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역사 - 사랑과 권력의 5천 년
어거스틴 세지윅 지음, 김재용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부성애(父性愛)와 모성애(母性愛)로 표현되지만 기억되는 부성애의 사례는 딱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칙에 의거하지만 말이다. 단순히 모성애의 상대 개념으로 연상되는 것인데 나름의 생각에 의존하자면, 남성은 가족의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 해결에 나서기 위해 주로 외부에서 활동을 하면서 본인의 자식을 낳은 여성이 엄마가 되어 자식의 건강과 육아를 담당하다 보니 아무래도 자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부모애가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역할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성애를 들여다 보고 연구하는 결과물조차 없다는 것은 모성애만 부각되는 지나친 편애(?)가 아닐까? 모성애는 위대하고 고귀하지만 부성애는? 오이디푸스 증후군처럼 부성애는 가족 구성원을 사랑과 희생이 담보된 의무감에 가까운 역할로 부양하면서 때로는 가족을 억압하는 최고 권력자로서 부정적 시선도 감내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에 아들로부터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아버지의 역사 : 사랑과 권력의 5천 년>는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5천년을 관통하는 아버지의 존재를 규명하고 분석함으로서 현재 남성성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지 가늠해 보는 책이다. 저자는 부성의 변화를 통해 가장 초기 청동기 시대부터 현재는 아버지의 역할이 희미해 지면서 환영과 비난이 교차하는 현재까지 부성의 변화를 서양 문화에 녹여 설명한다. 동양도 마찬가지이지만 서양은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가부장제 전통을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 헨리 8세, 랠프 월도 에머슨, 찰스 다윈, 밥 딜런 등 유명인들의 이면에 자리잡은 아버지의 얼굴을 소개하며 동시에 정체성의 위기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책 중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가정이라는 개념이 엄마의 보살핌과 평온함이 지배하는 곳으로 가부장적인 남성성과는 동떨어진 곳이라는 인식이 있다보니 현재의 페미니즘과 연계되어 가부장제의 단점이 더욱 부각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페미니즘이 가부장제로 대표되는 남성보다 여성이 동등한 성별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게 만들었고 IMF외환위기처럼 남성의 사회적 위기가 부성애의 존재마저 흔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부성애에 대한 역사를 통해 남성성의 실체에 대해 접근한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흔치 않다보니 더 가치 있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