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 알렉시스 조르바의 삶과 행적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유재원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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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조르바 #니코스카잔자키스 #유재원 옮김 #문학과지성사 #소설 #한국최초그리스어원전번역 #도서관대출
#알렉시스조르바의삶과행적

아주 아주 예전에 ‘희랍인 조르바‘라는 제목으로 읽었던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소설이 한국 최초 그리스어 원전번역으로 나와서 읽었다.
실존인물 알렉시스 조르바(본명 요르기오스 조르바스)와의 만남에서 작가가 느꼈던 성찰이 깔린, 크레타섬(실제는 아님)에서 갈탄 채취 사업을 하다가 망한 이야기가 소재이다. 망한 사업이었는데, 작가가 이 소설을 출간하고 그 손실을 만회했다고 한다. ㅎ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세계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 살육의 시기였고 ‘먹물‘인 작가는 삶의 고뇌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그때 만난 조르바는 작가의 전공인 니체가 말하는 ‘빼어난 인간 ‘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낙타의 삶을 살다가, 적의 우두머리인 불가리아인 신부를 살해한 후 자신의 행동이 가져온 비극적 결과를 보고 깊은 회의에 빠져 모든 것이 헛되고 위선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털어버린다. ˝세월이 흐를수록 난 먼지를 털어냅니다 그리고 가벼워집니다....난 자유로워지고, 사람이 돼갑니다.‘ p393 사자의 삶을 살던 그는 그 단계를 벗어나 순진무구한 어린이의 경지 (빼어난 인간)에 이른다. 빼어난 인간이 되고자 하던 작가는 자신이 매어있는 줄을 끝내 끊어내지 못하고, 자유인인 조르바를 선망할 뿐이다.

˝인간이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오?˝
˝보쇼, 자유인이란 거요.˝ p37

아마도 내가 과거에 읽었을 책은 이윤기 선생이 번역한 책이었을 것이고 (그 책은 프랑스어본에서 번역된 영어본을 번역한) 이미 그 책은 내 수중에 없어서 그리스어본을 번역한 이 책과 비교할 수 없지만, 내용의 충실함에서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20대에 읽었던 조르바보다 60에 들어서 접하는 조르바에 대한 생각은 다를 것이다. 자유를 꿈꾸지만 나는 내게 이어져있는 끈을 잘라낼 생각조차 없다. 하지만 나를 옥죄는 모든 것이 사실 의미없음을 알고는 있다. 여전히 털어버릴 용기는 없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 세속적인 욕망은 어느정도 털어버렸다 생각하지만, 여전히 평온한 현생을 포기할 생각은 없는데. 이 나이에도 여전히 혼돈은 이어진다.

각자는 자기만의 천국을 가지고 있다. p267

너는 내 영혼 안으로 절대 들어올 수 없어.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을 테니까.
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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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2 도시로 보는 시리즈
신윤환 외 지음 / 사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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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보는동남아시아사2 #강희정 #김종호 외 #사우 #역사 #독서기록 #도서관대출

‘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1 (믈라카, 페낭 쿠칭, 족자카르타, 덴파사르, 수랍바야, 싱가포르, 치앙라이, 방콕. 폰사완, 양곤, 하노이, 호찌민시)‘에 이어 ‘첨단 글로벌 도시 쿠알라룸푸르부터 앙코르 와트가 있는 시엠립까지 매력 넘치는 13개 도시 역사기행‘을 읽다.

1편과 유사하게 각분야 전공자가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관광가이드책을 겸하며 (볼거리, 먹을거리 등도 다루므로) 도시의 과거 역사를 다른 안내책자보다는 보다 비중있게 다룬다. 동남아시아 수도들- 자카르타, 마닐라, 쿠알라룸푸르, 프놈펜, 비엔티아- 은 식민지 건설의 시발점이자 중심부였고 독립국가의 수도로 진화하는 과정 속에서 근현대사의 굴곡을 오롯이 담고 있다. 나로서는 도시명도 생소했던 수코타이, 만달레이, 후에는 고전시대까지 그 기원이 거슬러 올라가서 참신했고,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해진 세부, 우붓, 다낭, 치앙마이 역시 그러했다. #정정훈 #현시내 #하정민 #박정훈 #김지혜

그동안 관심도 별로 없었지만 이들 도시는 찬란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었고, 제국주의 시대에 서구 열강의 무력 앞에 지난한 시간을 지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하기까지에도 피를 흘려야했었다. 승전국의 식민지였던 곳은,.

험난한 역사 현장에서 그 지역은 여러 민족, 인종이 섞여서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냈고,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음에도 상존하며 살고있다. 심지어 대성당과 모스크가 나란히 있으면서 연결된 지하 통로가 있기도(자카르타).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무차별 학살등의 어두운 과거를 지닌 곳도 있긴 하지만.

그런데..왜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할까? 심지어 국교가 없는 우리나라도, 모스크가 건설되는 것을 반대해서 아직 착공되지 못한 곳도 있고. 역사를 읽다 보면 왜 그렇게 한 치 앞도 보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사람들이 많은지 한숨을 쉬게 된다. 인류가 등장하고, 무리를 이루어 더불어 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아니 우리의 삶은 이제서야 100년을 바라 볼 수 있는데 말이다. 영원한 것은 없는데, 마치 천 년 만 년 살 것처럼. 아니 만 년이래봐야 지구의 삶에서 볼 때 그야말로 티끌이고, 우주로 확대해 보면...게다가 후대의 평가가 어떻게 바뀔 지 생각도 못하는 불쌍한 중생들이여. 그래. 바로 당신..

1편에 수록된 사진이 흑백이어서 아쉬웠는데, 2편에서는 모두 컬러로 실려있다. 오래전 지도는 구글 지도를 켜서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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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 방콕, 하노이부터 치앙라이, 덴파사르까지 13개 도시로 떠나는 역사기행 도시로 보는 시리즈
신윤환 외 지음 / 사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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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보는동남아시아사 #강희정 #김종호 외 #사우 #독서기록 #역사 #역사기행   #도서관대출

‘방콕, 하노이부터 치앙라이, 덴파사르까지 13개 도시로 떠나는 역사 기행‘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전공 분야 및 전공 국가가 서로 다른 5명의 학자들이 7개의 나라에서 고른 13개 도시의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과 관심에 따라 기술한 것이다.

베트남 정치경제를 전공한 정치학자 #이한우 는 수도 하노이와 통일 전 남페트남의 수도였던 호찌민시 (사이공)가 겪은 역사적 굴곡의 흔적을 짚어가면서 베트남의 장구한 역사를 정리하며, 동시에 투어가이드처럼 주요 거리를 훑어준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전통과 관광을 연구한 인류학자 #정정훈 은 인도네시아의 세 도시, 족자카르타, 덴파사르, 수라바야를 비교하면서 ‘다양성 속에 통합‘을 추구하는 인도네시아의 얼굴을 그려준다. 동남아시아 불교 미술에 천착해온 미술사학자 강희정은 믈라카와 페낭의 종교건축물에 담긴 역사를, 동남아시아 화교를 연구하는역사학자 김종호는 싱가포르, 양곤, 쿠칭- 세 나라의 세 도시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중국계 이주민들의 이민 역사도 함께  다루고 있고, 태국 현대사를 연구하는 #현시내 는 치앙라이, 폰사완, 방콕을 정치경제학적 분석이라는 돋보기로 분석해낸다.

이 책은 어찌보면 관광가이드책 같은 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지를 그냥 관광객 모드로 먹고 놀며 스쳐갈 것이 아니라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도록 유도한다. 우리네 삶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고 치유하면서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므로. 그곳은 그냥 생판 상관없는 관광지만이 아니고, 우리와 정치경제적으로 연결된 지구인이므로.

동남아시아는  제국주의의 희생양으로 오랜 기간 식민지로 고통을 받아왔고,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독립하였으나 냉전시대를 겪으면서 또 다른 아픔을 겪었다. 30여 페이지로 간략한 각 도시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가 가장 힘들었다라고만 주장할 수는 없겠구나 싶었고...인간은 왜 이렇게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안타깝고. 흔하게 알고 있던 것과 또다른 이야기가 많이 담겨 흥미롭기도 했다. 사진 자료도 많이 담겨있는데, 흑백이라 아쉬웠다. 2권도 같이 대출했는데, 2권은 컬러 사진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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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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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아사다지로 #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독시기록 #소설

이 소설은 좋다는 평이 워낙 많아서 찜해 놓았었는데, 도서관 대출로라도 읽어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다, 작년 다시금 페이스북친구가 언급하길래  부랴부랴 중고로 구매해 놓았었다. 사 놓고도 또 읽던 책이 있어서 등등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며칠 전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 책이 어떻게 내 손에 들어왔나 한참 어리둥절했었다는...내가 책 읽고 나서 짧게나마 후기를 남기는 이유다. (지나고 나면 기억이 없다.)

이 소설집은 대표소설인 ‘철도원‘을 비롯하여 ‘러브레터‘, ‘악마‘, ‘츠노하즈에서‘, ‘캬라‘, ‘백중맞이‘,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오리온 좌에서 온 초대장‘ 총  8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있다.  일본인들 특유의 신앙이 저변에 깔려있는 그러면서도 우리와도 일면 상통하는 감성이 통하는 소설들이다. ‘귀신‘의 존재를 믿지는 않지만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그에 호응한다고나 할까.

나는 ‘철도원‘과 ‘러브레터‘가 그 중 좋았는데 특히 ‘러브레터‘는 우리나라에서 영화 ‘파이란‘ (2001년, 송해성 감독, 최민식, 장백지 주연)으로 만들어졌다. 이 책이 1999년에 출간되었는데, 정말 빠르게 영화화되었구나. 사실 읽으면서 어? 이 소설. 왠지 익숙한데 했는데..‘파이란‘이었다. 덧붙이자면 역시 소설이 더 좋았다. 내게는.

‘철도원‘은 마지막 운행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호로마이행 단선 철도의 종착역 역장 오토마츠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직무에 성실했던 그는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며 그 직무때문에 소흘했던 자신의 가족을 떠올린다. 앞서 귀신 이야기를 했지만, 이런 귀신이라면 (귀신일까? 그저 그의 절실한 마음이 본 것이 아닐까?) 있어도 좋지 않을까.

역자 후기에 아사다 지로의 작품은 ‘인간의 선함과 눈물에 대한 믿음‘을 주축으로 한 변주라고 표현되어 있다. 인간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려는 눈물겨운 믿음, 어디에도 악인은 없다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아사다 지로는 소설을 쓴다(p302).어느 소설을 펼쳐도 먹먹한 마음으로 숨죽이며 읽게 된다.

출간된 지 벌써 25년이나 지났지만, 이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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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루저의 나라 - 독일인 3인, 대한제국을 답사하다
고혜련 지음 / 정은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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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루저의나라 #고혜련 #정은문고 #역사 #독서기록

사학자 고혜련은 2017년 연구년을 독일 하이델부르그에서 지내며, 구한말 조선을 찾은 독일인들의 흔적을 찾았다. 1898년, 당현(당고개) 금광을 조사하고 1901년 ‘Korea‘라는 강연문을 쓴 크노헨하우어 (고종을 알현함), 1913년 조선을 여행한 예쎈(‘답사기:조선의 일본인‘ 에서 ‘우아한 루저‘라는 표현을 함, 우리의 문화 - 종이, 한글, 금속활자 등-를 높이 평가함), 1933년 ‘조선-만주 국경에 있는 백두산의 강도여행‘을 쓴 라우텐자흐가 그들이다. (백두산 강도는 독립군이었다!) 그들의 눈이 비친 당시의 조선이 연대기처럼 펼쳐진다. 물론 잘못 알고 있는 내용도 많지만.

제국주의의 밀물 속에서 오랜 쇄국정책으로 미처 대처하지 못한 조선은 우리보다 불과 10여년을 앞선 일본의 희생양이 되었다. 나는 고종을 진짜 무능한 왕이라고 생각하고 (아버지와 아내의 탐욕에 의한 갈등을 조율하지 못한..그래서 나라를 망하게 한!) 일본도 일본이지만 성리학의 그늘 속에 안주하며 대다수의 국민을 핍박하며 자신들의 안위만을 도모한 유학자들을 도저히 좋게 볼 수가 없다.

서양인들의 눈에 비친 양반 선비들은 깨끗한 옷을 입고 그저 멍하니 서있거나 앉아서 담배를 피고 수다를 떠는 ‘우아한 루저‘였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무능하고 탐욕스런 고종은 채굴권을 외국에 허용하면서 생산 이윤의 25%를 받아 비밀리에 독립자금으로 사용했고 (헤이그 밀사들의 자금 등), 서양 따라잡기에만 몰두해서 일본 정신을 잃어버린 일본과는 다르게 우리의 조상들은 비록 나라를 잃었지만 되찾기 위해 ‘대한인의 정체성‘을 고수하며 죽음을 불사했다. 우리의 독립이 절로 얻어진 것이 결코 아니었다.

지나난 그 시대에 독일 학계 및 언론에 우리의 기록이 남아있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물론 여러 기록들이 독일의 이익을 위해 남겨진 것이기도 하지만 한일합방 이후 우리의 투쟁 기록도 많이 남아있었다. 그 귀중한 자료를 찾아내고 꼼꼼히 검수하고 알려준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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