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
야나이 다다시 지음, 박선영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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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창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

겨울이면 출퇴근길이 참 난감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붐비는 사람과 난방으로 인해

외투가 너무 두껍고 덥게 느껴지고,

바깥에만 나오면 낮은 기온에

몸을 부르르 떨게 되는 양극의 상황.


그때, 직장동료 한 명이 그런 얘길 했었다.

"나는 겨울에 유니클로 옷만 있으면 돼."

처음에 그녀가 그 말을 할 때만 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옷의 장점을 설명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나도 유니클로 옷 사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복은 아이들이나 입는 것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얇은 티셔츠 느낌의 내의인 히트텍을 입고

겉에는 두께가 두껍지는 않지만

포근하고 바람이 통하지 않아서

야외에서도 춥지 않은 라이트 다운을 입으면

지하철에서는 답답하지 않으면서도

밖에서는 떨 일이 없다는 것.


실내에서는 활동성이 좋은 후리스를

자리에 두고 입으면,

단정하면서도 깔끔한 코디가 가능해

어디서든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적인 이슈로 인한 적대감으로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쇼핑의 선택지에서 항상 제외되곤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 제품 자체가 가진 장점과 메리트 때문에

유니클로에 혹하게 되었다.


그 뒤로 히트텍을, 라이트 다운을,

기본 티셔츠를 사 입어보면서

'확실히 튼튼하고 오래 입을 수 있다'는

유니클로의 제품력에 감탄하게 된 것.


과연 이 브랜드를 만든 사람은

어떻게 이런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또 어떤 경영으로 성공하게 된 걸까?


시간을 한참 흘러 'NO JAPAN'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출 이래 꾸준한 성공을 이뤄낸

유니클로의 저력이

경기 불황과 맞물려

있던 브랜드도 사라져 가는 요즘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광고홍보학, 경영학을 전공하며

마케팅을 업으로 삼아온 나에게

이런 '성공'의 비결은

직장이 아닌 자영업을 하며

더욱 큰 갈증처럼 다가왔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지방의 작은 의류점을 큰 기업으로,

더 나아가 세계시장에서 주목받는

성공으로 이끌어낸 '경영방침'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지

그동안 가지고 있던 궁금증과 갈증을

유니클로 창업주 야나이 다다시의 저서

《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참으로 대단한 성공이다.

누가 봐도 더할 나위 없이

순풍에 돛 단 상황이지만

그는 이런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제아무리 겸손하다 칭찬받는 연예인도

엄청난 사랑과 성공 앞에

'연예인 병'을 앓을 수밖에 없다고 하고,

하던 대로만 해도 될 것 같은 상황에서

성공을 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발걸음이 참 경이롭기도 했다.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시기에

줄어들 판매량을 대비해 생산량을 조정하고,

기업의 큰 성공에 만족하기 보다

더 큰 성장을 위해 CEO 본인만이 아닌

전 직원이 구체적인 기업의 경영이념과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매해 신년마다 메일을 보낸다고 했다.


새해의 포부가 담긴,

기업의 정신이 담긴 이메일을 받으며

직원들 또한 더 도전적인 자세를

그리고 소속감과 자신감을 얻었을 터.


어쩌면 '굳이 그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엄격한 느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일하지 않는 경영자'를 경계하며

관리만 하는 지도자를 질책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능력을 키우듯이

자신도 이러한 조직문화의 일부이자

이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

기꺼이 능동적으로 앞장서는 모습은

마치 '장인'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물건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상황에 대해서도

'호황'이 아니라 경계로 받아들이며,

이는 장사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감각이 마비되기에

언제든 쉽게 팔린다는 착각에 빠져

현실에 안주하게 만든다며

성공을 경계하고 만끽하고 나태하지 않았다.


그런 성공에 안주하는 것은 '성공이라는 실패'라며

확실하고 장기적인 시야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범을 보였다.


하다못해 작은 가게라 하더라도

성공에 취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몇 시간씩 줄을 서는 맛집에서도

줄 선 손님들을 모두 받기 위해서 때로는

'조금 양을 줄여도 모르겠지'

혹은 '약간 짜게 되었는데 괜찮겠지' 하며

안일하게 상황을 넘어가고


그 성공에 푹 빠지게 되면 갑과 을이 뒤바뀐 듯

'내가 고객에게 팔아주는 거야' 하는 태도로

내가 우선인 장사를 하려 든다.


꼭 '변할 거야'라는 결심이 아니어도

작은 성공 앞에, 많은 판매량 앞에

이토록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때로 성공하고 실패하는 과정 속에서도

그는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비전 하나로

뚝심을 가지고 길을 걸었다.


실패했을 땐 무엇이 왜 실패했는지,

성공했을 땐 무슨 이유로 성공했는지

그 이유를 면밀히 살피는

'돌다리를 두드리는' 과정을 통해

실패를 실패로 끝내지 않고

성공으로 이어지는 발걸음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도 말한다.

어설픈 성공은 실패보다 위험하다고.


갑자기 성장한 기업의 규모 앞에

이런 초심과 다짐을 유지하기란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

뚝심 있게 자신만의 신념으로 회사를 이끌어간

그의 노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과연 나라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혹독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


쉽지 않은 그 결심을 이어와

지금의 성공으로 이끈 그에게서

규모를 떠나 '어떻게 성공을 바라볼 것인가'

하는 질문의 답을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대기업병의 저지, 후계자 육성, 해외 사업,

사내 구조 개혁 등 끊임없이 착실한 노력으로

세계 제일을 목표로 여전히 나아가는

그가 만들어낼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소비자로서, 나 역시 '판매'를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기대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일을 하며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나태해진 적이 참 많았다.

한 번의 성공 이후,

다음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는데도

'내가 이걸 이뤄냈다'는 성취감에 취해

그 성공의 혹은 반대로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기보다는

기분에 도취되어 성공했던 방식을

검토하지 않고 다시 한번 반복하거나,

실패에는 크게 낙담해서

아예 포기해버리려는 태도를 가졌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무지했던 선택이,

안일했던 감정에 반성이 든다.

어쩌면 너무 쉽게 일희일비하면서

내가 나의 성공을 막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해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발송한 사내 신년 메시지,

그의 정성스럽고 열정적인 경영철학이 담긴

이 책을 통해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가 제시한 신념 아래

건강하고 책임감 있는 착실한 노력으로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나와 내 일을

다르게 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꼭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일에 있어 '이른 성공'을 맞이하거나

동기부여가 잘되지 않는 사람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다.

한 번씩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다시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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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벽
다이구 겐쇼 지음, 지소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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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때 mz 세대에서 유행하던 밈이 있다.

'오히려 좋아', '가보자고'라는 말로,

이 말들은 일반적인 기준이나 짐작, 기대와는

전혀 반대되거나 다르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좋아'라는 긍정을 뒤에 붙이며

환기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


실제 긍정적인 의미를 가졌다기 보다

쉽지 않지만 오히려 좋다는 허세로,

그렇지만 일단 '고민 말고 GO'하는

무데뽀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말이 유행하면서

의도치 않은 '긍정 파워'를 얻게 되어

의외의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는

얘기가 꽤나 끊이질 않았다.


사실은 난감하고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유행어라 던진 말 한마디였을 뿐인데

오히려 좋다는 긍정적인 말과

일단 가보자며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 속에서

얻게 된 결과가 생각보다 컸던 것.


이처럼 말 한마디, 마음가짐 하나가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참 크다.


여기에 위와 같은 유행어처럼

'마음먹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마음은 물과 같아 모양이 계속 바뀌며,

모양을 만드는 건 마음 그릇의 주인인

'나'다 말하는 다이구 겐쇼가 그 주인공이다.


일본의 유명한 주지 스님이자,

무려 7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그가 쓴 이 책 《나라는 벽》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 있는

욕심, 분노, 무지, 질투, 시기, 비교,

불안, 후회, 슬픔 등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룰 것인가를 담은

'마음먹기'에 대한 카운셀링 책이다.


신에게 의지하는 종교로서가 아닌

마음의 움직임과 감정의 변화를 분석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르침 아래

'고통의 제조 공장은 내 마음이다'는 메시지로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한

다양한 길잡이를 제시하였다.


아무리 세상 이치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누군가를 향한 부러움과 질투,

혹은 미워하는 마음을 비워내고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몇 명의 사람만 모여도 남의 뒷얘기를 하거나,

혹은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도

타인과의 비교 아래

초라한 스스로를 마주하기도 한다.


부처는 이러한 괴로움의 원인이

나보다 뛰어나거나 혹은 못난

타인이나 환경에게 있는 게 아니라

나의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감정을 지우려는 것보다는

내가 왜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혹은 그 괴로움의 이면에는

어떤 생각이 있는지

자신의 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내부의 생각을 오롯이 마주하며

부정적인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뿌리를 파악함으로써,

그 미운 감정을 탓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일종의 심리치료 시간이기도 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타인을 미워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들을 보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나름 긍정적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했지만

때때로 찾아오는 열등감이나 미운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 당연한 것만 같았다.


하지만 책을 통해 내가 가진 감정을

온전히 마주해보는 시간을 가지며,

타인과의 비교 아래 단단하게 똘똘 뭉쳐있는

잘못된 감정, 즉 '망상'이 존재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 감정이,

내가 가진 고정관념과

스스로 만들어낸 '벽'으로 인한 것이란 걸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감정의 뿌리를 쫓아가며,

이것이 어떻게 고통의 근원이 되는지

불교 경전과 함께 풀어가며

제대로 마주할 수 있었고,


질투, 시기, 비교와 같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감정 역시

어떻게 방향을 바꾸어나갈 것인지를

배울 수도 있었다.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다면

고쳐나갈 수 없었을 감정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짚어가면서

모든 감정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먼저 찾으려던 무의식적인 습관을

고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부정적인 감정의 실체를 쫓아가며

충분히 스스로를 미워할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태도,

감정을 다스리는 수행법으로

명상과 일상에서의 실천 등의 제안은

문제 인식에 멈추어 있지 않고

이 감정들을 어떻게 흘려보낼 수 있을지

스스로 과정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충분히 도와주었다.


마음에 괴로움과 고민이 생기는 것 자체를

죄스럽게 생각하고 부정하기 보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생각하며

그 감정의 뿌리를 파악하는 것은

내 안의 사나운 파도를 잠재우며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기둥을 세우게 하는

탄탄한 '마음 수업'이 된다는 것.


나를 가장 아프게 하거나,

사실은 가장 자주 배신했던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를 해결할

어떤 기술을 찾기 이전에

'나라는 벽'을 마주하고 이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깨달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부정적이기 쉽고,

마냥 어렵고 버거운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인식 전환'이 되리라 생각한다.


고통의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그 어떤 해결책도 일시적일 뿐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분노는

그 마음을 일으키게 한 상대가 아닌

그 감정을 가진 나를 괴롭게 한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다.


생각의 전환, 마음먹기에 따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 깊이 이해하지 못했던

그 가르침을 이제야 제대로 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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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개가 왔다
정이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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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반려동물.

짝이 되는 동무를 의미하는 반려(伴侶)로서

인간과 더불어 사는 동물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반려 가구는 550만을 훌쩍 뛰어넘어

아파트 단지나 주택에서도 심심치 않게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동물과 가족이 되어 함께 사는 모습이

보편적인 요즘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동물과 함께 살아본 적이 없다.


동물을 싫어하는(사실은 무서워하는)

엄마의 입김으로 인해 접하지 못했고,

가까이서 접하지 못한 동물에 대한

낯선 감정은 두려움과 겁으로 인해

'나는 동물을 싫어한다'라고 생각해왔다.


대화가 통하고 어디로 튈지

행동반경이 예상되는 사람과 달리

나름의 의사 표현을 하고 있겠지만

도무지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며,

날카로운 이빨과 컹컹 울리는 짖는 소리는

가까이하려야 가까이할 수 없는

평행선 같은 존재라고 여겨졌다.


산책을 하는 개가 있으면,

그들이 리드 줄에 묶여 주인과 함께 있어도

도무지 그 옆을 평온하게 지나갈 수 없었다.


지금이야 산책 에티켓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매너를 갖춘 가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집을 지키라'라며

낯선 사람이 지나가면 짖도록,

혹은 줄을 묶지 않고 오프리쉬로 풀어두어

금방이라도 달려들듯 경계하는

그들 옆을 지나가는 건 공포 그 자체였었다.


시간이 이만큼 지나고

SNS나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다양한 매력의 귀여운 반려견들을 보니

마냥 무섭게만 느껴졌던 '개'라는 존재가

조금은 함께 어우러질 수 있게 되었다.


길에서 그들을 만나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매일 같이 마주하는 이웃 개를 볼 때면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나누고

또 손을 내밀거나 가볍게 쓰다듬기도 하니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점점 개에게 마음을 열고

편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을 받아들이며

뭐든 처음이 어려울 뿐이지

익숙해지면 두려울 것이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따금 다른 가족들이 모두 잠들어도

주인이 돌아오면 현관문 앞으로 달려오거나,

치매를 앓는 노인이 집을 나갈 때

따라나가 그를 보호하고 지켰다는

개의 뉴스를 볼 때면

'나도 언젠가는 개를 키울 날이 올까?'

그런 상상에 빠질 때가 있다.


나는 동물을 키우는 일이 없을 거라

단언했던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

마음이 물렁해지며 달라지는 걸 보니

모든 반려 가구들의 처음도 분명

이러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여기 나처럼 개를 무서워하고

평생을 동물과 함께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있다.

우연한 기회에 생후 3개월의 강아지를

집에 들이게 되면서 '펫팸족'이 된

소설가 정이현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의 인생에 뛰어들게 된 강아지 '루돌이'와

낯설고 어린 개를 덜컥 떠안게 되며

헤매던 초보 집사 시절의 에피소드,

적당한 거리로 동거하던 개와

조금씩 조금씩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어린 개가 왔다》는 책을 통해

따스한 글로 담아내었다.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강아지,

그리고 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한 사람이 만나

서로를 구원하게 되는 이 이야기 덕분에

마냥 무겁게만 느껴지던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뒤로한 채

따끈말랑한 '가족애'를 듬뿍 만끽할 수 있었다.


개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

여태까지는 오롯이 '사람이 개를 책임진다'

라고만 생각해왔던 게 사실이다.


사람이 개의 먹이와 물을 챙겨주고,

때때마다 적당한 산책을 시켜주고,

아플 때면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고,

개가 짖거나 타인을 공격하지 않게

적당한 훈련을 시키는 등

개가 사람에게 무엇을 해준다기 보다

일방적으로 사람이 개를 보살피는

그런 관계라고만 여겨왔었다.


그렇기에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게 맞아'라며

반려 가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덤으로 가지고 있었다.


책의 서두에 소개된

보호소에서 데려온 어린 개와의 첫 만남,

그리고 그와 함께하며 겪은

좌충우돌의 시간들을 읽어 내려가며

초보 반려인이 맞닥뜨리는 에피소드에

피식 웃음 지으며

'만약 내가 개를 키우면 겪게 될 일'이라

가볍게 시작했는데


개와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흐르는 시간 속 서로 마음을 나누고,

어린 개와 함께하며 변모하게 된

작가 자신을 발견하게 된 점,

그와 비례해 넓고 깊어지는 그의 세상까지

다른 종과 함께 어우러지는

작가와 무돌이의 변화를 읽으면서는

종을 뛰어넘은 교감과

그 무엇도 따지지 않는 마냥 순수하고

절대적인 사랑의 감정을

나 역시 한번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 만큼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엄마'라 칭하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뉘앙스는 알아들어도

대화를 할 수 없는 개와 사람이

어떻게 '혈연'관계인 가족의 호칭으로

부를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루돌이에게 스스로를 '엄마'라

칭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며


인생에서 예상한 적이 없었던 개를 키우며

생활과 일상이 달라지고,

그만큼 포기해야 할 것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태어나는 순간 아이를 보며 '모성애'가 샘솟듯

어린 개를 만나는 순간 어쩌면

그의 마음속 숨겨져 있던 어떤 끓는 마음이

튀어나온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절대적이고 순수한 사랑,

애정을 보여주는 루돌이의 따뜻한 눈빛,

그렇게 만끽한 절대 순수의 세계를

다시 글로 쓰면서 치유받는 느낌이 들어

이렇게 글로 이어지게 되었으니

그가 작가에게 준 영향력을 헤아려보면

개를 키운다는 것이

오로지 인간만이 지는 '책임'이라

말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으로서는 여전히 나에게 '개'는

보면 인사하는 정도,

어쩌다 귀엽게 생겼네 생각하는 정도이지만

'누구에게나 어린 개의 순간은 반드시 온다'는

작가의 말처럼,

만약 나만의 '어린 개'를 마주하는 시간이 오면

내가 어떤 모습으로 달라질 것이며

또 어떤 깊이와 넓이의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까 궁금해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마주한

어린 개 한 마리와 작가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가족'이 되는 과정,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고

단 하나의 세계를 가지게 해줬다는 충만한 행복감이

아직 느껴보지 못한 나에게는

마냥 미지의 세계 같지만,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 가구에도,

아직 동물이 무섭거나 두려워

혹은 책임감에 선뜻 그들에게

손 내밀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이 문장들이 나만의 '어린 개' 한 마리를

마음에 품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라 기대된다.


책을 읽고 나니 개와 함께 하는 삶을

머릿속에 그려보게 되었다.

어쩌면 언젠가는 이 달콤하고도 상냥한 세계에

푹 빠지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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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멀리 떨어져 산다
소노 아야코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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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책읽는고양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모르고 헤매는 것투성이인 어린 시절엔

어른이 되면 뭐든 다 알게 될 거라 믿었다.

뭐가 정답인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는 문제도

나이를 먹고 세상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니

척척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나이를 먹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마음속의 아이는 그대로인 채 몸만 자라

여전히 매 순간을 고민하고 흔들리며

'과연 이게 맞나' 싶어 걱정스럽기도 하다.


너무도 열심히, 치열하게 매일을 살지만

마음 같지 않게 크고 작은 걸림돌을 맞닥뜨린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

삶에서 마주하는 실패나 가난,

고통과 같은 어려움 등

풀어나가야 할 문제는 한가득하다.


어떻게 해야 담대하게 이 문제들을

기꺼이 끌어안고 헤쳐갈 수 있을까,

언제쯤 담담하게 마음의 동요 없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렵기만 하다.


이럴 때면 나보다 조금은 인생을 더 살아낸

인생 선배이자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가깝게는 선배나 가족,

혹은 책이나 미디어에 소개된

현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조금은 마음에 얹어진 부담이나 걱정이

덜어지는 듯하다.


그중에서도 어려움을 느낄 때마다

마음에 명쾌한 답을 안겨주는

작가가 있었으니 바로 소노 아야코이다.


일본의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로

우리 할머니 연배의 老 작가이지만,

어찌나 기세가 좋고 강단 있는 표현의

글을 써내는지

무거운 문제도 그녀의 조언 아래

아무 일 아닌 양 툭 털어낼 때가 많았다.


이번에 읽게 된 소노 아야코의 신작

《때로는 멀리 떨어져 산다》는

그동안 작가가 발표했던 글 가운데

관계, 삶, 인간, 신 네 가지의 주제로

그가 발표했던 글 중 발췌한 것으로,

그녀만의 독특한 인생 가치관과

인생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충분히 교육은 받았지만

행복하지 않았던 암울한 가정환경,

이로 인해 얻게 된 폐소공포증

그리고 실명 위기,

결혼 이후에 시부모님과 어머니를

돌아가실 때까지 한 집에서 모시고,

남편의 죽음까지 겪은 그녀의 인생은

어쩌면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꽤나 고달픔 그 자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 속에서도 글을 쓰고

나름의 의미를 찾아 삶을 긍정하며 살아낸

소노 아야코식 조언은

냉철하고 때로 꼰대 같은 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존중,

그리고 고통이나 어려운 순간을

그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로 많은 울림을 주었다.


이따금 운동 경기를 볼 때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는 선수를

감독이 잠시 코트에서 제외해

'환기'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너무 집중해서 몰입하느라

전체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내 욕심,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한바탕 거리를 두고 코트 안을 보면,

전체적인 시합의 흐름,

상대의 움직임이나 생각이 보이기도 하고

조금 지쳐있던 컨디션이 회복되고

감정적이던 마음이 식으며

보다 냉정한 판단이 가능해지는 법.


소노 아야코는 그녀의 글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그런 '거리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될 대로 돼라'라고

무관심한 태도로 사는 것이 아니라,

너무 애쓰지 않고 치열하지 않으며

그저 담담히 바라보는 것.


그런 시선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오히려 본질이 도드라지고

불필요한 갈등의 실체는 사라진다.


그토록 찾아헤매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동화 속 메시지처럼

선입견을 떨쳐내고 거리를 두고 힘을 뺄 때

고정 관념 속에 묻혀 있던

인생의 숨은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그녀만의 재미있고 호쾌한 글은

지금의 삶을 다시 바라보고

긍정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인생을 살며 마주하는 나쁜 상황에서조차

나름의 의미를 발견하는 그녀의 시선은

사실은 그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버팀목이 된 가치였을 것이다.


그 노하우랄까, 치열한 자기 싸움 아래

얻어낸 용서와 수용의 감정을

이렇게 '액기스'로 모아

쉽게 받아도 될까 싶을 만큼

하나하나 참 소중한 글이었다.


마냥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선인,

혹은 나만을 생각하거나

타인을 무시하는 악인도 아닌 채

있는 그대로 타인과 나,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그의 태도가 참 단단하고 부럽다.


강하게 어떤 가치를 강요하지도,

이게 맞다는 논리가 아니라

그녀의 경험에서 비롯한 솔직한 문장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일깨워 주는 부드러운 힘을 느끼게 했다.


이 책은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자유롭게 손 가는 페이지를 열어

읽어도 좋다는 말이 책의 서두에 적혀있다.


같은 문장이라 하더라도

읽는 시점에 따라, 내 마음과 상황에 따라

그녀의 조언이 다른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주리라 생각된다.


재미있고 호쾌하며,

때로는 단호하고 솔직한 그녀의 문장을

더는 만나볼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

그가 남긴 문장들을 통해

앞으로도 인생의 많은 순간에

더 나은 발걸음을 내딛고,

또 그 안에서 나만의 세계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남았다.


인생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고민이 쌓일 때마다 정답지를 찾듯

목차를 열어 마음을 울리는,

고민되고 흔들리는 문제를 다룬 페이지를 열어

오래 두고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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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정신과 영수증 - 2만 장의 영수증 위에 쓴 삶과 사랑의 기록 정신과 영수증
정신 지음, 사이이다 사진, 공민선 디자인 / 이야기장수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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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디지털카메라가 출시되고

싸이월드가 유행하던 대학 시절,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이 공존하던 그때

독특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정신과 영수증'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얼핏 정신(의학과)과 영수증으로 해석되어

도대체 무슨 책이지 싶은 느낌이었다.


먼저 이 책을 읽어본 언니가

"이 책 정말 미쳤어, 꼭 읽어봐." 하길래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고

사진과 몇 줄의 글 만으로 푹 빠져들었다.


요즘이야 '영수증 드릴까요?' 물으면

영수증 리뷰 이벤트를 위해 필요할 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그때의 정신은 영수증 한 장 만으로도

뚝딱 이야깃거리를 써 내려가는

그야말로 '부러운 감성'의 소유자였다.


또래인 그녀가 빼곡하게 모아온

영수증과 그에 담긴 이야기는

부러움과 질투 어린 감정으로,

'나도 이런 이미지이고 싶다'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다.


워낙 많은 영수증과 글이었지만

유독 마음에 남는 기록이 있다.


좋아하는 오빠의 집 앞에

종이 우유팩 하나를 매일같이 사다 놓고는

30일째 되는 날에는 딸기우유로

고백할 거라는 귀여운 그녀의 작전.


'오빠 집 앞의 딸기우유가 되어

집 안에 들어가고 싶어요'라는

발칙하고도 귀여운 고백 멘트는

나중에 꼭 써먹고 싶다며

메신저 대화명으로도 써둔 적이 있을 정도.


시간이 지나 이 책에 대한 기억도 흐릿해졌고,

이따금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러 갈 때면

'이 책이 있나' 한 번쯤 검색해 봤을 뿐

이렇게 긴 시간이 흐른 후에

그녀가 다시 영수증을 들고 나타날지 몰랐다.


스물네 살의 정신은 40대가 되었고,

자신의 감정과 사랑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었던 그녀는

이미 결혼을 했거나,

혹은 다시 돌아왔을 수도 있겠다는 짐작과 달리

여전히 인생을 홀로 살아가는 중이었다.


더 나이가 들면 '당신'을 만날 수 없을 거라는

조급한 마음과 동시에

여기에서가 아니라면 타국에 있을까,

어쩌면 허무맹랑하고 단순한 생각으로

비행기에 탄 40대 정신의 영수증 기록은

'결혼도전기'라고 해야 할까

그녀와 똑같이 여전히 미혼인 나에게

웃프기만한(웃기지만 슬픈) 상황이었다.


정성스럽게 모아둔 영수증,

누군가를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물건을 사고 영수증을 챙기며

기록을 멈추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20대의 정신, 그대로였다.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에

변함없는 여전한 감성이 담긴

이 책을 넘기자니

어쩐지 코끝이 훌쩍여지는 듯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지인처럼,

동창회나 옛날 살던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처럼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지금은 어때?'

묻는 질문에 답을 하듯

자신의 상황과 마음, 기도는

순식간에 20대 초반의 그 시절로 이끌었고


그때 나를 설레게 했던

'정신과 영수증' 책을 함께 만들어준

사이이다와 공민선은

이번 책에서도 여전히 그녀와 함께했고


그녀의 친구로 여전히 뜨거운 응원과 박수,

그녀를 향한 따뜻한 애정을 담뿍 남아낸

홍진경의 추천사 역시 한결같아서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났지만

모두 한마음인 듯

나만 아는 결속력에 피식 웃음 짓기도 했다.


처음에는 제아무리 개성 넘치던 사람도

40대에는 어쩔 수 없이 '결혼'이 중요한 건가

하는 아쉬움이 들던 것도 잠시,


결혼이라는 인생 과업 앞에

조금은 성급해지는 마음,

과연 '내 짝이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정신의 비장한 결심은

나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아


'당신'을 만나기 위해 데이팅 앱을 열어

착실히 출근하고 퇴근하는 시간이

제발 무의미해지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또 바랐다.


막막하고 막연한 인생 속

단단한 일상을 가지길 꿈꾸는 게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바람이니까.


목적지를 옮기고 만남을 반복하지만

큰 소득 없이 여정이 막 내릴 무렵

운명처럼 '당신'을 만난 문장에서는

영수증 한 장과 글 몇 자에 불과하지만

막 사랑에 빠진, 여전히 소녀 같은

정신의 설렘을 엿볼 수 있어

나 역시 두근거림을 멈출 수 없었고


그를 위해 생일 선물로 피아노를 고르고

결혼을 위해 부모님께 소개하고

코로나를 겪으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그녀가 그토록 꿈꾸던

'단단한 일상'에 닿은 일련의 과정은


오랜 친구의 청첩장을 받고,

임밍아웃을 들은 듯

함께 웃고 우는 공감의 시간이었다.


작은 사랑에 설레고,

친구를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물건을 사고 삶을 살던 그녀가

이만큼 자라나 여전히 기억을 돌아보며

한 발짝씩 차근차근 인생의 발걸음을

더해가고 있음이

불확실함으로 가득한 이 세상 속

변함없는 어떤 우직함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따스함으로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의 어두움 속에서도

수집과 기록, 나아감을 멈추지 않고 나아가

결국에는 빛을 찾아내고,

또 이를 책으로 엮어

기억 속 오래된 추억을 되살릴 수 있게'

만들어준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각자의 삶이 다르지만

우리는 한 시대를 살아왔고,

여전히 함께 살고 있기에

그녀가 그러했듯

나 역시 나만의 발걸음을 쌓아

이다음 '정신과 영수증'이 나올 때에도

또 한 번 추억과 공감을 되살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이토록 반가운 후속편이 있을 줄이야,

새삼 내가 정말 기다렸던 책이었구나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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