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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거울에 광인이 나타났다 - 고릴라와 버드의 정신질환 극복기
잭 맥더멋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2년 6월
평점 :
부제..고릴라(저자)와 버드(저자의 어머니)의 정신질환 극복기.
이 책을 에세이라고 해야하나, 분류를 찾아보니 심리학에 속한다.
저자 잭 맥더멋은 뉴욕 법률구조협회의 국선변호사로 일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과 꿈을 포기하지 않은 헌신적인 어머니 ‘버드’에게서 큰 힘을 얻고, 로스쿨을 나와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코미디언을 꿈꾸는 변호사가 되었으나 2009년, 정신증을 처음 일으키고 1형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유전적으로, 저자의 삼촌도 발병하여 평생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 번의 발병을 기록한다.
저자의 병은 평생 안고가야하는 병으로, 다행이 약을 꾸준히 먹고, 증세 발현을 눈치채면 미연에 방지할 -입원하거나, 또다른 약을 먹거나 해서 치료 받으며 시간을 보내면- 수 있다. 읽는 내내, 명민한 저자가 사회에의 적응을 포기하게 될까(물론 이 책이 나왔으므로 저자는 탈출에 성공했음을 알고 있지만) 오마조마 했다. 저자의 어머니 버드의 인생 또한 함께 그려지는데, 자신의 꿈 뿐 아니라, 아들을 포기하지 않는 강한 모성애와 믿음으로 저자를 다시 사회에 돌려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의 친구, 연인( 나중에는 아내가 된)의 존재 또한 강력하게 저자를 그들의 곁에 붙잡아두었다.
읽는 내내, 저자의 모든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 사랑이 느껴지고, 그런 관심과 부수된 힘든 일들이 저자를 더 그 병으로 밀어넣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저자의 병은, 과로가 이어지면 불면증이 심해지고 그 후 여지 없이 발병한다. 즉, 가능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조용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며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다. 또 저자의 뇌가 과부하 상태가 되었을 때,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자세로 인해 빨리 그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저자의 경우는 조금 특별할 수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거의 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지금 회자되는 드라마 ‘우명우’이야기도 비슷한 류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번도 시청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마음의 병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금기시 되는 편이다. 사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정도의 차이뿐 누구나 다 아프다. 나와 다르다고해서 밀어내 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책 뒷표지에 실린 ‘리단’의 말- 너무 멀리 가버렸다고 생각해도 가족, 친구, 연인의 존재가 다시 이들을 놓지 않고 사회에 돌아올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 무겁게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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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와 엄마, 우리 두 사람은 알았다. 상황이 아무리 나빠져도 엄마가 내 곁에 있으리라는 사실을. 버드의 사전에 포기라는 단어는 없다.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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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지금도 변호사 생활을 계속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미국 변호사협회에서 컨트롤 가능하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으면 계속 업무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사실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