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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꼬마 돼지 욜 ㅣ 휴먼어린이 저학년 문고 3
오미경 지음, 허구 그림 / 휴먼어린이 / 2015년 12월
평점 :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이나, 읽히고 싶은 책을 고르기 위해 어린이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서평을 쓰는것은 나의 기억이 그다지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린이책을
고를때는 어린이가 서평을 읽고 사는것이 아니라 부모가 서평을 읽고 아이의 책 고르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가 서평을 읽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책 내용과 줄거리
등을 포함시켜 작성하곤 한다.
꿈꾸는 꼬마돼지 욜은 제목이 왠지 작위적이어서 제목만 보고 스쳐지나가기를 몇회.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서가에서 다시 눈에 띄어 집어 들게된 책이다.
읽으면서 세 권의 책이 떠올랐다.
1. 돼지의 이야기라서 그런가? 샬롯의 거미줄에서 문열이로 분리되어 운명을 달리할뻔 했던 돼지.
2.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잎싹이. 여기서 꼬마돼지 욜은 먹는게 뭐가 중요해? 하늘이 보고싶다고~!
라고 하며 목을 15도이상 위로 들수 없다는 돼지의 치명적 약점을 극복하려한다.
3. 교과서에도 나왔는데 제목이 가물가물.. 쥐인데 평상시에 다른 쥐들이 일할때 일하지 않고
꿈을 꾸는 쥐이다. 이 친구가 겨울에 양식이 떨어졌을때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다른 쥐들에게
힘을 주게 된다. 아..제목이 갑자기 기억이 안나다니!!
욜은 그냥 돼지라고 불리는게 싫어서 이말 저말^^ 다 해보다가 욜욜욜욜~ 하는 어감이
마음에 들어 자꾸 하다보니 욜이라고 불리우게 된다.
먹는것을 좋아하기 보다는 보다 철학적인 돼지라고 생각된다. 늘 뭔가 다른게 없을까?
라고 생각을 하니까.
엄마의 걱정, 형제자매들의 눈총을 받지만, 인생친구 염소 구름이를 만나며 꿈을 갖게된다.
하늘의 구름을 보고 싶은 것. 아무리 노력해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수 없던 욜은
구름이의 멋진 아이디어로 웅덩이속에 비친 하늘을 보게 되고, 너무 아름답고 멋지지만
진짜 하늘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개들기 트레이닝을 하게 된다.
재주넘기, 뛰어 넘기,목돌리기 등...옆에는 구름이의 응원이 함께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운동으로 하늘을 보게 되지 않고 운동을 하다가 떼구르르 굴러
뒤로 벌렁 눕게 되는데..욜은 드러누워 하늘을 마주한다. 아하~! 이방법이 있었구나.
여기에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멋진 문장이 등장한다.
p65"그동안 왜 몰랐을까요? 이렇게 벌러덩 누우면 하늘을 볼 수 있단 걸 말이에요. 천번을 연습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깨닫지 못했을테지요. 쓰러져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 했으때, 신기하게도 길이보였습니다. 지금까지 몰랐던 전혀 다른길!"
욜은 누워서 보는 하늘도 좋지만 꼭 노력해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싶다고 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교훈을 위한 가치 동화로 명명된 책보다는 즐겁게 책을 읽다가 발견하는 교훈이 훨씬 멋지다고 생각하는 내게, 욜은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물론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존재의 의미, 우정, 끈기, 노력, 가족의 사랑등도 그리 작위적이지는 않고 무난한 책이었다. 욕심을 부려 너무 많은 서사적인 이야기가 담기지 않은 것도 좋았다. 하지만 80여페이지 안에 많은 것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그냥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욜의 친구 구름이처럼 아이의 힘든 모습을 보면 무작정 달려와 줄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싶기도 했고, 평상시 욜을 못마땅해 했던 아빠돼지가 욜이 아팠을때 목이 긁혀가면서 따온 토마토를 슬그머니 밀어 놓았을때도 마음이 찡했다.
먹을 것을 좋아하는 돼지 본연의 모습을 지닌 욜의 형제 자매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 자체로 존중받는 것이 옳으며, 이런 이가 있으면 저런이도 있구나, 또 꿈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구나..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것 같았다.
오늘밤에 이미 초등 고학년이 되어버린 우리 두 아이들에게 욜의 이야기를 읽어주고 싶다.
추신:작가의 말을 읽다 보니 돼지가 보통 고개를 15도 밖에 들지 못하는 다는 얘기를 듣고 이 이야기의 모티브로 삼아 멋진 욜의 이야기를 만든 작가의 상상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71쪽 작가의 말. 꿈은 바람개비를 팽글팽글 돌게 해주는 바람같은 게 아닐까요? 가슴을 설레게 하고, 어려운 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는 힘을 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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