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튜울립 > 우리 이대로 사랑하며 살게 해주세요

여전한 세상...조금은 변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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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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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 전문화가인 나는 어느날, 아내가 이혼을 통보하자 집을 나와 방랑길에 나섰다가 친구 아버지인 아마다 도모히코 화백 집에 칩거한다. 집주인은 노환으로 요양원으로 옮겼다. 어느 날, 천정에서 ‘기사단장 죽이기’ (오페라 돈 조반니의 한 장면을 그린 일본화)라고 이름 붙인 그림을 발견하는데 그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한 밤에 방울 소리가 들리고, 백발의 신사 멘시키의 초상화를 그리게 되고, 그와 함께 집 뒤 숲속의 구덩이를 열게 된다. 그리고 나는 자칭 기사단장이라고 부르는 이데아를 만나게 된다 . 이어 맨시키의 딸일지 모르는 소녀인 마리에의 초상화를 그리게 된다.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세계를 오가는 재밌는 소설이다. 소설 중에 난징 대학살, 나치에의 저항 등 20세기 초 어두운 역사가 배경이 되고 그 와중에 상처입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린다. 무기력하게 재능은 있지만 원하지 않던 초상화가로서 그날 그날 살아온 내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인가 했는데, 결말은 또 의외다. 아니, 무기력했던 과거와는 달리,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보다 집중하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바뀌긴 했다.

얼마전 캐치온 VOD로 ‘나는 5년 전 죽은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 (Strange but true)’라는 영화를 봤는데, 영화는 냉동 정자 이야기인가 하다가, 전형적인 스릴러로 바뀐다. 용의자(?)를 하나씩 쳐 내다보면 답이 나오는. 하루키의 이 소설에서는 관념의 세계로 연결된 임신(은 아니겠지만, 주인공은 가능하다고 생각한..ㅎㅎ)이 나온다. 애타게 그리워하며 꿈속에서 이루어진 섹스가 실제 결과물을 가져온다. What ever. 실제 혈연인지 아닌지가 뭐가 그리 중요하리. 마음이 연결되면 되는 것을. “그 아이의 아버지는 이데로서의 나, 혹은 메타포로서의 나다. 기사단장이 나를 찾아온 것처럼....나는 또다른 세계에서 뮤즈를 수태시켰다.”(p596)

하루키가 음악과 미술에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진짜 그의 다양한 취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많이 부러웠음...진짜 멋질 것 같다. 숲 속 외딴 집에서 마음껏 좋은 음악을 들으며,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사는 것. 주인공은 사회에서 도피해서 그 곳으로 갔지만.
혹시나하고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기사단장죽이기를 그린 그림이 있다.이렇게 봐서는 소설에서 묘사한 그 분위기는 안 나옴.

코로나 재확산으로 1권을 읽고, 2권을 기다리고 있는데, 도서관이 문을 닫아 언제나 읽게되나 했는데, 바로 안심도서관으로 전환했다. 은행창구처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인터넷으로 예약하고책을 받아 온다.이나마 진짜 다행이다.

1권 현현하는 이데아
p27> 깊숙이 들여다보면 어떤 인간이든 저 안쪽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p397>지금 내게는 하루하루의 모든 뉴스가 거의 의미없는 것들이엇다. 그래도 일단 매일 아침 라디오 일곱시 뉴스를 듣는 일을 생활의 일부로 삼고 있었다. 가령 지구가 멸망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다면 그것도 좀 곤란할 테니까.
p556>지금까지 내 길인 줄 알고 별생각 없이 걸어왔던 길이 갑자기 발밑에서 쑥 사라져버리고,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허허벌판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그런 느낌이야.
2권 전이하는 메타포
p25>시간이 빼앗아가는 게 있는가 하면 시간이 가져다주는 것도 있어. 중요한 건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거야.
p568>완성된 인생을 사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 모든 사람은 언제까지나 미완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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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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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관심이 많아서 틈나는 대로 그림 들여다보고 여러 책을 보는데, 봐도 봐도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이 많다. 양정무 선생님의 신저 “벌거벗은 미술관”은 우리에게 마냥 아름다운 것으로 비춰지는 아름다운 미술이 가지고있는 반전의 묘미를 밝혀주는 책이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니콜라 푸생의 “나도 아르카디아에 있다”는 죽음과 고통이 없는 낙원에 있는 목동들이 무덤을 발견한 장면을 그린 것으로,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이 늘 함께함을 알려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미술에도 늘 그늘이 존재한다.

1장 ‘고전은 없다’에서는 미술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고전미술이란 무엇인지, 왜 고대 그리스 미술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었는지 설명한다. 우리가 아는 그리스 로마 작품이 알고보니 로마인들이 그리스 작품을 베낀 짝퉁이었다는 스캔들(?)을 폭로한다.

2장 ‘문명의 표정’에서는 초상화 또는 조각들의 얼굴 표정에서 살펴 본 당시의 문화 픙토, 분위기를 알려준다. 신 앞에서는 항상 부족한, 삶 자체가 고해였던 중세를 지나면서 드디어 인간이 주인공이 된 르네상스 이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3장 ‘반전의 박물관’은 공공 미술관, 공공 박물관은 그 나라의 문화적 전통과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척도(세계의 중심이 되고자한)로서 기능하였는데, 더 중요한 것은 귀족들의 점유물이었던 미술 감상을 시민 혁명 이후에 비로소 시민들이 누릴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4장 ‘미술과 팬데믹’은 흑사병, 스페인 독감이 인류 사회에 가져온 변화, 특히 미술 분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본다. 이어서 지금의 코로나 상황이 향후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예측해 본다. 코로나로 인한 여행 금지가 가져온 작금의 현상은, 책 또는 인터넷을 통한 간접 경험, 감상인데, 아마도, 상황이 호전되면 그동안 목말랐던 직접 감상에의 기대가 봇물 터지듯 터져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또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따라,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

저자 양종무는 “인간은 방황하지만 그것에 도전해서 변화를 일으키는 자”라고 본다. 미술의 역사는 바로 이 점을 잘 보여준다. 미술의 역사는 실패와 미완성으로 이루어진 고뇌와 좌절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이 겪는 일상적 번민을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p271)

여행지에서 만난 근사한 건축물, 예술품들이 당시에는 얼마나 일반 국민과 괴리되어 있었는지 하는 격세감을 늘 느끼곤 했다. 속표지에 알브레히트 뒤러의 ‘오스발트 크렐의 초상’이 인쇄되어 있는데, 겉표지의 작은 틈새로 초상화 주인공이 쏘아보고 있다. 그는 책 속 곳곳에서 우리를 노려본다. ‘잘 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미래가 불확실한 요즘 (언제는 안 그랬냐마는..), 지금의 현실을 예술가들은 어떻게 표현할까? 순수 예술과 민중 예술의 대립이 눈에 보이고, 유명 미술관에서도 대중 예술 전시가 이어지고 있고, 얼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한때 세종 문화회관에서 대중가수는 공연할 수 없었던 적이 있다) 벌어지고 있다. 나 또한 편견과 왜곡된 시야로, 미술 및 음악 감상에 있어서도 편식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런 시각은, 예술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을 이해하는데도 개입한다. 인간은 겉을 둘러싼 피부 한 겹만 벗겨내면 인종, 성별과 상관없이 똑같은 살과 피와 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말이다.

이 책 ‘벌거벗은 미술관’도 그런 점을 알려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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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튜울립 > 대단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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