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
기타가와 에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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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싣고

무미건조한 매일을 반복하다가

이따금 마주치는 인물에 멈칫,

시선을 멈추고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같이 첫눈에 반하는

대단한 운명은 아닐지라도

'이 사람 왠지 눈이 가네' 하는 설렘이

어쩐지 하루의 기분을 다르게 만든다.


우연히 신호등을 건너는 길에 부딪혀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동시에 바닥에 떨어뜨린 두 남녀.


각자의 발 앞에 떨어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듣던 노래라

별 뜻 없이 주워들고 길을 건넜는데,

아뿔싸 서로의 이어폰이 바뀐 것인지

조금 발걸음을 떼자 노래가 끊기고 만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지나치는 길,

그날 그 순간에 부딪친 두 사람이

우연히 같은 노래를 들을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운명처럼 느낄 수밖에 없는 이 만남은

과연 어떤 인연으로 이어지게 될까?


작품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일본의 스타작가 기타자와 에리코의

TBS 청춘 로맨스 드라마를 소설화한 작품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는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설레는 로맨스,

그리고 꿈 앞에서 두근거리고 방황하는

서툴지만 반짝이는 이들의 초상을 담았다.


시골에서 자유롭게 자란 소라마메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망설임이 없고,

도시 도쿄에서 작곡가의 꿈을 키우는 오토는

어느 정도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경험하지 못해

때로 무미건조해 보인다.


우연히 예술가이자 재력가인 교코의 집에서

둘은 함께 살게 되는데,

자연스러운 전개처럼 사랑에 빠지고

그러면서도 각자가 가진 꿈을 위해 애쓰는

설렘과 갈등, 선택의 순간을 담아내었다.


호탕한 성격, 엉뚱한 표현으로

늘 주변의 시선을 끄는 소라마메.

오랜 시간 사귀며 결혼할 거라 믿었던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절망하며

'누구와든 결혼하겠다'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녀의 성장 이면에 담긴 외로움,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애써 밝음으로 표현하는 안쓰러움이

점점 캐릭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보편적이지 않지만 그녀의 엉뚱함,

사람을 웃음 짓게 하는 명랑함은

자기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힘뿐만 아니라

곁에서 함께 지내는 오토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며 그의 감정을 자극한다.


예전의 연애로부터 받은 상처로

타인에게 거리를 두는 듯하지만

상처받은 사람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오토의 모습은 너무 다른 듯 보이지만

또 겹쳐 보이는 닮은 모습이

이들이 어떤 운명으로 엮이게 될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게 되었다.


친구처럼 투닥거리는 에피소드,

각자가 가진 서사를 풀어나가며

자연스레 감정이 싹트며

사랑, 그리고 연애로 이어지는 듯싶었는데


각자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뿌리칠 수 없는 기회 앞에서

서로 멀어져야만 하는 현실적인 고민은

드라마의 '오해, 갈등'같은 플롯을 넘어

현실의 청춘 연애에서 충분히 나타날만한

문제였기에 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꿈과 사랑을 모두 이루면 좋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는 현실 앞에

괜찮은 척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고,

진심으로 상대를 응원하고 아끼기에

애써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

그들의 어쩔 수 없는 이별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뻔한 전개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꿈을 꽃피우는 상대를 위해

지금의 나의 마음을 애써 표현하지 않는 사랑이

오히려 순수하고 맑은 마음이라

아름답게 느껴졌다.


자꾸만 엇나가는 둘의 관계,

그와 반대로 꿈은 꽃피워지며

점점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는 결말로

끝나버리는 듯싶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과감히 몸과 마음을 던져

꿈과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소라마메와 오토의 모습은

빛나는 청춘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해 좋았다.


무언가를 향해 애틋한 사랑,

꿈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동시에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따스한 응원,

멀어졌던 이와의 회복이 담긴 이 이야기가

가장 강렬하고 상처가 선명해지지만

찬란하게만 느껴지는 청춘을

제대로 그려내어 오랜 여운으로 남았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마주 보고

손을 잡던 해 질 녘의 오렌지빛 풍경처럼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설렘의 마음으로,

이 시간을 지나 보낸 이들에게는

지난 추억과 사랑을 되짚으며

잊고 있던 꿈에 대한 열정도 떠올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드라마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TV 드라마로 방영된 작품을 소설화한 것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또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다.


순수하게 꿈꾸고 사랑했던 청춘들의 꿈과 사랑,

때로 어긋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시간을

흠뻑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로맨스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거나

열병 같은 청춘의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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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갖는 삶에 대하여 -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고 사는 법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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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몇 해 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너 나 할 것 없이 비우기와 정리 등

물건을 줄이는 간소한 삶이 유행했다.


펜트리 가득 채워뒀던 물건을 버리거나 정리하고,

최소한의 것들로만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여겨졌기에

나 역시 많은 것을 비우는 데 동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한바탕 비워냈던 집안의 많은 공간에

다시 물건들을 채워 넣기 시작했고

비웠던 것들도 때로 '괜히 버렸나' 후회하거나

싼 것 말고 품질 좋은 것으로 채우자며

오히려 소유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도 같다.


왜 이렇게 사람은 늘 가지고 싶은 게 많을까?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욕구의 본질엔

무엇이 담겨있을까 궁금한 마음,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는 사는 법이 궁금해

이 책 《덜 갖는 삶에 대하여》를 펼쳤다.


저서 《초역 부처의 말》로 주목받은

코이케 류노스케의 대표작이자

한국과 일본 합산 230부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책은

'소유의 양'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를 대하는 태도'가

불안을 좌우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더 많이 가지고 싶어 하는 집착,

불안의 원인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끝없는 소유 욕망과

그것을 대하는 잘못된 태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돈과 물건이 늘어나도 만족은 짧고 휘발적이며

오히려 불안은 더 커진다는 측면에서

기준 없는 소유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오랫동안 불교 수행의 세계에 몸담은

승려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불안과 욕망을 관찰하면서,

불교적 사유의 시선으로

일상의 선택, 소비, 비교, 집착을 조명하며

독자 스스로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책을 따라 돈에 대한 착각, 욕망에 대한 인정,

소유에 어떤 기준을 세울 것인가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돈과 물건을 대하는 마음의 태도가 바뀌게 된다.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는 불안의 본질을

'갖지 못함'이 아니라 '갖고자 하는 집착'에서 찾는다.

불교에서는 집착이 고통의 근원이라고 보는데,

현대인의 소비와 소유 욕망을 그 연장선에서 해석한다.

따라서 불안을 줄이는 길은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소유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임을 제안한다.


삶을 유지하는 수단일 뿐인데

목적처럼 추구하는 '돈'에 대한 시선도 재조명한다.

행복은 본질적 가치이고 돈은 도구적 가치인데,

도구를 본질로 착각하며 삶을 왜곡하는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돈으로 행복을 좇는 우리에게 철학적 비판을 건넨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더 가지려는 마음,

즉 소비 욕망을 지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욕망을 없애려는 시도 자체가

또 다른 집착이 될 수 있다 말한다.

욕망을 억누르기보다는 그것을 인식하고

어떻게 다룰 것인가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이 욕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이에 휘둘리지 않는 내적 자유를 추구하자는 것.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덜 갖기'가 아니라,

무엇이 진짜 필요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을

스스로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외부의 충동이나 욕망이 아니라

내가 세운 합리적 기준에 따라 행동(소비) 할 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 말한다.


이런 태도가 자리 잡고 나면

가격을 보거나 일부러 싼 것만을 고르는 등

욕망을 억누르지 않고도

편안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관점은

일반적인 '저소비' 혹은 '미니멀리즘'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라 신선하게 와닿았다.


단순한 미니멀리즘 실천이 아닌

소유와 존재의 관계를 성찰하는

철학적 관념을 강조하는 메시지,

'갖는 삶'에서 '존재하는 삶'으로

전환하기를 촉구하는 진정성 있는 조언이

지름신, 탕진, 플렉스 등 소비에 푹 빠진 우리를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는 삶으로 이끌 것이다.


늘 소비를 줄이고 참는 것,

돈을 쓰지 않고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애써 소비 욕망을 억누르지 않아도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그동안의 소비생활, 나의 태도를 되짚어보며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도록 도와주었다.


돈과 물건을 통해 행복을 좇고,

순간적인 만족을 추구하느라

더 큰 불안 속에 사는 지난날을 뒤로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나만의 기준을 세워

마음의 안정과 자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쇼핑몰이나 홈쇼핑 등의 광고를 볼 때마다

꼭 사야 할 것만 같은 마음에

충동 소비를 할 때도 많았는데,

나 자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각,

책을 통해 배운 자기 제어감이

앞으로의 소비생활에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끊임없는 소비와 비교 속에서

무엇을 사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면서도

'왜 덜 가져야 하는가'의 근본적 이유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

올바른 소비습관을 가지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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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악의 날 부처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 불안의 심연에서 나를 구원한 첫 번째 가르침
데이비드 미치 지음, 강정선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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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최근 불교 박람회의 불교 굿즈와 교리,

'번뇌' '윤회' 같은 말들이

큰 유행과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단순히 부처나 종교의 상징을 담아낸

예쁜 모양의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마음의 평온을 가져오는 불교의 가르침이

종교를 넘어 다양한 세대에게

공감과 울림을 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나 역시 특별히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부모님을 따라 절을 찾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과한 포교·선교활동을 하는 종교에는

되려 반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언제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불교는

믿음을 떠나 마음을 다독여주는

어르신의 따스한 손길처럼 와닿는다.


여기 나처럼 우연히 불교의 가르침에 푹 빠진

한 사람이 있다.

직업과 결혼, 새 아파트 등

사회적으로 안정된 삶을 갖추었지만

행복보다는 극심한 피로와 불안에 시달리며

알 수 없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고생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내면의 고요함을 기르라'는 처방과 함께

명상을 추천받아 불교 수업에 참여하게 되고,

그의 삶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깨달은 불교의 가르침은

단순한 종교로서의 역할을 넘어

심리학적 자기 계발로 이어졌다.

불교적 지혜를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삶의 의미를 찾은 경험을 바탕으로,

불교 철학과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실천법을

《인생 최악의 날 부처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에 담았다.


책은 불안과 무기력 속에서

불교 명상을 통해 얻어낸

치유와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외적 성공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으며,

내면의 고요와 자각이 진정한 삶의 힘을

가져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단순한 교리를 설명에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불안과 공허함을 치유하는

실천적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물론

자기 계발과 심리적 치유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입문서가 될 것이다.


명상만으로 인생이 달라질까라는

회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한다는 의미의

불교 기본 교리인 '무상(無常)'을 이해하고 나니,

우리가 경험하는 불안과 무기력도

영원하지 않으며

불안하다는 생각 자체가 내가 만들어낸

집착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명상을 통해 '나'라는 감각을 다르게 바라볼 때

내려놓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명상을 만나 삶을 전환한 과정,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불교적 가르침이 연결되며

불교 지식이 없는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독자 스스로가

자신의 삶에 불교의 가르침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은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인간관계와 사회적 성공도

어떤 원인과 조건에 의해 발생하며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즉, 내가 느끼는 불안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관계 속에서 생겨난 것이다.


우리는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불교 수행을 활용한다면 자기 치유는 물론

타인에 대한 자비로 이어지고,

타인을 위한 삶을 모색함으로써

내 안의 불안을 치유할 수 있다는

깨우침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사랑하라'는 추상적 구호는

현실에서 와닿지 않지만,

나를 고립된 존재로 바라보는 마음이

불안과 공허함, 결핍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보다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불교 수행이

행동의 변화와 적극적인 실천을 이끌어내며,

그것이 내면의 평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저 단순한 '명상'이라 여겼지만,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야를 틔워주는 이 행위가

불안을 치유하는 실천적 지혜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이런 가르침을

무조건 수행할 것을 강제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와닿는 것만을 취해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꾸준히 실행하면 된다는

열린 마음이 거부감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태도로 이어졌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들려주는 경험담은

오히려 더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작가가 겪었던 인간관계나 직장 생활의 어려움,

스트레스 관리 등 현실적인 문제는

내 현실을 대입해 생각하기에 좋았고,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불교 사상을 이해하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가르침은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 더 의미 있었다.


작가는 하루 10분 명상 호흡으로

삶의 변화를 시작했다.

작은 습관이 진정한 삶의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불교적 지혜와 명상으로

내면의 고요와 자비를 회복하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언은

현실에 붙들린 집착을 내려놓고

고통을 직시할 용기를 이끌어주었다.


불교의 교리적인 가르침을 넘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마인드와

불안을 다루는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었기에

불확실성이 높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좋은 인생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한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펼쳐 읽으며

흔들리지 않는 행복을 되새기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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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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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몇 해 전 갑작스레 외할머니의 임종을 맞으며

유언이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한 것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요양센터에서 지내시다 떠나가신 탓에

바람이라던가 부탁을 전할 기회조차 없었고,

그렇기에 남은 가족들은

큰 상실감과 죄책감을 안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떠나는 이와 남은 이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세상을 떠난 사람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면,

나는 어떤 말을 전할 수 있을까?

할머니는 우리에게 어떤 마음을 남기고 싶으셨을까?


상상만으로도 울컥 눈물이 터지는 이 판타지를

소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대학교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병원 매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나희는

새벽 두 시마다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들을 맞닥뜨린다.


매점에서 팔 법한 물건 대신 붕대와 소독약을 찾거나,

미용실 앞 작은 문을 열어달라 거나

공장 사무실에 있는 물건을 찾아달라는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이다.


생뚱맞은 부탁을 하는 이들은

고등학생, 미용실 사장, 공장장,

병상에 누운 할머니까지……

평범한 손님처럼 보였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외면했지만,

나희는 이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하나씩 들어주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난 엄마를 떠올리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머무는 이들의

간절한 바람을 돌보며

남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한다.


부탁을 이룬 손님들은

후련한 표정으로 떠나가고 나희는 깨닫는다.

각 인물들 사이에 쌓여있는 오해와 경계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풀어질 수 있으며

그들의 마지막 소원이 남겨진 사람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을,

그리고 타인의 마지막을 돕는 일이

곧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임을 알게 되며

그녀 역시 성장해 나간다.


어린 시절 엄마의 임종 이후 사라진

남들에게 보이지 않던 사람들을

볼 줄 아는 나희의 특별한 능력이 나타나고,

병원에서의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제대로 슬퍼할 틈도 없이

감정을 눌러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판타지적 설정은 잠시 멈춰 서서

떠난 이를 그리워하고

전하지 못한 말을 꺼내도록 돕는다.


하나씩 쌓여가는 손님들의 주문이 쌓여가며

귀신의 등장이라는 무서운 설정이

따스한 온기와 감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실제로 이렇게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면,

돌아가신 할머니는

어떤 마음을 전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살아 있는 우리가

먼저 마음을 건네고 화해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후회 없는 작별이 아닐까 싶다.


결국 이 책은 죽음을 다루지만

지나치게 먹먹한 슬픔에 머물지 않는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관계와 사랑의 의미를 다시 물으며

가까운 누군가와 다투어 관계가 단절된 사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정을 놓치고

무미건조한 매일을 보내는 이들에게

진한 여운과 감동을 주리라 생각한다.


진정한 구원은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곁에 있는 지금을 후회 없이 살아내는 것임을,

마음속에 오래된 매듭을 스스로 풀고

내 삶의 묵은 감정들을 털어내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나희의 도움을 받아 떠난 이들이 후회 없이

가벼운 마음이 되었듯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또 어떤 도움의 손길을 건네느냐에 따라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그리고 '내일'이

바뀌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전하지 못한 말과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판타지를 꿈꾸기 이전에

후회 없는 작별을 할 수 있도록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항상 마음을 다하고,

외면하고 있는 관계나 감정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먼저 손 내밀어 화해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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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 추적기 - 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박준용.손고운.조윤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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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갈 때마다 옷장 정리를 하며

한가득 버릴 옷을 추려 의류 수거함에 넣고,

여유가 생긴 옷장을 보며 흐뭇해지곤 한다.


보통은 옷이 찢어지거나 닳아서가 아니라,

유행이 지나거나 충동구매로 샀다가

품질이 기대에 못미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내 돈 주고 산 옷임에도

자주 손에 가는 건 몇 개뿐이고,

기분에 따라 소비했다가 후회하며 버린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신중하게 사야지 싶다가도,

계절이 바뀌면 쇼핑몰에 올라오는

신상 의류를 보고 또 결제하게 된다.


어릴 때는 옷을 쉽게 사지도,

쉽게 버리지도 않았다.

나이 차이가 몇 살 나더라도

"동생 물려줘야 하니까" 잘 보관했고,

동네에서도 서로 물려주곤 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옷을 물려주는 일도,

물려받는 일도 보기 힘들다.

친형제의 옷이라도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입히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옷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의류 수거함에 넣은 옷들은 재활용되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일거라 믿어왔다.

정작 나는 남이 버린 옷을 입을 생각은 없으면서,

내가 버린 옷은 누군가 입을 거라 여겼다


이 질문을 단순한 궁금증으로 두지 않고,

직접 추적기를 심어

의류의 이동을 추적한 사람들이 있다.

한겨레출판의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 기자는

우리가 재활용될 거라 믿는 의류 수거함의 옷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헌 옷 추적기》에 담았다.


요즘은 H&M이나 자라 같은

패스트패션뿐 아니라

몇 천 원에 쉽게 살 수 있는

테무, 알리같은 울트라 패스트패션이 유행이다.


이 가격에 옷을 판다는 신기함도 잠시,

그렇기에 무언가 하나 부족하거나

맘에 들지 않는 옷에 대해서도

'버리면 그만이지' 싶은 생각이 앞선다.

의류 수거함에 넣고 나면,

나는 아니지만 누군가 입을 테니

별로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진 않는 것이다.


하지만 추적 결과는 암담했다.

소재와 종류에 따라 분류된 옷들은

인도나 남미 등 개발도상국으로 수입된다.

일부 소비되거나 재활용되지만

대부분은 태워져 공기와 토지를 오염시키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미처 잘 몰랐던 그 현실을

기자들의 글과 사진으로 마주하니,

그동안 내가 버린 옷들이

지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누군가 필요로 할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는 사람의 자기 위안일 뿐이었다.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조악한 옷은

사실은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얼마 전 블로그 이웃의 글에서

"버리는 옷은 의류 수거함이 아닌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린다"는 문장을 보았다.


처음엔 의류 수거함이 없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자신이 만든 쓰레기를

국내에서 처리하겠다는 신념이었다.


여기서 추가의 궁금증이 생겼다.

어디에서 처리해도 만약 태워진다면,

결과는 똑같은 것 아닐까?

일부라도 재활용한다면 그냥 버리는 것보단

더 나은 것 아닐까?


하지만 책을 읽으며 그 선택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각 기준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

노동자의 건강과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별다른 기준없이 쓰레기를 태우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삶이 위협 받는다.


누군가 살아가고, 농사를 짓고,

생활용수로 쓰는 물이 있는 토지에서

별다른 장치 없이 쌓아두고 태우고

거기에서 유해가스나 폐수가 발생해도

그 어떤 정화, 처리 과정 없이 내보내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위협받게 된다는 현실이 참 무서웠다.


내가 버린 옷 하나로 누군가가 병에 걸리고,

아이들이 유해 물질이 가득한

그 옷더미 위에서 뛰어놀다

또 병에 걸린다 생각하니

의류 수거함이 과연 책임 있는

완벽한 리사이클링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들 역시 이 환경이 자신들에게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그저 감수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떠안은 쓰레기를 버리는

우리가 달라져야만 하는 게 아닐까.


역으로 우리보다 경제력, 영향력이 막강한

강대국의 쓰레기가 우리나라에서,

식수가 되는 강 근처에서 태워진다면

나는 그것을 그저 감수할 것인가, 하면

누구도 그러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책은 절실하게 외친다.

쉽게 옷을 사고 버리는 개인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새 옷의 재고를 몽땅 태워버리는

기업도 변해야 한다고.


"나 하나 나선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책임있는 소비와 폐기를 실천하며

기업에 보다 윤리적인 생산을 요구하는 것.

그게 우리가 가져야만 하는 책임감이라고 말이다.


헌 옷 추적기의 알림을 따라

옷들은 며칠, 혹은 몇 달 동안 전 세계로 퍼졌다.

버려진 옷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막연하게 믿었던 재활용의

어두운 진실을 마주했고,

앞으로의 책임감 있는 소비와

기업의 그린워싱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옷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내가 피해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젠가 이 쓰레기를 떠안을 대상이

개발도상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될 수 도 있다.


아직 고치고 바꿀 수 있을 때,

모두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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