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 지옥의 풍경, 요한계시록부터 단테까지 해시태그 아트북
알릭스 파레 지음, 류재화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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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해시태크아트북 #미술문화 #알릭스파레 #류재화 옮김

미술문화 출판사에서는 독특한 책을 내고 있다. 주제별로 그림들을 모아놓은, 그림을 설명하면서 제반 히스토리(역사적 배경, 화가 성향, 그림 해설)를 짧게 올려서 깊지는 않지만, 제법 충실하다. 무엇보다 한 말 또하고 또하는 군더더기가 없다. #마녀 라는 책 제목이 궁금해서 읽고, 그 다음에 나왔길래 구매해 놓고 이제서야 읽다. 같은 저자. 에콜 뒤 루브르에서 미술사 학위를 받고, 17~18세기 및 20세기 서양 회화를 해설하는 전시해설가라고 한다.

악마의 정의 및 인간에게 보여지는 역사, 그리고 표현되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

“악마라고 하면 긴 발톱과 뾰족한 뿔이 달린 붉은 존재를 상상한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유래한 이런 형상은 성서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p6) “
악마가 그림으로 재현된 것은 6세기 이후부터이고. 초기 기독교에서는 어린 하얀 양의 대척점으로 염소를 그렸다. 악마의 외양은 신의 이미지에 따라 창조된 인간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해서, 괴물이나 짐승을 닮고, 털 달린 사탄을 상상했다. 이런 이미지는 16세기에 이르러, 인간적으로 바뀐다. 외면의 괴물이 인간 내면으로 옮아온다. 종교가 강요하던 선악의 구분을 개인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 보고 하게 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서 화가들은 종교적 주제나 사탄 형상을 그리지 않은데, 그래도 일부 화가들은 악마는 아주 코믹하고 때로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악마, 나는 그것을 믿을 수 밖에 없다. 내 안에 악마가 있기 때문이다.(샤를 보들레르)”라는 인용을 읽으면서, 어떤 형상으로 바뀌든, 그 형상도 전래되어온 형상의 일부일 수 밖에 없겠지만 - 보쉬의 그림을 보면서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 두려움, 상상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는데- 내면의 어둠을 주시하는 인간의 성장이 그림에, 미술사에 나타난다.

6년 전, 처음 루브르를 방문했을 때 이 주제로 작은 전시회가 열린 것을 우연히 접했는데(난 진짜 운이 좋아!), #존마틴 의 #팬더모니엄 을 처음 보고 강렬한 이미지에 한동안 그 앞을 떠날 수 없었다. 이 책에서는 책표지로 쓰인 #프란츠폰슈투크 의 #루시퍼 가 정말 강렬하다. 19세기말 인간들은 수많은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그것을 표현하기에 이 그림은 최고의 알레고리였다고. 악마도 극심한 내면의 고통을 겪고 있음을, 그림을 보는 인간에게 바로 투영한다. 악마의 눈을 들여다보면…실제 그림을 보면 어떨지..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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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스러운 탐정들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대표 작가 12인 세트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우석균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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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인 후안 가르시아 마데로의 일기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법학 전공이지만 문학을 하고 싶은 가르시아가 창작 교실에 갔다가, 수업에 난입한 내장 사실주의자들인 아르투로 벨라노와 울리세스 리마를 만나는 것으로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1부, 멕시코에서 길을 잃은 멕시코인들(1975)/ 2부, 야만스러운 탐정들91976~1996)/ 3부, 소노라의 사막들 (1976) 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부에서는 소제목 그대로, 내장 사실주의파에 속한 시인들의 삶과 그들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2부에서는 1부 마지막에 멕시코시티를 떠난 벨라노와 리마에 대해 (그들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을 만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들을 인터뷰 식으로 엮으면서, 그들 여정의 주 목적이었던 내장 사실주의파의 창시자인 세사레아 티나헤로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줄기를 이룬다. 3부는 1부에 바로 이어지는, 마데로, 벨라노, 리마가 도피의 원인이 되었던 성매매 여성 루페와 함께 세사레아 티나헤로를 찾는 여행이 마데로의 일기 형식으로 서술되며, 충격적인 결말이- 2부의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알게되는 - 밝혀진다.

내장사실주의라니..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네이밍인가. 이름 그대로에서 받은 인상은, 겉모습은 어쨋든 한겹 벗겨보면(으으) 뼈대나 내부 장기가 다 똑같은 인간 군상을 (권력자나 지식인이나 거리의 하층민이나) 그대로 보여주자는 의미구나 했는데, 볼라뇨(소설 속 주인공 아르투로 벨라노의 분신)와 산티아고 파파스키아(울리세스 리마의 분신)가 주도한 전위주의 그룹 인프라레알리스모(밑바닥 현실주의 )의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한다. 저항과 파괴라는 전위주의 특유의 정신은 공유하되 밑바닥 생활이나 거리의 언어 등을 날 것 그대로 시에 담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이들은 옥타비오 파스의 형이상학적 시와 파블로 네루다의 사회 비판적 시를 넘어서고자 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보들레르, 랭보, 비트세대, 온다 문학에 이르는 파괴적이고 절망적인 몸짓만을 되풀이 했다. 이런 모습은 두 주인공 벨라노와 리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옮긴이의 말)

남미에 대해선 무지하고, 지금도 빈곤과 마약과 파쇼, 그래서 공산주의가 팽배할 수 밖에 없는 곳이라고 막연히 알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지식인들은 절망감, 패배감에 그저 살거나, 그들이 질시했던 사람들처럼 욕심을 부리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놓고 스러진다. 소설 속에서 여기저기 펼쳐지는 역사적 사건들(멕시코 뿐 아니라 남미 여러나라의 쿠데타, 틀라텔롤코 학살 등)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들을 담담하게 구술한다. 사회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뿐 아니라 문인들도 마찬가지. 소설 곳곳에 놓여진 염세적 야만성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멀리 남미 뿐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도. 사는 게 여기나 거기나 다 똑같다. 과거는 그렇다치더라도 다가올 미래에 희망은 볼 수 있는지.


우리는 홀로 있고 길을 잃었기 때문이오.p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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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튜울립 > 산책을 매개로 한 근대화에 대한 사회문화적 분석

올 한해도 열심히 걷고(산책하며) 관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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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세계사 - 세 대륙이 만나는 바다, 그 교류와 각축의 인류사
제러미 블랙 외 지음, 데이비드 아불라피아 엮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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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대륙이 만나는 바다, 그 교류와 각축의 인류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지중해 세계사”
현재 서구 역사는 유럽을 중심으로 알고 있어서 궁금해서 선택한 책.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지중해는 5천 년 이상 세계사의 중심에 있었다.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터이자,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 3대 종교의 중심지였고, 이집트, 미노스, 미케네, 그리스, 에트루리아, 로마, 아랍 문명 등 여러 주요 문명이 탄생하고 스러져간 곳이었다.”

지중해사의 저명한 학자인 데이비드 아풀라피아 및 세계적 역사학자 8인의 공저인 이 책은, 기존의 역사적 관점과는 사뭇 다르다. 유럽 중심의 시각에서 탈피해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이야기도 골고루 다룬다. 지중해라는 공간에서 발전한 각 사회들의 역사를 쓴 것이 아니라, 당대 사회들이 바다를 건너 서로 접촉한 방식을 이해하고자 한다. 지중해의 역사를 함대와 상인만의 역사가 아니라, 사상과 종교, 물건과 생각(사람과 함께)이 이동한 역사를 다룬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한 지명을 가리키는 이름이 각각 달라서 엄청 힘들었다. 익숙해 진 후에는 머리 속에 지중해를 중심으로 이동의 화살표가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움직이는 그림을 펼칠 수 있었다. 나는 세세한 설명을 기억하기 보다 이런 식으로 이해했다.

책 한 권에 지중해를 둘러싼 세 대륙의 많은 민족, 나라를 다루어 겉핥기 식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읽다 보면 너무나 방대한 내용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또한 여러 사람이 각각 한 챕터씩 맡아서 기술하여, 서술의 일관성이 없어서 읽기에 쉽지 않다. 어느 한 챕터의 서술 방식에 익숙해질만 하면 글의 성격이 달라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번역의 문제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번역자가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각 챕터 끝에 데이비드 아불라피아가 간략하게 부가 설명 및 정리를 해 놓아서 흐름을 이어가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간 서구 유럽 중심의 세계사를 배워와서, 한계가 너무나 크다. 특히 중동 지역에 대한 무지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하지만 늦었지만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면 되지 않겠나.

참, 고대사에서 ‘트로이 전쟁’은 없었을 것이라는, 서로 다른 세 시기의 요소를 섞어서 수백 년에 걸쳐 편집했을 가능성을 지적해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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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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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우연히 영화로 보고나서, 책으로 꼭 읽어봐야겠다고 기억한 책으로, 이제서야 읽다.

갑자기 눈이 안보이는 (이른바 백색 실명) 병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어떤 매개로 전염이 되는지 모르지만, 전염성은 확실하다. 그래서 정부는, 환자들을 격리시키기로 결정하고, 폐쇄된 정신병동에 환자들을 수용하고 음식과 각종 생필품을 제공하기로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안에서도 힘과 폭력이 난무하고, 강자들은 음식을 독점하고 각종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약자들은 온갖 굴종을 강요받는다.
최초의 환자를 진료한 안과의사 역시 눈이 안보이고, 그의 아내는 눈이 안보인다는 거짓말을 하고 남편을 따라가는데, 유일하게 눈이 보이는 의사 아내는 (이 소설엔 등장인물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차라리 같이 눈이 안보였으면 좋겠다고 절규하나 나름의 노력으로 약자들을 돕기로 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먹먹했던 감정은, 책을 읽으면 더 우울해진다. 영화는, 소설 속의 상황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 어떤 것이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게 할까? 내내 고민하게 한다. 파리대왕, 페스트 같은 책들이 떠오르고, 모든 이가 인간성을 상실해 갈 때, 그럼에도 힘들지만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로 희망을 보여준다.

눈과 귀,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한 것. 둘 중 하나를 잃는다면 어떤 것을 남겨야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내 비록 음악을 좋아하고, 공연장에 쫒아다니는 편이긴 하나, 그렇더라도 하나를 포기해야한다면 소리라고 생각했다.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이안 맥그리거가 나오는 ‘퍼펙트 센스’라는 영화도 떠오른다. 오감 중 하나씩 잃어가는 인류. 정말 찝찝하게 봤던 영화였는데.

주제 사라구마는, 상징적 의미로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재앙에 대한 놀람과 공포, 무지를 질타하는. 실명을 통해, 무책임한 윤리 의식과 붕괴된 가치관, 폭력이 만연한 현대 사회를 질타한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놓을 수 없다. 잔뜩 미간을 찌뿌린 채로 책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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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볼 수는 있지만 보지는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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