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세미나를 두고 갑자기 너무 가기 싫어졌다.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부담된다. 말하기가 귀찮고, 웃어야하는 것이 싫고, 나의 무표정에 대한 변명을 해야되는 상황이 연출될까봐,,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어제 오후 부터,, 그리고 퇴근후 오백을 한시만에 석잔을 들이키고 나니 몸과 마음에 붉은 얼룩, 집에와서 그냥 쓰러져 자고 말았다. 시끄러운 티비 소리에 잠을 깨보니 새벽 1시 반정도,, 커져있는 티비에서는 봉태규가 나오는 워킹맘이 방송되고 있었다. 이혼한 전처가 자기의 아이를 갖게 된것을 알고,, 재결합하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모습이라니, 그여자가 필요없다는 데도 철없는 마초,, 그것이 아이아빠인 것이다. 인터넷을 보니 막방은 결국 봉태규와 재결합하는 진부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한다. 애들아빠니까 참고 산다는 말.. 이혼녀로 살아간다는 것... 여자도 여자를 편견으로 보는 세상에서, 남과 다름을 차고 나갈 용기는 정말 우리는 절실할 때밖에 펼치지 못한다. 선택에 있어서 좀 더 자유롭기를 내가 선택한 것이 잘못되었지만,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나머지 인생을 매몰시키는 것은 용기없음이다... 그런 용기를 가지게 되려면 자기자신을 잘 설득시켜야 하는데, 자신을 이해하고 설득하는데는 스스로 얻어야하고 깨쳐야하는 사유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사유의 힘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의 안과 밖을 성찰할 수 있는 눈, 정체성으로 무장시켜야하는 노력이 필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와 쓰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생각해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더많은 체험의 현장에 노출시키지 않는 나의 습성은 성장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관념과 현실이 조우해야 하는데,, 항상 겉돌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세미나는 오후에 가기로 하고 여기저기 남의 서재를 기웃거리면 그들의 리뷰를 읽어보다.. 그냥 생각없이 빠르게... 다들 글 너무 잘쓰고, 자기생각도 잘 표현하고,, 그들의 리뷰와 페이퍼는 수는 어마했다. 나는 한편 쓰기도 어려운데... 다들 부지런하고,, 똑똑하고, 멋진 삶을 사는 것같이 보인다... (실제는 어떨지 모르니까..) 직장, 친구, 가족들과의 대화가 참 소모적이고, 내가 뱉어내는 언어도 저질이고,,, 나는 좀 더 지적이거나, 새로운 걸 원하는데... 외로워서 떠들기는 하지만, 없어도 되는 말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이 들때... 이제는 그냥 혼자 있고 싶다. 역량이 뛰어난 저자자의 글들을 읽는 것이 훨씬 건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상적인 관계마저 지루함을 느끼는 나는 이것이 지나가는 감정인지.. 아니면 이제는 내 색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 그때그때 다르겠지. 무엇이라고 규정한 들 그 틀에 얽매이는 것도 싫다.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그래,, 어떤 깨달음을 얻은냥 잠언을 구사해보기도 하지만, 금방 전복되고 만다. 자기가 아무것도 아님을 규정하는 것,,, 그것을 선택하는 일.. 참 실천은 어려운 얘기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나의 정체성을 그림자자아, 또는 이름표를 달아 속박하지 말고 본연의 자아에 대한 확신을 가지라고 현자들은 말한다. 그런 참자아는 언제나 현명하다. 자기와 자기 밖에 것을 구분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며, 그것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얼마전 읽은 아직도 가야할 길에 나온 대목이다.
자기의 책임과 남의 책임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어떤 사안에 대하여 성급한 판단을 내려서 감정적으로 휘말리는 것보다 정말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깨닫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인식의 틀은 계속 발전적이여야한다. 지금 읽고 있는 페미니즘의 도전을 보면서 내 인식의 틀은 아직도 타자적이고, 비사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중적인 구조속의 있는 나를 그저 나라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로 분석했다면, 조금 더 나아가서 페미니즘.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다시 나를 분석해볼 차례가 온것 같다.
내가 최근에 내가 읽은 책들의 아래와 같은 순서로 읽었으면 그나마 사고의 정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순서없이 읽다 보니,,, 머리가 복잡했다.
먼저-공지영위로3부작- 한낮의 우울- 스캇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 셀프자아심리학(가족심리학)-깨어나십시오-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페미니즘의 도전 - 그 다음 사회과학 쪽으로...
공지영책을 보다가 깨어나십시오를 먼저 보게되었는데, 이거는 거의 초월을 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러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마지막에 읽어내린다면 훨씬 부담이 덜 될 것 같다. 지금 고통스럽다면 더 고통스러운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한낮을 우울을 통해 우울 겪어보고, 더 끔찍한 고통에 대해서 들여다 본다음,, 아직도 가야할 길에서는 정신과의사의 삶의 통찰을 엿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셀프자아심리학 다 내용이 공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생활에서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그리고 깨어나십시오를 읽으면서, 부담없이 타인과의 나 자신과의 분리를 하는 것이다. 그 다음 서른살이.. 읽으면서 현실에 좀더 가까운 지금 나에게 적용하여 실천하면서 여성주의책으로 나의 인식의 틀을 재점검, 혹은 전복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나는 이제 한권 읽었으니, 관련서적을 좀더 볼 요량이고,, 그런다음 우석훈시리즈와 장하준 도서로 올 가을을 물들일 예정이다. 겨울에는 디지털아카데미에서 철학 이나 미학강의를 들으면서 좀 더 공부하고,,
이러고 보니 세상에 할 것은 많고 ,,,공부행야 될 것도 엄청 많구나,, 게을러 지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