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레이 #민태기 #찰스배비지 #에이다러브레이스
판타레이를 읽고 있는데, 방대한 자료에 놀라고 있다.
과학사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치, 문화, 예술 전반에 아울러,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언급되는 수학자, 과학자들은 그야말로 천재들.

1819년 찰스 배비지는 파리를 방문하고, 당시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던 수학표 프로젝트- 프로니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다. 자동계산장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배비지는 ‘차분엔진’을 설계하고, 영국정부의 지원을 받으나 미완성에 그친다. (1991년에야 첫번째로 완성했는데 완벽하게 실행되었다고) 1833년, 배비지는 논리연산을 포함한 새로운 기계를 설계하는데-해석엔진- 영국정부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지원을 거절한다.ㅎㅎ
이 해석엔진을 분석한 논문을 이탈리아인이 프랑스어로 발표하는데(후덜덜), 배비지는 바이런의 딸 에이다 러브레이스에게 번역을 맡기고, 1843년 러브레이스는 번역서에 알고리듬에 따른 명령문까지 제시한다. 인류 최초의 프로그램이라고.
수학천재인 러브레이스는 도박에 빠지고, 자신의 수학 모형이 제시해 준 확률에 배팅을 거듭하다가 가산을 탕진하고 36세에 자궁암으로 사망한다.

영화 21은 수학천재들이 블랙잭으로 라스베가스에서 돈을 버는 이야기인데, 수학 천재라고 다 도박을 잘 하는 것은 아닌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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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시간 -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유창선 지음 / 새빛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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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 유창선선생님의 신간 인문에세이 ‘나를 찾는 시간’을 읽다.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30여년간 방송과 신문, 인터넷 언론, SNS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던 저자는, 2019년 뇌종양으로 대수술을 받고 투병의 시간을 보냈다. 저자와는 페이스북 친구사이인데, 지난 몇 년간은 팔로잉만 하다가, 저자가 투병 후 다시 활동을 시작한 후 친구 신청을 했었다.

투병과 재활 시간을 거치고, 저자는 그동안의 삶과 완전히 다른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다. 요즘 그의 페이스북 피드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신체 기능에 대한 놀라움에 이어 (책에서도 씌여있듯 약간의 후유증은 있지만 거의 건강을 회복했다) 이제 달리기를 시도하면서, 소소한 생활에 대한 즐거움 (달리기에도 많은? 소품이 필요하다..ㅎㅎ), 시류에서 벗어나 ( 이건 보기 나름이긴 한데) 고즈넉한 삶을 관조하며 깊어진 철학, 가족애 등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저자의 삶에 대한 관조가 담겨있다. 읽는 내내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저자와 비슷한 나이로,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살아온 터라, 더 그럴지도.
나 또한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가고 있고, 오래 전, 사춘기 아이들과 투쟁하듯 살다가 암 선고를 받았었고, 그 이후 그야말로, ‘내려놓기’가 생활의 신조가 되었다. 나의 내려놓음은 한 걸음 물러서서 지켜봐주는 것 (즉, 내 욕심 버리기) 그리고 그 느려진 템포에 나를 위한 시간을 넣는 것으로 이어졌다. 물론 생활을 책임져주는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하긴 했지만. 그리고 이제, 남편이 내려놓음을 실천해야하는 시기이고. 살아가다보니, 결국 마지막은 부부 뿐이다 싶다. 좀더 나아가면 나 자신이 되겠고.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우리가 진정으로 외로운 것은 무리와 떨어져 혼자일 때가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스스로와 이별했을 때였다’(p9) 라고 썼다. 나의 모습이 어떤지, 과연 잘 해오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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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생의 마지막 도전 - 황혼이 깃든 예술가의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 분투기
윌리엄 E. 월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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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 깃든 예술가의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 분투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미켈란젤로 노년의 이야기라고 해서 참 궁금해서 구매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켈란젤로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젊었을 때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 책은, 미켈란젤로가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영묘를 준공한 1545년부터 죽음을 맞이한 1564년까지, 70세부터 89세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다루고있다. 미켈란젤로의 생애 만년의 주제는 청장년때의 주목할 만한 다산성과 빛나는 출세가 아니다. 그는 젊은 시절 못지 않게 활동적이었으나, 조각, 그림 작업은 많지 않고, 주로 건축가로서 활동한다.

장수하는 바람에, 교황 파울루스 3세가 의뢰한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에 참여하면서 (1546년, 수석 건축가) 이후 정치적 견해가 다른 다섯 교황을 모셨고, 그럼에도 어느 누구도 미켈란젤로의 역할을 부인하지 않았으며, 1505년 도나토 브라만테가 착공하여 잔로렌초 베르니니가 17세기 중반 공식적으로 완공할 때까지 무려 150년이 걸린 성베드로 대성당은 미켈란젤로가 관여한 세월은 17년에 불과했지만,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고 일컬어진다.

이 책은 그 과정을 , 하느님의 건축가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그리고 자신의 사망 이후에도 자신의 구상대로 건축이 이루어지게끔, 구상과 설계 모든 면에서 치밀하게 준비한 미켈란젤로의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해 낸다.

앞서 읽은 많은 다른 책에서, 미켈란젤로는 괴팍하고 비사교적이어서, 사교적인 라파엘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비교된다고 알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럼에도 미켈란젤로 주위에 많은 진정한 친구들이 있었고, 그를 진심으로 따르고 도와주던 조카, 조수들, 하인들이 있었음을, 결코 외롭지 않은 노년을 보냈음을 알려준다. 또한 걸작을 그렇게나 많이 만들어낸 미켈란젤로가 늙어가면서 자신의 무능력을 토로하는 내용은, 평생을 천재로 살았음에도 한계를 모르는 진취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대부분은 대개 이만하면 되었다 하지 않나 싶은데..ㅎ) 또, 메모, 시 등 광범위한 기록도 함께 실려있어서, 당시의 생활상, 먹거리 등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책을 읽으면서, 6년 전, 로마를 방문해서 접했던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이 떠올라서 로마가 정말 그리웠다. 3일간 로마에 있었고, 머문 기간이 너무 짧다는 느낌을 그때도 가졌는데. 가고 싶다~~다시 가게 되면 예전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올 수있을텐데.
이 책은 중간에 화보 페이지가 따로 있다. 다른 종이를 써서, 사진 색감이 참 좋다. 화보부분은 페이지가 없어서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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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거울에 광인이 나타났다 - 고릴라와 버드의 정신질환 극복기
잭 맥더멋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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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고릴라(저자)와 버드(저자의 어머니)의 정신질환 극복기.
이 책을 에세이라고 해야하나, 분류를 찾아보니 심리학에 속한다.
저자 잭 맥더멋은 뉴욕 법률구조협회의 국선변호사로 일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과 꿈을 포기하지 않은 헌신적인 어머니 ‘버드’에게서 큰 힘을 얻고, 로스쿨을 나와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코미디언을 꿈꾸는 변호사가 되었으나 2009년, 정신증을 처음 일으키고 1형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유전적으로, 저자의 삼촌도 발병하여 평생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 번의 발병을 기록한다.

저자의 병은 평생 안고가야하는 병으로, 다행이 약을 꾸준히 먹고, 증세 발현을 눈치채면 미연에 방지할 -입원하거나, 또다른 약을 먹거나 해서 치료 받으며 시간을 보내면- 수 있다. 읽는 내내, 명민한 저자가 사회에의 적응을 포기하게 될까(물론 이 책이 나왔으므로 저자는 탈출에 성공했음을 알고 있지만) 오마조마 했다. 저자의 어머니 버드의 인생 또한 함께 그려지는데, 자신의 꿈 뿐 아니라, 아들을 포기하지 않는 강한 모성애와 믿음으로 저자를 다시 사회에 돌려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의 친구, 연인( 나중에는 아내가 된)의 존재 또한 강력하게 저자를 그들의 곁에 붙잡아두었다.

읽는 내내, 저자의 모든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 사랑이 느껴지고, 그런 관심과 부수된 힘든 일들이 저자를 더 그 병으로 밀어넣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저자의 병은, 과로가 이어지면 불면증이 심해지고 그 후 여지 없이 발병한다. 즉, 가능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조용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며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다. 또 저자의 뇌가 과부하 상태가 되었을 때,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자세로 인해 빨리 그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저자의 경우는 조금 특별할 수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거의 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지금 회자되는 드라마 ‘우명우’이야기도 비슷한 류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번도 시청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마음의 병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금기시 되는 편이다. 사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정도의 차이뿐 누구나 다 아프다. 나와 다르다고해서 밀어내 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책 뒷표지에 실린 ‘리단’의 말- 너무 멀리 가버렸다고 생각해도 가족, 친구, 연인의 존재가 다시 이들을 놓지 않고 사회에 돌아올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 무겁게 마음에 와 닿는다.


그리고 나와 엄마, 우리 두 사람은 알았다. 상황이 아무리 나빠져도 엄마가 내 곁에 있으리라는 사실을. 버드의 사전에 포기라는 단어는 없다. p192

저자가 지금도 변호사 생활을 계속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미국 변호사협회에서 컨트롤 가능하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으면 계속 업무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사실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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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7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튜울립 2022-07-17 20:43   좋아요 1 | UR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저자의 경우는 유전적인데, 힘든 마음이 더 발병을 재촉한 거 같아요. 실제로 그래서 변호사일을 그만 두었다고 합니다...제 후기 읽고 역자가 바로 알려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