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전투구

 

SD계-소장파 ‘신 궁중암투’ 막후


type=text/javascript>// document.title = "SD계-소장파 ‘신 궁중암투’ 막후"+" | Daum 미디어다음";
viewToday('auto');
//]]>한나라당 권력지형이 요동을 치고 있다. 4·27 재보선과 원내대표 경선을 거치며 이재오 특임장관이 이끄는 주류가 급격히 약화된 반면, 그동안 변방에 머물러 있던 소장파가 비주류인 친박과 손을 잡고 당의 전면에 등장했다. 친이계의 또 다른 한 축인 이상득 의원(SD) 라인은 올해 3월경부터 사실상 친박과 '전략적 제휴'에 들어간 상태다. 정치권에선 '친박+SD+소장파'로 이뤄진 '신주류'가 당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신주류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사건건 부딪혀왔던 이상득 의원과 소장파 간 '리턴매치'가 재현되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소장파 리더 격인 정두언 의원은 이상득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주장하며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의 개국공신인 SD 측과 소장파가 '친박' 울타리 안에서 파워게임을 벌이고 있는 내막을 따라가 봤다."박근혜 당이 됐다." 지난 5월 11일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한나라당의 한 중진급 의원이 던진 말이다. 그는 "소장파가 부활하고 이재오가 몰락한 가운데 모든 힘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로 쏠리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한나라' 역시 박 전 대표 영향력 아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귀띔했다.

'새로운 한나라'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황우여 의원을 당선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운 소장파 의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모임이다. 현재 44명의 의원이 가입한 상태인데 그 수는 점차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이재오 특임장관계가 주축인 '함께 내일로'(70여 명)를 능가할 전망이다. '새로운 한나라'엔 친박(12명), 중립(16명), 친이(16명) 등 여러 계파 의원들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5월 11일 출범식을 가진 '새로운 한나라'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및 당 대표 대행 등을 놓고 구주류와 마찰을 빚어왔다. 의원총회에서도 양측의 강한 공방이 예상됐다. 그러나 '새로운 한나라'와 구주류는 나란히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였다. 퇴임한 지도부가 선정한 비대위를 추인하되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당 대표 권한을 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처럼 '투톱체제'를 수용하기로 한 결정에는 친박 측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친박 의원들은 '새로운 한나라'와 구주류 의원들을 '맨투맨'으로 접촉, "쇄신은 하지 않고 싸움질만 한다는 비난 여론이 많다" "어차피 7월에 열리는 전당대회까지만 운영될 과도체제다"라며 중재를 모색했다고 한다. 윤호석 정치컨설턴트는 "주류가 해야 할 일을 친박이 한 것"이라면서 "이는 친박이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나라당 쇄신을 외치고 있는 '신주류'는 사실상 '신 친박'과 동일시되고 있다. 기존 친박에 소장파와 SD라인이 합쳐져 탄생했다는 것이다. 우선 소장파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대놓고' 친박과 손을 잡았다. SD 측은 2차 투표에서 황우여 의원에게 표를 몰아주며 '캐스팅 보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친박+소장파+SD' 연합군이 비주류 대표로 나온 황 의원 승리를 이끌었다. 그 여세를 몰아 신주류는 차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는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물론 그 중심엔 재보선 패배 이후 더욱 몸값이 오른 박근혜 전 대표가 있다. 지난 2007년 당내 경선에서 비주류의 한계를 겪어야만 했던 박 전 대표로서는 차기를 위한 유리한 입지를 다진 셈이다. 핵심 측근들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소장파 등이 요구하고 있는 '젊은 대표론'을 받아들이는 대신,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신주류가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롱런'할지에 대해서 비관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서로 '앙숙'이라고 할 수 있는 SD 세력과 소장파가 또 다시 힘겨루기를 할 경우 '불안한 동거'는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7월에 열릴 전당대회에서 양측이 대표 선출을 놓고 맞붙을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이재권 정치학 박사도 "근본적으로 SD와 소장파는 함께 갈 수 없는 사이다. '오월동주'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호석 정치컨설턴트는 "소장파는 SD에 밀려 정권 탄생에 기여를 하고도 비주류 신세였다. 여러 차례 반격도 실패했다. 이는 SD 뒤에 MB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 지켜보는 것도 향후 여권 권력 구도 재편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공은 '절치부심' 소장파가 먼저 날렸다. 소장파 리더 정두언 의원은 지난 5월 10일 < 조선일보 > 와의 인터뷰에서 "이상득 의원이 내년에 당선돼 국회의장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수도권 의원들이 이 의원의 공천 신청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의원이 공천을 받는 순간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전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0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했었던 정 의원이 또 다시 날 선 칼을 빼든 것이다.

정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소장파 인사들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수도권 출신의 한 소장파 의원은 박 전 대표 핵심 측근을 만나 "SD와의 관계를 잘 알지 않느냐. 절대 함께할 수 없다. 이러한 뜻을 박 전 대표에게 잘 전달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또한 몇몇 소장파 인사들이 그동안 SD 이름이 거론됐던 비리 의혹들에 대해 확인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SD 측에선 소장파 공세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이 의원이 쇄신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몇몇 의원들은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SD라인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는 친박과 화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친박이 소장파와 손을 잡은 이유도 우리가 터를 닦았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소장파가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려 한다. 친박도 소장파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소장파는 총선이 목표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차기를 누가 잡느냐도 총선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친박과 더욱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D 측에선 일단 상황을 관망하며 전면전을 피하는 한편, 친박과의 연대를 더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안팎에선 이러한 소장파와 SD 간 갈등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수면 위로 표출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특히 '젊은 대표론'이 급부상할 경우 소장파의 정두언·남경필 의원과 SD계로 분류되는 원희룡·나경원 의원이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전대에서 뽑히는 지도부가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측의 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소장파와 SD 라인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오계로 대표되는 구주류에서 출사표를 던질 후보를 이겨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이와 관련, 몇몇 친박 의원들은 '중립'에 가까운 홍준표 최고위원을 대표로 밀고 SD와 소장파의 '몫'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친박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자칫 '신주류'가 계파 싸움의 진원지로 지목돼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총선이 끝난 후 일부가 '변심'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사석에서 만난 한 친박 의원은 "나가서 싸울 것이지 왜 여기 와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친박은 박 전 대표를 향한 로열티가 강한 집단이다. 그런데 소장파나 SD계가 들어오면서 결속력이 약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도 "그들이 대선까지 함께 완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호석 정치컨설턴트는 "세를 확장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줄 수 있지만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경우 박 전 대표도 잃는 것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일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