위치한 돈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유적들, 특히 석굴 사원들은 지배국의 역사를 그대로 반영한다. 한나라 멸망 후 오호십육국이 난립할 때 흉노계의 북량, 후량, 서량 등이 등장했는데, 이들이 불교를 적극 받아들이기 시작하여 하서주랑 및 돈황에 석굴사원이 굴착되기 시작했다. 이 무렵 불상에는 서역의 영향이 많이 보이고, 남북조시대를 연 북위는 유례없는 강력한 불교국가로 수많은 불교 유적을 남긴다. 북위시대 불상은 소박하고 진솔하며 ‘수골청상- 빼어난 몸매에 해맑은 인상의 얼굴’이 특징이다(중국불교미술의 제1차 전성기). 2차 전성기인 당나라때는 풍만하고 역강한 육체미를 자랑하며 절대자(부처)의 위엄을 강조하며 삼굴의 자세, 물에 젖은 옷주름등 화려함이 특징이다.
15세기, 돈황이 위구르 왕국의 지배하에 들어가고, 바닷길이 열리면서 동서무역의 요충지로서의 실크로드의 역할이 끝났고, 위구르가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후, 석굴사원은 더 이상 굴착되지 않았고 이 지역은 잊혀져갔다. 20세기 제국주의의 물결을 타고, 돈황문서가 발견되면서 이 지역은 세상에 나타난다.

미술사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이 책은 정말 친절한 안내서이다. 1권이 돈황으로 가기까지의 소개였다면 2권에서는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 돈황에 대한 직접적인 서술이 이어질 것이다.
막연한 로망으로 바라본 돈황, 실크로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직접 가 보기는 정말 힘들겠구나 싶으면서 (너무 멀어서 며칠 동안 하루 종일 버스타고 이동해야 하는 등 건강도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하고 더구나 요즘 정세는!) 이렇게 책으로나마 간접 경험할 수 있어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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