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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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몇 해 전 갑작스레 외할머니의 임종을 맞으며

유언이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한 것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요양센터에서 지내시다 떠나가신 탓에

바람이라던가 부탁을 전할 기회조차 없었고,

그렇기에 남은 가족들은

큰 상실감과 죄책감을 안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떠나는 이와 남은 이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세상을 떠난 사람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면,

나는 어떤 말을 전할 수 있을까?

할머니는 우리에게 어떤 마음을 남기고 싶으셨을까?


상상만으로도 울컥 눈물이 터지는 이 판타지를

소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대학교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병원 매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나희는

새벽 두 시마다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들을 맞닥뜨린다.


매점에서 팔 법한 물건 대신 붕대와 소독약을 찾거나,

미용실 앞 작은 문을 열어달라 거나

공장 사무실에 있는 물건을 찾아달라는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이다.


생뚱맞은 부탁을 하는 이들은

고등학생, 미용실 사장, 공장장,

병상에 누운 할머니까지……

평범한 손님처럼 보였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외면했지만,

나희는 이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하나씩 들어주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난 엄마를 떠올리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머무는 이들의

간절한 바람을 돌보며

남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한다.


부탁을 이룬 손님들은

후련한 표정으로 떠나가고 나희는 깨닫는다.

각 인물들 사이에 쌓여있는 오해와 경계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풀어질 수 있으며

그들의 마지막 소원이 남겨진 사람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을,

그리고 타인의 마지막을 돕는 일이

곧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임을 알게 되며

그녀 역시 성장해 나간다.


어린 시절 엄마의 임종 이후 사라진

남들에게 보이지 않던 사람들을

볼 줄 아는 나희의 특별한 능력이 나타나고,

병원에서의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제대로 슬퍼할 틈도 없이

감정을 눌러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판타지적 설정은 잠시 멈춰 서서

떠난 이를 그리워하고

전하지 못한 말을 꺼내도록 돕는다.


하나씩 쌓여가는 손님들의 주문이 쌓여가며

귀신의 등장이라는 무서운 설정이

따스한 온기와 감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실제로 이렇게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면,

돌아가신 할머니는

어떤 마음을 전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살아 있는 우리가

먼저 마음을 건네고 화해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후회 없는 작별이 아닐까 싶다.


결국 이 책은 죽음을 다루지만

지나치게 먹먹한 슬픔에 머물지 않는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관계와 사랑의 의미를 다시 물으며

가까운 누군가와 다투어 관계가 단절된 사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정을 놓치고

무미건조한 매일을 보내는 이들에게

진한 여운과 감동을 주리라 생각한다.


진정한 구원은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곁에 있는 지금을 후회 없이 살아내는 것임을,

마음속에 오래된 매듭을 스스로 풀고

내 삶의 묵은 감정들을 털어내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나희의 도움을 받아 떠난 이들이 후회 없이

가벼운 마음이 되었듯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또 어떤 도움의 손길을 건네느냐에 따라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그리고 '내일'이

바뀌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전하지 못한 말과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판타지를 꿈꾸기 이전에

후회 없는 작별을 할 수 있도록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항상 마음을 다하고,

외면하고 있는 관계나 감정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먼저 손 내밀어 화해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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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 추적기 - 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박준용.손고운.조윤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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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갈 때마다 옷장 정리를 하며

한가득 버릴 옷을 추려 의류 수거함에 넣고,

여유가 생긴 옷장을 보며 흐뭇해지곤 한다.


보통은 옷이 찢어지거나 닳아서가 아니라,

유행이 지나거나 충동구매로 샀다가

품질이 기대에 못미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내 돈 주고 산 옷임에도

자주 손에 가는 건 몇 개뿐이고,

기분에 따라 소비했다가 후회하며 버린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신중하게 사야지 싶다가도,

계절이 바뀌면 쇼핑몰에 올라오는

신상 의류를 보고 또 결제하게 된다.


어릴 때는 옷을 쉽게 사지도,

쉽게 버리지도 않았다.

나이 차이가 몇 살 나더라도

"동생 물려줘야 하니까" 잘 보관했고,

동네에서도 서로 물려주곤 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옷을 물려주는 일도,

물려받는 일도 보기 힘들다.

친형제의 옷이라도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입히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옷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의류 수거함에 넣은 옷들은 재활용되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일거라 믿어왔다.

정작 나는 남이 버린 옷을 입을 생각은 없으면서,

내가 버린 옷은 누군가 입을 거라 여겼다


이 질문을 단순한 궁금증으로 두지 않고,

직접 추적기를 심어

의류의 이동을 추적한 사람들이 있다.

한겨레출판의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 기자는

우리가 재활용될 거라 믿는 의류 수거함의 옷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헌 옷 추적기》에 담았다.


요즘은 H&M이나 자라 같은

패스트패션뿐 아니라

몇 천 원에 쉽게 살 수 있는

테무, 알리같은 울트라 패스트패션이 유행이다.


이 가격에 옷을 판다는 신기함도 잠시,

그렇기에 무언가 하나 부족하거나

맘에 들지 않는 옷에 대해서도

'버리면 그만이지' 싶은 생각이 앞선다.

의류 수거함에 넣고 나면,

나는 아니지만 누군가 입을 테니

별로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진 않는 것이다.


하지만 추적 결과는 암담했다.

소재와 종류에 따라 분류된 옷들은

인도나 남미 등 개발도상국으로 수입된다.

일부 소비되거나 재활용되지만

대부분은 태워져 공기와 토지를 오염시키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미처 잘 몰랐던 그 현실을

기자들의 글과 사진으로 마주하니,

그동안 내가 버린 옷들이

지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누군가 필요로 할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는 사람의 자기 위안일 뿐이었다.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조악한 옷은

사실은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얼마 전 블로그 이웃의 글에서

"버리는 옷은 의류 수거함이 아닌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린다"는 문장을 보았다.


처음엔 의류 수거함이 없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자신이 만든 쓰레기를

국내에서 처리하겠다는 신념이었다.


여기서 추가의 궁금증이 생겼다.

어디에서 처리해도 만약 태워진다면,

결과는 똑같은 것 아닐까?

일부라도 재활용한다면 그냥 버리는 것보단

더 나은 것 아닐까?


하지만 책을 읽으며 그 선택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각 기준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

노동자의 건강과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별다른 기준없이 쓰레기를 태우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삶이 위협 받는다.


누군가 살아가고, 농사를 짓고,

생활용수로 쓰는 물이 있는 토지에서

별다른 장치 없이 쌓아두고 태우고

거기에서 유해가스나 폐수가 발생해도

그 어떤 정화, 처리 과정 없이 내보내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위협받게 된다는 현실이 참 무서웠다.


내가 버린 옷 하나로 누군가가 병에 걸리고,

아이들이 유해 물질이 가득한

그 옷더미 위에서 뛰어놀다

또 병에 걸린다 생각하니

의류 수거함이 과연 책임 있는

완벽한 리사이클링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들 역시 이 환경이 자신들에게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그저 감수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떠안은 쓰레기를 버리는

우리가 달라져야만 하는 게 아닐까.


역으로 우리보다 경제력, 영향력이 막강한

강대국의 쓰레기가 우리나라에서,

식수가 되는 강 근처에서 태워진다면

나는 그것을 그저 감수할 것인가, 하면

누구도 그러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책은 절실하게 외친다.

쉽게 옷을 사고 버리는 개인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새 옷의 재고를 몽땅 태워버리는

기업도 변해야 한다고.


"나 하나 나선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책임있는 소비와 폐기를 실천하며

기업에 보다 윤리적인 생산을 요구하는 것.

그게 우리가 가져야만 하는 책임감이라고 말이다.


헌 옷 추적기의 알림을 따라

옷들은 며칠, 혹은 몇 달 동안 전 세계로 퍼졌다.

버려진 옷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막연하게 믿었던 재활용의

어두운 진실을 마주했고,

앞으로의 책임감 있는 소비와

기업의 그린워싱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옷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내가 피해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젠가 이 쓰레기를 떠안을 대상이

개발도상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될 수 도 있다.


아직 고치고 바꿀 수 있을 때,

모두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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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
안형선 지음, 조원지 그림 / 크래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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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가 한창이다.

한 달의 공사기간 동안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해서

택배나 장 보기에 불편함도 있지만

아침 일찍부터 주말에도 쉴 새 없이

뚝딱이며 공사하는 인부들의 수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이따금 계단을 오르내리며 공사하는

인부들을 마주하곤 하는데

며칠 전 엄마 아빠가 문득 이런 말을 꺼냈다.

"공사 인부 중에서 여자도 있더라고.

힘들어서 여자가 어떻게 일하는지, 대단해."


생각해 보면 길에서 마주하는 공사장의 인부,

가전이나 가구 설치·수리 기사님,

덤프트럭, 버스·택시 운전기사,

인테리어와 설비, 하다못해 택배기사까지

죄다 남자분들이다.


꼭 남자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

직업의 이름만 들어도 우리의 머릿속에서

'남자들의 일'로 여기는 게 당연한 풍경이랄까.


반대로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나 간호사,

승무원 같은 직업은 '여자들의 일'로

우리 사회에서는 정해진 것이 아닌데도

특정 성별의 일로 규정되는 직업이 참 많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성별의 고정관념을 깨고

남자만의, 혹은 여자만의 일이라 여겨졌던 분야에

다른 성별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어떤 직업이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며

어떤 직업에도 성별에 따른 한계가 없음을 보여주는

이들의 등장이 마냥 반갑기만 하다.


이 책 《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를 쓴

안형선 대표 역시 젠더 관념을 깨고

'남자의 직업'이라 일컬어지는 수리기사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 공구를 좋아하고

작은 전자기기를 해체하는 것을 즐겼던 그녀가

여성들을 위한 집수리 업체를 창업하며

수리기사로서 살아가는 매일을 담았다.


실제로 나 역시 살아오며 아직까지

여자 집수리 기사를 만나본 적이 없기에

어떻게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을까 궁금한 마음,

한편으로는 여자 기사가 있으면

혼자 사는 여성도 부담 없이

수리를 신청할 수 있겠다 싶어

꼭 여성도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그녀의 이야기에 금세 푹 빠져들게 되었다.


아직은 '수리기사 = 남자'라는 고정관념이

팽배한 우리의 사회에서

나라면 과연 그런 도전을 할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엄두가 나지 않는데,

'왜 여성 기술자가 없을까?'라는 질문에 멈추지 않고

스스로 직접 현장에 뛰어드는 도전으로

남성의 영역이라 불리는 분야에

굳이 나서고 맞서는 용감한 선택이

참 멋지게만 느껴졌다.


남자 수리기사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여자가 이 일을 선택하다니 대단하다'는 칭찬,

혹은 '여자가 무슨 수리를 하느냐'는 의심 등

여성 수리기사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벽은

때로 불편할 때도 많았을 텐데


그럼에도 하나의 퀘스트를 깨듯

수리과정 자체를 즐기면서

여성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나가는

그녀의 우직한 발걸음은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든,

어떤 직업이든 선택할 수 있다'는

단단한 메시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또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직업적 선택이나 성취감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편견을 허물고,

여성이 택할 수 있는 직업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더 많은 것들로 일을 확장해갔다.


여성 수리 서비스 업체 '라이커스'를 창업하고,

집 수리와 기술을 가르치는 워크숍을 진행하며

업계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여성 기술자의 존재감을 증명해낸 것.


꼭 같은 직업이 아니더라도

어떤 고정관념이 팽배한 상황에서

나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그녀의 도전과 성장은 '나도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이자 응원이 되리라 생각한다.


열심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여성 집수리 기사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우리가 '남자의 일, 여자의 일'을 나누는

기준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궁금해졌다.


여성도 충분히

기술직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고,

남성 역시 여성만의 일이라 치부되는 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나 역시 이를 너무 당연히 한 성별만의 역할로

규정해왔던 건 아닐까 반성이 되었다.


어릴 때부터 남자 옷 = 바지, 여자 옷 = 치마,

경찰관이나 소방관, 군인은 남자의 역할로

요리나 비용,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여자의 역할로 규정한 미디어, 사회에

물음표도 던지지 않은 채

그냥 받아들인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처음에는 남자만의 세계에 뛰어든

한 여성 직업인의 이야기를 다룬

집수리 현장의 기록이라 생각했는데,

책을 덮고 나니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사회적인 편견을 넘어서는 용기를 담아낸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낸 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저 성별이라는 특수성으로 여성 고객을 겨냥하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사전 견적과 부품 안내를 도입하는 등

정직하고 투명한 태도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가며 '집수리 기사'로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모습 또한

내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책임의식을 배울 수 있기도 했다.


남자 일, 여자 일이라는 구분은

그저 사회적인 관습일 뿐,

실제로는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고

우리가 모를 뿐 젠더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한 개인의 선택과 실천이

업계의 관행을 바꾸는 시작이 되고,

더 나아가 그것이 사회적 안전망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수없이 고정관념에 맞서고

부딪쳐야만 하는 필요성을 느낀다.


꼭 직업이 아니더라도

젠더 관념에 사로잡혀 내가 엄두 내지 못하거나

망설이고 있는 건 없었나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직업적 길을 모색하는 사람이나

기존의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창업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가능성을,

다양한 장래희망을 꿈꾸고 실현하기에 충분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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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
김나을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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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창 직장 생활을 하느라 바빴던 20대 시절,

이른 새벽 집에서 나와 버스에 몸을 싣고

매일같이 늦은 야근에 지쳐 돌아오던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뭘 위해 이렇게 사는 거지?'


분명 꿈꾸던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넉넉한 연봉이나 주변의 부러움에

때로 으쓱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서 행복하냐는 물음에는

글쎄, 하고 자신이 하나도 없었다.


내 생활에는 오직 일만 존재하는 것 같고,

늦잠이나 가족, 친구들과의 소중한 시간처럼

사소한 즐거움은 누릴 새도 없이

사회의 부속으로 하나의 톱니바퀴 부품처럼

매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피곤함에 지쳐 있었으면서도

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

남들은 이것도 부러워하는데 행복한 비명이지

하며 스스로의 약한 마음을 채찍질하곤 했다.


겉으로는 늘 바쁘게 움직이고,

웃으며 하루를 살아갔지만

속으로는 어딘가 비어 있는 느낌이랄까.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의 등장인물들도

나의 힘들었던 20대처럼

꿈과 희망, 행복을 잊은 채 매일을 보낸다.

지친 일상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헤매다

우연히 행복 과자점으로 모이게 된다.


책은 도시의 삶에 지친 주인공 유운이

할머니가 계시던 시골집에 내려와

작은 과자점을 열며 시작된다.

그녀가 운영하는 행복 과자점을 찾는 이들에겐

각자 사연과 상처가 담겨있다.

하지만 디저트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또 치유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는다.


스스로의 삶에 물음표를 던지며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유운은

빵과 쿠키, 케이크를 굽는 과정 속에서

또, 행복 과자점을 찾는 단골손님 윤오는

웃음 뒤에 숨겨두었던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드러내며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나에게도 유운이나 윤오처럼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공허함으로 가득 찬 마음,

텅 빈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었기에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소소한 일상이 주는 즐거움,

충만한 삶을 만들어주는

사소한 행복을 맛보고 싶다는 마음에

유운의 원 데이 클래스 메뉴이기도 했던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본 뒤

시나몬롤을 직접 만들어본 경험도 있기에

'이건 정말 내 이야기 같아' 싶은 부분이 많았다.


잠시나마 였지만

시나몬롤을 만들며 행복했던 기억,

누군가와 나눈 아주 작은 대화나

기분 좋게 즐기는 따뜻한 커피 한 잔,

나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진심 어린 말이

내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다시 하루를 버틸 힘을 만들어주기도 했듯

행복 과자점을 찾는 이들에게

유운의 디저트와 이 공간이

얼마나 힘이 되었을까 싶다.


그들의 사연을 따라 행복 과자점에서 만든

다양한 디저트를 맛보다 보니

어느새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던

'나는 지금 행복한가'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어쩌면 계획 없이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우연히 시작된 이 일에 푹 빠지면서도

안주하고 싶은 마음에

지금의 행복 과자점에 머무르고 싶은 건 아닐까

스스로의 진심을 알기 위해

잠시 이곳을 비우는 결심을 한 유운,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 같이

위태롭고 힘들어 보이는 그녀를 보며

조금은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싶었던

그러다 사랑에 푹 빠진 윤오의 서사는

힐링을 넘어 로맨스로 이어지며

두근거리는 설렘을 안겨주기에도 충분했다.


돌고 돌아 그들이 각자의 마음에

단단한 확신을 가지고 행복 과자점으로

용기 있는 발걸음을 더했듯이

나의 일상을 되짚어보면

커리어와 연봉 같은 조건은 내려놓았지만

마음 편하게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가족들과 보내는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유운이 굽는 빵처럼

나역시 행복을 구워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

조금은 한적한 시골에서의 생활,

누군가는 그들의 모습이 포기하거나

안주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충분한 휴식,

잠시 멈춰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지며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익어가는 행복을

찾아가는 이들의 적극적인 모습은

너무 멀고 완벽한 형태의 행복을

한 번에 얻어내고자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일깨워 주었다.


이 책은 행복이란 완성된 목표가 아니라

천천히 익어가는 '과정'임을 말한다.

작은 순간, 누군가와 쌓아가는 관계 속에서

이미 행복은 존재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내가 놓치고 있는 '일상 속 행복'을

다시 찾아보며 되새기는 기쁨을 주었다.


이곳이라면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다른 이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에 맞는

행복을 찾아낸 유운과 윤오의 미래가,

그들이 만들어낼 행복 과자점의 앞날이

더 궁금해지는 마음이다.


마음 닿는 대로 발길을 떼다 보면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나만의 행복 과자점을 만나고 싶어졌다.

한 조각의 달콤한 휴식과

따스한 정을 담뿍 맛보며

나의 오늘을 행복으로 꽉 채우고 싶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거나,

목표 없이 매일을 흘려보내며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 과자점의 따스한 이야기를 추천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가 필요할 때 이 책이

작은 순간을 더 소중히 바라보는

마음을 일깨워 준 것처럼,

책을 펼치는 이들에게 오늘 하루 속에서

구워지는 나만의 행복을 발견하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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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일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설익은 인생 성장기
작은콩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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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나의 20대를 되짚어보면

'빨리' 무언가를 이뤄내고 싶다는 생각에

종종거리는 발걸음으로 가득했다.


빠른 생일이라 친구들보다 한 살 어렸음에도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조기졸업을,

직장에 들어가서는 빠른 승진을 위해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면 만족을 누릴 새도 없이

다음 계단을 스스로 만들어 고군분투했고,

그렇게 한 걸음씩 계단을 오르다 보면

인생의 행복, 안정감, 만족 같은 것에

남들보다 일찍 닿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점점 의욕은 줄어들고 늘 힘에 부쳤으며,

이런 노력과 애씀에 과연 끝이 존재할까 하는

막막한 마음으로 자꾸만 가슴이 답답해졌다.


분명 목표한 것에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뿌듯함이나 즐거움,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정신없이 바쁘기만 했고

언제나 다음, 그다음을 생각하느라

늘 조급하고 불안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탈이 났다.

어느 순간 출근이 무섭고 두려워졌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왜 그랬을까

스스로를 자책하고 채찍질하며

미워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스스로 그런 나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큰일 나겠다 싶었을 때

애매한 성취만을 남기고 직장 생활을 접었다.


그만두면서도 '이게 맞는 걸까'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때의 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음을,

줄곧 내가 그것을 외면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망가질 대로 망가지기 전에

진작 내 상태를 헤아렸다거나,

최선을 다했어도 때로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더라면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잊고 있던 과거의 경험과 감정을

이 책 《설은일기》를 읽어가며

오랜만에 다시 떠올렸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류머티즘성 관절염이라는

희소병을 진단받은 작은콩 작가가

자신의 설익은 인생을 담아낸 이 이야기는

누적 17만 이상 좋아요를 받은

동명의 인스타툰의 베스트 툰과 글을 담았다.


스스로를 보살피고 몸을 다루는 법을 모른 채

10, 20대를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녀가

갑작스레 류마티스 진단을 받게 되면서

자책하며 보낸 투병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매일을 살아내며

바꿔 먹은 마음으로 달라진 삶을 그렸다.


책은 희소병 진단을 받기 전

과거를 회고하며 시작한다.

'조금만 더 버티면

원하는 미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였던 과거가

그녀를 괴롭게 하는 덫이 된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공부, 대입 후에는 자기 관리,

그리고 일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면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무시하는

노력 중독의 그림자를 조명하며


성실함이 미덕이자 생존 전략이었지만

결국 자기 몸을 해치는 '자기 착취'로 이어진

안타까웠던 과거의 시간을 고백한다.


나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애쓰는 시간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날 거라 믿어왔었는데

과한 노력은 자기 착취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기에

그녀가 겪은 치열한 삶에

안타까운 공감의 마음이 크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관절이 아파 찾았던 병원에서

희소병을 진단받으며 그녀의 인생은

송두리째 달라지게 된다.


그토록 갖기 위해 애썼던 모든 것들을

치료 과정에서 다 놓아버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 속에서 운동 강박, 식이요법,

자기혐오 같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지만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통증과 피로가

삶의 중심에 자리 잡으며,

그동안 외면했던 스스로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좌절과 수용 사이의 마음에서 갈등하게 되고


내가 잘못해서 병이 생겼다는 자기비난,

이제는 몸을 존중해야 한다는 깨달음 사이에서

조금씩 '몸의 신호 듣기'를 배워나간다.


몸과 건강은 '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인식으로,

그제야 나를 지키며 사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아픔과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불안을 결함이 아니라 감정으로 받아들이며

이를 '살고 싶다'는 신호로 깨달은 그녀의 성장은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을 있는 힘껏

사랑하고 격려하도록 용기를 주는 따스함으로,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스스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만들었다.


각기 다른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현실에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최선을 다하는 주변인들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나만의 속도'대로 다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겠다는 희망으로 그녀 역시 용기를 낸다.


투병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병과 어느 정도 동행하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꾸려갈지를 담아낸

인스타툰을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시작이 되어

자신의 아픔과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나 자신을 있는 힘껏 사랑하고 격려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녀의 따뜻하고 힘 있는 그림은

다양한 세대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었다.


꼭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더라도

'노력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기 쉬운 1, 20대

혹은 50대 부모님과 함께 사는 30대 자녀,

커리어나 불안, 결혼 등의 관계에서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풀어내는 이야기 속 다양한 공감으로

스스로의 인생과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는

기회를 만들어주리라 생각한다.


그녀는 스스로에 대해

여전히 남들보다 뒤처진 듯한,

설익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 머물러 있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나답게, 내 속도대로 살아보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그 누구보다 단단하고

영글은 열매를 맺은 모습이다.


몸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면서

마음을 다루는 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외로움이나 불안함을 느낄 때면

이제는 피하지 않고 그 감정을 그대로 바라보고

'함께 살아갈 존재'로 인정한다고 했다.


후회와 자책, 두려움으로

스스로를 미워하던 시간에서 벗어나

자신과 화해하고 남은 삶을 사랑하기로

용기를 낸 그녀의 인생 성장기를 통해

'나는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다.


저마다 무르익는 시간이 다른 인생 속

나만의 속도로 나를 지키며 사는 법을 말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녀의 응원이

오래 힘이 되는 따스함으로 기억될 것 같다.


투병일기라 생각했던 이 책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배울 수 있었다.

불안감이 많은 2-30대 청년세대는 물론

희소병을 앓는 이들에게는 희망으로,

자기 자신을 오롯이 바라보고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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