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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여자들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2월
평점 :
#첫줄
📚 소개
2022년 『현대문학』 3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작품은 1983년 생 주인공 나와 1959년생 엄마의 각자의 몸에 얽힌 폭력의 기억과 타인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섹슈얼리티를 고백의 형식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저의 몸과 저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실로 부끄러운 고백이어서 저는 단 한 번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들어주세요.”(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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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몸과 여자들>이라는 제목과 표지가 특이하여 책소개를 읽어보고 꼭 읽어봐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자의 몸에 가해지는 폭력적인 강요와 압박 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딸을 둘이나 키우는 아빠로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운 좋게 서평단에 선정해주셔서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이서수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습니다.
반갑게도 작가는 제가 졸업한 단국대학교 법학과 동문이었습니다. 83년생인걸보면 02학번으로 어쩌면 같은 시기에 한남동에서 수업을 듣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저는 04학번)
이 책은 소위 <82년생 김지영>같은 페미니즘 소설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법교육에도 적합한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성범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법무부 소속 공무원으로,
약 2년전 성범죄를 저질러 법원으로부터 재판을 받고 이수명령, 수강명령을 부과받은 대상자들을 담당하여 집행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그때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성인지 감수성'으로 시작되는 여성가족부 자료를 기반으로한 강의안의 내용이었습니다.
두번째는 '페미니즘'으로 페미니즘은 남녀갈등을 야기하는 악마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85년에 태어나, 남자형제만 있고, 제대로 성교육도 받지 못하고, 또래들과 야동으로 왜곡된 성의식을 형성한 불행한 세대이다보니
모든 것을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했습니다.
성범죄의 법률문제(형법, 특례법) 뿐만아니라 동의, 성인지감수성 등 새로 떠오르는 개념들을 제가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범죄자들을 가르치고 재범방지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성범죄를 저지른 상황까지 온 사람들은 이미 왜곡된 성의식 때문에 '여자=섹스'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하여 대상화하는 것, 미성년자와 성매매, 장애인 강간, 공연음란, 성추행 등 다양한 사례들을 접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건의 피해자들을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을 이해하는 수업도 필요했습니다.
범자자들을 가르치면서 잘못된 인식이 무엇인지 알게되었고 그제서야 강의안이 이해가되었습니다. 성문제는 인권문제와도 직결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린시절부터 사회로부터 자신을 '몸'으로 인식하도록 강요받습니다.
마른몸, 가슴, 멘스, 섹스, 임신 등 사회의 강요가 다양한 폭력으로 주인공을 유린합니다.
'아, 이렇게 까지 생각할 수 있구나.' 여성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를 대변하지는 못하겠지만.)
두번째는 성문제가 아니라 외모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내도
끝없이 외모에 고민하고 화장하고 다이어트 하는 것을 보면서
여자들이 외모를 가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알고 있습니다. 가벼운 화장 때문에 수면시간을 줄여야 할 정도니까요.
비단 여자들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남자들도 어린시절부터 키, 얼굴로 비교 당하고 차별 받고 뚱뚱한 돼지, 멸치 등으로 놀림받고 괴롭힘을 당합니다.
탈모로 머리가 빠져 머리를 심거나 가발을 쓰는 사람을 희화하하고, 키가 작은 사람이 열등감에 키크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비싼 명품 옷과 운동화, 시계, 자동차 등 보여지는 것에 익숙하고 평가받는 것에 익숙합니다.
라캉 선생님은 사람이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다고 하는데
사람이 자기가 원해서 태어나는게 아닌것처럼 욕망을 의식하게 되고, 사회시선에 나를 맞춰야하는 것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닌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작품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잘못된 사회적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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