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
야나이 다다시 지음, 박선영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창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

겨울이면 출퇴근길이 참 난감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붐비는 사람과 난방으로 인해

외투가 너무 두껍고 덥게 느껴지고,

바깥에만 나오면 낮은 기온에

몸을 부르르 떨게 되는 양극의 상황.


그때, 직장동료 한 명이 그런 얘길 했었다.

"나는 겨울에 유니클로 옷만 있으면 돼."

처음에 그녀가 그 말을 할 때만 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옷의 장점을 설명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나도 유니클로 옷 사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복은 아이들이나 입는 것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얇은 티셔츠 느낌의 내의인 히트텍을 입고

겉에는 두께가 두껍지는 않지만

포근하고 바람이 통하지 않아서

야외에서도 춥지 않은 라이트 다운을 입으면

지하철에서는 답답하지 않으면서도

밖에서는 떨 일이 없다는 것.


실내에서는 활동성이 좋은 후리스를

자리에 두고 입으면,

단정하면서도 깔끔한 코디가 가능해

어디서든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적인 이슈로 인한 적대감으로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쇼핑의 선택지에서 항상 제외되곤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 제품 자체가 가진 장점과 메리트 때문에

유니클로에 혹하게 되었다.


그 뒤로 히트텍을, 라이트 다운을,

기본 티셔츠를 사 입어보면서

'확실히 튼튼하고 오래 입을 수 있다'는

유니클로의 제품력에 감탄하게 된 것.


과연 이 브랜드를 만든 사람은

어떻게 이런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또 어떤 경영으로 성공하게 된 걸까?


시간을 한참 흘러 'NO JAPAN'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출 이래 꾸준한 성공을 이뤄낸

유니클로의 저력이

경기 불황과 맞물려

있던 브랜드도 사라져 가는 요즘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광고홍보학, 경영학을 전공하며

마케팅을 업으로 삼아온 나에게

이런 '성공'의 비결은

직장이 아닌 자영업을 하며

더욱 큰 갈증처럼 다가왔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지방의 작은 의류점을 큰 기업으로,

더 나아가 세계시장에서 주목받는

성공으로 이끌어낸 '경영방침'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지

그동안 가지고 있던 궁금증과 갈증을

유니클로 창업주 야나이 다다시의 저서

《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참으로 대단한 성공이다.

누가 봐도 더할 나위 없이

순풍에 돛 단 상황이지만

그는 이런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제아무리 겸손하다 칭찬받는 연예인도

엄청난 사랑과 성공 앞에

'연예인 병'을 앓을 수밖에 없다고 하고,

하던 대로만 해도 될 것 같은 상황에서

성공을 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발걸음이 참 경이롭기도 했다.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시기에

줄어들 판매량을 대비해 생산량을 조정하고,

기업의 큰 성공에 만족하기 보다

더 큰 성장을 위해 CEO 본인만이 아닌

전 직원이 구체적인 기업의 경영이념과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매해 신년마다 메일을 보낸다고 했다.


새해의 포부가 담긴,

기업의 정신이 담긴 이메일을 받으며

직원들 또한 더 도전적인 자세를

그리고 소속감과 자신감을 얻었을 터.


어쩌면 '굳이 그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엄격한 느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일하지 않는 경영자'를 경계하며

관리만 하는 지도자를 질책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능력을 키우듯이

자신도 이러한 조직문화의 일부이자

이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

기꺼이 능동적으로 앞장서는 모습은

마치 '장인'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물건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상황에 대해서도

'호황'이 아니라 경계로 받아들이며,

이는 장사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감각이 마비되기에

언제든 쉽게 팔린다는 착각에 빠져

현실에 안주하게 만든다며

성공을 경계하고 만끽하고 나태하지 않았다.


그런 성공에 안주하는 것은 '성공이라는 실패'라며

확실하고 장기적인 시야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범을 보였다.


하다못해 작은 가게라 하더라도

성공에 취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몇 시간씩 줄을 서는 맛집에서도

줄 선 손님들을 모두 받기 위해서 때로는

'조금 양을 줄여도 모르겠지'

혹은 '약간 짜게 되었는데 괜찮겠지' 하며

안일하게 상황을 넘어가고


그 성공에 푹 빠지게 되면 갑과 을이 뒤바뀐 듯

'내가 고객에게 팔아주는 거야' 하는 태도로

내가 우선인 장사를 하려 든다.


꼭 '변할 거야'라는 결심이 아니어도

작은 성공 앞에, 많은 판매량 앞에

이토록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때로 성공하고 실패하는 과정 속에서도

그는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비전 하나로

뚝심을 가지고 길을 걸었다.


실패했을 땐 무엇이 왜 실패했는지,

성공했을 땐 무슨 이유로 성공했는지

그 이유를 면밀히 살피는

'돌다리를 두드리는' 과정을 통해

실패를 실패로 끝내지 않고

성공으로 이어지는 발걸음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도 말한다.

어설픈 성공은 실패보다 위험하다고.


갑자기 성장한 기업의 규모 앞에

이런 초심과 다짐을 유지하기란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

뚝심 있게 자신만의 신념으로 회사를 이끌어간

그의 노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과연 나라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혹독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


쉽지 않은 그 결심을 이어와

지금의 성공으로 이끈 그에게서

규모를 떠나 '어떻게 성공을 바라볼 것인가'

하는 질문의 답을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대기업병의 저지, 후계자 육성, 해외 사업,

사내 구조 개혁 등 끊임없이 착실한 노력으로

세계 제일을 목표로 여전히 나아가는

그가 만들어낼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소비자로서, 나 역시 '판매'를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기대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일을 하며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나태해진 적이 참 많았다.

한 번의 성공 이후,

다음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는데도

'내가 이걸 이뤄냈다'는 성취감에 취해

그 성공의 혹은 반대로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기보다는

기분에 도취되어 성공했던 방식을

검토하지 않고 다시 한번 반복하거나,

실패에는 크게 낙담해서

아예 포기해버리려는 태도를 가졌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무지했던 선택이,

안일했던 감정에 반성이 든다.

어쩌면 너무 쉽게 일희일비하면서

내가 나의 성공을 막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해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발송한 사내 신년 메시지,

그의 정성스럽고 열정적인 경영철학이 담긴

이 책을 통해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가 제시한 신념 아래

건강하고 책임감 있는 착실한 노력으로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나와 내 일을

다르게 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꼭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일에 있어 '이른 성공'을 맞이하거나

동기부여가 잘되지 않는 사람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다.

한 번씩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다시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