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례 신문 기사를 퍼온다. 기독민주당에서 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얼척이 없다.  특히 미국을 부모에 빗대어 얘기하는 것에 아연실색. 마치 조선조 시대 중화로 모신 명나라를 빗대는 것 같아서 소름이 끼쳤다. 과연 주자학이 우리 시대에 미친 바는 무엇일까.

 

대형 교회 목사들이 창당한 기독자유민주당이 ‘좌익세력 1000명의 명단’을 올 연말께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창당한 기독자유민주당의 전광훈 고문(사랑제일교회 목사)은 22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빨치산의 육신적 디엔에이(DNA)를 가진 사람 가운데 한국 정치를 장악한 이들이 1천명”이라며 “기독자유민주당 대표인 김충립 박사가 1천명 명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립 기독자유민주당 대표는 “좌익 활동을 통해 교도소에 살았던 사람들 명단 등을 발표해 적어도 이들이 대한민국 지도자로 뽑히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며 “기록과 사실을 토대로 명단을 만들어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명단에는 여야 인사가 두루 포함될 예정이다. 전광훈 목사는 “이재오 전 특임장관, 박형준 대통령실 사회특별보좌관, 정동영·박지원 민주당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등이 다 명단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공산주의가 좋다는 분은 당신들이 원하는 나라, 북한이 있으니 재산을 포함해 다 가져가라’고 체제 선택의 자유를 줬고 그 이후에도 공산당 활동을 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처단했다”며 “그때 처단이 무서워 지리산으로 숨어 들어간 사람들이 빨치산이고 그 빨치산의 육신적 디엔에이를 가진 사람이 한나라당 이재오, 민주당 정동영 등 1000명이나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이들은 결국 사고나 논리에 따라 좌파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조상으로부터 흐르는 가치관, 디엔에이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들이 계속 정권을 장악한다면) 대한민국에 소망 없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이들은 대부분 주한미군 철수, 예비군 철폐, 국군 10분의 1 감축,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강령으로 내걸었던 민중당 출신 인사들”이라며 “이들이 정치활동을 계속하려면 자신의 민중당 활동 등 과거로부터 전향했다는 전향의 의사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그 예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들었다. 전 목사는 “김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 보면 내가 대학 다닐 때와 똑같은 생각 하고 있어’라는 발언을 했는데 이건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전향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정도 선언 해야지. 그말 하기 싫어서 뒤로 빠지면서 한국에서 대통령하겠다, 정치하겠다 나서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또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이 투하된 당시 국민이 마음으로 ‘이 나라의 지도자’라고 믿었던 사람 가운데 두 명인 이승만, 김구가 한국에 들어오는 데는 각각 두달, 세달이 걸렸다”며 “좌파가 좋아하는 김구를 한국에 올 수 있게 해준 것은 미국이었고, 심지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 손에서 구원한 것도 미국이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미국을 부모에 빗대어 설명했다. 전 목사는 “부모님이 나를 때려도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은 존재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없었으면 대한민국도 없었다. 미국이 요즘 통상 문제 몇 가지 섭섭하게 한다고 해서 미국을 비난하는 것은 참 근본을 모르는 행위다”라고 설명했다.

 전 목사의 역사인식에는 냉전체제 당시 미소와의 대립관계에서 미국이 세계정치에서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38선을 획정하고, 남한단독정부를 수립하도록 한 지점은 빠져있다.

 그는 이승만 정권 하에서 일어난 보도연맹 사건 등 숱한 양민학살에 대해서도 ‘정당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 목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체제 선택의 자유를 줬고 그 뒤 공산주의 이념을 실현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 한 것으로 이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견해다.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남북 이동의 자유를 준 적이 없다. 해방 뒤 남한 단독 정부가 수립되기 전까지인 군정 하에서는 비교적 느슨하게 남북간 왕래를 할 수 있었다. 남한 단독 정부 수립 이후부터 한국전쟁 발발 이전까지도 법적으로 남북 이동을 허용한 것이 아니라 편법적으로 서로 왕래를 할 수 있었다. 역사학자 이이화씨는 “이승만 대통령이 정치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싫으면 떠나라’고 한 두 마디 한 적은 있지만, 법적으로 체제를 거부하는 인사들을 보내줬다는 발언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승만 정권에서 학살된 이들은 이념과는 무관한 순수 양민이 대부분이었다. 이이화씨는 “일례로 문경 학살만을 본다면, 어린아이, 부녀자 할 것없이 그냥 가만히 밥 하던 사람도 다 데려가 총살하고 파묻는 학살을 자행했다”며 “백번 양보해서 이념이 다른 사람만 죽였다면 체제가 다른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승만 정권의 학살은 그야말로 순수 양민 학살이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전교조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교조’를 연구하게 된 개인사를 털어놓았다. 전 목사는 “5년 전,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부시 죽여’를 방에 써 놓고, 다음날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칼로 찍고 있었다”며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시켰다고 말했고, 확인해보니 그 교사는 전교조 교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 전교조를 철저히 연구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전교조에 전교조 성향이 아닌 선생님을 침투시켜서 회비도 많이 내게 하는 등 집요하게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그 교사는 전교조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가 암암리에 ‘주한미군은 침략군’ ‘이승만은 미국에서 보낸 간첩’ 등 왜곡된 역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이 교육으로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영향을 받았다”며 “지금의 이런 좌경화 현상은 다 전교조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자신이 기독민주당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전교조에 의해서 잘못된 역사를 배운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대한민국 건국사를 너무나 모르기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전 지역구에 기독민주당이 후보를 내어 ‘대한민국을 인정하느냐, 불인정하느냐’를 묻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을 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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