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방명록 - 니체, 헤세, 바그너, 그리고...
노시내 지음 / 마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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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햐..한마디로 “진짜 재미있는데!!” 라고 읽으면서 내내 감탄한 책.
2015년에 나온 책이라, 실시간 여행 정보책은 아닌데, 한물간(?) 여행 안내서인가 했던 첫 인상은 첫 챕터를 읽는 순간 사라졌다. 프롤로그에 ‘장소’보다 ‘사람’에 대해서 쓰고 싶었다는 말처럼, 스위스인이거나 아니면 잠시 스위스를 거쳐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위스 문화와 역사, 자연과 아우르며 펼쳐졌다.
우리가 스위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여러가지 상념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하는 멋진 자연, 무장 영세중립국, 직접민주주의, 초콜릿, 시계, 은행, 조력자살 등을 포함한 규격화된 이미지외에 문학가, 철학가, 음악가등의 흔적을 살펴보았다. 니체, 헤세, 클레, 레닌, 바그너...등!

여러가지 새롭게 알게 된 면이 많지만, 그 중 두어가지만 언급한다.
세계 2차대전때 많은 이들이 스위스를 피난처로 삼았었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많은 유명인들이 스위스로 도피해서, ‘그럼 당시 유대인들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스위스국민의 폐쇄적인 실용주의, 온건주의 성향으로, 당시에 스위스는 중립국이었지만 친독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유대인 보호를 거부했으나, 그럼에도, 적지 않은 유대인이 스위스에서 보호받았고, 그 배경에는 인도주의적인 사람들이 있었다. 유대인을 구하다 처벌받은 스위스인이 알려진 사례만 137명이라고. 그 영웅들을 다수의 국민들은 이해를 못했고 과거사를 반성하며 그들을 복권시킨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1995년)이었다. 저자는 영화 ‘우리 배는 만원이다(1981)’를 소개하면서 흥미진진하게 그 역사적 사실을 알려준다.
또 유럽에서 여성 참정권이 가장 늦게 통과된 나라라고(1971년). 강력한 지방자치제도 때문에 일부 지역은 1957년에 허용되었고, 1971년 국가적으로 허용된 이후에도 아펜젤이너로덴주는 1990년에 허용이 된다! 그럼에도 여성에게 일찍 대학문을 연 곳이고, 1999년엔 여성 대통령도 나왔다!
이쯤 되면 머리 속에서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가?

이러저러한 에피소드(?)가 정말 재미있게, 부분적으로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슬쩍 여행기처럼 담겨있는, 재미있는 스위스 안내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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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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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 안개 정원 퓨처클래식 5
탄 트완 엥 지음, 공경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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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번역가 후배가 읽고 감탄하며 소개한 탄 트완 엥의 소설 “해질 무렵 안개 정원”을 읽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 동서양이 만나는 말레이시아 지역이 배경이다. 그 곳은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고, 원주민, 대륙에서 이주해 온 중국인, 영국 식민지 이후 남은 유럽인이 섞여 사는 열대 우림지역이다. 세계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침략하여, 거주민들은 갖은 고초를 겪는다.



주인공 윤 링은 언니 윤 홍과 수용소로 끌려가 혼자만 살아 남는다. 종전 후, 언니를 기억하기 위해 언니가 좋아하던 일본식 정원을 꾸미기 위해, 천황의 정원사였던 아리토모를 찾아가는데, 그는 그녀을 수습 제자로 삼는다. 말레이시아 지역은 종전 후, 10여년에 걸친 공산 게릴라의 테러가 이어지고. 전쟁은 계속 진행중이다.

40여년 후, 기억상실 병변으로 판사직을 사직한 윤 링은 아리토모가 남겨준 정원으로 돌아가는데,

일본에서 다쓰지라는 학자가, 아리토모를 연구하기 위해 찾아온다.



담담한 수묵화같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며, 우리네와 사정이 다를 것 없는 아픈 과거의 역사가 펼져치는 소설.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차, 정원, 우키요에(목판화), 호리모노(문신)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긴 소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견디기 힘든 과거를 안고 살아간다. 윤 링은 사라져가는 기억을 잡기 위해, 자신의 삶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윤 링이 쓴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그녀가 목격한 삶, 자신을 포함한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삶. 그 과정에서 용서와 치유가 이루어지고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계속 숨죽여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말레이시아(당시는 말레야) 지역의 역사가 우리네 역사와 너무나 비슷하여 바로 감정이입이 된다. 36여년의 일제 치하를 벗어나자 마자, 남북으로 갈라져 또 다른 상흔을 겪은 우리. 이런 소설을 읽다보면, 자꾸 내가 그 곳에 있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했는데. 그 선택이란게 아예 허용된지 않았던 삶이라면?

모든 창작물이 창작자의 상상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이 소설처럼 과거 역사에 기반한 아픔, 기억을 동반한 작품들이 뿜어내는, 경험(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이 가져온 깊은 호소력에서 얻는 감동은 어떻게 비교할 수가 없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이 그랬고..파스칼 메르시어의 ‘ 리스본 행 야간 열차’도 그렇고..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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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은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지.”(p12)



전쟁 중에 그들은 날 죽이지 못했어. 또 내가 수용소에 잡혀 있을 때도 날 죽이지 못했지. 하지만 46년간 증오심을 부여안고 살았다면...그게 나를 죽였을게다. (p80)



정원은 땅과 하늘과 주변 모든 것에서 빌려오지만, 선생님은 시간에서 빌리시는 거예요. ..기억들을 차용해서 이곳에서의 삶을 덜 황량하게 만드는 거죠. (p256)



언젠가 바람 따위는 없고 깃발이 움직인게 아님을 깨달을걸세.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과 정신일 뿐이지. (p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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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레 망다랭 1~2 - 전2권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송이 옮김 / 현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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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을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까? 사전을 찾아보면

les mandarins..특권적 지식인들, 문화인들 (경멸적인), 고급관리들

우리말로는? 책 제목으로는? 지식인들? 먹물들?



시몬 드 보부아르에게 1954년 공쿠르 상을 수여한 “레 망다랭”. 발표된 지 70여년에 가까운 작품이다. 1944년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전쟁 당시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며

신문 레스푸아 창간, 운영하는 소설가인 앙리와 영향력있는 좌파 단체의 지도자 뒤브뢰유의 정신과 의사인 아내 안.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당시 혼란스러운 사회, 정치 상황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지식인들의 표상을 그린 작품이다. 개인의 행복과 신념 사이에서 고민하는 앙리와, 명망있는 남편의 후광뒤에서 본인도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하고 있지만 두번째 사랑에 목말라 하는 중년의 안을 통해, 섬세하게 사람은 무엇으로, 무엇때문에 사는가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세계 제 2차 대전은 끝났지만, 독일 연합군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했던 공산당과 사회주의 등 각 이념 단체들은, 본격적으로 드러난 미,소의 갈등 구조에서 갈팡질팡한다. 미국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며, 이상적 사회를 꿈꾼 지식인들은 소련의 등장을 반가워한다. 그러나, 소련내 강제 수용소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그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강제 수용소의 존재를 비판하면, 자연스럽게 반공주의의 편에 서게된다는 딜레마.

한때는 소련을 이상적인 유토피아로 여겼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 적어도, 이상적인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여기기도 했고. 이 소설은, 미국이 대표하는 천민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 프랑스의 어중간한 빛바랜 사상적 리더로서의 위치를 자각하는 지식인들의 무기력한 발버둥 등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 말미에 결국 미국에도 매카시즘으로 향하는 암울한 기운이 드리운다. 스탈린 주의냐 매카시즘이냐...

소설에서 말하는 이 시기가, 불과 100년도 안 된 과거라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게 느껴진다. 최근 우리나라. 그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 그렇다면 저쪽이냐 라고 바로 나오는 대응들. 우리에겐 왜 두가지 선택밖에 없는가? 두 노선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으면, 침묵하라...인가?



소설을 읽으면서, 당시 내노라하던 유명인들이 언듯 떠올랐는데,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알베르 카뮈, 폴 사르트르, 미국 작가 넬스 올그런(보부아르의 연인), 영국작가 아서 쾨슬러 등의 흔적이 발견되어 이 작품을 모델 소설 또는 자전적 소설이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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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작가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 시공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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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성공 및 실패에 대한 여러 이론서들 중 가장 손꼽히는 것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인데, 제목이 말해주는 중압감에 언듯 손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나온 책이라, 현대와는 괴리가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고. “좁은 회랑” 가제본을 읽다가, 동저자들이 쓴 8년 전에 나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마침 시공 북클럽에서 10월의 책으로 선정되어 신나게 읽었다.



왜 어떤 나라는 잘 살고 어떤 나라는 못사는가? 경제학과 정치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은 중요한 것은 ‘제도’라는 점을 제시한다. 그간 지리적 요인, 기후적 요인 등 외적인 요소로 나라간의 차이를 설명하려 했던 것을 거부하고, 다원주의를 표방하는 국민의 참여를 허용하는 환경에서 국가의 성공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를 분석해서 보여준다.

그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 정치, 경제 제도가 발전과 번영를 불러오고, 지배계층 만을 위한 수탈적, 착취적인 제도는 정체와 빈곤을 낳는다는 것이다. 포용적 제도는 누구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유인을 제공한다. 인센티브가 있어야 경쟁을 통한 개인의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 국가의 부가 늘어난다는 아주 간단한 논리를 펼친다. 경쟁을 통한 공직 진출, 광범위한 유권자층(귀족 및 일부 지도층만의 권력이 아닌), 새로운 정치 지도자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세습이 아닌) 등을 완비한 개방적 다원주의 정치체제만이 올바른 제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정치제도와 경제 제도의 긴밀한 연관성을 밝혔다. 또한 크고 작은 ‘결정적 분기점’에서 왜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는지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서양 중심의 국지적인 분석에서 벗어나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등 광범위한 인류 역사를 다루어 한결 시야가 넓어짐을 느낄 수 있다.



14세기 흑사병은 그 치명성으로 세계 곳곳에 노동력의 부족을 가져왔다. 영국에서는 이 노동력의 부족으로 인해 농민의 힘이 커지고, 도시민의 힘이 커졌다. 그 결과는 명예 혁명으로 이어지고,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을 터놓았다. 반면 스페인 등 남유럽과 동유럽의 다른 국가는 농노제도가 더욱더 강해지는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스페인이 진출한 남아메리카는 농노제의 유사한 형태로 대농장이 형성되고, 유사한 제도가 자리잡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양한 지역의 역사는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서양 문물이 들어왔을 때 중국과 일본의 대응의 차이가 어떠한 결과를 얻었는지도. 특히, 한 지역 다른 나라의 비교 (남북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걸친 노갈레스 라는 도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어판을 내면서 ‘무엇이 남북한의 운명을 갈랐을까’라는 머리말을 첨부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데, 보츠와나의 성공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소련의 공산주의가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유의미하다. 그래서 최근 괄목할 만한 중국의 성장이 어떠한 한계에 맞닥뜨리게 될 지의 예언(?)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최근 코로나 사태에 임하는 세계 각국의 대응도 여러가지가 있다. 나라별 대응도 이 책에서 말하는 정치, 경제 제도와 유사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앞으로 세계 뉴스를 접할 때, 참고가 될 것 같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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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1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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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독특한 홍보 문구를 가진 따뜻하고 예쁜 소설을 읽었다. 반도체 엔지니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미예 작가가 쓴.

인생의 1/3은 잠을 잔다는 (그렇다면 아주 바람직한 수면 습관을 가지게 되는 것인데) 인간의 삶에서, 그 잠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꿈에 대해 궁금했던 작가는, 클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로 이렇게 따뜻한 책을 써 냈다.

누구나 궁금해 했을 꿈의 세계에 대하여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 낸다. 어제 밤에 꾼, 일어나면 기억은 제대로 나지 않지만, 꿈 속에서 우리는 사랑도 하고, 과거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나쁜 일상을 되풀이 하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무의식의 세계를 들여다 보기도 하고, 더러는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을 악몽도 꾸기도 하지만, 우리는 현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꿈 때문에, 지금 살고있는 현실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차원의 삶이 있다고 믿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작가가 그린 꿈의 세계는 일단, 나쁜 일이 없다. 잠이 솔솔 오게 하는 간식거리를 파는 푸드트럭, 이불을 차버려 혹여 감기라도 들까봐 열심히 수면 가운을 입혀주는 녹털루카들, 꿈 제작자들, 그리고 필요한 꿈을 맞춰 팔아주는 달러구트 꿈백화점 사람들. 등장인물 모두 따뜻하고 매력있다. 그리고, 이유없는 꿈은 없다...더구나 꿈값은 설렘, 자신감,...얼마나 이쁜가. 주인공 페니가 꿈 백화점에 취직해서 겪는 모든 일들이 나도 가서 경험해 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다.

단숨에, 순식간에 읽어낼 수 있다.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으며...(막심의 아마도 러브스토리는 왜 언급하다 말았나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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