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튜울립 > 책의 책

다시 꺼내봐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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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팀 오브라이언 지음, 이승학 옮김 / 섬과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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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 #팀오브라이언 #이승학 옮김 #섬과달 #소설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6월 중순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서울국제도서전 에 갔을 때 특이한 기획의 부스를 발견했다. #생일책 을 주제로 하는 #읽을마음 부스.
내 생일인 10월 1일 선반에  이 책, 팀 오브라이언의 장편 소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이 꽂혀있었다. 저자의 생일이 나와 같은. 딱 한 권 남아서 신나하며 구매해왔고, 흠, 생일날 읽으려고 했지만 이제서야 읽었다.

소설이라고 하지만,,과연 소설일까? 저자 팀 오브라이언이 베트남 전쟁에 소집되어 알파 부대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경험한 것, 그때 알게 된 사람들, 당시의 참혹한 상황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수십 년이 흐른 후 여전히 겪고 있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저자뿐 아니라 다른 이들도)를 이야기한다. 저자를 유명하게 한 ‘카차토를 쫓아서‘는 베트남 전쟁 상황을 묘사한 것이라고 하는데,  등장인물들은 가명으로 표현되어있지만 그 소설을 읽은 사람은, 아는 사람은, 누군지 알았다고 한다. 이 책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에는 본명으로 등장한다. 즉, 책 표지에 나오는 이름들은 저자를 비롯해서 실제했던 그의 전우들이다. 다만 저자는 이 책이 소설인 이유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각색해서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읽다보면 바로 그 현장에 있는 느낌이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 장면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진다. 그리고...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영화를 많이 보았다. ‘지옥의 묵시록‘, ‘플래툰‘, ‘7월 4일생‘, ‘님은 먼 곳에‘, ‘알 포인트‘, ‘디어 헌터‘, ‘킬링 필드‘, ‘람보‘..문득 떠오르는 것만도 계속 이어진다. 옮긴이가 언급한 영화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도 보았다. 영화 끝부분에 주인공이 걸어갈 때 누군가 살인자라고 야유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도 그 장면이 떠오른다. 과연 그들은 -참전군인들- 살인자일까? 왜? 나라가 불렀고, 나라의 명에 따랐는데. 베트남 전쟁이 명분을 잃은 전쟁이라서 그럴까? 그렇다면 명분이 있는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은 명분이 있기 때문에 자랑스럽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아무렇지 않을까? 지구 상에 전쟁이 없는 날은 하루도 없다는 말이 있듯, 인류의 본성은 평화는 아닌 것 같다. 지금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고, 중국-대만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그곳이 터지면 우리도...?). 왜 인류는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지. 전쟁을 통해 인구수를 조절하려는 자연의 섭리인가?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아홉 권의 책을 냈다고 한다), 자신의 기억을 글로 옮기며, 다시 말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마음을 달랜다.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스러져간 전우들을 기억하고 (전우들뿐 아니라 베트남 인들도), 그들의 청춘을, 그들의 사라져간 꿈을 기억한다. 그와 함께 전우들은 영원히 살며, 우리에게 질문한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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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걸작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김호영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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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걸작 #오노레드발자크 #김호영 옮김  #녹색광선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오노레 드 발자크‘는 워낙 유명한 작가인데, 작가 이름만 익숙하지 정작 무슨 작품을 읽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고리오 영감‘도 줄거리를 보면 오래 전에 본 것 같기도 하고..읽었다해도 아마도 40년은 족히 넘었을터.ㅎ

초록색 표지로 개성있게 꾸며진 ‘미지의 걸작‘에는 발자크의 소설 ‘영생의 묘약‘ 과 ‘미지의 걸작‘이 실려있다. ‘영생의 묘약‘은 카사노바 돈 후안의 일대기를 비틀어서 묘사했고 (흔히 알려진 석상과의 저녁 식사 후 지옥으로 끌려내려가는 결말이 아닌, 그보다 더 그로테스크한 ), ‘미지의 걸작‘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에 근거한, 생명을 가진 여인의 그림을 그리고자했던 프렌호프의 이야기를 그렸다. 와우. 읽는 내내 그저 감탄에 감탄을. 프렌호프의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발자크가 가진 심미안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책 앞 뒤에 발자크 및 작품 해설이 담겨있는데, 아주 유용하다. 미지의 걸작을 출간한 당시 서른두 살이었던 소설가가 문학이 아닌 회화에서 이렇듯 깊은 소회를 가지고 있었던 것에 그저 입이 딱 벌어진다. ‘문자로 묘사된 최초의 추상화‘, ‘추상회화의 문학적 기원‘이란 평가에 물론 공감하고, ‘절대 회화‘, ‘살아있는 그림‘이라는 인류의 오래된 꿈을 다룬 독특한 상상이 정말 즐거웠다. 이 소설을 각색하여 만들어진 자크 리베트 감독의 영화 ‘누드 모델‘의 소개도 넘 좋았다.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사놓기만 했는데, 얼른 읽어봐야겠다. 발자크에 대해 진짜 몰랐다는 생각이 들어서.

깔맞춤하느라 사 놓은 녹색광선 출판사의 책. 이로써 현재까지 출간된 책은 다 읽었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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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 눈보라 휘몰아치는 밤, 뒤바뀐 사랑의 운명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심지은 옮김 / 녹색광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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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알렉산드르푸시킨 #심지은 옮김 #녹색광선


깔맞춤하느라 사 놓은 녹색광선 책 중 안읽은 푸시킨의 ‘눈보라‘를 꺼내 읽다.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느낌의 책. 니콜라이 고골의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와 비슷한 분위기다. 푸시킨이 유모로부터 들은 러시아 설화가 바탕이 되어서 그런 듯.
전반적으로 코믹하면서 해피엔딩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푸시킨이 벨킨이라는 별칭으로 쓴 다섯 편의 소설과 고 벨킨 이야기(푸시킨이 쓴 편집자의 이야기.ㅎㅎ) 가 실려있는데, 그 중 표제 소설인 ‘눈보라‘ 가 가장 재미있었다. 눈보라때문에 어긋난 사랑이라니. 그 발상이 넘 재밌다. 나름 교훈도 있고.
그런데.
사실 그가 쓴 소설보다, 그의 일생이 더 소설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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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라이프 마인드 - 나이듦의 문학과 예술
벤 허친슨 지음, 김희상 옮김 / 청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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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라이프마인드 #벤허친슨 #김희상 옮김 #청미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슬슬,, 책 읽고 후기 남기는 게 귀찮아진다. 하지만, 애초에 후기 쓰기 시작한 것이 읽고난 후의 망각으로 뭘 읽었는지, 내용이 무엇인지 기억이 안나서, 읽고 또 읽고, 사고 또 사는 행태를 조금이라도 줄이기위한 것이었으니.

이렇게 보니 이 책은 내 나이 또래를 위한 - 나는 이제 노년으로 들어가는 중이지만- 책이다. ‘나이듦의 문학과 예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문학(사)을 토대로, ‘중년‘이 우리 인생에 가지는 의미를 찾는 책이다. 즉, 중년의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중년‘이란 표현은 1895년 사전에 등장하고, ‘중년위기‘는 1960년대에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처음 사전에 등장할 때, 중년은 ‘젊음과 노년 사이의 인생 부분‘이라고 정의되었다. 인생은 39세 전후를 최고의 정점으로, 이후 사그러지는 현상을 보인다고 한다. 육체적으로 그 의미는 맞다고 저자는 말한다. 창의력을 보았을 때, 대부분의 걸작이 39세 이전에 창작되었고(문학 뿐 아니라 학술, 예술 전반에 걸쳐) 그 이후는 판단력이 깊어졌다. 그러나.

‘중년은 단테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몽테뉴처럼 새롭게 발견한 겸손을 키울 수 있음을, 세익스피어처럼 우리의 실존이 가지는 희비극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음을 느낀다. 중년은 괴테처럼 1년 정도 휴식을 가져볼 수 있음을, 빅토리아 시대의 작가들처럼 나이먹음을 좀 더 사실적으로 보는 관점을 얻을 수 있음을, 엘리엇처럼 오나전히 새롭게 정비한 믿음으로 전향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시몬 드 보부아르처럼 갱년기가 사실은 해방일 수 있음을, 그리고 중년이 사실은 새천년을 맞아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요컨대 이 책을 쓰면서 얻은 깨달음은, 중년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점이다.˝(p452 에필로그에서)

산의 정상에 오르면 내려가야하는 일만 남았듯, 중년은 인생의 정점에서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시기이다. 이렇게 보면 정말 슬픈데, 수명이 길어지면서 중년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나로 말하자면, 보부아르가 느낀 바로 그 점, 갱년기가 나에게는 해방이었다. 이 갱년기는 생리적 현상에 국한되지 않는다.사회가 요구하던 여자로서 삶의 일정부분에서 감내해야했던 족쇄가 이 시기를 통해 느슨해졌고, 나는 보다 용감해졌고 강해졌고 자유로워졌다. 여전히 내가 해야할 의무는 있지만 이젠 나 스스로 내가 주인이 되어 결정한다. 같은 일이라도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지금껏 책을 읽으며 작가들의 중년 위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에서 희곡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이 가진 성찰을 통해 같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동류의식을 느낀다. 중년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으며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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