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철든 날이라는 동시집을 만나게 되어서 행복하다.

책을 사면 항상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 보는데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철들게 되었던 이야기가

나와 있어서 읽는 내내 함께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다.

지리산에서 살았던 작가의 생활이 그대로 시속에 녹아있다.

재미있는 시로는 "황소 한 마리 먹기"를 꼽고 싶고, "엄마가 모르는 일"이라는 시를 읽으며

콧등이 시큰했다. -짜증내고 학교 간 오늘 종일 엄마 생각만 한 것도 모르시지요?"라는 구절이었는데 어릴때 엄마랑 다투고 학교에 갔을 때의 내 마음과, 지금 엄마가 되어 아이와 안좋게 하고 학교를 보내고 나면 하루종일 아이 생각이 나는것에도 깊은 공감이 갔다. (그당시 아이뿐 아니라 엄마도 아이 생각을 했을거다..^^)

갑자기 철든 날은 예쁜 말을 쓰려고, 멋을 내려고 지어낸 시집이 아닌것 같다.

시를 읽으며 내가 이 곳에서 여기 나오는 이들과 함께 계절을 보내고 생활하는 기분이 들고

맑고 때묻지 않는 어린 시절을 느낄 수 있어서 함께 행복하고, 함께 흐뭇하다.

계절별로 나누어진 시들도 이 시집의 특징이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정겹다.

작가의 말에 있는 "봄을 곰삭혀 여름을 깃들게 하고, 여름을 품어 가을을 빚어내는 자연의 흐름속에서 나도 진짜 철이 든 모양이다"라는 말이 이 시집과 참 잘어울린다.

자연스러움.. 이 시집의 가장 좋은 점은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움이다.

아이들도 이 시집을 읽으며 경험해 보지는 않았으나 빙그레 웃게되는 경험을 할것이다.

그냥 참 고맙다..이런 따뜻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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